〈 40화 〉 미친 노망난 노인네
* * *
케이트를 따라서 도착한 곳은 아카데미의 정원이 한 눈에 보이는 테라스였다.
아니 우리 아카데미에 이런 경치 좋은 곳이 있었어? 있는 새끼들끼리 이런 좋은 장소 공유한 거야 시발?
케이트가 정신없이 구경하는 나를 보고 작게 비웃더니 교양있게 양손으로 박수 쳤다.
뭐 하는 거야.
그러자 어디선가 메이드 복을 입은 여자들이 달려와서 테이블과 의자를 빠르게 설치했다. 심지어 테이블 위에 햇빛을 가리는 가림막과 붉은색의 꽃이 담긴 꽃병까지 설치했다. 금세 테라스가 고급 레스토랑처럼 변했다. 설치를 마친 메이드들이 꾸벅 인사를 하더니 뒷걸음질로 멀어졌다.
이게 뭔 지랄이야.
케이트는 그들이 설치한 의자 앞에서 나를 쳐다봤다. 그런 케이트를 내가 쳐다보자, 케이트가 고개를 까닥까닥하면서 자신의 의자를 가리켰다.
"뭐 븅시나."
"아니! 의자 빼주는 매너 몰라!?"
케이트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자신의 앞에 있는 금색 빛이 도는 의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니는 시발 손이 없어?"
그런 케이트의 모습에 매콤 주먹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흥 그럼 도시락 먹지 말던가. 오늘 도시락은 우리 특급 주방장이 특별히 신경 써서..."
"앉으시죠. 레이디."
케이트의 의자를 능숙하게 뺀 다음 부드럽게 넣어주었다. 남의 의자를 빼주는 건 처음이지만 능숙하게 할 수 있었다.
"흥흥."
마음에 드는지 케이트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아마 쟤는 나중에 평민들에게 붙잡혀서 참수를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일이 아니니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나는 케이트의 반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케이트의 의자와는 다르게 은색이 감도는 의자였다.
내가 앉자 케이트가 손가락을 딱하고 튕겼다.
그러자 다시 메이드들이 달려와서 도시락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와 시발 포크랑 나이프가 금이야. 궁금해서 살짝 깨물어봤는데, 이빨 자국이 남았다. 근데 자국이 남으면 진짜인가?
"뭐해 평민! 교양 없게!"
포크를 깨무는 내 모습을 본 케이트가 다시 땍땍거리기 시작했다.
"야 이거 진짜 금이냐??"
내 이빨 자국이 적나라하게 남겨진 포크를 케이트에게 보여줬다.
"으... 더러워 진짜! 그리고 내가 누군데, 당연히 금이지."
케이트가 턱을 살짝 들면서 거만하게 나를 내려다봤다.
그래봤자 앉은키가 작아서 소용없었지만.
이거는 이따가 몰래 챙겨야지.
도시락 세팅을 마친 메이드들이 다시 고개를 숙이고 뒷걸음질로 멀어졌다.
"오 개 맛있겠다."
"기다려! 또 교양없게 다 가져가서 먹지 말고!"
탐스럽게 구워진 고기에 내 금색 포크를 박으려는 순간 케이트가 막았다.
"뭐 시발 그냥 먹으면 되지."
다시금 매콤 주먹이 울부짖었다.
"그렇게 먹으면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 듣는다고! 자 봐봐! 나이프를 이렇게 쥐고... 포크를 이렇게 한 다음...!"
케이트가 포크와 나이프를 고상하게 들고 열심히 고기를 자르면서 설명했다.
케이트가 황족이 맞기는 한지 포크와 나이프를 집었을 뿐인데도 기품이 느껴졌다.
"와 정말 고귀하게 자르는데?"
칭찬을 해주면 케이트가 신나서 다 자를 것 같았기 때문에 열심히 칭찬했다.
"흥흥 열심히 하면 너도 나처럼 할 수 있어. 잘 봐봐! 이건 이렇게 결을 따라서 자르면!!!"
내 칭찬에 케이트가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열심히 고기를 잘랐다.
나는 중간 중간 와 하거나 오 이렇게 외치기만 하면 됐다.
결국 케이트는 빵 마저 먹기 좋게 자르고 나서야 나이프 질을 멈췄다.
도시락에 있는 모든 음식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져 있었다.
"와! 진짜 다시 봤어 케이트! 너 완전 황녀 같았어!"
