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163화 (163/233)

〈 163화 〉 화장실에서.

* * *

서아는 세면대에 서서 찬물로 얼굴을 대충 헹구었다. 얼굴에 닿는 차가운 감촉에 어지러웠던 정신이 조금은 돌아왔다.

‘도대체 왜 수녀들이 에이든 님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지?’

서아는 분명하게 맡아지던 거짓 냄새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거짓과 진실은 틀린 적 없었다. 그런데 왜 과거 이야기를 할 때 거짓 냄새가 맡아졌을까.

‘혹시 수녀들이 에이든 님에게 숨기는 게 있는 건가?’

서아는 자기 생각을 부정했다. 저렇게 각양각색으로 아름다운 수녀들이 에이든에게 숨길 게 뭐가 있겠는가. 그동안 서아가 봐온 에이든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저렇게 아름다운 분들이라면 웃으며 넘어갈 게 분명했다. 에이든은 미인에 대해서라면 한없이 너그러우니까.

‘…만약 말 못 할 정도의 잘못이라면? 아니면 혹시 사이비…?’

서아는 자기 생각이 도달한 결과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시금 찬물을 얼굴에 부었다. 이게 거짓을 판단하는 능력의 부작용이었다. 굳이 몰라도 될 사실을 알게 하여 사람을 의심하게 만드는….

그리고 서아는 거짓에 대한 흉터가 있어 거짓 냄새를 풍긴 문제를 가볍게 넘길 수가 없었다. 세면대를 붙잡고 서아는 계속해서 자기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 생각이 깨어진 건 누군가가 화장실로 다가오는 소리 때문이었다. 서아는 그 발소리에서 무언가 불길한 느낌을 받아 황급히 마지막 칸에 들어가 숨었다. 변기 위에 쪼그려 앉아 발까지 들어서 밖에서 보면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뚜벅뚜벅.

달칵.

화장실에 들어온 사람은 자연스럽게 화장실 문을 잠갔다. 그 ‘달칵’ 소리에서 느껴지는 불안함에 서아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화장실에 들어온 사람은 이내 세면대 앞에 이동해 물을 틀었다. 그 자연스러운 행동에 서아는 괜스레 불안했던 마음을 놓았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화장실에 손 씻으러 온 사람을 괜히 의심한 듯했다.

‘그런데 꽤 손을 꽤 오래 씻네… 근데 왜 손 씻는 소리가 안 나지?’

서아는 문득 상대가 물을 틀어만 놨지 손을 씻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칸막이 문을 여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그… 그냥 물 낭비를 하는 사람이겠지. 그럴 거야….’

서아의 바람과는 다르게 상대는 화장실 칸의 끝에 있는 문부터 조용하게 열었다.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조용하게 열면서 옆 칸으로 이동하는 그 소리에 서아는 덜덜 떨며 한 손으로 화장실 문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가슴 춤에 손을 넣어 권총을 꺼냈다. 공화국에서 가슴 크기가 어느 정도 되는 여자는 다들 가슴 춤에 권총을 넣고 다녔다. 굳이 필요가 없더라도 가슴 춤에 권총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자부심이기 때문에 대부분 넣고 다녔다.

권총의 안전핀을 조용하게 돌리며 서아는 문을 겨눴다.

문을 계속해서 열던 상대는 마침내 서아의 바로 옆 칸을 열었다. 서아는 침을 조용히 삼키며 권총을 더욱 굳게 잡았다. 서아의 예상과는 다르게 상대는 서아의 바로 옆 칸으로 들어갔다.

상대가 옆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소리에 서아는 참았던 숨을 뱉었다.

‘그냥 변기를 고르는 게 까다로운 상대였잖아.’

자신이 오해했다는 생각에 서아는 옆 칸을 보며 작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그러고는 가슴 춤에 다시 권총을 집어넣었다. 살결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왜 옷을 내리는 소리나 변기에 앉는 소리가 안 나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서아는 황급히 위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위에는 단아하게 웃고 있는 안드레아가 서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서아는 사람이 너무 놀라면 몸이 굳어버리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안드레아는 단아하게 웃으며 화장실 칸 위로 천천히 넘어와 서아의 앞에 섰다.

굳어버린 서아는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보며 덜덜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장실에 꽤 오래 있네요?”

안드레아가 아무렇지 않게 미소 지으며 서아에게 물었다.

