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화 〉 특급 신도 대장 에이든.
* * *
"너 진짜 처녀 맞냐?"
열심히 입으로 청소를 하는 에이미를 보며 물어봤다.
"읍 경험만 없었을 뿐이지. 주변 용병들한테 들은 건 많다고. 어때 마음에 들어?"
에이미가 입을 떼며 시원하게 웃었다.
들은 이야기만으로 이 정도면 천부적인 재능 아닌가?
심지어 저 입으로 내 것을 청소하는 것도 내가 시킨 게 아니라 스스로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 교미퀸이 분명했다.
아직도 열심히 내 아래에 얼굴을 박고 있는 그녀에게 너의 천직은 교미라고 말해주려다가,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것 같아서 다시 삼켰다.
"후 다 됐다!"
에이미가 열심히 청소한 곳에 작게 입맞춤을 하고 얼굴을 떼었다.
진짜 청소를 끝낸 것처럼 후련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옆에 널브러진 속옷을 주워 입으며 에이미에게 말했다.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이게 어렵거나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하다 보니까 재미도 있는데? 꽤 맛도 있는 것 같고."
에이미가 뒤집힌 바지를 다시 제대로 뒤집으며 말했다.
탄력 있는 에이미의 가슴이 그에 맞춰서 흔들렸다.
"이게 내 할 일이니까. 너는 네 할 일이나 제대로 하면 돼. 에밀라"
에이미가 찡그리듯이 웃으며 내게 바지를 내밀었다.
"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웬만하면 지키니까 말이야."
에이미에게 건네받은 바지를 입었다.
"웬만하면?"
내 대답에 에이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노력은 한다니까. 노력."
그런 에이미에게 내가 보일 수 있는 최대한 멋진 미소를 지어주며 답했다.
"이렇게 싸지른 걸 생각해 노력으로는 안 된다니까."
에이미가 자신의 아래에 넘쳐흐르는 액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알았어. 알았다고 찾을게."
저 모습을 괜히 오래 보고 있으면 하루종일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 같아서 일부러 시선을 돌렸다.
지도 즐겼으면서.
물론 나를 껴안으면서 눈을 질끈 감고 자꾸만 에밀라 를 부르짖기는 했지만.
똑똑똑
때마침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에이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녀 복을 주워 입었다.
하녀복은 벗기기도 입기도 쉽게 되어 있어서 금방 입을 수 있었다.
에이미가 옷을 다 입은 걸 확인하고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 아까 우리를 안내해줬던 못생긴 사내가 뚱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못생긴 얼굴에 저런 표정을 지으니까 진짜 쥐어패고 싶네.
사내가 고개를 돌려 안을 확인하려고 해서 나는 방문을 닫고 나왔다.
내 행동에 사내의 표정이 더욱 안 좋아졌다.
"다른 특급 신도들을 인사 시켜 주겠네. 나를 따라오게."
눈에 힘을 잔뜩 준 사내가 나를 노려보며 말하고는 뒤돌았다.
그래도 새로운 조직에 왔으니까 잘 지내는 게 낫겠지.
루나가 구해줄 때까지 말이야.
그 전까지 에밀라를 찾기만 하면 된다.
사내는 키가 작아서 부지런히 발을 놀려서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쥐가 움직이는 모습 같았다.
사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단체로 사용하는 방인지 내 방보다 훨씬 큰 방이었다.
방 안에는 검은 후드를 잔뜩 뒤집어쓴 사람들이 다섯 명정도 앉아 있었다.
그들은 괜히 후드를 깊게 눌러써서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그들을 쭉 둘러봤는데 내 약자 레이더가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나보다 좆밥이었다.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팔짱을 끼며 그들을 쳐다봤다.
그들 중 가운데 앉아있던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작지 않은 키였는데 사내는 나보다 머리 하나만큼 더 컸다.
"니가 건방지게 특급 신도로 바로 부임한 녀석이냐."
사내는 큰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얇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그렇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나도 모르게 웃을 뻔했지만, 터지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대답했다.
내 짧은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사내의 뒤에 있던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은 내게 익숙한 모습이었다.
용사 아카데미 신입생 시절 나를 불러낸 귀족들의 모습과 비슷했다.
물론 그때는 진짜 먼지나도록 쥐어터졌지만.
그들은 어깨를 흔들거나 주먹을 쥐는 등 우악스럽게 내게 다가오려고 했다.
