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194화 (194/233)

〈 194화 〉 골든 와이브스 긴급 회의.

* * *

호출을 받은 서아는 저녁 준비를 끝마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거 데우기만 하면 되니까 서방님 오시면 꼭 차려주고.”

“…알았다고.”

또 운동하다 왔는지 몸에 땀이 흥건한 서윤이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진짜 언제 철이 들 건지… 쯧. 서방님이 거둬주셔서 다행이지.’

땀 흘리는 서윤을 보고 혀를 차던 서아는 옆에 있는 수건을 건넸다.

“고마워.”

“그리고 오늘 회의 때문에 늦게 올 거 같으니까. 서윤 네가 책임지고 열 번 채워둬야 해. 하루에 열 번 그게 규칙이니까. 알지?”

“…열 번이나? 나 오늘 운동해서 다리가 좀 후들거리는데.”

“그러니까 내가 과격하게 하지 말랬지! 안 그래도 우리는 하체에 살이 많은데 운동까지 하니까 허벅지가 너무 튼실하잖아! 그리고 어쩔 수 없어. 힘들면 후배위나 정상위를 하면 되잖아. 기승위만 안 하면 다리가 무슨 상관이야.”

“알았다고. 열 번 하면 아래가 쑤셔서 다음날 훈련 못 하는데….”

끝까지 구시렁거리는 서윤의 모습에 서아는 머리를 짚었다.

‘서윤에게만 맡기는 게 불안한데…. 천오 그 아이도 쓸만한데, 에이든 님이 영 탐탁지 않아 하니….’

잠시 고민하던 서아는 평소에 서윤이 제국 제일검을 동경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제국 제일검님은 용과 싸운 날에도 에이든 님에게 다리를 벌렸다고 하시더라! 제국 제일검님이 괜히 제국 제일 암캐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도 가지고 있는 줄 알아? 그게 다 수행이래. 수행. 한계까지 몰아붙인 몸으로도 의무를 다하셨다 이거야! 너는 그렇게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제국 제일검님의 발끝이나 따라갈 수 있겠어?”

서아의 말에 서윤의 표정이 굳고 양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제국 제일 검, 암캐.”

저건 서윤이 쓸데없이 불타오를 때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마 오늘 양은 문제없겠네.’

“그래도 식사는 꼭 하시라 그러고. 우리는 서윤만 믿고 가는 거야. 알지?”

“알았어. 확실히 빼둘 테니까 걱정하지마.”

마치 전쟁에 나가는 것처럼 잔뜩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서윤을 보며 서아는 내일 안드레아에게 서윤의 치료를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는 가볼게­.”

서아는 대장이 사준 가방을 들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사람 수가 많다 보니 매일 같이 쌓이는 집안일로 바빠서 집 밖으로 나서는 게 오랜만이었다.

‘골든 와이브스 긴급 소집.’

서아는 손에 들린 종이를 보고는 이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

“저 왔어요. 케이트, 루나, 안드레아, 키아나, 비키, 서아, 서윤, 이지수, 천오.”

말을 끝내고 혹시나 빠진 사람이 없는지 다시 확인한 다음에 집에 들어섰다.

만약 한 명이라도 빼먹는 날에는 난리가 나니 매번 확실히 해야 했다. 이름순서도 매일 같이 바꿔야 그녀들이 서운해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집이 조용했다. 보통 이럴 때는 이지수가 네 발로 뛰어오거나 서아가 짐을 받으러 나왔는데…. 심지어 불도 다 꺼져 있었다.

‘호…혹시 다들 어디 놀러 갔나?’

문득 떠오른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게 얼마만의 자유인가! 아카데미에서 온종일 일하다가 집에 오면 그녀들의 불평을 들어줘야 했고 그다음에는 순번에 따라 일주일 이상 쌓인 성욕을 풀어줘야 했다.

