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18화 (18/375)

〈 18화 〉 크누트 길드

* * *

[018] 크누트 길드 #3

­덜컹!!!

무언가 잘못됐다...!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목제 의자가 주점 바닥을 나뒹굴었다.

막 건물을 나서려는 찰나, 우악스러운 손길이 내 팔을 붙들었다.

“어딜 가시나? 친구.”

“너,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허허... 내가 마음만 먹었으면 이미 했겠지. 안 잡아먹을 테니 안심하시게.”

“너, 너 눈이 이상해!! 나... 난 그냥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 손 좀 놓고 얘기해!!! 아프다고!!”

“흐흐... 도망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풀어주지.”

“약속할게!!! 그러니 이거 좀...!!”

“....”

말톤이 손아귀에서 힘을 풀었다.

그 즉시 마룻바닥을 박차고 뛰쳐올랐다.

“어림없지!! 호락호락하게 당할쏘냐!!!”

말톤이 내게 무슨 짓을 하려 했건 좋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간 생존하며 갈고닦아온 경험이 내게 경종을 울렸다.

일단 자리를 모면하려 했지만 어째선지 테이블에 앉아있던 모험가들이 일제히 기립해 출구를 가로막았다.

“우오오오오...!!”

“잡아라!!”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신참!! 신차아아암!!”

“끼랴아아앗!!”

“뭐, 뭔데?!!!”

사방에서 괴성이 난무했다. 느닷없이 모험가들이 두 팔을 벌리고 뛰쳐들었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요리조리 피해가며 출구 쪽으로 내달렸으나 실내는 비좁은 데 반해 그 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막 출입문을 향해 손을 뻗은 순간, 다리에 통렬한 감각이 느껴지며 시야가 반전됐다.

“읏?!”

­쿠당탕!!

마룻바닥에 얼굴을 처박은 채 재빨리 아래를 내려다보자 갈색 무언가가 내 발목을 휘감고 있었다.

“이, 이건 채찍...?! 왜 이런 게...!”

“잡았다!!!”

“다들 못 움직이게 위에서 덮쳐!!”

“케헤헤헷!!”

다급하게 검을 뽑고자 했으나 모험가들이 한발 빨랐다.

놈들이 순식간에 내 지척까지 다가와 전신을 짓눌렀다.

이 악력과 스피드... 전원 최소 D랭크다...!

“저,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건데요?!”

“후후... 이곳은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그, 그건 방금 말톤한테도 들었다고!! 야!!! 지금 멀뚱히 뭐 하는 거야?!! 당장 와서 도와줘!!!”

“.....”

얌전히 벌꿀주를 들이키던 말톤이 잔을 내려놓았다.

투구 너머로 차가운 마룻바닥의 감촉을 적나라하게 감상하고 있자니 녀석이 느긋하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도란, 자네에게 말해주지 않았던 게 하나 있네.”

“뭐, 뭔데...?!”

“이곳 크누트 길드에 입단하려면 한 가지 의식을 꼭 거쳐야만 한다네. 자네는 지금 그 신성한 의식을 앞두고 있고.”

“난 아직 입단한다고는 한마디도 안 했거든?!!”

“곧 그렇게 될 거라네... 이봐, 홍 콩! 어서 그걸 가져오게!!”

“씨, 씨팔...!”

바텐더가 카운터 아래를 뒤석거리기 시작했다. 저 새끼 풀네임이 홍콩이었나. 어떻게 사람 이름이 홍콩이지...?

놈의 셔츠 아래로 멜빵 가죽끈이 비쳐 보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바텐더의 성 정체성을 의심하며 바닥과 진한 스킨쉽을 나누고 있자니 그가 내 앞에 커다란 대야를 내려놓았다. 이건 그거다 그거. 고문을 할 때 피를 씻어낼 목적으로 옆에 두는 거.

목소리에 다급함이 묻어나왔다.

“제, 제발...! 이, 일단 말로 하죠...?!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까...”

“시작하지.”

모험가들은 내 절절한 호소에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행동을 개시했다. 말톤이 바 위에 놓인 벌꿀주를 대야 안에 들이붓는 걸 시작으로 제각기 마시고 있던 술들을 가져와 나무통에 때려박기 시작했다.