그들을 보며 간단히 몸을 확인했다.
방금까지 교미를 하고 와서 몸이 부드럽게 풀려 있었다.
이 정도면 싸우기 적당하겠어.
"처음부터 특급 신도로 부임한 녀석답게 건방지군."
덩치 큰 사내가 오른손을 들어 그들을 말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만약 사내가 손을 들지 않았으면 저들이 내게 달려 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사내가 손을 들기 전에 멈춘 그들의 모습에 덤비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했다.
"내 이름은 휴버트다. 특급 신도 관리를 맡고 있지. 그렇게 건방진 태도로 일관하면 크게 다칠 거야. 니가 집행관 님의 추천으로 들어온 것은 알지만 우리 교는 교인들 간의 다툼에 대해서는 관대하거든."
사내가 계속해서 어울리지 않는 얇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목소리 좀 어떻게 할 수 없나?
"즉, 우리가 여기서 너를 반 죽여놔도 집행관님이 너를 도와주시지 않을 거라는 거지"
휴버트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내가 그르렁거리며 말을 이었다.
휴버트가 내 얼굴만 한 자신의 큰 주먹을 내 앞에 흔들며 자랑했다.
처녀교는 교인들 간의 다툼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내게 유용한 정보였다.
그럼 그냥 꼴릴 때마다 애들 쥐어패도 된다는 거잖아.
처녀교가 약간 더 좋아졌다.
"그래서? 나를 왜 부른 거지?"
오랜만에 쓸 매콤 주먹에 기대감을 품고 최대한 건방지게 대답했다.
"크흠! 이거 정말 개념이 없는 놈이 들어왔군. 크하하하"
휴버트가 내 대답에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하하하
주변에 있던 사내들이 휴버트를 따라 웃었다.
그냥 지금 쥐어팰까.
"네 놈의 담당 처녀 말이다. 네 놈에게는 과분할 정도로 미인이라고 하더군. 신입 특급 신도가 인간 미녀 처녀를 담당으로 사용한다? 우리 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
상상도 못할 일이야
휴버트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흐음 근데?"
에이미를 말하는 건가.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 데.
내 눈이 높아진 건가?
"크흠. 어차피 자네는 오늘 충분히 쓰지 않았나? 좋은 건 같이 좀 쓰자는 거지."
내 계속된 건방진 태도가 당황스러웠는지 휴버트가 헛기침을 했다.
"뭐 그건 상관없는데, 이미 내가 범벅을 만들어 둔 상태를 쓰고 싶나?"
나라면 더러워서 쓰기 싫을 텐데 말이야.
"그 정도야 씻기고 쓰면 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하하하"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휴버트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흐음 그래."
주먹에 기운을 보내며 미소 지었다.
"이거 의외로 말이 통하는 친구구만! 자고로 여자란 여러 사람을 거칠 수... 꺅!"
웃으며 내게 다가온 휴버트의 명치에 정확하게 매콤 주먹을 먹였다.
매콤 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휴버트는 순식간에 뒤로 쭉 밀리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얇은 비명을 질렀다.
저 목소리는 맞아도 못 고치는 구만.
나는 바로 뒤로 돌아 아까부터 쥐어박고 싶었던 못생긴 놈을 향해 뛰었다.
"이런 미친!"
녀석은 제법 빠른 반응 속도로 품에서 단검을 꺼내고 있었지만, 내가 더 빨랐다.
못생긴 녀석의 가슴팍에 발을 시원하게 먹여주고는 다시 뒤돌았다.
나머지 놈들 중 한 명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고 나머지들이 그놈을 둘러싸고 있었다.
딱 봐도 가만히 두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그쪽으로 뛰어들었다.
"미친놈!!!"
제일 가까이 있던 놈이 이상한 몽둥이를 내게 휘둘렀다.
그 몽둥이의 모습이 마치 남자의 것과 비슷하게 생겨서 절대 닿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말 악랄한 놈이 만든 무기인게 확실했다.
녀석의 흉악한 몽둥이에 닿지 않기 위해 내 행동반경이 약간 작아졌다.
금세 기세등등해진 녀석이 우악스럽게 몽둥이를 다시 휘두르면서 내게 다가왔다.
그 모습이 제법 폼이 나는 게 검술을 배운 녀석 같았다.
"크하하하! 거근 공격!!!"
사내가 흉측한 이름을 외치면서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 흉측한 이름은 듣는 이에게 절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나는 황급히 옆에 뒹구는 의자를 들어서 사내의 몽둥이를 막았다.