그녀들은 일주일만의 교미였지만, 에이든은 매일같이 하는 교미니 성욕의 간극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래도 혜진을 구한 뒤에는 퇴근 시간이 그나마 조금 빨라졌다. 사무실에 목줄은 한 여자가 나체로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했지만, 퇴근 시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혜진은 이상한 부분에서 고집을 보였으니까. 그리고 나는 내 일을 도와주는 혜진에게 최대한 맞춰주고 있었다. 그중에는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 것들도 있었지만.

‘드숀에게 욕 박으러 갈까? 아니면 널찍한 침대에서 뒹굴기? 그것도 아니면 나가서 혼자 모래 맥주?’

어떤 계획을 하든 모두 두근거렸다.

­ 크흠… 소년 그 정도면 그냥 결혼을 무르는 게….

닥쳐. 시발 이미 늦었단 말이야.

그때 유일하게 켜져 있는 주방의 불이 보였다.

그 불이 내 들뜬 마음을 순식간에 가라앉혔다.

“…서방.”

서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나마 다행이야…. 서윤은 유일하게 별생각 없으니까. 잘하면 둘이 나가서 모래 맥주를 마실 수도…. 그래 드숀 보다는 미인이 낫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목소리가 들린 주방으로 갔다.

“다들 어디 갔나 봐? 우리 둘이 나가서 모래 맥…?”

신나서 말을 하던 나는 주방의 모습에 머리가 멍해졌다.

“시간 없으니까 박으면서 먹어. 준비는 이미 끝내놨어. 오늘 나는 내 한계를 넘어설 거니까.”

10명이 앉아도 넉넉한 식탁 위에 나체로 엎어진 서윤은 몸 위에 다양한 음식을 올려둔 상태였다. 서윤의 다리 사이에는 오이가 박혀 있었고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빨리! 오늘 나는 제국 제일검 님의 길을 걷는다.”

얼굴이 붉어진 서윤이 들뜬 숨을 뱉어내며 잔뜩 기합이 들어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모습에 나는 모래 맥주가 멀어진 것을 느꼈다.

‘…시발. 망할 집구석.’

점점 더 과격하게 치닫는 모습에 나는 다음이 두려워졌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바지를 벗을 수밖에 없었다.

오이는 아삭했다.

***

‘금빛 나비의 날갯짓’

얼굴에 스카프를 두른 서아는 조심스럽게 고급스러운 식당에 다가갔다.

“…이쪽입니다.”

점잖게 생긴 직원이 조용한 목소리로 서아를 불렀다. 서아는 그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주변을 확인하고 걸음을 옮겼다.

직원은 정문이 아니라 건물을 돌아 비밀스러운 문으로 서아를 데리고 갔다.

직원을 따라 문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휘황찬란한 모습에 서아가 작게 감탄했다.

벽에는 살아 숨 쉴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금색 나비들이 잔뜩 그려져 있었고 천장에는 분홍색 꽃들이 하늘거리고 있었다. 그 모든 게 하나의 방으로만 향하는 복도에 있었다.

‘역시 제국의 황녀. 이런 곳을 빌리다니.’

직원을 따라 걸으면서 서아는 ‘골든 와이브스’의 시작을 떠올렸다.

‘골든 와이브스’는 신혼여행에서 이지수가 별 생각 없이 뱉은 데에서 시작했다.

‘그래도 동무들이 다 착해서 다행입네다. 한 명이라도 독점하려는 생각을 했으면 피 말리게 다퉜을 게 분명합네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느니 어쩌니 하면서….’

별다른 뜻 없이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며 한 말이었지만, 묘하게 듣는 여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이야 어찌 됐건 다 같이 에이든의 마음을 얻어 사이좋게 부인 자리를 얻었지만, 그다음은…?

나중이 되어 우리가 늙었을 때 새파랗게 젊고 탱탱한 년이 굴러들어와서 우리를 밀어낸다면?

그런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이내 그들을 하나로 묶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야. 에이든은 발정 난 놈이니까.’

서아는 케이트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첫 만남에서 자신에게 ‘명품 엉덩이’라고 했으니까.

‘우리는 늙을 테고… 그러면 그놈은 또 젊고 건방지고 탱탱한 년을 어디서 구해올 게 분명해. 이대로면 우리가 언젠가 밀려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야.’