“크하하핫!! 럼 들어간다!!”

“여기 코코 증류주도 있네!”

“흐음... 이걸 다 채우려면 조금 모자라겠군.. 그럼 이것도 넣지 뭐.”

“호오, 그건 슬리피 프로그 뒷다리잖아? 그 귀한걸.”

“리자드 튀김 백 개 들어간다아!!!”

“이봐, 지금 당장 그 손 멈춰. 그건 사과주잖아. 그런 걸 넣으면 도수가 옅어진다고.”

“이런, 내가 큰 실수를 저지를 뻔했군... 진심으로 사죄하겠네.”

““용서하지.””

각양각색의 술이 대야 안에 퍼부어질 때마다 혼합물의 색상이 뒤바뀌어갔다. 금빛 도는 노란색에서 푸르딩딩한 초록색으로. 거기서 다시 보라색으로.

이제는 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무언가를 바라보며 아연실색하던 도중, 말톤이 목청을 높여 외쳤다.

“홍 콩!! 돈은 내가 낼 테니 이 가게에서 제일 비싸고 도수 높은 술을 가져오게나!!!”

““오우!!!””

주점 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홍 콩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더니 가게 구석 캐비닛에서 유리로 된 술병을 가져왔다. 유리로 된 병이라니. 내 석 달 수입을 전부 긁어모아도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비싼 술임이 틀림없다.

지금까지 밥 한 번 제대로 산 적 없었으면서...!

“야 씨발 말톤!!! 너 풀려나기만 하면 뒤졌...!!”

“흐흐... 불만은 나중에 얼마든지 들어주겠네. ...아, 이 자는 얼굴을 드러내는 걸 싫어하니 투구는 벗기지 말게.”

“알겠소. 활어처럼 팔팔한 놈이군. 내가 입을 틀어막고 있을 테니 거기 왼팔 꽉 붙들고 있게.”

“읍읍...!!”

썩은 동아줄이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바텐더를 올려다봤으나 그는 애석하다는 듯 콧수염을 한 번 매만지고는 코르크 마개를 땄다. 그 술병에는 큼지막한 경고문이 새겨진 붉은 라벨이 붙어 있었고, 반투명한 유리 안쪽으로 초록색 살덩어리가 둥둥 떠다녔다.

...잠깐 저건..!

“고, 고블린 생식기가 왜 저기 있어?!!”

“어허, 정력에 좋은 술이라네. 자네도 한 번쯤은 들어봤지 않은가. 짐승의 특정 부위를 먹으면 그에 상통하는 신체가 좋아진다는...”

“그냥 속설이잖아!!”

“약재로도 쓰이는 귀한 술이니 꾹 참고 마시게. ...맛은 기대하지 말고.”

“젠장!!!”

바텐더가 술을 들이붓자 사방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오... 거품 때깔 좀 봐. 듣던 대로 어마어마한 술이네... 이 귀한 걸 직접 보다니. 오늘은 운이 좋은걸?”

“저게 아마... 한 병에 50실링인가 했을 걸세. 과연 엘프가 돈이 많다는 게 사실이었군.”

“도란이라고 했던가? 횡재했군 그래. 이렇게나 많은 환영 속에서 입단 의식을 치르다니 말이야.”

“이봐, 누가 어서 진실의 의자 좀 가져와!”

““진실의 의자!!!””

사내들이 일사불란하게 흩어지는가 싶더니 가게 구석에서 한 의자를 끌고왔다. 헌데 그 디자인이 심상치 않다. 육중한 무쇠 프레임에 가죽띠가 주렁주렁 달린 외형은 이 의자가 특수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걸 여실히 드러냈다.

곧 내가 온몸으로 체험하게 될 거란 것도.

우락부락한 사내들이 날 아이 다루듯 들어올리더니 강제로 의자에 앉히고 팔다리를 구속구에 고정시켰다.

“야!!! 말톤!! 네가 나한테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알아?!! 당장 이거 안 풀어?!!! 늬들도 다 죽었어!!!”

“호오... 아직도 저항할 힘이 남아있다니... 상당한 인재가 되겠는걸? 마음에 들어 후후...”

“거칠게 저항하는 사냥감일수록 굴복시키는 맛이 있지. 앞으로 이 녀석이 우리의 일원이 되는 걸 상상하니... 단단해지는군.”

