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27화 (27/375)

〈 27화 〉 던전

* * *

[027] 던전 #3

“자, 어디 한 번 가보실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들판의 경계선에 다다르자 울창한 잡목림이 나타났다.

제각기 무기를 움켜쥐고 그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흐흐... 어지간히도 신나 보이는군.”

“그야 당연하지.”

본격적으로 사냥을 나선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분명 처음 보는 마물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겠지.

지금껏 나는 몬스터에게 쫓기는 처지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적정 인원을 채웠으니 길드에서도 정식 파티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마물을 토벌해도 공적으로 치환되지 않는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명확한 증거만 있다면 얼마든지 실적으로 삼아 줄 테지. 성공적으로 던전 탐사를 마치고 돌아가면 E랭크를 달성할 수도 있을 거다.

비로소 마음 놓고 내 재능을 역량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

드디어 진짜 모험가가 된 기분이 들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라디가 잔뜩 흥분한 나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더니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일단 몬스터의 수준을 파악해야 하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아직 어떤 마물이 서식하는지도 완전히 밝혀진 게 아니니까요.”

“그래, 말 안 해도 안다. 일단 물이 있는 곳까지 가보자.”

장기간 생존에 있어서 수원의 확보는 필수다. 지도에 따르면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시냇물이 흐른다고 하니 오늘 첫 목표는 거기로 잡으면 되겠지. 냇가를 기점으로 점점 활동 범위를 넓혀 가면 될 것이다.

우리는 몬스터들의 습격을 대비해 주의를 기울이며 전진했다.

무릎 높이까지 돋아난 잡풀에 바지 밑단이 녹빛으로 물들 즈음, 후위에서 걷던 라디가 돌연 우리를 멈춰세웠다.

“...정지, 다들 멈춰 보세요.”

“뭔데 꼬맹아.”

“저길 보세요.”

녀석이 나무 위를 턱짓했다. 지금까지 지나쳐 온 잡목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활엽수.

“왜 꼬맹...”

­철컥!

찰나, 라디가 소매를 들어올리는가 싶더니 희미한 격철음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외마디 괴성이 들려왔다.

뒤이어 한 발 늦은 한 줄기 바람이 투구 옆을 스쳤다.

“무, 무슨...!”

황급히 몸을 틀어 울음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하자, 그곳엔 성인 몸통에 육박하는 크기의 녹색 애벌레가 나무에서 떨어진 채 몸부림치고 있었다.

놈은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주둥이에서 녹색 진액을 내뿜으며 주전자가 끓는 듯한 울음을 토해냈다.

­키르르르엑!!!

“이건...”

라디가 저벅저벅 다가와 놈을 발끝으로 툭 차 뒤엎으며 말했다.

“그린 모스의 유충이네요. 안타깝지만 돈이 될 만한 부위는 없어요.”

녀석은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능숙하게 숨통을 끊은 뒤, 머리 부근을 후벼 파기 시작했다. 잠시 뒤, 칼날을 잎사귀에 닦으며 일어나는 꼬맹이의 오른손에는 작은 대못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

눈 깜짝할 사이 벌어진 광경.

만약 저기서 녹색 체액을 꿀렁꿀렁 뿜어대고 있는 게 이 애벌레가 아니라 나였다면.

과연 나는,

대처할 수 있었을까?

등골이 오싹했다.

“야, 너 방금 건 뭐냐.”

“아, 이거요?”

복잡한 심경을 가라앉히며 묻자 녀석이 왼손 소맷자락을 걷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제 주무장이에요. 이래 봬도 나름 귀한 물건이라고요?”

꼬맹이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목엔 낯선 기계장치가 매달려 있었다.

아니, 이렇게 작고 정교한 건 처음이지만 일전에 산짐승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수렵꾼들이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있다.

크로스보우.

라디가 로브 소맷자락에 완전히 감춰질 정도의 초소형 쇠뇌를 매만지며 읊조렸다.

“흐흐... 무려 테오다란 공국에서 만든 거라구요? 돈 좀 들였죠. 어때요 도란님?”

녀석의 입꼬리가 움찔움찔했다. 애써 아닌 척하고는 있지만,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다.

