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226화 (226/233)

〈 226화 〉 브레이크가 고장난 마차.

* * *

“젠장. 이게 무슨 꼴이야 진짜.”

리오나는 마차 한편에 앉아 작게 불평했다.

‘너에게 모든 게 달렸다. 꼭 그를 꼬드겨야 해!’

자신의 음부를 가리키며 몇 번이나 당부하던 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대륙 연합의 기마 부대 소속인 리오나는 마부라는 명목으로 이 행렬에 합류했다. 말을 잘 타고 부대에서 제일 미인이라 부대의 대표로 뽑혔다.

‘자네 처녀라 그랬지?’

리오나는 대장의 물음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처녀긴 하잖아…. 인간이랑은 관계 안 했으니까.’

다만, 그녀는 온 마음과 몸을 다해 말을 사랑하는 참 기마 부대원이었다.

몰래 밤마다 기어나가서 말과 관계를 가졌던 그녀가 인간 남자에게 끌릴 리가 없었다. 그 물건의 크기부터 압도적이니까.

그러니 인간 남자와는 관계한 적 없었고, 처녀막이 없는 것도 기마 운동의 부작용일 뿐이라 자위하며 리오나는 자신을 처녀라 여겼다.

‘…근데 이게 무슨 마차냐고!’

이 행렬에는 말이 단 한 마리도 없었다. 이건 마차라기보다는 예전 스티루마 여행을 갔을 때 봤던 기차와 흡사했다. 연료가 아니라 마나로 움직인다는 점이 달랐지만.

그래도 다행히 그녀는 운전에도 재능이 있었다. 운전법을 금방 익힐 수 있었고, 금세 능숙하게 다뤘다.

다만, 문제는.

‘꺼지라우! 우리 자리입네다!!’

대뜸 총구를 들이밀던 갈색 여자에 쫓겨났다는 것이었다.

‘그 여자는 도대체 뭐야!’

처음에는 강도인가 싶었지만, 여자는 일행 중 한 명이었다. 그 삼인조는 리오나를 내쫓고 운전석을 점거했다.

결국, 운전석에서 쫓겨난 리오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됐다. 혼자만 노는 게 눈치 보여 설거지나 돕는….

‘말도 없고! 영웅은 마차에서 나오지도 않고!’

리오나는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걸 직감했다. 영웅은 마차 칸에서 나오지 않았으며, 행여나 나오더라도 기회를 노리는 여자는 리오나 뿐만이 아니었다.

여자들끼리의 경쟁은 점점 과열되어 이내, 벗고 다니는 여자도 흔했다. 그들 모두가 여자인 리오나가 보기에도 미인이라 괜히 기가 죽었다.

‘망했다. 망했어.’

리오나는 보들보들한 이불을 더욱 끌어 올리며 눈을 감았다. 막, 잠에 거의 들려는 순간.

딸깍.

“일어나라우.”

어딘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살짝 뜨니,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지닌 갈색 여자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히익….”

“쉿. 조용히 하고 나오라우.”

검지를 입에 대며 리볼버의 안전장치를 내리는 여자의 모습에 리오나는 황급히 입을 막았다.

여인은 리오나를 거칠게 잡아끌어, 운전석으로 향했다.

리오나는 미간에서 느껴지는 총구의 서늘함에 자꾸만 다리가 풀렸지만, 그때마다 여인이 잡아끌었다.

마침내, 운전석에 도착했고 주변을 살피던 여인이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그러니까 그 무식한 인간 말을 다 따르면 안 된다. 알았나? 작은 인간?”

“…응.”

운전석에는 두 명의 여인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었다. 흰 머리의 아름다운 소녀와 리오나가 태어나 본 여인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엘프.

“데려왔습네다! 자! 앉으십쇼!”

“히이익! 네! 네!”

리볼버에서 나는 딸깍 소리에 리오나는 황급히 운전석에 앉았다. 고급스러운 시트가 리오나의 등을 감쌌지만, 가시로 만든 의자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다.

자리에 앉은 리오나는 습관적으로 계기판과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리오나가 쫓겨나고 아무것도 만지지 않았는지, 상태는 전과 그대로였다. 심지어 운전대 또한 전혀 만진 흔적이 없었다.

“자자! 이제부터 제 말대로 운전하는 겁네다. 알겠습네까?”

리볼버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긁으며 시원하게 웃는 여인의 모습에 리오나의 가슴이 서늘해졌다.