“.....!!”

입맛을 다시며 미소짓는 모험가들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뒷덜미가 오싹해졌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말톤에게 구원의 시선을 보내자 그가 천천히 다가와 어깨를 다독였다.

“도란, 나는 자네를 신뢰하고 있네. 자네가 나를 믿어준 것처럼. ...그렇지 않은가?”

“...그럼 당장 이거부터 풀어.”

“안타깝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나도 어쩔 수 없네. 자네도 이쯤이면 눈치챘겠지만 이 입단주를 마시는 게 크누트 길드의 입회 절차일세. 이곳에 가입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 이자들은 전부 그 시험에 통과한 자들이고.”

“대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의지력을 시험하는 걸세 청년이여. 모험가로 각지를 떠돌다 보면 언젠가 시험에 드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네. 이 의식은 그때 자네가 판단력을 잃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겠지.”

“...그래서 본심은?”

“그냥 신참이 들어왔다고 하니 골려주려는 게지!! 뭣들 해?! 당장 안 쏟아붓고!!!”

남자가 본색을 드러냈다. 도사견이 반신욕을 해도 충분할 정도로 큼지막한 대야에는 끈적하고 혼탁한 액체가 남실거렸다. 사내들이 힘을 합쳐 들어올리자 대야 끝에 아슬아슬하게 찰랑이던 술이 바닥에 쏟아졌지만, 잠깐 시선이 분산된 사이 눈 깜짝할 새에 증발해버렸다.

대체 얼마나 독하면...!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이건 더 이상 술도 뭣도 아니고 그냥 독극물이다. 이걸 들이마셨다간 간이든 위장이든 어디 하나 작살나겠지.

“기... 기다려봐!! 저, 적어도 내가 마실 테니까...”

“문답 무용!! 어서 시작해!”

““예잇!!!””

모험가들이 합심해 대야를 들이밀자 따끔한 알코올 증기가 훅 끼쳐왔다.

내 눈!!!!

“잠깐!!! 좀만 차분하게 대화르으읍­!!!”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고 도리질하자 우악스러운 손바닥이 내 턱을 붙들었다. 놈들이 내 입을 벌리려고 했지만 결사의 각오로 저항했다. 그야 저런 걸 먹었다간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니까.

이런 건 S랭크 수인의 스튜 이후 처음이다.

이가 부서질 기세로 죽자사자 저항하자 점차 모험가들 사이에 동요가 퍼져나갔다.

“으 끈질긴 놈... 이 정도까지 버틸 줄이야. 장정이 지금 몇이나 달라붙었는데...”

“이렇게 저항하는 놈도 오랜만이군. 보통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포기했었는데 말이지.”

“어떻게 하지...? 이빨을 부술 수도 없고... 야, 거기 뭐 좋은 방법 없어? 이대로는 도저히...”

모두가 난처해하던 그때­

­콰앙!!

“...다들 비켜. 내가 집도한다.”

“자, 자네는...!”

“서, 설마...! 리, 리카르도...?!! 어, 언제 출소한 거야...?!”

거칠게 주점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역광을 등지고 나타났다. 안면에 험상궂은 흉터가 가득한 거한. 구릿빛 피부에 근육투성이 몸매는 코볼트 킹조차 손쉽게 목 졸라 죽일 듯하다. 한 덩치 했던 카일과 한돈도 이 자 앞에선 즉시 꼬리를 내리고 도망쳤겠지.

그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모험가들이 하나둘씩 물러나 길을 터 주었다. 그가 내 앞에 서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바짝 쥐었다. 꼴깍 마른침을 삼키며 올려다보자 놈은 험악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고, 제 덩치만큼이나 거대한 손아귀를 뻗어ㅡ

꽈악!!!!

내 젖꼭지를 꼬집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지금이다!!! 쏟아부어!!!”

“턱 붙잡아!!! 주둥이를 벌려!!!”

“이때를 노렸어!!! 가자!!!!”

놈들이 기다렸다는 듯 내 입을 벌리고 대야를 들이부었다. 꿀렁거리는 검녹색 액체가 내 식도를 타고 흘러내리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이 맛을 표현하자면 그래...