반면 내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저런 무기가 있으면 던전에 들어오기 전 서로의 장비를 점검할 때 미리 말을 해뒀어야지. 파티원의 전력을 파악해 두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낮아졌다.

“...그런 물건을 계속 소맷자락에 감춰두고 있었냐.”

“어, 어...? 아...”

녀석은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듯 표정을 굳히더니 우물쭈물하며 불안한 눈동자로 올려다봐왔다. 그제야 내 기분이 편치 않은 걸 깨달은 모양.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의도치 않게 도자기를 깨버린 아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죄송해요. 사실은 놀라게 해 드리고 싶어서 일부러 숨겨왔는데... 화났어요...? 미리 말 안해서....?”

“.....”

움츠러든 어깨, 꼼지락거리는 손가락, 옅게 떨리는 감파란 눈동자까지.

“아냐 인마, 그냥 놀라서 그랬어. 멋있네 그거.”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잖아.

살며시 입가를 느슨하게 풀자 녀석이 만면에 활짝 웃음꽃을 피웠다.

“헤헤... 고마워요.”

“흐... 이거 조금 지나면 계약서를 들먹일 필요도 없겠구먼?”

“뭐래, 실없는 소리나 하고 말야. 야, 너도 저기 애벌레 매달려 있던 거 눈치챘었냐? 난 전혀 모르겠던데?”

“흠... 자네가 말인가? 이상하군... 평소 자네라면....”

“.....”

“크흠, 흠... 안타깝지만 나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네. 라디는 감이 좋지. 믿어도 좋을 걸세.”

“....앞으론 조금 더 신중하게 나아가야겠어. 실수로 못 보고 지나쳤다가 머리 위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주위를 둘러보자 나무 곳곳에 붙어있는 녹색 덩어리들이 보였다. 자벌레처럼 주변 환경에 동화된 모습이라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조심하세요 도란님. 이 녀석들의 체액은 엄청나게 끈적거려서 칼로 베다간 금방 날이 무뎌질 거예요. 게다가 돈도 안 되니 웬만해서는 피하는 게 좋겠어요.”

“그래, 그렇게 하자.”

애벌레가 들러붙은 나무를 우회하며 전진했다. 필연으로 걸음걸이 속도가 더뎌졌지만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던전에서 장기간 머물기로 결정한 이상 시간은 남아돌뿐더러, 하등 쓸모없는 마물을 잡기 위해 체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먼저 온 모험가들이 가꾸어놓은 오솔길을 뒤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녹음이 짙어졌다.

굵직한 손아귀를 뻗어오는 덩굴을 장검으로 걷어내며 읊조렸다.

“이게 지하라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네... 야, 꼬맹아. 근데 너 거기 애벌레가 있던 건 어떻게 안 거냐?”

“그냥 보였어요. 자료에 그린 모스가 유충이 나온다고 했으니 나무에 붙어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 근데 그건 그렇다고 쳐도 너 어제 선술집에서 내가 발목에 단검 숨겨둔 것도 귀신같이 알아챘잖아.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았을 텐데 아무리 눈썰미가 좋아도 그건 무리지.”

“아... 그건...”

불현듯 녀석이 안절부절못하며 입술을 달싹거렸다. 갈등하는 듯한 모습.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었기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녀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바로 대수롭지 않게 몸을 돌려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뭐... 나름 사정이 있을 테니까. 나쁜 녀석도 아닌 거 같고.

“괜찮아, 딱히 말하지 않아도. 뭐 위험한 거나 그런 건 아닐 거 아냐, 그치?”

“네... 그건 그렇지만요...”

“그럼 됐어. 나중에 말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때 알려줄래?”

“.....”

꼬맹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말톤이 그런 녀석을 힐끗 쳐다보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읊조렸다.

“라디, 노파심에 하는 얘기지만... 그렇게 심려할 필요 없네. 이 멍청이는 그냥 보이는 그대로이니 자네가 걱정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걸세. ...안심하게나.”

“....”

찰나, 눈을 의심했다.

말톤이 저렇게 인자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 줄은 몰랐기에.