하지만 입이 굳은 서아는 대답할 수 없었다.

“서아 님이 냄새로 거짓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안드레아가 소매 춤을 걷어 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몸이 잔뜩 굳은 서아는 억지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음… 그럼 아까 저희 이야기 도중에 뛰쳐나간 것도 그것과 연관된 건가요?”

안드레아가 굳은살 하나도 없는 매끈한 손을 서아에게 내밀었다.

그에 서아는 움츠러들 뿐 저항할 수 없었다.

“제가 요즘 깨달은 게 뭔지 알아요?”

안드레아가 단아하게 웃으며 서아의 머리채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서아는 단지 겁에 질린 눈빛으로 그런 안드레아를 쳐다볼 뿐이었다.

“여자들은 고통에 쉽게 굴복하더라고요. 물론 쾌락도 그렇지만, 고통이 조금 더 효과적이에요.”

서아의 귀에 속삭인 안드레아가 거칠게 서아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꺄악!”

“조용히 해요. 창부처럼 벗겨진 상태로 뛰어나가고 싶지 않으면.”

비명을 지르는 서아의 입을 막은 안드레아가 변기 뚜껑을 올리더니 거침없이 서아의 얼굴을 밀어 넣었다.

서아는 안간힘을 다해 몸부림쳤지만, 안드레아는 마치 인간이 아닌 것처럼 힘이 강했다. 변기 물에 처박힌 서아가 마침내 숨을 못 쉬어 변기 물을 마실 때, 안드레아가 머리채를 들어 올렸다.

“숨 쉬어요. 죽으면 곤란하니까.”

“허­억 흐으….”

거칠게 숨을 내쉬는 서아에게 안드레아가 속삭였다. 서아는 성녀가 도대체 왜 자신에게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됐다.

“끄르르륽­”

안드레아는 무표정으로 다시금 서아를 물에 밀어 넣었다. 서아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서아의 숨이 넘어가기 바로 직전에 끌어 올려졌다. 안드레아는 그 후로도 아무 말도 없이 몇 번이나 서아를 물에 처박았고 그 시간이 점점 늘어나 서아는 매번 죽음의 공포에 몸부림쳤다.

“저는 에이든 님과 같이 술을 마시고 에이든 님을 돌려보냈어요.”

안드레아가 서아의 얼굴 바로 옆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서아는 그 목소리에 담겨 있는 거짓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가 황급히 다시 폈다.

“흐음…. 후각은 좀 오래 걸리나 봐요.”

“그… 그게 아니라! 물을 많이 먹어서!”

안드레아는 서아의 대답을 다 듣지도 않고 다시금 서아를 물에 처박았다.

“저는 대지신을 모시는 성녀예요.”

“끄윽­!”

“저는 ….”

그렇게 몇 번이나 물에 더 처박고 나서야 안드레아는 서아를 놓아줬다.

안드레아에게서 나는 짙은 거짓 냄새보다 변기에서 나는 냄새가 더욱 고약했기 때문에 서아는 더는 안드레아의 말에 구역질하지 않았다.

다만 물로 배가 가득 차 변기에 얼굴을 박고 다 뱉어내야만 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헛구역질을 하고 있는데 다시금 머리채를 붙잡는 안드레아의 손길이 느껴졌다.

“저… 저는 이제 아무것도 못 맡아요! 이것 보세요. 웃고 있잖아요!”

서아는 눈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억지로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서아 님은 저희 신교가 왜 이번 공화국 전쟁에 참여한 지 아세요?”

“…김익한 주석이 악마에게 씌어서 아니에요?”

서아는 전과 다르게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안드레아의 손길에 덜덜 떨면서 대답했다.

“김익한 주석은 악마에게 씌웠어요.”

“그렇…군요.”

서아는 필사적으로 구겨지려는 표정을 참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서아 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악마가 넘쳐나는 이 세계에서 누가 악마에 씌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그렇죠…?”

안드레아가 다시금 단아하게 웃으며 손에 묻은 물을 서아의 옷에 비벼 닦았다.

“…네. 그 그런 세상이죠. 항상 악마에게 씌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 하는….”

서아는 그 손길에 흠칫 놀라면서도 피하지 않기 위해 억지로 몸에 힘을 줬다.

“그나저나 서아 님은 이쯤에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아무리 화장실이라지만, 냄새가 조금 나네요.”

