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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203화 (203/233)

〈 203화 〉 도사란 무엇이냐.

* * *

“오래하는 군… 바쁜데 말이야.”

“흐윽….”

“자네도 그만 울게. 뭐가 그리 슬퍼서 우는가.”

루크도 자신이 왜 울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오직 강함만 보고 열심히 훈련했지만, 저렇게 천박하게 여자와 매일같이 뒤엉키며 사는 놈보다 약해서일까.

아니면 녀석의 마차에서 쫓겨나듯 내팽개쳐진 하나같이 빼어난 미인들의 사타구니에 남은 선명한 교미의 흔적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방금 만난 그 천사처럼 아름답던 하얀 미녀에게 한눈에 반해서일까.

그렇게 루크의 마음을 가져간 하얀 미녀마저 저 천박한 마차 안에서 짐승처럼 신음 내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저 개 같은 놈에게 박히며 짐승처럼 울부짖는 모습이라도 엿보고 싶은 병신 같은 자신 때문일까.

결국, 루크는 넘쳐나는 이유 중 무엇하나도 고르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밀려난 나체의 미녀들에게 모포를 덮어줬다.

물론, 이유 모를 눈물은 줄줄 흘렀지만, 몸에 밴 예의 때문에 헐벗고 있는 미녀들을 그저 지나칠 수 없었다.

모포에 둘둘 만 나체의 미녀들을 마부석에 조심히 눕히고 루크는 마차에 기대어 앉아 고민을 이어갔다.

‘그렇군… 인정하기 싫었지만, 나는 저 녀석이 부러운 거였어.’

“아우우우웃!! 막내의 자지 이거야! 이거!! 아우우우!!”

그렇게 안에서 절정한 하얀 미녀의 짐승 같은 신음이 세 번 정도 들렸을 때, 루크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했다.

일생에 하나도 만나기 힘든 미녀들과 매일같이 뒹굴면서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강함을 손에 넣은 녀석이 부러운 거였다.

다만, 자신의 밑에 있었던 녀석의 과거에 억지로 외면했던 것일 뿐이다.

매일같이 피나는 노력을 했었던 루크였지만, 자신보다 아래였던 녀석이 최상급을 넘어서는 무력을 지니게 되자 자신의 노력을 의심했다.

과연 자신이 진정으로 노력한 것일까…? 노력을 했다면 재능이 없는 것 아닐까?

“하하하. 이제야 제법 사내다운 얼굴을 하는군.”

아까 자신의 어깨를 두드려줬던 두꺼비를 연상시키는 큰 덩치의 사내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말을 걸었다.

“…사내다운 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습니다.”

“끌끌. 그렇다고 포기하는 건 옳지 않네. 자네는 인간 사이에서 제법 강하지 않나? 재능도 좋아 보이고 말이야.”

마치 가늠하는 듯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자신을 쳐다보는 사내의 모습에 루크는 허탈하게 웃었다.

“…재능 있는 줄 알았지만, 개뿔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쓰레기입니다. 뛰어난 줄 알았던 쓰레기.”

“하하하! 우스운 말을 하는군. 내 눈은 정확해! 자네는 인간 사이에서 제법 쓸 만해.”

“…감사합니다.”

사내가 귀찮아진 루크였지만, 몸에 밴 예절 때문에 감사 인사를 표했다.

“몸 안에 마법과 기운이 동시에 있는 것을 보니 둘을 같이 사용할 줄 아는군? 맞나?”

“…예.”

루크는 질리지도 않고 자꾸만 말을 거는 사내가 점점 귀찮아졌다.

“흔치 않은 재능이야… 흐음… 어차피 몇백 년간 발정을 풀지 못했던 녀석이 만족하는데 제법 시간이 걸릴 듯하고… 자네의 재능도 괜찮은 듯하니….”

사내가 중얼거리면서 루크의 몸 구석구석을 주물렀다. 그에 루크는 뿌리치고 싶었지만, 이해 못 할 신묘한 힘에 뿌리칠 수 없었다.

‘…제기랄 녀석은 안에서 세기의 미녀와 몸을 섞고 있는데, 나는 괴상한 두꺼비 닮은 사내에게 겁간당하겠군.’