의자의 틈에 사내의 몽둥이를 끼우고 옆으로 밀어냈다.
그러자 중심을 잃은 사내가 약간 앞으로 기울었고 나는 냉큼 사내의 안면에 매콤 주먹을 먹였다.
뭔가가 부서지면서 사내의 주둥이에서 튀어나왔지만 무시하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중얼거리는 사내의 주변으로 기운이 몰려드는 게 느껴졌다.
다음 사내는 무기가 없는지 주먹을 내게 어설픈 모습으로 휘둘렀지만 가뿐하게 매콤 주먹을 먹여서 제쳤다.
그때 옆에 있던 다른 사내가 단검을 내게 던졌다.
"으아아악!"
나는 앞에 쓰러지던 사내의 멱살을 잡아서 단검을 막았다.
사내의 입에서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들리고
"미...미안하네!! 내 고의가 아니라 으억!"
동료의 등에 단검을 꽂는 파렴치한 새끼!
파렴치한 사내에게 정의의 매콤 주먹을 먹여주었다.
그때 앞에서 화끈한 기운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중얼거리던 사내가 지팡이로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내의 지팡이 끝에 있던 사람 머리만 한 불붙은 돌덩이가 내게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크하하하 끝이다! 멍청한 신입 놈!! 지옥에서 올라온 내 헬파이어를 받아라!!!"
그 모습을 보며 사내가 호탕하게 웃었다.
거창하게 주문을 읊은 것치고는 불붙은 돌덩이에 담긴 기운이 적었다.
나는 기운을 오른쪽 주먹에 모으고 그대로 불붙은 돌덩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평상시라면 불에 주먹을 꽂아 넣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뭔가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쾅
주먹과 부딪힌 돌덩이에서 화끈한 열기가 나를 덮쳤지만, 온몸에 기운을 두르고 있어서인지 버틸만했다.
잠깐의 열기가 지나가고 내 옷 군데군데가 열기에 그슬리기는 했지만 딱히 내 몸에 피해는 없었다.
"하하하하 건방진 녀석! 으잉?"
시원하게 웃던 사내가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웃음을 멈췄다.
"자네가 이겼네! 완전 강하구만! 괜히 처음부터 특급 신도로 부임한 게 아니였군. 하하! 이건 음 그냥 우리들만의 작은 신입 환영회였네! 하하하! 반갑네 반가워!!!"
내 모습을 확인한 사내가 지팡이를 옆에 던지더니 바로 무릎을 꿇고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열심히 주둥이를 움직였다.
마법사가 되려면 꽤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더니 마법사에 맞는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이었다.
나는 사내가 옆에 던진 지팡이를 들어서 공중에 몇 번 휘둘러봤다.
지팡이는 손에 착 붙는 느낌이었다.
매일 들고 다니던 검이 없어서 허전한 느낌이었는데 이거라도 들고 다녀야겠어.
"흠흠 그거는 내가 봉급을 몇 달이나 모아서 산 신상...이지만! 신입 기념 선물로 자네에게 주려고 했다네!! 반갑네 반가워! 나는 재클린이라고 하네! 자네와 마찬가지로 특급 신도지!"
내 손에 들린 지팡이를 애처롭게 쳐다보던 사내는 내가 다가가자 황급히 말을 바꾸었다.
"신입 기념 선물이라. 마음에 드네 이거."
딱 좋은 그립감이야.
"하하... 그렇지... 좋은 지팡이네."
마치 연인을 떠나보내는 눈을 한 사내가 작게 중얼 거렸다.
사내는 퀭한 인상의 얼굴이었는데 숱이 없는 눈썹이 특징이었다.
나는 돌아다니면서 기절한 녀석들을 지팡이로 두들겨 깨워서 일렬로 무릎 꿇렸다.
몇 번 반항하던 녀석들은 지팡이로 쥐어박으니까 금세 꼬리를 내리고 내 말에 따랐다.
"번호."
제일 오른쪽에 있는 녀석을 가리켰다.
"...일"
내 눈치를 보던 녀석이 조용하게 읊조렸다.
"번호!"
나는 그런 녀석을 힘을 주어 노려보며 지팡이를 공중에 휘둘렀다.
"일!"
녀석이 화들짝 놀라서 소리쳤다.
"이!"
"셋!"
"사!"
"오!"
"육!"