다들 케이트의 말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목줄을 채워야겠어. 에이든이든 이름 모를 젊은 년이든.’

“여기입니다.”

직원의 목소리에 상념에서 깼다. 서아는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작게 고개를 숙인 다음 직원이 가리킨 문을 밀고 들어갔다.

“비둘기.”

문이 하나 더 있었고 바로 옆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분홍.”

“통과입네다. 늦으셨습네다. 서아 동무.”

“저녁을 차리고 오느라 좀 늦었어요. 오늘 담당도 서윤으로 바꿔야 했고.”

“오­ 서윤 동무가 순순히 말을 들었습네까?”

“제국 제일검 님의 이름 좀 팔았죠 뭐.”

“잘했습네다. 갑세다.”

이지수가 능숙하게 문을 밀고 들어갔고 이내 화려한 방이 보였다.

길고 널찍한 식탁에는 가득히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자리마다 술잔도 놓여 있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저는 괜찮은 거 같습니다. 요즘 사제가 힘들어하니까요.”

“흐응­ 어이! 여기 술 더 줘!”

식탁의 중앙에는 케이트가 유달리 반짝거리는 금색 의자에 앉아있었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대충 확인하니 서윤을 제외하고 모두 모여 있었다.

“어? 멍청한 엉덩이 왔네!”

“예. 저녁 차리고 오느라 조금 늦었어요.”

“식사는 그냥 요리사 고용하면 된다니까. 거기 대충 앉아.”

“그래도 제가 하는 게 더 건강할 테니까요.”

서아는 케이트의 말에 대답하면서 빈자리에 앉았다.

“그나저나 물은 다 빼주고 왔어? 오늘 퇴근이 늦을 거 같던데.”

“서윤에게 시켰어요. 아마 책임지고 할 거예요.”

“으응… 걔는 조금 못 믿음직스러운데.”

“제국 제일 암캐님의 이름을 팔았으니 괜찮을 거예요.”

“…크훕! 예?!”

구석에서 조용히 고기를 찍어 먹고 있던 키아나가 헛기침을 하며 서아를 쳐다봤다.

“그 아이가 제국 제일검님을 잘 따르잖아요. 다만, 너무 의욕이 들어간 듯해서 이따가 성녀님이 서윤의 음부를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서아의 말에 안드레아가 작게 미소지었다.

“그래! 멍청한 엉덩이가 한 일이니까 어련히 잘했겠지! 그럼 일단 다 모였으니까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겠다!”

땅땅!

케이트가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나무망치를 꺼내 식탁을 두드렸다. 그에 몇몇 음식이 떨어졌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음식은 차고 넘치도록 많았다.

“이번 회의는 건방지게 성노예를 자처하는 년에 대한 것이다.”

케이트가 진지한 얼굴로 선언했다.

“자. 시작해.”

“큼큼….”

케이트의 지목을 받은 이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풀었다.

“상대는 장혜진. 에이든 동무와는 용사 아카데미 동창입네다. 얼굴은 꽤 반반하며 가슴도 적당합네다. 특징은 안경을 씁네다. 저희 중에 안경을 쓰는 자가 없는 점에서 희귀성이 있습네다. 그리고 아버지는 장덕철로 에이든 동무가 처녀교 혐의로 구금당했을 때 변호를 맡았습네다. 현재 에이든 동무의 성노예로 들어와 있는 상태입네다. 이상입네다.”

설명을 마친 이지수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몇몇 애들은 누군지 알 거야. 우리 그때 그 처녀교 사건 때 도와줬던 애니까.”

케이트의 말에 키아나와 안드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키는 그저 늘어지게 하품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애가 나쁘지는 않아. 다른 것보다 업무 능력이 좋아서 에이든한테 꽤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자­ 그럼 일단 찬성과 반대부터 나누자. 찬성 손들어.”

케이트의 말이 끝나자 몇몇이 손을 들었다.

