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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43화 (43/233)

〈 43화 〉 건강에 좋은 아침 훈련 !

* * *

한참이나 나를 안고 있던 키아나가 홀가분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이제 좀 쉬어야지.

다시 방으로 올라가 누웠다.

눈을 감고 자려고 했는데, 또 누가 방문을 두드렸다.

이 노크 소리는 루나였다.

'딸꾹'

그냥 대응 안 하면 가겠지.

몇 번을 더 두드리더니 밖에서 조그맣게 '어 자나?'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돌아가려나 보다.

다시 자야지 하는데, 갑자기 내 위로 루나가 나타났다.

예상을 넘어가도 너무 넘어간 상황에 순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루나는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친 루나가 밝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어! 여기서 만나다니 우연이네!"

여기 내 침대 위야 미친년아.

물론 루나가 미친건 당연한 거라서 금방 정신이 돌아왔다.

"왜"

피곤함에 목소리가 약간 잠겼다.

"으응 같이 저녁 먹으러가자!"

루나가 내 배 위에 앉았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자기 방 의자에 앉는 것 같았다.

어찌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의 밑에 깔릴 수 있는가!

어허 이 야만인이 여성 상위의 맛을 모르는 구만 하하하!

얘네를 닥치게 할 방법은 없나.

"배고프기는 한데, 너무 피곤해."

루나의 손만 잡으면 바로 이동이기는 했지만, 그것조차도 귀찮을 정도로 피곤했다.

이따 정 배고프면 주머니에 있는 메론빵이나 먹어야지.

"많이 피곤해?"

루나가 손가락으로 내 볼을 콕콕 찔렀다.

"응. 이 침대에서 못 벗어날 만큼 피곤해."

미친 노망난 노인네때문에.

"응응 알았어!"

루나가 내 대답에 밝게 웃더니 뿅하고 사라졌다.

언제봐도 말도 안 될 정도로 편한 마법이었다.

'휴 소년은 마법에 대한...'

안다고 시발.

루나까지 보고 나니 피곤이 몰려왔다.

잘 거야 시발.

"여기!"

왜 또 왔지.

루나의 목소리에 눈을 뜨니 고기가 담긴 접시를 들고 침대 옆에 서 있는 루나가 보였다.

뭐야 시발.

"일단 이것부터!"

신난 루나가 음식이 담긴 접시를 내 책상에 올려두고는 다시 사라졌다.

또다시 나타난 루나는 다른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있었다. 책상 위에 새로 가져온 접시를 놓고 루나가 사라졌다.

설마 쟤 지금 저 마법 능력으로 음식 셔틀 하는 거야? 그렇게 루나가 몇 번을 더 왔다갔다하자 내 책상이 음식으로 가득 찼다.

한 눈에 봐도 고급진 요리들. 돈이 없는 루나가 어떻게 사 온 거지? 문득 루나의 옷에 묻어 있는 빨간색 얼룩들이 신경 쓰였다.

그냥 소스겠지...?

근데 색이 좀 진하네...

마침내 비싸 보이는 의자까지 하나 들고 온 루나가 내 손을 잡고 책상 앞에 앉혔다.

음식을 이렇게 방 안에 차려줬는데, 피곤하다고 잘 만큼 쓰레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곱게 앉았다.

루나는 가져온 고급스러운 의자에 나를 앉히고는 본인은 내 방에 있던 허름한 의자에 앉았다.

그래도 막상 음식 냄새를 맡으니까 배가 고프기는 하네.

음식들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습에 어울리게 고급지게 맛있었다.

이러다 내 입 고급되서 더 이상 학식을 못 먹는 거 아니야?

옆에서 양손으로 턱받침을 하고 나를 쳐다보는 루나에게도 몇 개 먹여줬다.

본인이 가져온 음식들임에도 불구하고 먹여줄 때마다 눈물까지 글썽거리면서 고마워하는 모습에 대단한 일을 해준 것처럼 괜히 뿌듯해졌다.

그렇게 음식을 다 먹고 빈 접시는 내일 치울 생각으로 다시 누웠다.

누운 내 위로 루나가 냉큼 올라와서 앉았다.