안드레아가 뒤로 물러나며 서아의 하체를 응시했다.

“…네. 저…저는 먼저 가볼게요.”

서아는 다리를 비비며 안드레아의 시선에서 젖은 바지를 가렸다. 지린내가 확­ 올라왔다.

“항상 악마가 들리지 않기를 조심해요.”

화장실 문을 나서며 미소 짓는 안드레아의 얼굴은 동화에 나오는 성녀와 너무 닮아 있었다.

그에 서아는 다시금 변기를 잡고 배를 가득 채운 물을 비워내야만 했다.

***

“야이 시발! 그만하라고!”

내 고기에 서로 경쟁하듯 자꾸만 소스를 뿌려대는 아가사와 이지수를 억지로 떨어뜨려 놓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둘은 서로를 보며 아까부터 으르렁거렸다.

“이걸로 먹어요.”

“아­ 스칼렛. 고마워요.”

스칼렛이 작게 웃으며 고기를 내게 내밀었다.

“그리고 아가사. 내가 번번이 밖에서 언성 높이지 말라고 했지. 우리는 신님을 모시는 수녀라니까.”

고운 아미를 찌푸린 스칼렛이 아가사를 보며 타일렀다.

“언니! 그렇지만 저 꼬맹이가…!”

“꼬맹이는 가슴이 일도 없는 그쪽이 꼬맹이 같습네다만?! 프헬헬헬!”

억울함을 토로하는 아가사를 보며 이지수가 자신의 가슴을 마구 흔들며 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본 아가사의 얼굴이 더욱 험하게 구겨졌다.

나는 주변의 말을 무시하고 아가사를 타이르는 스칼렛의 고기 접시를 내 접시와 슬쩍 바꿨다.

입에서 살살 녹는 이 맛.

가히 명품이라는 칭호를 붙여도 모자람이 없는 맛이었다.

두 조각을 먹을 때 식당 문이 열리며 병사들이 들어왔다. 식당을 둘러본 병사들은 이내 나를 확인하고 내 쪽으로 왔다.

“검귀님. 작전 회의에 소집되셨습니다. 같이 가시죠.”

그중 턱에 수염이 짙게 난 병사가 나를 보며 말했다.

“그… 이것 좀 먹고요.”

아직 내 접시에 놓인 고기가 많았다. 나는 냉큼 접시에 남은 고기들을 입에 쑤셔 넣었다.

“황명입니다.”

병사의 굳은 얼굴과 진중한 목소리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병사들을 따라 이동한 곳은 하남성의 내성의 홀이었다. 홀 안에는 흉흉한 기세를 풍기고 있는 기사들이 늘어서 앉아 있었고 그 중간에 황녀 프라타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케이트가 뾰로통한 얼굴로 자리해 있었다.

“어차피 그쪽에는 우리를 막을 병력이… 검귀?”

열심히 뭔가를 이야기하던 프라타 황녀가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내가 불렀어! 듣자 하니 쟤도 최상급이라는데 이럴 때 써먹어야지!”

케이트가 벌떡 손을 들며 프라타의 말에 대답했다.

“흐음… 그래. 자네도 거기 자리에 앉거라.”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프라타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명했다.

나는 황망한 시선으로 케이트를 쳐다봤고 그에 케이트가 혀를 삐쭉 내밀며 얄궂게 웃었다.

저 망할 계집애 진짜.

딱 봐도 자기 못 먹으니까 나까지 불러서 못 먹게 하려는 속셈이 틀림없었다. 참으로 못돼먹은 계집애가 분명했다. 나는 테이블의 비어있는 제일 끝자리에 앉았다.

“반갑네. 검귀.”

옆에 앉은 재수 없게 생긴 사내가 내게 인사했다.

“저도요.”

자꾸만 남기고 온 돼지고기들이 눈에 아른거려 눈앞에 흐려졌다.

“그럼 공화국의 수도 공성전에서는 ….”

듣기만 해도 따분하고,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사람들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논의했다. 나는 그저 가끔 이해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케이트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는 상상을 했다.

“그럼 검귀도 이 작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문득 내 이름이 나온 것 같았지만,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저 멍청이가! 고개를 왜 끄덕여! 아니 언니! 그래도 제국군이 아닌 녀석에게 그런 중요한 임무를….”