“저는 그… 명칭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사제에게는 업무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혜진 님이 들어오고 사제의 퇴근이 그나마 빨라졌으니까요.”

제일 먼저 손을 든 키아나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흐음. 그럼 너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서방님의 피로를 덜 수만 있다면 상관 없습니다.”

서아의 말이 끝나자 묘한 침묵이 회의장에 내려앉았다.

“일단 찬성 측의 의견은 알겠고. 그럼 반대 측은?”

“접니다! 저! 이지수가 말하겠습네다!”

“그래.”

케이트의 승낙에 이지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는 성노예가 필요 없다고 생각합네다! 이미 우리는 죄다 성노예나 다를 바 없지 않습네까! 저 제국 제일 암캐는 박히면서 네 발로 그 큰 야자수 숲을 돌았고! 저 성녀는 아침마다 무슨 건강 주스 먹는 것처럼 에이든 동무의 정액을 삼키기 바쁘고! 서아와 서윤 동무는 에이든 동무의 똥꼬까지 핥지 않습네까!”

“그…그걸 어떻게! 아니! 아닙니다!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다 봤습네다! 제국 제일 암캐!”

“아…아무도 없었는데!!”

“서방님이 좋아하세요! 그래서 하는 겁니다! 그리고 깨끗이 닦고 한다고요!”

“안 물어봤습네다! 똥꼬녀!”

“…꿀꺽.”

시끄러운 와중 안드레아는 오늘 아침을 떠올리며 조용히 침을 삼켰다.

‘…멍청이들.’

이지수의 말을 듣고 있던 케이트는 정신이 어지러웠다. 그동안 모르고 있었는데 저렇게 난잡하게 놀고 있었다니…. 참으로 천박한 여자들이었다.

“그리고 황녀 동무도! 매일 사무실에서 물고 빨고 하지 않습네까! 순서도 안 지키고! 학생들이 드나드는 사무실에서! 개처럼 박히고! 천박합네다!”

“그…그건 그냥 공무야! 공무라고!”

“아무튼! 이렇게 성노예라 불러도 아무 이상할 게 없는 여자들인데 여기서 하나를 더 받자니! 어떻게 감당할 겁네까!”

이지수의 호통에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그들은 서로를 흘겨보며 상대방의 천박함에 치를 떨었다.

“…나는 찬성. 에이든에게 내 사랑을 증명할 수 있는 쓰레기가 많아지면 좋지.”

조용한 와중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루나가 작게 중얼거렸다.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다른 여자들은 한 귀로 흘렸다. 루나가 이상한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으니까.

“후우… 그럼 일단 서로 의견은 알았겠지? 나도 원래 반대쪽이었지만, 찬성 쪽 의견을 들으니 이해가 되네. 그럼 다음은 면접이야. 자! 들어와.”

케이트가 박수치자 문이 열리고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혜진이 들어왔다.

혜진은 앉아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확인하고 속으로 작게 감탄했다. 유명인들이 여기 죄다 모여 있었다.

“뭡네까! 성노예라더니 평범하지 않습네까! 심지어 엘프도 아닙네다!”

잔뜩 화난 얼굴로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가슴 큰 여자의 말에 혜진은 천천히 옷을 벗었다.

그러자 드러난 모습에 앉아있던 여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목에는 가시가 잔뜩 박힌 목줄이 걸려 있었고 몸에는 천박한 단어들이 한가득 쓰여 있었다. 그리고 음부에는 뭔가가 꽂혀 진동하며 물을 흩뿌리고 있었다.

“이…이것이… 성노예?”

이지수의 입에서 숨길 수 없는 감탄사가 나왔다. 그 얼굴에 담긴 감정은 동경이었다.

“크흠­ 혜진 님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천박해!! 다시 입어!! 뭐…뭐야 저게! 저런 걸 에이든이 좋아할 리 없잖아!!”

케이트의 외침에 혜진은 곱게 접어뒀던 옷을 다시 입었다.

