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67화 (67/233)

〈 67화 〉 알고보니 마지막 데이트 ?!!!

* * *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수녀로서 저런 단어를 말해버리다니!

천박한 메뉴의 이름을 입에 담은 스칼렛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지만 이미 말해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문제는 이 식당에 저런 천박한 메뉴들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스칼렛은 이 불결한 식당 자체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절대 당황하면 안 돼­

스칼렛은 칼리아의 조언을 마치 주문처럼 되새겼다.

한참을 되뇌자 조금씩 뜨거웠던 열기가 내려갔다.

후­

괜찮아. 그냥 메뉴잖아.

나는 그냥 음식을 시킨 거야.

"저는..."

에이든이 주문할 생각인 것 같았다

스칼렛은 귀를 쫑긋 세워서 집중했다.

그냥 뒷부분만 말해­!

"열 번도 가능하게 하는 정열의 갈비살 스테이크로 주세요."

에이든이 스칼렛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자신 있게 말했다.

에이든의 눈빛이 뭔가가 타오르는 것처럼 뜨거웠다.

스칼렛은 그 뜨거운 눈빛에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에이든의 분위기가 훈련 때 봤던 것처럼 조금 더 남자답게 변했다.

마치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를 주문하는 것 같은 자신감 넘치는 말투에 스칼렛은 머릿속에서 뭔가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뭐를 열 번도 한다는 거야­?!

뭔데 그게?!!

스칼렛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에이든은 아직도 스칼렛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당황하면 안 돼!

스칼렛은 울고 싶었지만 애써 웃으며 에이든을 다시 쳐다봤다.

제발 시선 좀 돌려!

스칼렛의 마음과는 다르게 에이든은 살짝 굳은 얼굴로 뚫어지게 스칼렛을 쳐다봤다.

"주문받았습니다."

저렇게 노골적으로 말한다니 화끈한 연인이네­

종업원이 물러나면서 중얼거리는 말이 귀에 들렸다.

스칼렛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화끈한 연인이라니­!

우리 연인 아니에요!

스칼렛은 속으로 비명 질렀다.

에이든은 주문을 하고 나서부터는 말도 하지 않고 뭔가를 원하는 눈빛으로 스칼렛을 쳐다보고 있었다.

스칼렛은 에이든의 그런 눈빛이 부담스러웠다.

스칼렛은 심호흡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 그냥 음식 시킨 거야. 일단 진정하자­

애써 숨을 고르게 쉬자 두근거리던 심장이 조금씩 괜찮아졌다.

일단 가벼운 대화부터 하자.

경험이 많은 것처럼­

칼리아의 조언이 다시금 떠올랐다.

경험이 많은 사람처럼 편안하게 말하는 거야.

에이든과의 공통점을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그래 에이든도 아카데미 학생이니까.

"나는 신성 아카데미 시절에 재밌었는데, 용사 아카데미도 재밌어?"

목소리가 약간 떨리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괜찮아.

"아. 네. 뭐 그냥 다니는 거죠. 스칼렛은 신성 아카데미 시절에 재밌었어요?"

한결 풀어진 표정의 에이든을 보며 스칼렛이 안심했다.

그래 공통된 주제를 찾는 거야.

공통된 주제.

모범생인 스칼렛은 신성 아카데미 시절에 과제를 하는 게 제일 재밌었다.

에이든도 그렇지 않을까?

맞아 과제.

과제 이야기를 하는 거야.

"응응. 재밌었지 신성 아카데미 시절에­ 항상 열심히 그리고 즐기면서 했거든."

빗치 수녀가 요망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열심히­

그리고 즐기면서?

문득 안드레아가 이야기해 줬던 빗치 수녀의 아카데미 시절이 떠올랐다.

"...어떤 부분이 재밌었어요?"

괜히 고인 침을 삼키며 되물었다.

"음... 너무 많이 해서 힘들 때도 있었어! 신성 아카데미는 항상 너무 많았거든­"

빗치 수녀가 살짝 풀어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도대체 뭐가 너무 많았는데?!

되묻고 싶었지만 에이든은 애써 참았다.