억울함에 차오른 눈물이 루크의 눈동자를 타고 뚝뚝 흘렀다.

“참 눈물이 많은 청년이구먼! 아무튼, 재능은 합격이네.”

사내가 루크의 몸을 주무르던 손을 거두고 두꺼비 같은 얼굴을 루크에게 들이밀었다.

‘…진짜 개같이 못생겼군. 혐오스러울 정도야.’

루크는 사내의 외모에 혀를 내두르며 시선을 돌렸다.

루크의 눈을 잠시 관찰하던 사내가 두꺼운 손으로 루크의 이마 부근을 밀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네… 도를 아는가?”

“좆같은 세상!! 제기랄!”

루크는 상투적인 사내의 말에 결국 참지 못하고 욕지기를 뱉었다.

***

“아흐으으읏! 개운해! 이거였어! 막내!”

며칠간의 흔적이 새하얀 나신에 고스란히 남은 여우가 내게 양 엄지를 들이밀었다.

이제 더는 내 안에 음욕이 남지 않아 그 신이 빗은 듯한 아름다운 여우의 나신을 보는데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자애롭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푸하하하… 막내 상태가 좀 이상하네? 여하튼 막내의 자지! 이거였어! 이거! 아잇! 또 흐르네 이거! 들어가!”

음부에서 흐르는 액을 황급히 주워 다시 밀어 넣는 모습에 나는 속으로 작게 웃었다.

기어코 모든 액을 다시 밀어 넣은 여우가 흐르지 않도록 양발을 위로 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에 분홍빛 복숭아 같은 음부가 훤히 보였지만, 여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나저나 처녀막이 찢어지고 나온 피까지 분홍색인 건 좀 의외였어.’

여우의 사타구니에 선명한 분홍색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막내 완전 강해졌네? 전과 비교조차 안 되겠어. 아직 벽은 못 넘은 거 같지만 말이야. 후우… 후우….”

여우가 자신의 음부에 바람을 불어 넣으며 내게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굳이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예. 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요. 여우님은 어떻게 된 거예요? 아까 이상한 말을 하던데.”

“흐응… 그냥 원래 있던 곳으로 잠시 끌려갔다가 이번에는 합법적으로 내려온 거지. 이거 더 이상 안 딱딱해지네?”

내 물건을 조물거리면서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모습이 내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많이 써서 그래요. 합법적으로요?”

“응응. 균열인가… 뭐시기가… 많이 열려서 조사차 내려왔어.”

“…균열?”

“서쪽 끝에 뭔가 열렸다고 하더라고. 거기서 무슨 고대 어쩌고저쩌고가 뭔가를 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온 거지.”

여우가 장난스레 내 사타구니에서 얼굴을 박고 혀를 할짝댔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여우의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차 밖에서 느껴지는 그보다 강한 존재감에 나는 쓰게 웃었다.

‘강해져도 더 강한 새끼가 수두룩하네! 시발.’

[신수들은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네 소년. 그리고 소년도 이제 벽에 발을 올려두지 않았나. 그렇게 초조해하지 말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잖아. 강한 것들이.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소년은 쓰레기 같은… 아니지. 평범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 않나. 일 년 만에 이 정도로 강해진 것만 해도 역사적인 일이야. 초조해 하지 말고 소년의 길을 가면 되네.]

쓰레기라니 말이 심하네.

[…크흠.]

“흐응… 일단 넣으면 좀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잠…잠깐만요! 할 일이 있으신 거 아니에요? 시간이 꽤 오래 지난 거 같은데…. 저도 할 일이 있기도 해서… 아쉽지만 여기까지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흐응­ 아쉬움을 남기자는 거지?”

“네! 바로 그거죠!”

물론, 나는 여우의 구멍이란 구멍을 다 쓰고 온갖 체위를 몰아서 한 덕분에 한 톨의 아쉬움도 남지 않았지만, 여우를 가만히 두었다가는 또 내 위에 올라탈 게 분명했기 때문에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흐응. 그래 막내 말이니까. 잠깐만.”

여우는 성욕이 얼마나 많은지, 몇십 번의 교미에도 아직도 아쉬운 표정이었다.