그런 와중에 안드레아는 홀로 눈을 빛내며 혜진의 사타구니에 적혀 있는 ‘에이든 전용 주머니’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온몸을 저런 천박한 단어로 도배하면 에이든 님이 더욱 기뻐하시지 않을까? 이름 세글자에도 좋아하셨으니까… 내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을 거라는 증거로….’

성녀인 자신의 몸 깊숙한 부분에 ‘에이든 전용 좆집’이나 ‘에이든 전용 개보지’ 같은 천박한 단어가 적힌 찌릿찌릿한 상상에 안드레아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풀었다.

‘미친… 아니야… 안드레아 하고 싶은 거 다 해. 원래도 다 했잖아? 응 다 해야지. 그냥 열심히만 살아…. 바다신은 이런 거 못 하게 할 걸~? 내가 완전히 깨어 있는 신이라니까! 진짜야! 나는 깨어 있어서 이해할 수 있어…. 머리가 깨진 게 아니라 깨어 있다고….’

“호…혹시 그럼 지금 에이든 동무와 어떤 것까지 했습네까?”

이지수가 눈을 빛내며 단정하게 서 있는 혜진에게 물었다. 키아나는 혜진의 치마 아래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에서 애써 시선을 돌렸다.

“아래 입에 서류 수납하기. 에이든 님이 화장실 가기 귀찮다고 하셔서 도와드리기. 나체로 엎어져서 다과 쟁반 되기. 에이든 님의 물건을 입에 물고 서류 처리하기. 손님들이 다녀간 의자를 가슴으로 닦기. 그러다 에이든 님의 물건이 단단해지면 아랫잎으로….”

“닥쳐!! 그만 말해! 이 미…미친 놈이 사무실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진…진실입니다.”

“오호­ 그런 것들이… 분발해야겠습네다….”

“사…사제가 사무실에서 그런…?”

거침없이 나오는 혜진의 말에 회의장은 난리가 났다. 그들도 한 천박함 했지만, 진정한 성노예 앞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창의적인 것들을 할 수 있었습네까?”

“아! 제가 빌린 엘프 성노예 훈육일지에 적혀 있었던 것들입니다.”

“그거 저도 나중에 빌려 주시겠습네까?!”

“예 저는 다 외웠으니 가지셔도 됩니다.”

“좋은 사람… 아니 좋은 성노예입네다! 저는 찬성입네다!”

감동한 얼굴의 이지수가 손을 번쩍 들면서 연신 찬성을 외쳤다.

“사…사제가 그런 것을 할 리가… 내가 앉았던 의자를 가슴으로 청소…?”

“아! 훈육 일지에 여자랑 관계시키기도 있었으니 다음에 사무실에서 제국 제일 암캐님이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예? 예?! 그게 무슨?! 제가 말입니까?!”

“예. 제국 제일 암캐 시니까 별다른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저 서로 입을 맞추다가 음부를 가위 모양으로….”

“그만! 그만! 저는 그런 거 안 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제국 제일 암캐라느니… 무슨 그런…!”

“아앗! 인정하십쇼! 이미 소문이 다 났습네다!”

“당신이 낸 거 아닙니까! 당신이!!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정부나 암캐나! 거기서 거기 아닙네까!!”

“다릅니다! 달라요!!”

장내는 순식간에 시장바닥처럼 시끌시끌해졌다. 각자 이야기하기 바빴고 그 의견 차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조용! 조용! 다 닥쳐!! 닥치라고!”

다른 사람보다 목소리가 배는 큰 케이트가 소리치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위이잉…위이잉….

조용한 장내에는 혜진의 치마 속에서 나는 기계음만이 울려 퍼졌다.

“후우… 진짜… 개 천박해. 그럼 다들 생각은 정했지? 투표로 정한다. 찬성은 주먹 반대는 보자기 중립은 가위야. 들어.”

케이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들 손을 들었다.

“야! 이지수! 너 양손으로 든다고 두 개로 쳐주지 않는다고 했지!! 아무튼, 결과는 나왔네.”

케이트의 호통에 이지수가 슬그머니 한 쪽 손을 내렸다.

“결과는….”

모두가 케이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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