케이트에게 박수까지 쳐주며 칭찬하자 케이트의 고개는 들리는 것을 넘어서 뒤로 거의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평민인 너도 열심히 하면 된다니까 나도 예전에는..."
열심히 설명하는 케이트의 말은 무시하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특급 주방장이 만들었다는 게 사실인듯 모든 요리가 눈물 나게 맛있었다. 루나와 갔던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더 맛있었다. 그때는 그 레스토랑의 맛을 뛰어넘을 맛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역시 언제나 모든 것에는 더 상위의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와 시발 개 맛있어. 나는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채로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었다.
"교양 없게! 천천히 먹어!"
미친 듯이 먹는 내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케이트도 다급히 포크 질을 시작했다.
구워진 생선 옆에 태어나 처음 보는 노란색에 과일이 있었다. 호기심에 집어서 한입에 넣었는데, 머리를 진동시키는 엄청나게 강력한 새콤함에 눈에서 눈물까지 고였다.
"에잇 시발 퉤퉤퉤"
어떻게든 새콤함을 덜어내기 위해서 혀를 밖으로 꺼내서 손으로 문질렀다.
"푸하하 뭐야! 교양 없게!!!"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케이트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교양있게 웃었다.
"시발 이 좆같은 거 뭐야!"
내 입에서 뱉은 씹다 만 노란색 과일을 꺼내서 케이트에게 보여줬다.
"니가 씹던 걸 왜 꺼내서 보여줘! 미친 평민 새끼!"
케이트가 거칠게 말하면서 옆에 있는 물을 내게 건네줬다.
물로 입을 헹구고 나니 좀 괜찮아졌다.
내 다시는 노란 거를 입에 넣지 않으리.
그런 내 모습을 징그럽다는 표정으로 보던 케이트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메이드들이 다시 달려와서 도시락을 치우고 과일과 쿠키, 케이크와 차를 세팅했다.
와 제대로네.
나도 황녀 하고 싶다. 나는 남자니까 황남인가?
황남하고 싶다.
새로 세팅된 쿠키와 케이크까지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와 이거 몇 개 싸가고 싶은데, 저녁에 출출하면 먹게.
"너 의외로 쓸모 있네. 고맙다 잘 먹었어."
볼록 튀어나온 배를 두드리며 진심을 듬뿍 담아서 감탄했다.
"뭐래! 그냥 음식이 남아서 버리기 아까워서 부른 거거든!"
내 말에 케이트가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하여튼 칭찬해 줘도 지랄이야 얘는.
"뭐 그래도 고맙다. 잘 먹었다."
감사 인사는 아무리 해도 돈이 들지 않는다. 이 정도 음식이면 감사 인사 천 번도 할 수 있다.
"그냥 음식이 남은 거라고!"
계속 땍땍거리는 케이트의 모습에 매콤 주먹이 다시 나를 불렀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므로 봐주기로 했다.
더 이상 배에 들어갈 공간이 없었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나는 수업 간다"
가득 찬 배 때문에 약간 몸이 무거웠다.
"나도 갈 거였거든!?"
케이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쩌라는 거야 시발 가든지 말든지.
[밥을 먹었으면 교미를 해야지.식후교!]
[이 야만인이 황녀님에게 못 하는 말이 없군!]
닥쳐 좀.
"그래. 수업 잘 들어라!"
볼록한 배를 두들기면서 강의실로 향했다.
근데,
"왜 따라오냐?"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강의실이 이쪽 방향이거든!"
그냥 말하면 되지 꼭 저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해야 되나.
도시락값으로 딱 두 번만 더 참아준다 너.
지이잉
매콤 주먹이 울부짖었다.
얼굴이 붉어진 케이트가 나를 지나쳐서 뛰어갔다.
***
오후 수업은 별문제 없이 마쳤다.
편안한 마음으로 강의실을 나서는데, 강의실 문 옆에 학생들 몇 명이 뭉쳐있었다.
뭐가 있길래 저렇게 뭉쳐있는 거지.
궁금증에 나도 거기에 껴서 누구를 보는가 싶었는데 그대로 굳어버렸다.
동굴에서 나에게 살인 예고를 했었던 할아버지가 벽에 기대어 서서 정확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와 저분이 제국 제일검 님이야?"
"응 맞아 내가 저번에 제국에서 열린..."
뭐? 시발 저 괴팍하게 생긴 노인네가 제국 제일 검이라고? 제국 제일 검이 늙었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었다.