그래, 맛있는 음식들을 가져다줬는데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내가 가만히 놔두자 루나가 조금씩 내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

루나가 어디까지 하는지 지켜봤다.

내 옷을 조심스럽게 올린 루나는 자신의 로브를 벗어던졌다.

그러자 새하얗고 매끄러운 루나의 몸이 드러났다.

루나는 자신의 몸을 내 상체에 열심히 비볐다.

뭘 하고 싶은 걸까 얘는.

나는 이해 못할 행동을 하는 루나를 그저 가만히 내버려 뒀다.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던 루나가 만족한 표정으로 내 몸 위에 드러누웠다.

나는 그런 루나에게 이불을 덮어줬다.

루나가 꼼지락거리며 내게 더 가까이 붙었다.

역시 얘는 이상해.

확실히 미쳤어.

***

쾅쾅쾅.

난폭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기분 나쁘게 잠에서 깼다.

주변을 둘러보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루나는 사라지고 없었다.

쾅쾅쾅.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을성이 없는 인물임에 틀림 없었다.

차오르는 욕지기를 굳이 참지 않고 문으로 갔다. 방문자는 그 와중에도 계속 두드리고 있었다.

간다고 시발.

대충 시계를 보니 5시도 안 된 시간. 누구길래 이렇게 일찍 문을 두들기는 거야.

나보다 약한 놈이면 몇 대 쥐어박을 생각으로 인상을 잔뜩 쓰고는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터질듯한 몸매 때문에 답답한지 윗단추를 풀고 인상을 쓴 채 나를 노려보고 있는 비키가 있었다.

나는 터질듯한 가슴을 확인하자마자 방문자가 비키임을 깨닫고 재빨리 인상을 풀고 웃는 낯으로 바꿨다.

비키가 지금 이 시간에 왜 여기 있지?

두뇌 풀가동을 해서 혹시나 비키의 심기를 거스른 일을 했는지 기억을 되감았지만, 딱히 거스를만한 일을 한 적 없었다.

"비키 누님?"

방금 잠에서 깨서 잠긴 목소리가 부디 비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를 바라면서 입을 열었다.

"흐응 꽤 깔끔하게 사네."

나를 밀치고 비키가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런 비키의 모습에 감히 의문을 품을 생각도 하지 않고 곱게 문을 닫았다.

비키가 책상 위에 널린 접시들을 보고는 침대에 앉아서 건강미 넘치는 다리를 꼬고 나를 쳐다봤다.

나는 자연스럽게 양손을 앞쪽으로 곱게 모으고 비키 앞에 섰다.

"내가 어제 무슨 소문을 들었는데 말이야."

말하는 비키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듬뿍 담겨 있었다.

"네네. 어떤 소문이요?"

비키의 목소리에 담긴 짜증만큼 내 목소리에는 공손함이 담겨 있었다.

"우리 변태가 그 재수 없는 금발년이랑 사제 관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

비키가 발끝을 까닥거렸다.

"그...그게 말이죠"

그게 왜 비키의 심기를 거슬렀는지는 몰랐지만 서둘러 변명을 했다.

"흐응 그 소문이 사실일까?"

비키가 눈을 가늘게 뜨며 쳐다봤다.

"하...하 어쩌다 보니 미친 노망난 노인네한테 걸려가지고..."

긴장감에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제국 제일검이라는 ?"

"네 완전 미친 노인네에요. 지 제자하라면서 존나 패고. 선택권이 없었어요."

말하다 보니 너무 억울해서 눈물까지 나올 뻔했다.

물론 진짜 나오지는 않았지만.

비키가 자신의 무릎을 두드렸다. 내가 영문을 몰라서 쳐다보자 자신의 무릎을 다시 한번 두드렸다.

시발 저건 내가 동네 강아지를 부를때 하는 행동이랑 똑같았다.

물론 거절할 수는 없었다.

나는 곱게 비키의 매끈한 다리 위에 앉았다.

"우리 변태가 그 재수 없는 금발년이랑 사제 관계가 됐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화나서 힘 조절이 안 되지 뭐야."

비키가 한 손으로는 내 허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비키의 손이 살짝씩 멈췄다.

"내가 우리 변태를 참 아끼는 데 말이야. 그치?"

비키의 손이 내 머리채를 가볍게 잡았다.

