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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50화 (50/233)

〈 50화 〉 검술 실습 중간 평가

* * *

"그럼 내일 봐. 변태."

비키가 내 볼을 부드럽게 톡톡 두드리고 갔다.

시발 내일 보기 싫어.

"헤헤. 네 누나."

물론 불평을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다행인 점은 마물의 이해 수업에 만점을 받았으니까 앞으로 이 수업은 출석만 하면 되었다.

물론 나는 부가적으로 딸기 우유를 준비하기는 해야 되지만.

"후후 싯팔 평민!"

비키가 강의실에서 나가자마자 드숀이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나는 바로 뒤로 돌아 드숀의 얼굴에 주먹을 먹여줬다.

비키와 격투기 훈련을 시작한 게 효과가 있었는지 기운을 두르지 않고 때렸는데도 불구하고 경쾌한 소리가 났다.

"억 시발! 왜 때려 미친!"

"감히 나를 버리고 간 대가를 치러야지. 개새끼야. 한 대로 봐주는 걸 고맙게 생각해."

나는 훌륭하게 일을 마친 매콤 주먹을 쓰다듬었다.

"아이 미친 교양 없는 평민 새끼!"

드숀이 부은 코를 붙잡았다.

그 사이로 피가 뚝 하고 떨어졌다.

"고귀한 이 몸을 감히 평민이 때리다니! 여봐라!"

드숀이 시끄럽게 호통을 쳤다.

근데 저 새끼 부를 사람이라도 있나?

드숀이 가리키는 방향을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뭐야 시발.

다시 드숀을 보자 책상을 넘어서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

어차피 한 대만 때릴 생각이었는데.

"평민! 너는 다음에 보자 시발! 교양 없는 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강의실의 문에 도착해 문고리를 잡고 드숀이 소리쳤다.

"지금 봐도 되는데. 개새끼야."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드숀이 욕지기를 뱉더니 뛰어서 사라졌다.

"크큭..."

아 이 새끼가 남았지.

"뭐 시발. 너도 매콤 주먹 맞을래 ?"

피맛을 본 내 무시무시한 매콤 주먹을 녀석의 눈앞에 흔들었다.

"크큭... 이제 곧 시작할 것이다... 끝이!!! 크크크큭..."

미친놈이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쳐들었다. 해골 모양의 안대를 끼지 않은 미친놈의 눈이 뒤집히면서 흰자위만 보였다. 미친놈의 입에서 침까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어후 이건 좀 보기 그렇군.'

심지어 검까지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미친놈이었다.

아 시발 미친놈.

나는 서둘러 강의실을 나왔다.

저런 미친놈이랑 대화하려고 했던 내가 븅신이지.

"크크큭... 모든 것의 끝이 도래하노라!!!"

문을 닫은 강의실에서 미친놈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후 씹.

저 정도면 용사 아카데미에 있을 게 아니라, 입원해야 되는 거 아니야?

불길한 게 묻은 것 같은 느낌에 옷을 괜히 털었다.

다음 수업은 검술 실습이었기 때문에, 수업을 위해서 검술 실습장으로 향했다.

더러웠던 철수의 모습을 잊기 위해 머리를 흔들었다.

어후 미친놈인 줄은 알았는데, 심하네! 심해.

검술 실습장을 들어가자 묘한 열기가 보였다.

뭐야 왜 이래.

"에이든 쿤!"

옆쪽에서 큰 무언가가 내게 달려드는 게 느껴졌다.

비키에게 배운 대로 주먹을 쥔 다음 기운을 둘러서 내게 달려드는 것에게 먹였다.

"크흡!!!"

육중한 케일의 몸이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살짝 떴다가 내려앉았다.

케일이 처음으로 내 주먹에 무릎을 꿇고 나뒹굴었다.

짜릿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껴졌다.

새벽부터 일어나 비키에게 불려가서 처맞았던 게 헛된 일이 아니었어.

아직도 열기를 뿜고 있는 매콤 주먹을 쓰다듬었다.