그런데 저 할 일없어 보이는 주름진 노인네가 제국 제일 검이라니.
문득 늑대 인간을 얇은 나뭇가지처럼 베어내던 모습과 금색 빛을 뿜어내며 늑대 인간들을 도륙내던 모습이 생각났다.
저 골병들게 생긴 노인네가 진짜 제국 제일검인가? 그때 본 모습은 압도적이기는 했다.
문득 노인네가 보냈던 제스쳐가 생각나서 조용하게 뒷걸음질로 노인네에게서 멀어졌다.
휴 이 정도면 충분히...
등이 무언가에 부딪혔다.
뭐지 시발?
"어딜 가는가."
뒤를 돌아보자 분명히 앞에 서 있었던 노인네가 내 뒤에서 막고 있었다.
애미 시발! 사람이 너무 놀라면 비명도 지르지 못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어딜 가는가 라고 본좌가 묻지 않았는가."
대답이 없자 가뜩이나 주름살이 있는 노인네의 이마가 더 자글자글해졌다.
"그 제가 약속이 있어서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습니다. 하하."
삶에 대한 욕구 덕분에 내 머리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 약속 어기면 죽는가?"
노인네의 왼쪽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죽지는 않죠..."
죽는 약속이 어딨어 시발.
"나와 같이 가지 않으면 죽을 것이네."
노인네가 마치 사형 선고를 내리는 사람처럼 담담하게 말했다.
"하하 원래 약속이라는 게 경중이 있기 마련이지 않겠습니까!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제국 제일검님이 가자고 하시면 검을 든 자로서는 당연하게 기쁜 마음으로 따라가야죠. 하하하!"
나오지 않는 웃음을 억지로 끄집어내어서 크게 웃었다.
"따라오게."
노인네가 돌아서서 뒷 짐을 진 채로 먼저 걸었다. 다 희어서 하얀 머리였지만, 숱은 많고 윤기가 넘치는 노인네의 뒤통수를 보며 따라갔다.
내 약자 레이더는 노인네를 보고도 아무런 경고를 울리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아마 저 노인네는 나보다 아득히 높은 수준의 강자임이 틀림 없었다.
지금 뒤통수를 갈길까?
노인네와 도착한 곳은 개인 훈련장이었다. 개인 훈련장은 성적이 상위인 학생들에게만 열린 곳이어서 나는 처음 와봤다. 노인네는 지리가 익숙한지 개인 훈련장의 깊숙한 쪽으로 향해서 걸었다.
그리고 복도의 끝에 나온 회색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따라 들어가기 싫었지만, 노인네의 시선 때문에 억지로 따라서 들어갔다.
그러자 굉장히 큰 훈련장이 나왔는데,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설마 이렇게 큰 게 개인 훈련장은 아니겠지? 그리고 왜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나를 데려온 거야.
"검을 뽑아 최선을 다해서 덤비거라"
노인네는 그 훈련장의 정중앙에 서서 뒷짐을 진 상태로 나를 쳐다봤다.
"예?"
뭐라는 거야 노망난 노인네가.
"억! 시발!"
노인네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내 복부에 누군가 주먹을 강하게 박아 넣은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극심한 고통에 다리가 풀리며 주저앉았다.
지금 시발 저 거리에서 휘두른 주먹이 내 복부에 박혔다고? 시발 말이 되냐. 마법인가?
고통때문에 인상을 찡그리면서 노인네를 쳐다보자 노인네가 쯧 하더니 말을 이었다.
"검을 뽑아 최선을 다해서 덤비거라. 본좌가 너를 죽이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있게."
농담인 줄 알았지만, 노인네의 눈빛은 진지했다.
"갑자기 저를 왜 죽여요."
미친 살인자 노망난 노인네야.
노인네가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손을 휘둘렀다. 노인네가 인상을 찌푸리자마자 다시 복부에 주먹이 꽂힐 것을 대비해 검을 뽑아 복부 앞쪽을 베어냈다.
"악 시발!"
이번에는 복부가 아니라 오른쪽 허벅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마지막이다. 검을 뽑아 최선을 다해 덤비거라."
노인네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노인네에게 달려들었다. 노인네가 바로 앞에서 검을 휘두르는 나를 아무렇지 않게 쳐다봤다. 진짜 치매 걸린 노인네인가 봐. 곧 내 검에 이등분 날 노인네를 보며, 시체는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했다. 그런 내 고민이 무색하게 노인네는 쭈글쭈글한 손가락 두 개로 내 검을 잡아냈다.
