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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48화 (48/233)

〈 48화 〉 술고래 에이든 ?

* * *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종업원이 짙은 붉은색의 와인병을 들고 들어왔다.

"이 와인의 이름은 '피노 누아 샤룰르베떼'로 따뜻한 지방에서 포도를 특별 처리해서 제조한 와인입니다. 특유의 단맛이 유명하지만, 그 도수가..."

종업원이 우리 앞에 투명한 잔을 하나씩 놓아주면서 듣기 편한 저음의 목소리로 설명했다.

"아! 자세한 설명은 괜찮아요!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

안드레아가 대뜸 일어나 종업원의 손에 들린 와인병을 뺏었다. 안드레아가 오늘 조금 이상한데.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혹시 이 와인을 드실 때 주의하셔야 될 점들도 알고 계십니까?"

종업원은 안드레아의 거친 행동에도 당황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네! 알고 있습니다.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안드레아가 약간 어색하게 와인병을 들었다.

그 폼이 누가 봐도 처음 와인을 따르는 듯해서 불안했지만, 안드레아의 돈이었기 때문에 따로 말리지는 않았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종업원이 약간은 걱정되는 표정으로 조용히 방을 나갔다.

뭔데, 그렇게 걱정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거야.

"에이든님! 제가 따라드릴게요!"

평소의 차분한 말투와는 다르게 상기된 말투의 안드레아가 붉은 얼굴로 미소 지었다.

"그... 이 와인을 마실 때 주의해야 될 점이 무엇입니까?"

약간을 불안했지만, 내 와인잔을 들어서 와인을 들고 있는 안드레아에게 내밀었다.

안드레아가 살짝 어색하게 몸을 기울여서 내 와인잔에 와인을 가득 채웠다. 원래 와인이 이렇게 잔에 가득 채워서 마시는 건가?

향긋한 와인의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아! 주의할 점!"

안드레아가 나의 눈을 피하면서 와인을 자신의 잔에 가져갔다.

"음... 맛있다고 너무 많이 마시면 배탈이 날 수도 있다! 였어요!"

안드레아가 자신이 잔도 와인으로 가득 채웠다.

배탈 정도야 뭐 감수할만 했다.

수녀가 저렇게 술을 많이 마셔도 되는 건가?

사실 나는 수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냥 대충 수녀니까 순진하고 착하겠거니 하는거지.

그러고 보니 안드레아도 나와 같은 용사 아카데미 출신이라 그랬는데.

"아까 아다 형님이랑 같은 용사 아카데미 출신이라고요?"

"네! 저도 에이든님이 다니는 용사 아카데미 출신이에요."

안드레아가 와인만큼 붉어진 얼굴로 내게 잔을 내밀었다.

"안드레아 수녀님도 용사 아카데미 출신이라니 신기하네요."

근데 잔을 왜 내미는 거지.

나는 손을 내밀어 안드레아 잔을 받았다.

"풋! 그게 아니라. 각자 잔을 들어서 이렇게 짠­하고 부딪히는 거예요!"

안드레아가 입을 가리고 웃으며 설명했다.

아 그런 의미였구나.

나도 내 잔을 들어서 안드레아의 잔과 살짝 부딪혔다.

잔이 부딪히는 맑은소리가 퍼졌다.

남자는 원샷이다.

나도 야만인의 말에 동감한다네.

그래! 상남자인 나는 당연히 원샷이지.

나는 호기롭게 잔에 들린 꽤 많은 양의 와인을 한 번에 들이켰다.

으 시발 존나 써.

처음에는 달콤한 맛이 났지만, 끝에 약간의 쓴맛이 느껴져서 절로 인상이 쓰였다.

"와­ 이거를 한 번에 다 마시다니! 역시 에이든님은 남자다워요."

안드레아가 내게 조금 더 가까이 붙어서 속삭였다.

술 냄새가 섞인 안드레아의 숨결 향기가 맡아졌다.

안드레아의 말에 인상을 풀었다.

그렇지. 나는 상남자야.

상남자인 나는 술에 강하다.

술을 오늘 처음 마시는 거지만 나는 내 술에 대한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 좀 드세요."