장하다. 매콤 주먹.

"좋은 아침입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언제나 그렇듯 사무적으로 인사하면서 강의실을 들어왔다.

"피오라 쨩!"

그러자 뒹굴던 케일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게 일어나서 달려나갔다.

시발 저거 아픈 척 한 거야?

저 처자도 나쁘지 않구만 원래 저렇게 차갑게 생긴 처자들이 찍어 누르면 좋아죽지.

큼큼 레이디한테 그런 저속한 말을 쓰면 안 되네 야만인! 그래서 그다음은 어떻게...

아우 시끄러 시발.

"바보."

언제 왔는지 케이트가 내 옆에 와서 웃었다.

"뭐래 시발. 맞을래?"

마침 매콤 주먹의 위력을 다시 실험해봐야 했다.

"왜 갑자기 욕이야!?"

케이트가 화들짝 놀라며 내게서 약간 멀어졌다.

"니가 먼저 깝죽댔잖아."

바보도 엄연한 욕이다.

"어이없어! 바보 평민"

케이트의 얄미운 모습에 매콤 주먹이 자신의 존재감을 내게 어필했다.

워워 진정해 매콤 주먹.

"자. 그럼 오늘은 간단히 중간시험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서 들으면 됩니다."

어느새 케일을 땅바닥에 눕혀둔 피오라 선생님이 말했다.

피오라 선생님의 말에 나는 제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런 내 옆에 케이트가 새하얀 손수건을 펴서 바닥에 깔더니 그 위에 앉았다.

"뭐! 왜! 난 황녀잖아! 황녀라구 황녀!"

내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케이트가 빽­하고 소리를 질렀다.

"중간시험은 간단합니다. 저와 검으로 대련을 하고 제가 평가를 해서 점수를 매길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중간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니 이렇게 중간 시험을 바로 시작한다고. 역시 무식한 용사 아카데미 아니랄까봐.

"그럼 각자 몸부터 풀고 차례대로 대련을 진행하겠습니다."

피오라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학생들이 일어났다.

나도 대충 눈치를 보고 슬쩍 일어나서 아카데미 검을 뽑았다.

'왜 나를 뽑지 않는 건가 소년!'

너는 시발 표면에 루나로 도배되어 있잖아.

'크흑. 순결을 잃어버린 나는...'

애절하게 말하는 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가볍게 몸을 풀기 위해서 대충 검을 휘둘렀다.

대충 휘두르는 것에 불과했지만 향상된 검술 실력 때문인지 제법 태가 났다.

신사 검술과 상남자 검술의 연결 부분이 우습게도 미친 노망난 노인네에게 맞으면서 부드러워졌다.

시발 그 노인네의 무식한 교육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너무 싫었지만, 효과가 있었다.

점점 검을 휘두르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빠져들었다.

거기서는 좀 더 강하게 휘두르게.

닥쳐 나는 천재니까.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의견이었어.

너무 강하기만 하면 공격이 단조로워진다네. 때로는 부드러움도 필요한 법.

시끄럽다고. 근데 그것도 나쁘지 않은 의견이야.

미친 노망난 노인네의 훈련에서는 살기 위해서만 휘두르다가 이렇게 혼자 검을 휘두르니 너무 재밌었다.

천재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하던데... 천재에다가 즐기기까지 하는 나는 누가 막지 ?

'푸흡'

기분 나쁜 검의 웃음소리에 흥이 깨졌다.

검을 다시 검집에 넣고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었다.

옆을 보니 케이트가 열심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근데 그 폼이 영 엉성했다. 쟤는 황녀라면서 제대로 교육받은 거 맞아?

그 모습에 괜히 훈수를 두고 싶어서 몸이 간지러웠다.

"그 각이 아니지! 좀 더 손에 힘을 주고!"

케이트가 내 말에 살짝 노려보더니 다시 검을 휘둘렀다.