아니 시발?
'강하다 이 노인'
나도 이제 알아 시발.
검을 잡은 반대 손이 내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 주먹에 힘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한참이나 뒷걸음질 쳐서 겨우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자세는 훌륭하네."
노인네의 얼굴은 아직도 불만족스러웠다. 저 미친 노인네가 다시 주먹을 휘두르기 전에 자세를 잡고 뛰었다.
이번에는 상남자 베기! 빠르고 폭발적인 기운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힘이 넘쳤다.
이번에는 진짜 토막 낼 거야 시발.
노인네의 주름진 눈이 살짝 커졌다. 살 만큼 살았잖아, 이제 있어야 할 곳으로 가시죠.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다르게 노인네는 또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내 검을 잡았다.
아니 시발 손으로 검을 잡는 게 말이 돼?
노인네가 또 다른 손으로 내 복부를 치기 전에 내가 먼저 무릎을 차올렸다. 노인네가 내 무릎을 피하기 위해 살짝 떨어진 틈으로 이번에는 신사 찌르기를 시도했다.
내가 찌르는 것을 본 노인네가 주먹으로 검의 옆면을 쳐서 방향을 틀었다. 검을 든 손에 잔뜩 힘을 주고 있었지만, 노인네의 주먹에 실린 힘이 너무 강해서 어쩔 수 없이 찌르는 자세가 흐트러져 버렸다.
그리고 그런 내 안면에 노인네의 주먹이 틀어박혔다. 살짝 어두워지면서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노인네의 주먹이 내 복부로 다가오고 있었다.
"시발 이 노망난 노인네가!"
욕을 뱉으니 다시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래 시발 난 검이 있잖아. 저 미친 노망난 노인네는 맨 손이고.
뒤로 뛰면서 내 복부로 다가오는 노인네의 주먹을 향해 수평으로 상남자 베기를 시도했다. 상남자 검술이 신사 검술보다 시전이 더 빨라서 이럴때는 상남자 검술이 더 어울려.
노인네가 뒤로 살짝 빠진 다음 내 검이 허공을 가르자 다시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애미 시발 노인네 싸움 존나 잘하네.
노인네의 오른손에 내 안면을 붙잡혔다. 어떻게든 검을 다시 노인네의 배에 찔러넣고 싶었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워 검이 쓸모가 없었다. 노인네가 오른손에 힘을 주어 내 머리를 땅바닥에 처박았다.
"아악!!!"
뒤통수에서 끔찍한 고통이 느껴지며 뒤통수에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시발 이거 진짜 피 나는 거야? 진짜 노망난 노인네가 날 죽일 생각인가 봐 시발.
방금의 충격 때문에 세상이 흔들렸지만 애써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저 노인네가 왜 저 지랄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으면 그냥 맞아 죽을 것 같아. 미친 노망난 노인네의 손에 훈련장에서 맞아 죽기는 싫었다.
나는 재빨리 일어나 검을 다시 갈무리하고 왼발에 기운을 터뜨려 노인네에게 뛰었다.
분명 내가 휘두르는 검인데도 불구하고 답답했다.
막연하게 머릿속에 이게 아닌 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점점 검이 무거워졌다.
억지로 기운을 돌려 무거워진 검을 노인네의 앞에서 수평으로 휘둘렀다.
이번에는 노인네가 가볍게 몸을 뒤로 움직여 피했다.
왼발에 힘을 주면서 몸의 중심을 앞쪽으로 보냈다.
그리고 찌르기.
이게 상남자 검술인지 신사 검술인지 헷갈렸다.
'그게 무슨 상관이 있지? 어차피 둘 다 검을 휘두른 것인데.'
검의 목소리가 나를 진정시켰다.
그래.
둘 다 저 노인네를 꼬치로 만들기 위한 건데.
'그렇지'
노인네가 가볍게 내 찌르기를 피했다.
오른발을 한 발 더 내디디면서 이번에는 다시 좌에서 우로.
기운이 몸 안에서 터질 것처럼 돌아다녔다.
나는 미친 것처럼 돌아다니는 기운을 억지로 움직여 허리와 손으로 보냈다.
팔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저 미친 노망난 노인네 가야 할 곳으로 보내주자!
이 고통은 저 노망난 노인네의 하늘 나라 편도 행 티켓값이다.
신님!! 이거 편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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