"그래도 대부분 재밌게 했는데, 제일 힘들었던 건 한 번에 여러 명이랑 같이 할 때였지. 응응 그게 제일 힘들었어."

빗치 수녀가 덥다는 듯 손부채질을 했다.

한 번에 여러 명이랑­?!

에이든은 자신도 모르게 스칼렛이 여러 명이랑 뒹구는 모습을 상상했다.

여러 명을 혼자서 감당할 수 있다니 역시 프로 빗치 수녀!

"그래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때는 완전 머리끝까지 곤두섰다니까! 무슨 느낌인지 알지?"

도대체 신성 아카데미는 어떻게 되먹었길래 선생님한테 칭찬까지?!

성이 그 성이었어? 미쳤다 미쳤어.

나도 좆같은 용사 아카데미 가지 말고 신성 아카데미로 갈걸.

에이든은 과거의 선택이 후회됐다.

프로 빗치 수녀가 요망하게 눈웃음 지으면서 식탁에 살짝 기대었다.

가슴이 파인 원피스를 입은 탓에 가슴골이 에이든에게 훤히 보였다.

비키나 케이트처럼 엄청나게 큰 가슴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크고 하얗고 부드러울 것 같은 가슴.

"저는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은 적은 없어서요."

에이든은 자꾸만 시선이 내려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대답했다.

"흐응­ 에이든은 잘 못 하나 보구나­?"

스칼렛은 에이든과 공통점을 찾아서 대화한다는 느낌이 들어 기뻤다.

그래 아카데미는 다르지만 내가 먼저 졸업했으니까.

그리고 심지어 자신은 신성 아카데미를 차석으로 졸업하지 않았는가.

아카데미 쪽으로는 해줄 말이 많았다.

"아뇨! 잘해요! 잘할 거에요! 그래도 선생님한테 검사를 받은 적은 없어서."

에이든이 황급히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에이든 나이면 못할 수도 있지.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점점 더 능숙해질걸? 나중에 내가 잘하는 방법 알려줄게."

스칼렛은 자신이 리드한다는 생각에 기뻤다.

"...네. 좋아요! 알려주세요."

에이든은 그래도 열심히 하는 학생인 듯, 열정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

잘하는 방법­

에이든이 작게 중얼거렸다.

올바른 주제를 꺼냈어­!

스칼렛은 본인이 꺼낸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듯한 에이든의 태도에 뿌듯했다.

"응응. 내가 꼭 알려줄게."

스칼렛은 아카데미 과제 얘기에 자신감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가끔 날씨 좋을 때는 야외에서 할 때는 정말 행복했지. 따사로운 햇볕 아래에서 단체로 누워서­"

스칼렛은 신성 아카데미 시절이 생각났다.

신성 아카데미의 자랑인 동산에 누워서 신님의 은혜인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신님의 말씀을 명상할 때면 그 평화로움에 몸이 녹아버릴 것만 같았었다.

"야외에서요­?!"

에이든의 목소리가 찢어지듯이 높아졌다.

"응응. 에이든은 야외에서 안 해봤어?"

용사 아카데미에서는 야외에서 하는 과제가 없나?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명상하면 그렇게 행복했는데.

문득 그런 평화로움을 모르는 에이든이 불쌍했다.

"네 아직까지는... 꼭 해보고 싶네요. 저도."

에이든이 뜨거운 눈빛으로 스칼렛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 뜨거운 눈빛에 스칼렛은 괜히 몸이 뜨거워졌다.

스칼렛은 아까부터 에이든의 눈빛이나 분위기가 괜히 신경 쓰였다.

뭔가를 원하는 듯한 눈빛.

"식사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종업원이 음식이 담긴 접시를 조심스럽게 식탁에 올렸다.

자리가 아까보다 편해졌는데 향긋한 냄새를 맡자 갑자기 허기짐이 느껴졌다.

새우 풍덩 스프에는 흰 스프와 그 위에 새우 고기가 다섯 개 올려져 있었다.

근데 새우가 원래 이렇게 생겼었나?

스칼렛은 원기둥같이 생긴 새우 요리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냥 이 식당의 특징인가?