슬쩍 내 물건을 쓰다듬은 여우가 자신의 엉덩이 부근에 손을 가져다 댔다.

마치 서랍에서 뭔가를 뒤지는 듯한 모양새에 도대체 어디서 찾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라서 고개를 돌렸다.

“으으음… 여기 넣어뒀는데… 아! 찾았다!”

다시 앞으로 내민 여우의 손에는 큼지막한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었다.

‘어디서 꺼냈길래…?’

다만, 그 케이크 상자 위에 뿌려져 있는 익숙한 액에 순간 당황했다.

“아… 거기로도 했었지. 조금 묻었네. 뭐! 안의 내용물은 멀쩡하니까! 자!”

장난스럽게 웃은 여우가 내게 케이크 상자를 내밀었다. 나는 선물하는 듯한 모양새에 잠시 고민했다.

내 액이 묻은 케이크 상자를 받으면 좋아해야 하는가…?

애초에 나는 케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일단은 감사를 표했다.

“아… 감사합….”

“아니! 막내 주는 거 아닌데?! 다시 나한테 선물해줘!”

내가 받자 여우가 대뜸 다시 손을 내밀었다. 영문 모를 행동이었지만, 애초에 신수인 여우를 내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나는 여우의 요구에 맞춰서 여우의 손에 케이크 상자를 올려줬다.

“흐응­ 이제 맛있으려나? 에구… 아까운 거.”

케이크 상자에 묻은 내 액을 여우가 가늘고 하얀 손가락으로 쓸어 모으더니 자신의 음부 쪽에 쑤셔 넣었다.

도대체 왜 자꾸 저러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이내 모든 액을 쑤셔 넣은 여우가 흥얼거리면서 케이크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딸기 케이크 한판이 통째로 들어 있었다. 여우는 또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포크로 딸기 케이크를 우아하게 퍼먹었다.

“흐으으으응!! 이 맛이야! 역시 막내가 없어서 그랬나 봐! 완전 이거야! 이거!”

“…천천히 드세요.”

여우는 연신 감탄사를 남발하며 한 손으로는 엄지를 유지하며 케이크를 떠먹었다.

상자에 가득 찰 정도로 케이크의 양이 많았지만, 여우는 쉬지도 않고 포크를 놀려 금세 없애버렸다.

“후우… 역시 이 맛이라니까!”

이내 기어코 케이크 한판을 비워낸 여우가 마차에 등을 기대고 전혀 나오지 않은 배를 두드리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고마워 막내. 이왕 이렇게 된 거 몇 개 더해놔야겠다! 잠시만…. 으으읏….”

여우가 기묘한 신음을 내더니 상체를 숙이고 손을 또다시 뒤로 보냈다.

그에 나는 차마 볼 수 없어서 마차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차는 어느새 다시 움직이고 있었다.

‘그나저나 여기 안에 있던 애들은… 뭐 어디 잘 타고 있겠지.’

“자! 이것도 내게 줘! 이것도! 이것도!!”

여우가 품에 한가득 딸기 케이크 상자를 들고 해맑게 나를 보며 웃었다.

그 많은 상자를 어디서 꺼냈는지 나는 정말 알고 싶지 않았지만, 자꾸만 상상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

“춥…춥습네다. 마차 문이 안 열리는 것입네다…. 옷이 안쪽에 있지만 못 들어가는 것입네다…. 이것이 바로 밀려난 첩의 설움…?!”

“에취! 인간! 좀 더 붙어라! 에취! 인간! 붙어라! 춥다! 엘프는 추위에 약하다!”

“이…이렇게 추울 때는 군고구마 하나가….”

“인간! 만지지 마라! 나는 인간 암컷에는 관심 없다! 아앗! 어디에 손가락을 넣는 것이냐!”

“아아… 달콤한 군고구마. 천오 동무도 한 입하겠습네까?”

“웩­.”

“그…그런 모욕적인 행동을 하다니! 내 음부가 어때서! 아니 그게 아니라…!”

마차 위에서 들려오는 혼미한 대화를 무시하며 루크는 마구를 당겼다.