안드레아가 내 입에 작은 빨간색 과일을 가져다줬다.

뭐지 이 과일은 처음 보는 건데.

나는 곱게 안드레아가 먹여주는 과일을 먹었다.

상큼한 맛이 입 안에 잔뜩 감돌았다.

"저도 원래 에이든님처럼 용사 아카데미 학생이었는데, 적성 검사에서. 아 이것도 드셔보세요! 신성력에 대한 친화력이 너무 높게 나와서 진로를 바꿨어요."

안드레아가 내 입에 이것저것 열심히 먹여줬다.

내가 먹어도 되는데.

뭐 습관이라니까 냅뒀다.

"한 잔 더 마실까요. 우리?"

안드레아가 내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 모습에 내 심장이 갑자기 두근거렸다.

뭐야 시발.

저건 수녀야. 병신아 정신 차려.

애써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깨우려고 했지만, 술 때문인지 어지러웠다.

나 술 좆밥 아닌데...

상남자인데...

"어머! 에이든님! 괜찮아요?"

내 흔들리는 몸을 안드레아가 부드럽게 잡았다.

목소리가 너무 가까이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흐­ 네. 괜찮아요. 어디까지 이야기 했죠오?"

내 말꼬리가 왜 이렇게 늘어지는 거지.

나 술 좆밥 아닌데...

"역시 에이든님은 상남자라 그런지 술을 잘 마시네요."

오늘따라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하핫! 당연하죠! 상남자 에이든! 술고뤡!"

내 가슴을 손으로 거칠게 탕탕 두드렸다.

"그럼 한 잔 더 마실까요?"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더 마시면 안 될 거 같은데.

물론 상남자인 내가 여기서 빠질 수는 없었다!

"당연하죡! 상남자! 에이든!"

안드레아가 내 잔에 술을 가득 따르는 게 보였다.

너무 많이 따르는 거 같은데.

와인은 원래 이렇게 잔뜩 따라서 마시는거야?

물론 상남자인 내가 미인이 주는 술을 뺄 수 없었다.

"원샤앗!"

상남자처럼 크게 외쳤다.

"원샷!"

안드레아도 나를 따라서 외쳤다.

오 이제 와인이 존나 달았다.

더는 쓴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완전 달다! 달아! 쥬스야 그냥!

봐봐 나 술좆밥 아니라니까!

나는 빈 잔을 내 머리 위에서 흔들었다.

비었다고 생각한 잔에서 술이 조금 남아 내 머리를 적셨지만 아무래도 무슨 상관이야!

"와!! 상남자 에이든님!"

옆에서 안드레아가 뭔가를 내 입에 먹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 삼켰다.

상큼한 맛이 다시 입 안에서 감돌았다.

안드레아의 호응에 더 신이 난 나는 의자를 밟고 올라가 덩실덩실 춤을 췄다.

내가 이렇게 춤에도 재능이 있었다니!

자! 이게 바로 상남자 춤!

상!남!자!

"어머! 위험해요 에이든님!"

비틀거리는 나를 안드레아가 부드럽게 안아서 다시 앉혔다.

안드레아의 향기와 술 냄새가 뒤섞여 머리를 어지럽혔다.

뭐지 이거 완전 푹신한데.

여기 베개가 있었나?

"괜찮아요. 에이든님. 편하게 있어도 돼요."

안드레아의 달콤한 목소리가 약간 멀게 느껴졌다.

좀 어지러운데...

"...괜찮아요"

안드레아의 말이 점점 더 멀리서 들렸다.

아니 이거 좀 안 괜찮은 거 같은데.

그 빨리 치료 좀 어떻게 안 되나.

수녀잖아요 님.

누군가가 나를 안아서 들었다.

"...괜찮...신지?"

누군가가 멀리서 내게 물었다.

어어 괜찮아!

나 상남자야!

식당에서 나왔는지 주변이 시끄러웠다.

누군가 나를 업고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었다.

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용사 아카데미 남자 기숙사 304호로 부탁합니다!!

방황하던 내 손에 뭔가 부드러운 게 잡혔다.