"네네! 당연히 알고 있죠!"

시발 언제 아꼈다는 거야.

"그러니까 금발년이랑은 훈련을 언제 한다고?"

"그 일과가 끝나고..."

"그럼 매일 아침에는 나랑 격투기 훈련을 하는 거야. 그 금발년보다 내가 더 먼저 우리 변태랑 훈련을 하는 거지. 어때? 좋지?"

비키가 달콤하게 내게 속삭였다. 물론 거절할 권리는 애초에 내게 없었다.

"물론이죠! 아름다운 비키 누나를 매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하하"

시발.

"그치? 그럼 말한 김에 오늘부터 할 거니까 준비해."

비키가 내 등을 살짝 밀었다.

"오늘부터요?"

아니라고 해줘 제발.

"싫어?"

비키의 고운 눈썹이 찌푸려졌다.

싫지 시발.

"당연히 좋죠!"

당연히 싫지 시발.

***

가벼운 복장을 입은 비키와 개인 훈련장에서 마주 보고 섰다. 비키도 아카데미에서 개인 훈련장을 지급해 준 모양이었다.

강해진 나도 이번 학기 시험에서 개인 훈련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자 마음껏 덤벼봐."

비키가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부터 깨워서 훈련이라니 짜증이 머리끝까지 찬 상태지만, 비키 앞에서 드러낼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그래도 매콤 주먹 한 대 정도는 비키에게 먹일 생각으로 비키에게 뛰어들었다.

물론 결과는 형편없었다.

비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상태로 바닥에 엎어졌다.

"우리 변태. 격투기는 생각보다 더 형편없네."

내 등을 한 쪽 발로 밟고 있는 비키가 말했다.

시발 매콤 주먹 한 대도 못 먹이고 처맞기만 하다니.

"일어나야지?"

비키가 내 등을 발로 툭툭 쳤다.

시발 아침부터...

후들거리는 다리로 억지로 일어났다.

물론 금방 또다시 엎어졌지만.

"일어나"

시발.

***

"이 정도 하면 되겠네. 오늘은"

비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움직일 힘이 없었다.

이 훈련이 내 격투기 실력을 늘리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비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변태?"

일어설 힘도 없어서 그냥 쓰러져 있는 나를 비키가 발로 툭툭 쳤다.

"일어날 힘이 없어요"

진짜로 온몸이 쑤시고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갔다.

"그래? 식사까지가 운동인데 말이야. 뭐 어쩔수 없지"

비키가 나를 안아서 들었다. 이게 뭐야 시발.

"그 갑자기 걸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내려줘요!"

"괜찮아. 변태"

비키가 내 말을 싹둑 자르고는 안은 상태 그대로 훈련장 밖으로 나갔다.

내 발로 걸을 수 있다니까 시발 내려줘.

훈련장 밖에는 부지런한 몇몇 학생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것 봐봐 푸하하하"

"그 공주님 안기라는 건가?"

그들이 내 모습을 보고 조용하게 비웃다가 비키와 시선이 마주치자 냉큼 사라졌다. 그런 말을 들어도 비키는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는 차오르는 수치심에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공주님 안기래 시발. 아카데미에 이제 어떤 소문이 돌지 상상도 안 됐다. 미친개에게 공주님 안기를 당한 유급생. 딱 봐도 말하기 좋은 자극적인 주제였다.

결국 비키는 자신의 별채까지 나를 안고 왔다.

비키는 케이트와는 다른 의미로 별채가 있었다. 용사 아카데미는 어느 정도의 다툼은 이해해줬지만 비키의 다툼은 그 이해 범주를 벗어났기 때문에, 아카데미에서는 비키에게 별채를 지급했다.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키의 별채는 깔끔한 2층 건물이었다. 안에는 사람이 사는 곳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꼭 필요한 물품들만 있어서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곳곳에 굴러다니는 쓰레기가 그래도 누군가는 이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 이제 진짜 걸을 수 있어요."

아직도 나를 들고 있는 비키에게 말했다.

"응? 그래. 우리 변태 부끄러워서 얼굴 붉어진 거야?"