“…그러니까 도사라고요?”

“나는 신수지만, 자네가 내 도술을 배우게 된다면 도사가 되겠지! 자네는 딱 적임자라네!”

사내의 큼지막한 눈에 잔뜩 서린 장난기에 루크는 순간 사내의 말을 되새겼다.

“그… 도사라는 건 도를 닦는 걸 말씀하시는 게 맞습니까? 성직자처럼?”

“흠… 성직자와는 다른 의미이기는 하지만, 도를 닦는 건 맞지.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화염과 뛰노는 그런 게 도사지.”

사내의 큼지막한 손이 휘둘러지자 마치 마법처럼 작은 불새가 날아올라 마차 위쪽으로 향했다.

“아앗!! 불새입네다! 불새! 십새!”

“따…따뜻해. 안고 싶어….”

“웩­.”

사내의 손에서 일어난 불새를 보며 루크는 미간을 짚었다. 분명 마법과 비슷한 모양새였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마나가 아니었다.

‘마나와 기운. 그 중간 그쯤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루크는 사내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우우우웃!! 막내! 뒷 구멍도! 써보자! 아우웃!”

“…도사의 길을 걷게 되면 강해집니까?”

마차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루크는 인상을 굳히며 사내에게 물었다.

“강해진 다라… 강해진다는 게 무엇이지?”

사내는 루크의 질문에 마치 선문답을 하듯 뜬구름 잡는 듯한 말로 되물었다.

“…제가 도술을 배우면 저 뒤에 타고 있는 놈을 이길 수 있습니까?”

“흐음­ 자네는 목표가 너무 높군.”

루크는 사내의 대답에 헛웃음을 지었다. 얼마 전에는 자신에게 상대조차 안 됐던 녀석이 이제는 너무 높은 목표라니….

“지금 느껴지는 기세로만 봐서는 아마 경계에 발을 올려둔 경지에… 신의 선택까지 받은 사내로군.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참으로 다양한 힘을 꽤 높은 수준으로 가지고 있네. 아마 이기기는 힘들겠지.”

사내의 말에 루크는 이를 깨물었다. 루크의 고르게 자란 이가 맞부딪치며 까드득­ 소리를 냈다.

“하지만 말이야. 만약 자네가 도술을 배운다면….”

사내의 둥그런 눈과 마주치자 루크는 속이 꿰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는 않을 걸세.”

사내의 둥그런 눈이 끔뻑거리면서 호선으로 휘었다.

“아우우웃! 아우웃! 막내! 이거야! 이거! 막내 자지! 이거야!!”

침묵 속에서 천국에서 내려온 것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박한 말에 루크는 결심을 내렸다.

“…그거면 됐습니다.”

“후회하지 않을걸세. 하하하! 자 그럼 일단 도사란….”

“…잠시만요. 그 전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뭔가? 무엇이든 묻게. 자네는 이제 우리와 같이 의무를 지게 될 터이니.”

“…도사가 되면 여자를 만나지 못합니까?”

루크의 물음에 사내가 큼지막한 눈을 끔뻑거리다가 이내 크게 웃으며 루크의 어깨를 두들겼다.

“푸하하하하! 아니! 상관없네! 자네가 의무만 제대로 진다면 삼처 사첩을 들이든! 전혀 상관없네! 내가 성직자와는 그 결이 다르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됐습니다. 저는 꼭 처녀와 결혼할 겁니다.”

“그래그래! 그럼 자네를 위해서 처녀를 구분하는 도술도 알려 줘야겠구먼!”

“그런 도술도 있습니까?!”

“아니! 농담일세! 껄껄껄. 자 내게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일단 기본적인 것부터 알려주겠네….”

오직 길이 마법과 검술 두 개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루크였지만, 늘 그렇듯 인생은 그에게 샛길을 제시해줬다.

그 길은 악착같이 두 길에 발을 올리고 있었던 루크에게는 좀 더 재밌었다.

‘물론 의무를 지느라 여자를 만날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끌끌.’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보며 눈을 빛내는 청년을 보며 사내는 속으로 쓰게 웃었다.