안 듣는 척하지만 내 말을 듣는지 자세가 내가 말한 대로 바뀌고 있었다.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어휴 답답하다. 답답해!"

나도 한 재능 없었지만, 쟤도 나만큼이나 재능이 없어 보였다.

답답해진 나는 케이트에게 다가갔다.

"왜! 뭐!"

내가 다가가자 케이트가 약간 움츠러들었지만 움직이지는 않았다.

"이렇게 여기에 좀 더 힘을 주란 말이야."

나는 케이트의 손을 잡아서 자세를 교정해줬다.

내가 손을 잡자 케이트의 몸이 살짝 굳었다.

"몸에 힘 빼고."

케이트의 손을 잡고 검을 휘두르는 자세를 교정하면서 말했다. 힘 빼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트의 몸은 잔뜩 굳어있었다.

확실히 케이트는 가슴이 커서 검을 휘두른 게 불편해 보였다.

"힘 빼라니까 멍청아."

아무리 말해도 케이트의 몸은 굳은 상태 그대로였다. 내가 몇 번이나 손을 흔들어도 굳은 상태가 풀리지 않았다.

"으휴 답답해. 힘을 빼라면 그냥 빼면 될 것...! 억!"

"이 멍청이가! 황녀 펀치!"

케이트의 자세를 교정해주느라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케이트의 주먹을 피할 수가 없었다.

제대로 내 명치에 박힌 케이트의 주먹 때문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니까 왜 평민이 황녀한테 까불어!"

케이트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내 앞에 자신의 주먹을 흔들었다.

진짜 저 새끼는 안 되겠다.

매콤 주먹아 너의 위력을 보여줄 때다.

"꺅­!"

내가 주먹을 쥐는 것을 본 케이트가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갔다. 저렇게 촐싹맞게 도망가는 게 황녀라니 아마 이 제국은 망할 운명인 게 분명했다.

도망가는 케이트를 잡기 위해 움직이려고 할 때, 피오라 선생님이 내 앞으로 왔다.

"그럼 다음은 에이든 차례입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진짜 너 운 좋은 줄 알아 케이트.

심호흡해서 화를 가라앉혔다.

"검은 편한 검을 써도 됩니다. 에이든은 검을 두 개를 들고 다니는군요."

피오라 선생님이 내 허리에 매달린 두 개의 검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예.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나는 아카데미 검을 뽑았다.

"흠. 아카데미에서 지급한 검이 아니라 다른 검을 써도 됩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루나검을 가리켰다.

'그래 소년! 나를 뽑게!'

안 돼 시발.

여기서 루나검을 뽑으면 무슨 소리를 듣게 될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괜찮습니다. 아카데미 검이 손에 더 익숙합니다."

가볍게 기운을 돌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도 됩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목검으로 나를 가리켰다.

뭐야 시발 겨우 목검으로 진검을 든 천재를 상대하겠다고? 너무 오만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굳이 나는 내 장점을 걷어차는 바보는 아니었다.

가볍게 발 쪽에서 기운을 터뜨리며 피오라 선생님에게 접근했다.

나는 피오라 선생님을 반 토막 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검을 좌에서 우로 베어냈다.

더이상 상남자 베기이든 신사 베기이든 상관하지 않고 가장 편한 경로로.

검이 무거워졌지만, 손은 전보다 자유로워졌다.

피오라 선생님의 눈이 살짝 커지면서 목검으로 내 검의 중간을 위로 쳐올렸다.

최대한 손에 힘을 줘서 튕기는 것을 막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내 검이 위로 튕겨지며 내 상체가 훤히 드러났다.

이어지는 피오라 선생님의 공격을 대비해서 뒤로 물러났지만 피오라 선생님은 제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계속 공격하시면 됩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다시 자세를 잡았다.

맞을 걱정 없이 달려들어도 된다니.

이 얼마나 올바른 훈련인가.

나는 다시 기운을 순환시키며 달려들었다.