‘…도대체 이 여자는 뭐야! 누가 데리고 온 거야!’

리오나의 속마음은 비명을 질렀지만, 고개는 열심히 끄덕였다.

“자… 그럼 다음 자세를 준비하는 겁네다. 어떤 자세가 있습네까?”

“이…이건 어떤가? 예전 엘프 왕국에서 유행하던 세계수 자세인데, 이렇게….”

“…구려.”

도란도란한 말소리가 들렸지만, 리오나의 마음은 좀처럼 편하지 않았다. 그저 앞에 보이는 어두운 길목에 집중하며 액셀과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뒀다.

‘설거지나 열심히 할걸….’

금방이라도 머리에 구멍이 뚫릴 것 같은 예감에 리오나는 지난날을 후회했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

“이렇게! 자! 손을 뻗는 것이다! 가슴 큰 인간! 작은 인간!”

“으하아압! 세계수!”

“….”

이해할 수 없는 대화가 들렸지만, 리오나는 그저 앞의 도로에 집중했다.

“천오 동무! 엉덩이 좀 더 드십쇼!”

“….”

“엇?! 지금 거부한 것 입네까?! 이…이거 사춘기 입네까?! 금이야 옥이야 키운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입네다!!”

“잘하고 있다! 작은 인간! 그렇게 저항하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나무만 무성하던 도로에 이상이 나타났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으아아아앙! 엄마아아아!”

가엾은 모자가 도로 옆에 주저앉아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여인은 일을 나갔다 오는 중이었는지, 머리에는 보자기를 쓰고 등에는 작은 아이를 업고 있었다. 손에는 감자가 잔뜩 담긴 보따리를 들고.

여인의 옆에는 자그마한 아이 셋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여인의 손을 잡고 있었다. 얼마나 굶었는지, 아이들은 삐쩍 말랐고 얼굴에는 땟국물 껴 있었다.

그 모습이 애절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리오나의 가슴이 시큰거렸다. 브레이크에 올린 발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무시했다가는 저 모자가 어떤 꼴을 당할지 몰라! 심지어 요즘 악마와 이상한 것들이 나오니….’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지만, 애초에 인류를 구하러 가는 길 아닌가! 도움이 필요한 자를 무시한다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인가!

결심을 내린 리오나가 후에 받을 징계도 감수하며 브레이크를 밟으려는 순간.

딸깍.

“멈추지 마십쇼. 이 마차는 목포에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겁네다.”

목에 차가운 게 닿는 느낌이 들었고, 그보다 더 서늘한 여인의 목소리가 리오나를 멈췄다.

“그…그렇지만 아이도 있는….”

딸깍.

“멈추지 않는다고 했습네다.”

안전장치 풀리는 소리에 리오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브레이크에서 손을 뗐다.

마차가 모자를 지나치는 순간, 어미로 보이는 이의 얼굴에 드리운 절망에 리오나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나 잠시 뒤, 어미로 보이는 이의 입에서 거친 말이 쏟아졌다.

“이런 인정머리 없는 것들!! 플랜 B다!! 뛰어!!”

“돌진!!!”

“끝을 도래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마차를 향해 여인과 아이들이 뛰어올랐다. 그 동작은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맹수의 움직임과도 비슷하여 절로 간담이 서늘해졌다.

“무임승차는 즉결 처형입네다. 운전대 똑바로 잡고 계십쇼.”

리볼버를 한 바퀴 돌린 여인이 운전석의 문을 발로 밀어 쾅! 소리가 나도록 거칠게 열었다. 그에 운전석 안으로 바람이 휘몰아쳐 리오나는 눈을 가늘게 떠야만 했다.

슈우웅.

덜컹.

바람 소리와 마차가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언뜻 들리는 비명에 리오나는 절로 긴장됐다.

‘하긴 이런 깊숙한 산골에 호위도 없는 모자가 돌아다닐 리 없다. 심지어 지금은 악마와 종말교가 들끓는 시기이니….’

문 옆에 있는 봉을 잡은 여인이 밖으로 몸을 쭉 뺐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흩날리는 여인의 단발머리가 리오나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탕!탕!탕!

꺄아아악!

딸깍.

탕!탕!탕!

끄아아아악!

순식간에 정리한 여인이 리볼버의 총구를 입으로 불며 문을 닫았다. 운전석을 가득 채우던 찬 바람이 사라지자, 리오나의 몸이 조금 뜨거워졌다.