***

“아우우웃! 완전 이거였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마차가 멈추자 문이 열리고 온몸에 손자국이 남은 여자가 기지개를 켜며 나왔다.

여자는 나체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몸을 풀었다.

루크는 그 새하얀 나신의 황홀한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사타구니 사이로 흘러내리는 액에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이렇게 기본 전수가 끝났네. 잘 들었나? 청년?”

“예. 암기에는 자신 있습니다.”

“끌끌­ 그래. 구결만 제대로 외우면서 연습을 계속하면 능숙해질 거야. 일을 마무리하면 내가 자네를 다시 찾아오겠네.”

사내가 루크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크는 그 뒷모습에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사내에게서 들은 어려운 문장들을 잊지 않기 위해 되새겼다.

“여우야! 너는 어찌 된 게 제국을 횡단하는 내내 교미를 하느냐?! 상대가 살아있기는 한가?!”

“당연하죠. 제가 발정을 참은 세월이 얼마인데. 그리고 막내는 이 정도는 가뿐한 사내거든요?”

“…어떤 의미로 참 대단한 사내군. 용무 끝났으면 다시 움직이자. 네가 괜히 좌표를 트는 바람에 이상한 곳으로 오지 않았느냐?!”

“그러는 아저씨도 그사이에 끄나풀을 만들어 두다니 대단한데요?”

“…두껍. 눈치 하나는 정말.”

“흐으으음! 그래도 어느 정도 풀렸으니까! 막내야! 나중에 봐! 일하고 올게! 아저씨도 다시 올 거죠?”

“…그래야겠지. 제자를 받았으니.”

“빨리 해치우고 돌아와서 좀 더 즐기자고요. 자! 가봅시다!”

“…옷은 입어라 여우야. 네가 그런 꼴로 인간 도시로 가면 난리가 날 테니.”

“아래 세계는 진짜 귀찮다니까. 막내 말고는 볼 게 없어 쯧.”

“옷이나 입거라. 주문을 외울 터이니.”

잠시 투덕거리던 둘이 이내 신기루처럼 흩어지자, 마차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가…갔냐?”

그 사이로 만신창이가 된 에이든이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고 주변을 살폈다.

“…갔다.”

그 한심한 모습에 루크는 뭔가가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사내에게서 배운 도술 주문을 외우며 심기를 다스렸다.

“후우… 진짜 뒤지는 줄 알았네. 저게 무슨 신수야. 그냥 발정 난 짐승이지. 비키보다 배는 한 것 같네.”

“…나보다 뭐?”

“예?”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던 에이든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 여기에 있을 리가 없는 붉은 머리의 늘씬한 미녀가 유별나게 큰 가슴을 자랑하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기에.

“아… 주둔지에 도착했다는 말을 안 했군.”

멀리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루크의 목소리는 에이든에게 사형 선고였다.

“내꺼 상태가 조금 이상하네? 뭐 상관없지만.”

“밀…밀지 마요! 왜… 왜 마차 문을 닫아요!! 으아아악!!”

에이든의 손이 마차 안으로 끌려 들어가며 거칠게 닫히는 마차 문에 루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였으면 이미 죽었겠군.’

도의 길에 올라서일까….

용사 아카데미 시절에도 그 외모와 파멸적인 가슴으로 유명했던 비키가 등장했음에도 루크는 에이든이 부럽지 않았다.

“아아아악!! 쥐어짜지마요!! 조…조금만 쉬다가! 제발!! 아니!! 그렇게 넣는다고 되는 게!”

“됐네? 힘 딱 줘. 부러지기 싫으면.”

“…잠깐!! 부러진다! 부러져!!”

루크는 고개를 흔들며 마차를 천천히 주군지 주변으로 돌렸다.

거친 신음에 주군지의 병사들이 쳐다봤지만, 루크는 도술의 주문을 되새기며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엣취! 왠지 잊힌 기분입네다…. 군고구마도 이제 질리는데….”

“아츄! 내가 번번이 말했지만, 그건 먹는 것이 아니다. 아츄! 너 때문에 음부가 따갑지 않은가!”

“웩­ 딸꾹! 웩­.”

마차 위에 모포를 둘러싸고 엉겨 붙은 세 명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기침을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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