중간에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처음치고 제법 만족스러웠다.
"아파?"
휴버트는 아직도 내게 맞은 부분이 얼얼한지 인상을 쓰며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
"아닙니다!"
내 질문에 화들짝 놀란 휴버트가 황급히 대답했다.
"그래. 자 오른쪽 놈들부터 자신의 전담 처녀를 말하도록."
나는 에밀라를 찾기 위해서 녀석들에게 물었다.
"...오크 처녀입니다!"
"오크...처녀입니다!"
"저도 오크 처녀입니다!"
"슬라임 처녀입니다!"
"고블린 처녀입니다!"
"인간 여자 처녀입니다!"
마법 쓰던 녀석을 제외하고는 다 해괴망측한 명칭이 나왔다.
아니 그리고 슬라임 처녀는 뭐야 도대체.
"우웩 시발 너네 비위도 좋다?"
이제야 녀석들이 왜 나를 불러내서 협박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당신이 운이 좋은 겁니다! 특급 신도 중에서도 인간 처녀를 배정받는 건 마법사인 경우밖에 없습니다!"
내 이죽거림에 못생긴 녀석이 악을 쓰며 대답했다.
"어? 언성이 높다? 야 너 쟤 쥐어박아."
휴버트를 지팡이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악! 휴버트 니가 데리고 오자...악!!!"
휴버트가 재빨리 일어나서 못생긴 녀석을 쥐어박았다.
맞으면서도 악을 쓰는 녀석을 휴버트가 집요하게 쥐어팼다.
마침내 녀석의 입이 닫히고 다시 조용해졌다.
"흠... 뭐 다들 취향이니까 존중해줄게."
내 말에 녀석들의 등이 크게 들썩였다.
"자 특급 신도가 해야 할 일 말해봐."
이 덜떨어진 애들 중에서는 그래도 마법을 쓰던 녀석이 쓸만해 보였으므로 나는 마법을 쓰던 녀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
"제 에이든에게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키아나가 자신의 검 손잡이를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딴' 이라는 단어는 지금까지 키아나의 입에서 나온 가장 거친 말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내 것을 내 것이라고 하는데 무슨 불만 있어? 그리고 제 에이든?"
그런 키아나에게 지지 않고 비키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먹을 풀었다.
제 에이든?
비키가 다시 한번 더 중얼거렸다.
"그...그건."
비키의 말에 키아나의 얼굴이 확하고 붉어졌다.
"너네 시끄럽다고!!! 싸울 거면 나가서 싸워!!! 그리고 에이든이 왜 니꺼야! 이 멍청할 정도로 무식하게 크기만 한 가슴녀야!!"
케이트가 으르렁거리는 둘을 손가락질하며 더 크게 소리 질렀다.
그런 케이트의 말에 조슈아는 케이트의 지나치게 큰 가슴이 마차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것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자신의 주군에게 무식하게 크기만 한 가슴이 주군에게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전해야 할까.
이내 조슈아는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풀었다.
"에이든이 어디를 핥아주면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년들이."
비키가 혀를 내밀어 붉은 입술을 핥으며 중얼거렸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마차의 좌석에 앉은 모두에게 충분히 들렸다.
"그게 무...무슨! 결혼도 안 한 성인 남녀가 그런 낯 뜨거운 짓을 왜 합니까!"
키아나가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지며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뭐어어! 에이든 이 개새끼!! 야!!! 마차 돌려! 그 새끼 그냥 뒤지라고 해!!"
케이트가 마차가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질퍽
"하윽!"
"조용히 하세요 아가사 수녀. 기도에 집중하세요. 다른 사람들이 저희의 기도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기도는 뭐라고 했죠?"
"하읏... 네에에. 기도는 소중하게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하는 것이라고! 아앗! 스칼렛 수녀님 거기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가사 수녀가 답했다.
드숀은 마차의 창문으로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보며 생각했다.
앞에서는 계속해서 들리는 사람들 싸우는 소리.
뒤쪽에서는 분명히 수녀들만 세 명 앉아 있는데 계속해서 들리는 이유 모를 신음 소리.
끊임없이 귀를 괴롭히는 소음들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지 벌써 며칠째인지도 잊었다.
이 여정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자신의 질문에 드숀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이 여정은 확실히 처음부터 잘못됐다.
아니 단 한 순간도 제대로 된 순간이 없었다.
드숀은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처음 여정을 떠나던 순간부터 되짚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