“먼저 검귀를 이 회의에 포함 시킨 건 너잖니. 그리고 공식 회의에서 언니라니.”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쟤는 그런 위험한 임무 말고 적당히 꿀 빨다가 공적 세우는 뭐 그런 거 없어?”

“에포닌.”

프라타가 에포닌을 가까이 끌어당겨 귀에 대고 뭐라고 쑥덕거렸다. 뭔가 내 이야기 같아서 궁금했지만, 거리가 멀어 들리지 않았다.

“…알았어. 알았다고! 흥!”

“그럼 검귀도 심장을 찌르는 검에 넣는다.”

“예? 아, 예!”

프라타의 말에 반발했다가 주변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눈빛에 황급히 말을 바꿨다.

“현재 공화국에는 최상급 등급을 넘어서는 전사가 없으니 별다른 이상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스티루마 녀석들이 합류한 것으로 보이니 그들에게도 비장의 한 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고 깨끗하게 처리한 다음 제국으로 돌아간다.”

프라타의 말에는 거역하기 힘든 힘이 담겨 있었다. 프라타의 말이 끝나자 기사들이 고개를 숙이며 힘찬 대답을 했고 나도 눈치를 보며 대충 비슷하게 흉내 냈다.

회의가 끝나고 프라타가 먼저 나갔다. 그를 이어 다른 사람들이 빠르게 홀에서 빠져나갔다. 나는 혹시나 여기에 음식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주변을 확인했다.

“야! 이 멍청아! 그걸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케이트가 내 배를 꼬집었다.

“애초에 네가 불렀다며! 왜 부른 거야! 그리고 나보고 뭘 하라는 거야 저 여자는!”

“쉿! 말조심해 이 멍청아! 지금 프라타는 황제를 대신해서 온 거라고! 그리고 전시라 말 잘 못 하면 그냥 목이 뎅겅 하는 거야! 진짜 이 무식한 놈!!”

“아악! 꼬집지 마! 가뜩이나 돼지고기 못 먹은 것도 짜증 나는데!”

“이 멍청이 진짜! 그걸 그냥 한다고 하냐고! 좀 물어보고 해야지! 잘 모르면 가만히라도 있던가!”

“그게 뭔데! 아앗! 꼬집지 말라고 시….”

얄미운 케이트의 모습에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옆에서 노려보는 기사들의 기세에 애써 참았다.

“아휴! 진짜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따라와!”

“어디를! 나 돼지고기 먹으러 가야 해! 누구 때문에 다 식었겠지만!”

“따라오라고! 그깟 돼지고기보다 맛있는 거 줄 테니까! 짜증 나게 하지마! 진짜!”

“알겠습니다. 황녀님.”

나는 황급히 웃는 낯으로 바꾸고 기사 흉내를 내며 케이트를 따라갔다.

“진짜 멍청이!”

나를 돌아보던 케이트가 인상을 쓰면서 소리쳤다.

다만, 그 입꼬리는 삐쭉 올라가 있었다.

***

“너 때문이잖아!! 이 재수 없게 생긴 게! 그런 맛도 없어 보이는 빨간 소스는 왜 뿌려!!”

“이 쥐방울만 한 게 뭐라고 씨부렁거리는 겁네까! 가슴도 없어서 사내아이랑 구분도 안 되는 게! 확­ 혁명시켜 버릴 수도 있으니까 까불거리지 마십쇼! 저 이지수 무서운 혁명단원 입네다!”

이지수와 아가사가 서로 투덕거리며 언성을 높였다. 그에 뿌려진 소스들과 음식들이 식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방으로 돌아온 안드레아는 에이든이 없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이든 님은?”

“그게 작전 회의라고….”

“작전 회의요?”

“예. 제국군의 병사가 와서 데리고 갔습니다.”

스칼렛은 안드레아의 시선을 피하며 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있는 아가사와 이지수를 말렸다.

‘제국군…? 케이트….’

“비키라우! 저 꼬맹이에게 혁명을…!! 어엇?!”

“앗! 안드레아 님!!”

다투던 둘의 손에 들려 있던 소스가 말리던 스칼렛에 의해 안드레아에게 뿌려졌고 안드레아의 흰색 드레스에 빨간색 줄이 쭉 그어졌다.

으드득­

마침내 안드레아의 단아한 미소가 깨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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