연구소에서 실험하고 나온 찌꺼기를 한데 긁어모아 증류한 뒤 나온 엑기스를 다시 농축하면 대충 비슷한 맛이 나오지 않을까?

­꿀렁꿀렁!

“사살려주그으으어억­!”

시커멓고 탁한 액체가 내 몸을 채워가는 게 느껴진다. 끔찍한 무언가가 위장에 차오를수록 정신이 몽롱해진다.

이건 도무지 버틸 수가 없다.

의식이... 끊긴....

* * *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짹짹! 짹짹!

살랑이는 커튼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드리웠다. 열린 창으로 흘러들어온 새벽녘 서늘한 공기가 흑발을 간질였다.

잔잔한 수면 속, 붕 떠오르는 듯한 이 나른함이 기분 좋다.

새들의 울음소리를 배경 삼아 뒤척이던 중, 오른손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천천히 눈을 뜨니 그곳에는 아리엘이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모종의 사건으로 기억을 잃은 나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준 건 아리엘의 헌신적인 내조 덕이었다.

천사와 똑 닮은 그녀의 은백색 머릿결을 쓰다듬자 아리엘이 새끼고양이처럼 흡족하게 갸르릉거렸다.

다정하게 미소지으며 이불을 덮어준 뒤 왼쪽을 돌아보자 마찬가지로 나를 꼭 껴안은 채 잠든 카렌이 보였다.

기억을 잃은 뒤, 나는 카렌의 고향으로 내려왔다.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던 농사일도 손에 익은 지 오래. 나름 마을 최고의 모내기꾼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때의 광경을 회상하고 있노라니 물기 어린 주홍빛 머리카락에서 은은한 오렌지 향이 풍겨왔다. 카렌은 은근히 잠꾸러기 기질이 있어서 일찍 깨우면 어린아이처럼 귀여운 투정을 부리곤 한다.

장난기가 돌아 살짝 콧방울을 꼬집어도 봤지만 역시 미동도 하지 않는다.

난처한 아이다.

쓴웃음을 짓는 내 입꼬리에 감출 수 없는 미소가 맴돌았다.

그녀들이 깨지 않도록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옷매무새를 다듬던 중, 침실 문이 열리더니 이어서 내 세 번째 아내가 들어왔다.

­끼익...

“잘 잤어...? ....도란.”

“그래, 먼저 일어나 있었구나?”

사랑스러운 나의 카야.

루비를 빼다 박은 듯 반짝이는 눈망울에 내 모습이 비쳐 보였다. 가을 새벽녘 특유의 서늘한 빛이 기울자 투명한 살결에 푸른 색조가 번져나갔다. 새끼 강아지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그녀지만, 머리에 솟은 두 뿔은 언제나 확실하게 자기주장을 뽐내곤 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국자를 든 카야가 다가와 사근사근하게 속삭였다.

“아침 먹을래...?”

“그래, 지금 바로 나갈게. 오늘 메뉴는 뭐야?”

“..오늘 아침은....”

아.

이 냄새는.

“생선 대가리 스튜.”

생선 대가리 스튜.

생선대가리스튜. 생선대가리스튜. 생선대가리스튜.

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생선대가리스튜

“으아아아악!!!”

씨발!!!!

뭐가 사랑스러운 나의 카야냐?!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나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세 평 즈음 비좁은 실내엔 목제 창틀과 의자, 작은 테이블이 전부였다.

허겁지겁 허리춤을 더듬었지만 마땅히 있어야 할 게 만져지지 않았다.

검도, 바지도.

그저 낡은 속옷만이 손에 잡힐 뿐.

장검, 없다.

단검, 없다.

투구, 있다.

돈주머니? 없다.

서늘한 오한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어쩌다가 이 상황까지 오게 됐지?

“...분명히 던전 마을에 가던 중 도적의 습격을 받고... 무사히 도착해서... 크누트 선술집에....”

말톤 이 새끼가...!!

“우오오오오오!!! 말토오오오오오온!!!!!”

문을 박찼다. 문짝이 떨어져나갔다.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익숙한 선술집 내부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곳엔 바 앞에 앉아 벌꿀주를 홀짝이는 말톤과­

“.....”

이젠 아예 전라 차림으로 검은색 가죽끈만 걸치고 있는 홍 콩이 보였다.

씨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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