‘도대체 이 여자는….’

갈색 여인을 보는 리오나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아무리 집에 빨리 가고 싶어도 무임승차는 안됩네다.”

여인의 말에 담긴 의미에 리오나는 몸을 잘게 떨었다. 리오나의 예상과 다르게 여인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 그럼 다음 동작은….”

“인간! 갑자기 문 여는 바람에 작은 인간의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았나! 내가 정성 들여 빗은 것인데!”

“웩­.”

“에잇! 천오 동무! 그건 또 왜 먹습네까!”

목덜미가 서늘한 느낌에 리오나는 다시금 운전대를 잡았다.

그렇게 또 얼마나 달렸을까.

“…매복 열.”

“맞습네까? 자! 군고구마 엘프가 나설 차례입네다! 방금은 제가 일하지 않았습네까!”

“뭐가 이렇게 많아! 진짜 지긋지긋한 인간들!”

이번에는 여신처럼 아름답고 늘씬한 엘프가 일어나 투덜대면서 문고리를 잡았다.

“그거 판 내가 다 기억했어! 움직이기만 해봐!”

운전석 바닥에 가득히 펼쳐진 보드를 가리키며 엘프가 소리쳤다.

“저 이지수! 그런 추잡한 행동 안 합네다! 걱정하지 마십쇼!”

작게 혀를 찬 엘프가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땅에 닿자마자 엘프는 빠르게 움직였고 리오나는 순간 그 움직임을 놓쳤다.

“끄아아아악!! 습격이다!!”

“젠장! 너무 강하잖아!!”

“건…건드리기만 해!”

“불가능하다! 너무 빨라!!”

엘프가 사라지고, 좌우의 숲에서 동시다발적인 비명이 들렸다.

“귀쟁이가 무슨 사기를 친 게 분명합네다!”

엘프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갈색 여인이 황급히 보드의 여기저기를 만지며 손에 든 카드와 땅에 놓인 카드를 바꿨다.

“천… 천오 동무 손에 든 것 좀 줘 보십쇼! 제가 좋은 것으로 바꿔 드리겠습네다!”

“…싫어.”

“천오 동무?!”

갈색 여인의 손길에 흰 소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숨겼다.

“끄아아아악!!”

이내 숲속에서 마지막 비명이 들리고 운전석의 문이 열렸다. 피 냄새가 옅게 섞인 서늘한 바람이 운전석을 채워, 몽롱했던 리오나의 정신이 바짝 섰다.

“…엘프의 기억력을 우습게 보는군.”

딸깍.

“아무것도 안 건드렸습네다!!”

“네 손에 들린 패가 클로버 4라는 것에 내 모든 것을 걸지.”

풍기는 피 냄새에 운전대를 잡은 리오나의 손에 땀이 찼다.

그렇게 마차는 멈추는 일 없이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다음 습격은 산을 나가는 길목에서 일어났다.

“마차를 멈춰라!! 이 앞으로는 1t에 달하는 폭탄이 매설되어 있다!!”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사내가 마이크를 입에 대고 소리쳤다. 사내의 목소리에는 그르렁거림이 가득 담겨 있어 위협적이었다.

“폭…폭탄이래요!! 멈춰야 해요!!”

“더 밟으십쇼!! 폭탄범과 협상은 없습네다!!”

“인간! 이 마차가 아무리 단단해도 폭탄이 터지면 버티지 못한다!!”

“타협은 없습네다! 밟으십쇼!!”

딸깍.

“미…미친!!”

툭하면 미간에 겨눠지는 리볼버의 총구에 리오나는 욕을 뱉으며, 액셀을 깊게 밟았다.

부아앙­

안 그래도 빠르게 회전하던 바퀴가 그에 호응하며 거친 소리를 내었다. 흙이 튀고 마차가 열기를 뿜어냈다.

“진…진짜 폭탄이 있다니까!! 멈추어라!! 일단 멈춰서 이야기를…!”

쾅!

갈색 여인이 앞 창문을 몇 번이나 발로 차서 부수었다. 그에 바람이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강하게 들어와 리오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마른 침을 삼키며 엑셀을 좀 더 깊게 밟았다.

“닥치십쇼!! 폭탄마와 타협은 없습네다!! 오직 직진! 오직 전진! 우리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마차입네다!!”