아무리 과격하게 공격해도 부드럽게 흘려주는 피오라 선생님 덕분에 원 없이 검을 휘두를 수 있었다.

이럴 때는 좀 더 강하게 하는 게 좋겠네.

여기서는 살짝 힘을 빼고.

몸에 나도 모르게 체득되어 있던 것들이 조금씩 정리되어 갔다.

내 검이 들기 힘들 정도로 무거워졌다고 느꼈을 때, 피오라 선생님이 멈췄다.

"여기까지면 됩니다. 검술 실력이 눈에 띄게 많이 늘었군요. 훌륭합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무미건조하게 말하고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후­ 거칠어진 호흡을 정리했다.

조금 더 휘두르고 싶은데.

마치 물을 끝까지 마시지 못한 것처럼 갈증이 났다.

조금만 더 검을 휘두르면 시원할 거 같았지만, 그냥 검을 집어넣고 자리에 앉았다.

어차피 오후에 또 그 미친 노인네한테 받을 훈련도 남았으니까.

주변을 보니 몇몇 학생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인상 쓰고 마주 쳐다보자 다들 눈을 돌렸다.

어딜 훔쳐보고 있어 좆밥들이 말이야.

"오­ 많이 늘었던데. 평민!"

어느새 다시 다가온 케이트가 내 옆에서 어깨를 두드렸다. 케이트도 시험을 보고 온 모양인지 숨이 약간 거칠었다.

"뭐래 좆밥이."

"나한테 진 게 누군데!?"

"뭐? 다시 뜰까? 시발?"

내 매콤 주먹을 케이트에게 흔들었다.

"흥­ 황녀인 내가 수준에 맞지 않게 평민과 싸울 필요 없지."

케이트가 다시 흰 손수건을 꺼내서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앉았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부채를 꺼내서 자신의 얼굴을 부쳤다. 도대체 저 큰 부채를 어디서 꺼낸 거야.

"왜? 시원해 보여? 안 해줄 건데!"

케이트가 분홍색 혀를 내밀며 코를 찡그렸다.

무슨 애새끼도 아니고 저게 뭐 하는 거야.

"쯧쯧"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혀를 찼다.

"뭐뭐야! 그 반응은?!"

케이트가 내 반응에 발작했지만 무시했다.

시간이 더 지나고 마지막 학생까지 대련이 끝났다.

"점수는 다음 시간에 알려주도록 하겠습니다.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말을 마친 피오라 선생님이 문을 열고 나갔다.

점심시간이다.

오늘 점심 메뉴가 뭐였더라.

아니지 점심보다 맛있는 게 있었지.

"야 케이트"

"뭐뭐뭐 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잔뜩 붉어진 얼굴의 케이트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자 케이트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아니. 니 그 도시락 같이 먹자고. 혼자만 먹지 말고 좋은 건 나눠 먹어야지."

"흐응­ 모르겠네 오늘 양이 남을지?! 적을지?! 내가 확인을 안 해봐서 말이야!"

케이트가 살짝 턱을 들었다.

"뭐야. 황녀면 좀 시발 넉넉하게 만들어서 나눠 먹어야지. 이 돼지가 혼자 다 먹으려고!"

"뭐뭐래!? 돼지 아니거든! 그럼 같이 먹던지!"

빽­하고 케이트가 소리쳤다.

아오. 귀 따가워.

물론 케이트의 그 맛있던 도시락을 생각하면 참을 수 있었다.

"역시 케이트가 최고야!"

나는 엄지를 들어서 케이트에게 보여줬다.

"흥! 그 정도 도시락 가지고! 따라 오던지!"

아니 얘는 왜 자꾸 소리 지르는 거야. 그냥 말하면 되지.

"에...에이든 쿤! 어디 가냐는!"

뒤에서 애절하게 나를 부르는 케일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아마 녀석은 여자와 있는 내게 다가올 수 없을 것이다.

내 예상대로 뒤에서 짐승이 우는 소리가 들렸지만 다가오지는 않았다.