뭐야 이 부드럽고 말캉하면서 녹을것만 같은 거.

"...앗!...조금만 이따가...!"

방금 멀리서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조금 더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다.

마침내 어딘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왔다.

"...저분은 괜..."

뭐라는 거야.

"...네. 하나 주세요..."

다시 나를 업은 사람이 어디론가 걸어갔다.

더이상 시끄러운 소음이 들리지 않고 조용한 곳으로 들어왔다.

무거운 눈을 뜨니까 깔끔하고 넓은 방이 보였다.

여기는 어디야.

내 방은 이렇게 넓지 않은데.

나 시발 또 납치 당한 거 아니야?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취기에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넓은 침대에 눕혔다.

누구냐 너! 시발.

고개를 내리자 내 바로 위에서 붉게 상기된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안드레아가 보였다.

예? 수녀님이 여기 왜 있어요.

"아! 에이든님. 정신이 들어요?"

안드레아의 입이 나와 너무 가까웠다.

"네. 곤데 여귀는...?"

똑바로 말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발음이 꼬였다.

"에이든님이 피곤해 보여서 일단 가까운 쉴 곳으로 데리고 왔어요."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다시 약간 멀어졌다.

정신이 또 흐려졌다.

도대체 무슨 술이길래 이렇게 어지럽게 하는 거야.

"...에이든님?"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약간 더 멀게 느껴졌다.

잠깐 정신이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왜 이렇게 피곤한 거지.

이게 숙취라는 건가.

방광이 터질 것 같았다.

또 시발 안드레아에게 오줌싸개의 면모를 보여줄 수는 없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기를 써서 어지러운 몸을 겨우 일으켰다.

"...에이든님? 어디 가세요?"

바로 옆에서 안드레아 목소리가 들렸다.

침대는 왜 이렇게 쓸데없이 큰 거야.

"아! 화장실이요옷!"

겨우 침대 아래에 발을 내려놨는데, 땅이 순식간에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제가 데려다드릴게요."

땅과 인사를 나누기 전에 안드레아가 나를 잡았다.

다 커서 미인이 화장실을 데려다준다는 것과 침대에 오줌을 싸는 것 중에 고민했다.

전자가 조금 덜 비참하니까 안드레아에게 곱게 몸을 맡겼다.

제일 불편한 것은 좀처럼 시야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냥 모든 것이 뭉뚱그려서 보였다.

원래 술 취하면 이런가?

조명이 좀 더 환한 곳으로 들어왔다.

안드레아의 품을 벗어나 벽에 기대어 섰다.

여기가 변기가 맞는 거야?

좀처럼 앞이 안 보였다.

"그 여기가 변기가 맞나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안드레아에게 물었다.

"네. 맞아요. 여기에 누시면 돼요."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탁­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안드레아가 나갔나 보다.

나는 바지를 내리고.

어 내가 바지를 내렸었나?

그럼 속옷을 내리고.

어 속옷도 내렸었네.

하하하 내 정신 좀 봐.

그럼 여기가 변기라니까...

뭔 변기가 이렇게 작아.

변기에 내 것이 딱 들어갔다.

아니 안 들어갔는데, 변기가 더 커졌다.

마법 변기인가봐.

변기가 원래 이렇게 따뜻한가.

마법 변기가 맞나봐.

터질 것 같은 느낌에 시원하게 쌌다.

어 시발 변기 넘친다.

내가 그렇게 많이 쌌나 시발.

아무리 그래도 뭔 변기가 넘쳐.

마법 변기 아니었어 시발?

넘친다고 해도 이미 멈추기에는 늦었다.

이왕 넘친 거 시원하게 마지막까지 갈겼다.

"읍!"

방금 변기가 소리 낸 거야?

술 취해서 그런지 헛것이 들리는 것 같았다.

마침내 해방감을 다시 느끼고 어지러운 몸을 움직여 화장실에서 나갔다.

그러고 보니 내 바지랑 속옷 어디 갔어 시발.

바지랑 속옷을 찾기에는 내 시야가 좀처럼 돌아오지를 않았다.

대충 침대로 보이는 곳에 다시 누웠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니 안드레아는 나간 모양이었다.