갈색 여인은 겁이 전혀 없는지, 앞으로 기어 올라가 위태롭게 섰다. 한손에는 은색 리볼버, 한손에는 흰 머리 소녀의 목덜미를 잡은 여인이 호탕하게 웃었다.

“타협은 지옥에서 합세다!! 크헬헬헬­.”

탕!탕!탕!

“웩­.”

은색 리볼버는 거침없이 불을 뿜었고, 흰 머리 소녀는 눈부신 빛줄기를 뱉어냈다. 거친 바람에 여인의 단발머리가 마구 휘날렸지만, 여인은 더 크게 웃었다.

“미…미친년이다! 미친년이야!!”

“젠장! 결렬이다! 터뜨려!!”

마차가 멈출 생각 없이 더욱 빠르게 달려가자, 사내들이 당황하여 혼비백산했다.

“어차피 터뜨릴 거였잖습네까!! 더 밟으십쇼!!”

“네…넵!!”

갈색 여인의 호통에 리오나는 엑셀을 부러질 만큼 깊게 눌렀고, 마차는 철 소리의 깊은 비명을 토해냈다.

쿠후우우우­

마차의 앞부분에서 회색 연기가 마구 치솟았지만, 갈색 여인은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리볼버를 쏘고 흰 여인의 머리를 눌렀다. 흔들리는 중에도 그 솜씨가 얼마나 굉장한지, 사내들의 수가 점차 줄었다.

탕!탕!탕!

“웩­.”

“터뜨려어어!!!”

이내 바로 앞까지 접근한 마차에 사내들이 질겁하며 옆으로 뛰었고, 갈색 여인은 조소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중지를 들어 보였다.

“내 저놈들이 허세일지 알고 있었습네다. 크헬헬헬.”

“허세가 아니다. 숙여!!!”

황급히 소리친 엘프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엘프는 운전석의 구석에 갈색 여인과 흰 머리 소녀를 안고 수그린 상태였다.

리오나는 앞쪽에서 느껴지는 후끈한 열기에 눈살을 찌푸리며 욕을 내뱉었다.

“나는…!! 이 개 같은 년들아!!!”

콰아앙!!

앞쪽과 아래에서 솟구쳐 세상을 가득 채운 화마가 운전석을 향해 빠르게 손을 뻗었다.

후끈한 열기 뒤로 들리는 굉음과 동시에 마차가 거칠게 흔들렸고, 운전석에 앉아 있던 리오나의 정신이 흐려졌다.

쾅!쾅!쾅!

사내들의 협박은 허풍이 아니었던 듯, 폭발음이 연달아 들리며 마차가 공중으로 붕 떴다.

이내 무언가가 폭발 속에서 튕겨 나와 리오나의 머리를 강하게 쳤고.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리오나가 마지막으로 본 건 자신을 향해 엄지를 든 세 명의 여자였다.

“미친년들!!!”

아무래도 말이 없는 마차에 마부로 탄 순간부터 일이 잘못된 듯했다.

그게 리오나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

콰아아앙!!

“뭐…뭐야!!”

갑자기 들려오는 굉음에 내 물건을 물고 있던 노노하와 성녀를 밀어내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닌닌!”

“저…저도 좋았어요!”

창밖을 보니, 열기가 치솟으며 마차가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마차에 비행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없으니,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시발!”

편안히 가는 날이 없다는 생각에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아직도 혀를 할짝대는 노노하와 성녀를 챙기고 자는 여우도 챙겼다.

이내, 묘한 부유감이 정점을 찍었을 때, 마차 문을 발로 걷어찼다.

‘진짜 날고 있네! 미친….’

문을 부수자 차가운 공기가 마차 안을 가득 채웠다. 옆을 보니 그 긴 마차가 튕겨 오른 지렁이처럼 공중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각 마차 칸에 붙은 여인들은 각자 뭔가를 붙잡고 비명을 지르며 신을 찾고 있었다.

‘뭔 짓을 했길래.’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그 긴 마차가 공중에서 날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얼마나 높게 올라왔는지, 울창한 숲이 저 멀리 점으로 보였다.

그 비상도 끝에 다다랐는지,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하늘로 오른 모든 게 그렇듯, 마차는 이제 다시 땅으로 돌아가려 했다.

‘근데… 시발 어떻게 하지?’

공중을 나는 마차에서 수십의 인물을 무사히 구해야 한다니….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머리가 지끈거릴 때.

“아이야 도움이 필요하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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