"그럼 맛있게 드세요."

종업원이 인사를 하고는 조용히 돌아갔다.

"맛있게 드세요."

에이든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며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응 에이든도."

스칼렛이 작게 웃으며 답했다.

스칼렛은 희한하게 생긴 새우 요리를 포크로 찍었다.

포크로 찍은 부분에서 하얀 액체가 살짝 나왔다.

안에 소스가 들어가 있나­?

에이든은 종업원이 가져온 음식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자신이 시킨 갈비살은 그냥 평범한 스테이크의 모습이었지만, 프로 빗치 수녀가 시킨 새우 스프가 문제였다.

새우 스프 위에 올려진 새우의 모양은 노골적으로 남성의 성기 모양이었다.

어디가 앞쪽인지 명확하게 표현까지 된 세밀하게 노골적인.

그런 새우를 빗치 수녀가 윤기 나는 보라색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는 포크로 살짝살짝 건드리다가 찍었다.

머리를 넘기자 드러난 하얗고 작은 빗치 수녀의 귀가 매력적이었다.

내 시선을 눈치챈 빗치 수녀가 요망하게 눈웃음을 짓고는 포크를 입으로 가져갔다.

마침내 스칼렛의 선홍빛 입술에 흉물스러운 새우 요리가 닿았다.

빗치 수녀가 요망하게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새우 요리의 반 정도 부분까지 한입에 집어넣었다.

이 미친 식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지 비치 수녀가 씹은 부분에서 흰 액체가 나왔다.

스칼렛은 안에 뭐가 들었을지 상상하지 못했는지 흰 액체가 넘쳐서 선홍빛 입술 옆으로 흘렀다.

그 모습이 보고 있는 내게는 너무나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살짝 정신을 잃고 보다가 황급히 옆에 있는 티슈를 건넸다.

빗치 수녀가 티슈를 받고 입술 옆으로 흐른 액체를 익숙하게 닦았다.

천천히 그리고 깔끔하게 닦는 그 모습이 너무 요망해서 에이든은 입안에 있는 고기를 씹지도 않고 삼켜버렸다.

소스를 음식 안에 이렇게 많이 넣어놓다니 스칼렛은 상상조차 못했다.

데이트인데 소스를 질질 흘려버리다니.

이런 곳을 처음 온 사람처럼 보였겠지?

망했어! 망했어!

"맛있네 이거."

스칼렛은 당황한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황급히 말했다.

하지만 이미 얼굴이 화끈거렸다.

"맛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에이든의 얼굴도 붉어져 있었다.

"응응 맛있어. 계속 먹고 싶어지네."

차분하게 말하면서 새우 요리를 봤다.

스칼렛은 새우를 원래부터 좋아했다.

모양은 좀 신기했지만, 이 식당의 새우 요리는 굉장히 수준급이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마쳤다.

다행히도 별다른 문제 없이 식사는 마무리됐다.

에이든과의 식사는 편했다.

에이든은 보기보다 예의 있고 재밌었다.

남자에 익숙하지 않은 스칼렛이었지만, 에이든과의 식사 자리는 편했다.

문득 안드레아가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일단 식사부터 할게요­'

자신이 식당을 들어오면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스칼렛이 아무리 남자 경험이 없다지만 같이 방에 올라가게 되면 문제가 생길 것은 알았다.

안드레아와 신을 엿먹이고 싶다지만, 첫 데이트에 그렇게 막 나갈 생각은 없었다.

그냥 저녁 식사를 같이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닐까?

에이든이 싫은 건 아니지만 첫 만남에 방으로 가는 것은 스칼렛에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심장이 두근거리고 죄의식이 느껴졌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한 거야.

에이든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턱을 만지며 식탁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에이든의 다부진 손이 눈에 밟혔다.

괜히 또 얼굴이 붉어졌다.

이대로는 안 돼­

"그럼 나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일단은 이 자리를 벗어나서 진정할 필요가 있었다.

스칼렛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은 구석진 곳에 있었다.

근데 도대체 어디가 여자 화장실이지.