하긴 수녀가 술 취한 남자를 화장실까지 데려다줬으니 충격이 컸을 것이다.

나중에 만나면 정식으로 사과해야겠어.

점점 정신이 다시 멀어졌다.

나 상남자...

상...

남자...

***

"에이든에이든에이든"

에이든에게 걸어둔 마법이 보내준 위치로 이동했다.

넓은 방 침대 위에 벗은 몸의 에이든이 누워있었다.

에이든의 벗은 몸을 보자마자 당장이라도 올라가고 싶은 정신을 애써 부여잡았다.

아직 안 돼. 조금만 이따가 상황 파악부터 하고.

누구랑 같이 있었던 걸까?

가슴이 싸늘하게 식었다.

어떤 쓰레기가 감히 나의 에이든을 건드린 거야.

악마 쓰레기들을 치우느라 피곤했던 정신이 다시 날카로워졌다.

작은 문 쪽에서 누군가의 기운이 느껴졌다.

손에 마법을 장전시켰다.

조용히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갔다.

방문을 슬쩍 여니 안에는 그때 병실에서 봤던 수녀가 나체인 상태로 쓰러져있었다.

수녀는 온몸이 무언가에 젖어 있었다.

이해 못 할 상황이었다.

왜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거지?

수녀에게 다가가자 에이든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왜 이 쓰레기한테서 에이든 냄새가 나는 거지?

굳이 이유를 파악할 필요도 없었다.

쓰레기는 치우면 되니까.

손가락으로 쓰레기를 가리켰다.

주저 없이 짓뭉개는 마법을 시전했다.

수녀 쓰레기에게서 밝은 빛이 나와서 내 마법을 막았다. 밝은 빛은 단 한번 밝게 빛을 발하고 곧 힘을 잃고 사라졌지만, 나는 마법을 멈췄다.

저 빛은 신에게서 가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신에게 가호를 받는다는 것은 이 수녀 쓰레기가 성녀가 될 운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성녀...

머릿속을 가득 채운 분노를 얼마남지 않은 이성으로 누른 다음 손익을 계산했다.

다른 쓸모 없는 쓰레기들과 다르게 성녀는 기적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타인을 한 번 살릴 수 있는 기적.

전 회차에서는 그 기회를 어떤 쓰레기에게 썼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이렇게 성녀가 나의 에이든 주변에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근데 원래 성녀는 이 쓰레기가 아니었는데, 왜 이 쓰레기로 바뀐거지?

사실 이유는 상관없었다.

예비 성녀 쓰레기가 나의 에이든에게 호감을 가진 지금 상태라면, 나의 에이든에게 예비 성녀 쓰레기는 여분의 목숨과도 같았다. 에이든이 위험에 빠질 때를 대비해서 보험 하나를 들어두는 것도 필요했다.

물론 나의 에이든과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지금도 매일 열심히 변수들과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었지만, 저번 황녀 쓰레기 때처럼 전 회차와 상황이 다르게 진행돼서 나의 에이든에게 위험이 닥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는 경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에 피가 빠르게 돌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만약 혹시라도 그렇게 최악의 상황이 발생 한다면 회귀를 다시 한번 해야 하는데, 회귀의 큰 부작용 때문에 이미 회귀를 한 번 했던 나는 더 이상의 회귀가 불가능하다.

만약 에이든이 죽는다면... 이 세상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모든 쓰레기를 내 손으로 치워서라도 세상을 원상태로 돌리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이 쓰레기를 놔두기로 결심했다.

그릭 지금의 저 혼절한 수녀 쓰레기의 표정이 로사의 마지막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도 거슬렸다.

'천한 이름은 잊어. 나의 달'

이미 회귀를 포함해서 몇십년 전 대화였지만 아직도 선명하게 들렸다.

쓰레기의 앞에 쪼그려 앉아서 쓰레기의 몸을 확인했다. 성교의 흔적이 있었으면 모든 흔적을 빼서 태워버렸겠지만.

수녀 쓰레기에게서 에이든의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성교의 흔적은 없었다.

마음속에 가득 차오르는 죽이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소중한 나의 에이든에게 필요한 여분의 목숨이야.