비키가 나를 내려놓고 말했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창피해서야 시발. 이제 아카데미에 내가 비키한테 공주님 안기를 당한 채로 돌아다녔다고 소문이 퍼질 텐데,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닐지 벌써 걱정이었다.

"일단 먹기 전에 좀 씻자"

비키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네. 어디서 씻어요?"

내 질문에 비키가 문 하나를 가리켰다.

"같이 씻을까?"

비키가 자신의 옷을 슬쩍 올리면서 짓궂게 웃었다.

비키의 말이 장난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나도 모르게 비키의 가슴에 시선이 가면서 침을 삼켰다.

"푸하하하! 장난이야! 우리 변태 기대한 거야?"

그런 내 반응에 비키가 시원하게 웃었다.

"기대 안 했어요."

내 입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하하하 다음에 같이 씻자. 오늘은 땀이 너무 많이 났으니까."

비키가 자신의 옷을 들어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 때문에 비키의 아랫가슴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필요 없거든요."

자존심에 퉁명스럽게 대답했지만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씻고 와!"

비키가 내 등을 툭 치며 부드럽게 말했다.

머릿속에 다음에라는 단어가 가득 찼다.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아침 훈련 나쁘지 않을지도 ?

***

씻고 나오자 맛있는 냄새가 났다.

비키와 먹는 아침이라고 해봤자 사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맛있는 냄새가 나는 쪽으로 가자 요리를 하는 비키의 뒷모습이 보였다.

"다 씻었어? 일로 와서 이것 좀 젓고 있어 봐."

비키가 냄비 앞에서 나를 불렀다. 나는 곱게 다가가서 비키가 들고 있는 국자를 받았다.

"나도 씻고 올게"

비키가 내게 윙크를 하고 씻으러 갔다.

그 모습이 비키와 어울리지 않게 다정했다.

이거 뭔가 느낌이 약간 간지러운데?

비키의 말에 따라 한참을 젓고 있자 다 씻은 비키가 돌아왔다.

평소에 그냥 옷을 입어도 터질듯한 몸매 때문에 감당이 안 되는 비키였는데, 편하고 얇은 옷을 입고 나오자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미해졌다.

비키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었다. 그에 맞춰서 움직이는 ... 크...

나는 무조건 이 여자다!!! 교미!교미!교미!

크흠... 이 야만인의 말에 동의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건 너무 압도적이군.

머릿속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 변태?"

비키가 피식 웃으며 수건을 목에 두르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비키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얻어맞기 전에 나는 서둘러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할 것까지야. 보고 싶으면 얼마든지 봐도 돼."

비키가 내게 달콤하게 속삭였다.

"가서 앉아있어."

비키가 고개 숙인 내 등을 툭 쳤다.

나는 곱게 식탁에 가서 앉았다.

비키가 음식들을 식탁으로 옮기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의외로 음식들은 꽤 맛있어 보였다.

약간은 걱정되는 마음으로 내 앞에 놓인 음식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이거 맛있잖아?!

물론 최근에 먹은 고급 레스토랑 음식들에 비할 건 아니지만 꽤나 먹을만했다.

무엇보다 전혀 요리와는 연이 없어 보이는 비키가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맛있다는 게 놀라웠다.

"어때?"

비키가 살짝 걱정되는 표정으로 물었다.

"개 맛있습니다!"

급하게 말하느라 입에서 몇 방울이 비키의 가슴에 튀었다.

시발 밥상머리에서 얻어맞는 거 아니야? 무의식적으로 이를 꽉 물었다.

비키가 자신 가슴에 묻은 것을 손가락으로 닦아서 입에 가져갔다.

별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지만 비키의 외관 때문에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흐응. 혼자 산지 오래돼서 다른 사람의 입에도 맞을까 걱정했는데, 맛있다니까 다행이네."

비키가 어울리지 않게 부드럽게 말했다. 밥상머리에서 맞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비키와 인사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내 의지로 한 운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새벽부터 움직여서 개운하기는 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방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심지어 책상 위에 잔뜩 있었던 접시도 다 없어졌다.

루나가 치우고 간 건가? 그럴 애는 아닌데.

수업을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다.

근데 내 속옷이 이렇게 없었나?

꽤 많았던 속옷이 서랍 안에 한 개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이따 좀 더 사와야겠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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