한쪽은 양다리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다른 쪽에는 돌기가 톡 튀어나온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양다리를 펼친 모습이 그려진 문 위쪽에 여자라고 자그맣게 적혀 있었다.

왜 여자가 저 모습이지?

스칼렛은 의문을 느끼며 문을 밀고 들어갔다.

다행히 안은 정상적인 화장실 모습이었다.

동그란 구를 옆으로 돌려 찬물로 맞추고 손을 씻으면서 정신을 다잡았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히 꼬셨으니까.

칼리아의 조언은 정말 효과적이었다.

아까부터 에이든은 자신의 가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부끄러웠지만 애써 그 시선을 무시하며 티 내지 않았다.

남자들은 이게 그렇게 좋은가?

스칼렛은 괜히 자신의 가슴을 만져봤다.

부드럽기는 한데­

딸각­

갑자기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소리가 너무 불길하게 들렸다.

"이 창부 같은 년."

뒤에서 조용히 들리는 소리에 스칼렛은 기절할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뒤돌아보니 문 옆에 얼굴이 잔뜩 굳은 안드레아가 서 있었다.

안드레아의 눈에서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증오라는 감정이 넘쳐서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더러운 년이 감히 에이든 님에게 꼬리를 쳐?"

안드레아가 굳은 얼굴로 살벌한 말을 중얼거렸다.

안드레아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저렇게 살벌한 단어를 입에 담는 게 정말 안드레아가 맞는 거야?

아카데미 시절에 그 모범적이고 항상 일등을 하던 안드레아가­?

살벌한 안드레아의 모습에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 느껴보는 타인의 살벌한 감정에 스칼렛은 굳어 버렸다.

"이건 신성 모독이야. 그래 신성 모독. 저런 더러운 년이 에이든 님에게 붙어 있게 하면 안 돼. 걸레 같은 년"

안드레아의 진동하는 것처럼 떨리는 손이 불길했다.

안드레아의 손에서 환하게 밝은 흰색 불이 타올랐다.

"이건 징벌이다. 더러운 창부야."

안드레아의 표정은 더없이 경건했다.

마침내 스칼렛의 바로 앞에까지 온 안드레아가 불타는 손을 스칼렛에게 뻗었다.

도망가­!

스칼렛은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이미 공포에 굳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스칼렛은 눈을 질끈 감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야!! 니 미친 화신 좀 말려봐 빨리!!! 니 미친 화신이 내 화신 죽일 것 같잖아!!! 저게 어떻게 봐서 성녀 후보냐고!!!"

바다 신이 울면서 대지 신의 몸을 흔들었다.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쟤 한참 전에 내 음성 차단했단 말이야!!!"

대지 신은 점점 더 망가져 가는 자신의 화신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아무리 망가진다고 해도 정도가 있어야지 성녀 후보가 남의 데이트를 스토킹하고 다른 성녀 후보까지 목 졸라 죽이려고 해?

그 모습을 보며 대지 신은 어이가 없었다.

내가 저런 애한테 모든 포인트를 다 쏟아부었다니.

내가 미쳤지 미쳤어.

"왜 저딴 미친년을 화신으로 고른 거야!!! 이 멍청한 신아!!"

바다 신이 울먹거리며 소리쳤다.

이미 바다 신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서 흘러넘치고 있었다.

또 오늘 뱃놈들 몇이 물고기 밥이 되겠구만.

바다 신의 눈물을 보며 대지 신이 중얼거렸다.

"기벽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 그 쓰레기 같은 놈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리고 쟤가 모든 수녀 중에서 능력치가 제일 좋았다니까..."

저것 봐봐. 지 혼자 '신의 불길'도 터득해서 쓰잖아.

대지 신은 애써 바다 신의 시선을 외면하며 중얼거렸다.

"빨리 어떻게든 하라고!!!"

바다 신이 그런 대지 신의 멱살을 잡고 뒤흔들었다.

"이제 모르겠다. 나도­"

대지 신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미친 화신을 구경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내 화신이 죽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다행인가.

대지 신은 찝찝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봤다.

"으아아앙!!!"

애처로운 바다 신의 울음 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