나와 에이든의 행복한 미래에 대한 보험.

가까스로 떨리는 손을 내렸다.

참자.

수녀 쓰레기가 내 손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더러워.

다행인 점은 나체인 쓰레기의 가슴이 쓸데없이 멍청하게 컸다는 점이었다.

나의 에이든은 멍청하게 크기만 한 가슴은 안 좋아하는데 히힛.

나의 에이든은 딱 나 정도로 적당한 크기의 가슴을 좋아하는데 바보.

흥흥흥.

멍청한 쓰레기.

화장실을 나와서 다시 나의 에이든에게 갔다.

나의 에이든이 침대에 벗은 상태로 누워서 깊게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

저 위에 있는 쓰레기 참새들 말고 진짜 천사.

에이든의 나체를 보자 억눌렀던 욕심이 다시 차올랐다.

오늘은 꽤 큰 쓰레기들을 치우고 왔으니까.

나에게 보상을 줘도 될 지도.

맞아. 오늘은 정말 피곤한 날이었어.

그 주제도 모르는 악마 쓰레기들이 꾸역꾸역 기어 올라왔잖아. 물론 그러라고 내가 문을 열기는 했지만.

멍청한 놈들.

충분히 보상 받을 만큼 일한 거 같아 오늘.

어느새 나는 에이든의 위에 올라가 있었다.

무방비한 에이든의 얼굴이 보였다.

에이든이 나에게 환하게 웃어줬다.

'오늘도 고생했어. 루나. 이건 보상이야.'

에이든의 달콤한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이건 정당한 보상이야.

그렇지?

에이든?

에이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맞아. 이건 정당해.

에이든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

끔찍한 두통에 눈을 떴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시발.

뭐야 이 느낌은.

누군가 내 머리를 망치로 신나게 후려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눈을 뜨니까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둘러보니 기숙사의 내 방 안이었다.

마지막에 안드레아와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다음부터는 기억이 흐릿했다.

그래도 방까지 잘 왔나 보네.

목말라서 일어났는데, 하체에 기운이 전혀 없었다.

이건 또 뭐야 시발.

후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힘을 줘서 일어났다.

후­ 하고 숨을 내뱉자 술 냄새가 확 풍겼다.

시발 많이 안 마신 것 같은데, 나 술병신인가 봐.

목말라.

옆에 있는 물컵을 한 번에 들이켰다.

물을 마시니 흐릿한 정신이 좀 돌아왔다.

뭐 실수하지는 않았겠지?

앞으로 술은 조심해서 마셔야겠어.

다행인 점은 어제 내가 돈을 들고 나가지 않아서, 잃어버릴 돈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어제는 굉장했다네 소년! 그런건 교미왕인 나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네!

크흡! 나는 네 놈이 부럽다!!! 부러워!!!

아 시발 머리 아파.

혼잡한 머리를 몇 대 치니까 정신이 돌아왔다.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쓸어넘겼다.

시계를 보니 새벽이었다.

좀 더 자도 되겠네.

쾅쾅쾅

그래. 더 잘 수 있을 리가 없지.

잊고 있었던 비키와의 아침 훈련이 생각났다.

쾅쾅쾅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에 머리가 다시 울렸다.

간다고 가 시발.

무거운 몸을 겨우 옮겨서 문을 열자 타이트한 옷을 입고 나를 쳐다보는 비키가 보였다.

"그 좋은 아침입니다. 비키 누님 하하"

비키의 얼굴을 보자 혼미했던 정신이 바로 돌아왔다.

"흐음­ 술 냄새가 나는데?"

비키가 내 양볼을 한손으로 거칠게 잡아서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비키와 입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흡.

숨을 들이마셨다.

"말해봐 우리 변태. 어떤 년이랑 마셨어?"

짐승이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낮은 목소리로 비키가 말했다.

물어보는 비키의 눈빛이 너무나도 살벌해서 나는 눈을 피했다.

"대답해. 변태"

그런 내 뺨을 비키가 살짝 두드렸다.

"귀 뜯어 먹히기 전에."

비키가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애미 시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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