케이트가 묘하게 가벼워 보이는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케이트와 도시락을 먹었었던 장소로 갔다.

여전히 테라스에 깨끗한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다.

케이트가 의자 앞에서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쟤가 주는 도시락이니까. 귀찮음을 참고 케이트의 뒤로 가서 의자를 빼주었다.

"흥 안 고마워."

뭐라는 거야 시발 딱밤 마렵게.

케이트가 손가락을 딱­하고 튕기자 저번처럼 메이드들이 뛰어와서 도시락을 세팅했다.

빠르게 세팅을 마친 메이드들이 뒷걸음으로 돌아갔다.

도시락은 저번과는 다르게 튀김 종류가 많았다. 오 튀김 좋지.

생선튀김처럼 보이는 것을 먼저 집어먹었다.

바삭바삭하게 부서지는 튀김옷과 적절하게 익은 생선이 완벽하게 조화로웠다.

"오 개 맛있어. 생선튀김!"

그 엄청난 맛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다음은 채소튀김.

마찬가지로 바삭바삭한 튀김옷과 적절하게 양념이 된 채소들.

이것 또한 엄청나게 맛있었다.

"오 이것도 개 맛있어! 야 너네 주방장 진짜 최고다."

나는 양손의 엄지를 들어서 케이트에게 보여줬다.

"흥! 당연히 궁에서 일하던 주방장인데 최고지!"

케이트가 고개를 쳐들면서 입을 가리고 교양있게 웃었다.

언제봐도 참 단순한 애야 쟤도.

나는 정신없이 튀김들을 입에 집어넣었다.

근데 전과는 다르게 케이트가 음식을 먹지 않았다.

"뭐야 너 왜 안 먹냐? 살 빼냐?"

"먹고 있거든! 그리고 내가 살 뺄 데가 어디 있다고 살을 빼! 나 살 뺄 데 있어?!"

케이트가 발작하듯이 답했다.

내 말이 케이트의 민감한 부분이었던 것 같았다.

흠. 그래도 쟤가 준 도시락이니까.

나도 양심은 있었다.

제일 맛있었던 생선튀김을 하나 집어서 케이트의 입으로 가져다줬다.

케이트의 얼굴이 순식간에 확­하고 붉어졌다.

"무무무야!"

케이트가 내 행동에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먹으라고 맛있으니까."

그런 케이트의 유별난 반응 때문에 살짝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시선을 돌린 케이트의 자그마한 입술이 벌려지고 거기에 생선 튀김을 넣어줬다.

살짝 큰 생선 튀김을 입안에 넣자 케이트의 볼이 볼록 튀어나왔다.

케이트가 열심히 볼록 튀어나온 볼을 움직여서 생선 튀김을 씹었다.

"어때 맛있지?"

뭔가 부끄러운 마음에 괜히 내가 준비한 음식처럼 케이트에게 물어봤다.

"응! 맛있어. 엄청!"

붉어진 얼굴의 케이트가 어울리지 않게 작은 꽃이 피는 것처럼 수줍게 웃었다.

그 모습이 빡대가리 케이트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귀여웠다.

"뭐야 그 재수 없는 웃음은"

케이트의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웃음에 기분이 이상해져서 괜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익?! 감히 나한테 재수가 없다니?! 이 미친 평민이!"

케이트가 곧바로 옆에 있는 숟가락을 내게 집어 던졌다.

딱­

그 숟가락이 빠른 속도로 날아와서 정통으로 내 이마에 부딪혔다.

아 시발 존나 아파.

이마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이마를 부여잡았다.

"꺄하하하하!­ 그니까 감히 황녀인 이 몸을 평민이 비웃... 악!!!"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케이트가 신나게 웃다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냉큼 도망갔다.

"메­롱! 꺄하하하!"

황녀라면서 도망가는 속도 하나는 최고였다.

진짜 잡히면 뒤졌어 너는.

케이트를 잡기 위해 뛰면서 황족 시해죄의 형량을 생각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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