지금 녀석은 나와 함께 사고나 치던 절친이 아닌, 정말로 오랜 세월을 두 눈으로 목격해온 엘프들의 그것과 똑 닮아있었다.

...그래 봤자 마물박이지만.

“야, 지금 뭐라고 했냐. 멍청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니 진짜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냐?”

“흐흐... 어디 해볼 수 있으면 해보시던가, 도란.”

말톤이 슬그머니 메이스에 손을 얹었다.

“......”

슬쩍 시선을 피하자 녀석은 호탕하게 한 번 웃고는 내 등판을 두드리며 말했다.

“농담일세. 내가 자네를 헤칠 리 없잖은가. 헌데 방금 라디에게 했던 말 중 반절은 자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네.”

“...그게 무슨 뜻이야.”

“너무 겁먹을 필요 없다는 걸세. 자네나 라디나 서로에게 말이야.”

“뭐래, 말 같지도 않은 소릴 늘여놓고 있어. 내가 꼬맹이를 왜 두려워... 아.”

찰나, 바람결에 살랑이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희미한 불협화음이 들려왔다.

모두 자리에 멈춰서서 귀를 귀울이자 곧 그것이 졸졸거리는 시냇물 소리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우거진 수풀과 나무를 제치며 속도를 높이자 얼마 안 가 커다란 냇가가 나왔다.

“와...”

그건 누구의 입에서 흘러나온 탄성이었을까­.

널찍한 폭에 유유히 흐르는 냇물은 더없이 맑고 청아해 저변에 깔린 조약돌이 훤히 들여다보였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어져 한가로이 수영을 즐겨도 좋을 정도였다.

녹음의 짙은 향기를 품은 냇물.

깊은 산골을 흐르는 담수 특유의 서늘한 기운이 기분 좋다.

“멋지네요...”

“그러게... 이거 던전이 아니라 그냥 계곡에 놀러 온 기분인데?”

답답하기 그지없는 투구를 못 벗는 게 한이다. 이런 냇가를 마주한 게 대체 얼마 만일까. 베라스틴의 숲속에도 자그마한 개울이 흐르긴 하지만 말 그대로 간신히 종아리를 적실 정도라 눈앞의 풍경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라디가 눈을 반짝이며 반색했지만 곧 옷자락을 틀어쥐며 갈등했다.

“우으...”

“꼬맹아.”

“아, 알아요! 저흰 던전을 탐색하러 온 거지 놀러 온 게 아니니까요!”

녀석이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나와 말톤은 그 광경을 쳐다보고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뭐 조금 정도는 괜찮을 걸세. 던전 내부 시차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할 테니. 어차피 본격적으로 마물을 사냥하려면 최소한 다음 층으로 가야 할 터, 그전까지는 다들 마음 편히 있게나. 어차피 이 근방엔 위험한 몬스터도 별로 없으니 말이네.”

나도 얼른 덧붙였다.

“그래, 어차피 시간은 남아돌잖아. 입장료를 생각하면 자잘한 몬스터 몇 마리보다 희귀 마물을 사냥하는 게 더 이득이니까 조금은 여유를 즐겨도 괜찮겠지.”

던전에 들어왔다고 해서 몬스터들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건 아니다. 하물며 우리가 지금 있는 이곳은 1계층. 모험가들이 붐비는 탓에 수월하게 사냥하기조차 쉽지 않다. 방금도 냇가까지 오면서 모험가 파티를 여럿 지나쳤으니까.

더욱이 가장 큰 문제는 시차다.

이곳은 던전 내부. 태양이 공전하는 밖과는 다른 주기로 밤낮이 바뀌는 만큼 이곳 시차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좀전부터 발광 이끼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으니 곧 던전의 밤이 찾아오겠지.

“그, 그럼...”

라디가 시선을 갈팡질팡하며 머뭇거렸다.

“잠깐, 근데 그 전에.”

거처를 확보하는 게 먼저다.

*

잠시 후, 냇가에서 조금 떨어진 공터에 텐트를 세웠다. 물가 근처에는 짐승이나 몬스터가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장소를 택했다.

잔가지를 베어낸 나무줄기로 토대를 세우고 지주핀도 고정했을 즈음, 허리를 펴며 입을 열었다.

“야, 말톤. 너 정말 혼자서 괜찮겠냐?”

“심려 말게. 내가 누구인가? 자네한테 걱정 받을 정도는 아니네.”

“...아니 그거 말고. 만약 몬스터라도 나오면...”

“흐흐... 그럼 오히려 좋지. 나도 혼자있을 시간을...”

“미친 새끼. 야 꼬맹아, 그냥 얘 내버려 두고 우리끼리 가자.”

“...네.”

말톤을 텐트에 홀로 방치한 채 공터를 떠났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 저녁에 먹을 식량을 구해야 하니까. 배낭에 건량이 있긴 하지만 그건 비상시를 대비해 아껴두어야 한다.

검집 채 넝쿨을 젖혀가며 앞서나가자 꼬맹이가 의아하게 물어왔다.

“도란님, 근데 저희 어디로 가는 거예요?”

“그야 뭐 뻔하지. 기왕 온 거 물고기나 좀 잡아보자.”

수산물을 맛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아까 냇가에 들렸을 때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봤으니 손쉽게 포획할 수 있을 거다.

잠시 걸어 목표했던 냇가에 다다르자 아까처럼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물고기라... 오랜만이네요. 통발이라도 놓으시게요?”

“그것도 좋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테니 이번엔 이걸로 하자.”

씨익 웃으며 파우치에서 약초 하나를 꺼내들었다. 공터에서 텐트를 칠 때 발견해 미리 꺾어온 녀석.

라디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읊조렸다.

“그건... 타린 잎사귀네요? 미약한 독성이 있는... 그걸로 잡으시게요?”

“그래, 이 약초 이름이 타린이었구나. 야생에 살 때 배운 건데 이걸 물에 담그면 물고기들이 기절하더라고. ...아, 저기가 좋겠다.”

물길을 따라 걸어내려가다 보니 수위가 낮고 바위들이 듬성듬성 드러난 장소가 나왔다.

...이쯤이면 적당하겠지.

웃옷 소매와 바지 밑단을 접고 물에 뛰어들자 서늘한 물살이 발가락 사이를 간질였다.

“아으 시원해. 너도 빨리 들어와. 기분 좋다.”

“보채지 좀 마세요.”

라디는 로브자락을 허리춤에 묶어 흘러내리지 않도록 고정하더니 가지런히 부츠를 벗어두고 새하얀 발목을 물에 담갔다.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오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새어나왔다.

“뭐 그리 힘들게 사냐. 로브는 그냥 벗어두고 오면 되잖아.”

“...전 이게 더 편해서요.”

“그래, 뭐 네가 그렇다면야. ...와서 물길 막는 것 좀 도와줄래?”

“네, 알겠어요.”

주변 바위들을 옮겨 둑처럼 쌓기 시작했다. 물살이 약하다고는 하나 약발이 잘 듣게 하기 위해선 흐름을 막을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렇게 바위를 나른 지 약 십여 분이 지나자 종아리를 적시던 물이 무릎 높이까지 올라왔다.

물발도 어느 정도 잦아들었으니 이제 괜찮겠지.

“자, 약초 풀 테니까 기절한 물고기가 나오면 바로 잡아서 구석으로 던져. 알겠지?”

“네, 걱정 마세요.”

“그래, 그럼 넣는다.”

타린 약초를 한 움큼 손에 쥐고 짓이기자 수면에 녹색 진액이 퍼져나갔다.

곧바로 두 팔을 내세우며 대비했지만 처음 몇 초 동안은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데요?”

“조금만 더 기다려.”

­잠잠.

“...도란님?”

“왜.”

“아무리 봐도 실패한 거 같은데... 정말로 예전에 해 본 거 맞... 앗! 저기!!”

“건져!!!”

“자, 잠깐 물 튀기지 마요!!”

“으랴아아압!!!”

”꺄아악!!“

­첨벙!!!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물고기를 한 아름 싸 들고 돌아왔다.

....쫄딱 젖었지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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