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 2계층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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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 2계층 #6
쏴아아아아...
“비가 멎지를 않네...”
“...그러게요.”
조금은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던 밤이 지난 뒤,
하루가 더 흘렀지만 여전히 비가 그칠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이러면 사냥도 못 하는데...”
지금은 덫이고 함정이고 다 거둬들인 상태.
이렇게 비가 와서야 짐승도 굴속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 거센 빗발에 함정들이 유실될 수도 있을뿐더러 물살이 너무 거칠어서 물고기를 잡는 것도 무리다.
“...어쩔 수 없죠. 이리 와서 앉아봐요.”
라디에게 등을 돌리고 앉자 녀석이 익숙하게 붕대를 풀러나갔다. 며칠 전에 비하면 상당히 능숙해진 손길.
“...어때?”
“많이 좋아졌어요. 솔직히 말해 비정상적일 정도로요. 이것도 그 괴물의 영향일까요...?”
“그야 모르지.”
“...혹시 가슴이 막 뜨겁다거나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건 없죠? 예컨대 마나 같은 거라던가...”
“아니, 몸은 완전히 그대로야. 이전과 똑같아.”
“...알겠어요. 그래도 혹시 뭔가 평소와 다르다 싶으면 곧바로 말해주세요.”
“그래, 알았어.”
라디가 정성스레 내 등에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었다. 이전보다 통증이 줄어든 게 확연히 체감될 정도다.
“...앞으로 하루만 쉬면 그럭저럭 낫겠네요. 처음엔 나흘 정도 더 걸릴 줄 알았는데...”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나저나 말톤은 언제... 아, 저기 오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말톤이 거센 빗발을 헤치며 동굴 안쪽으로 걸어들어왔다.
주섬주섬 어깨에 옷을 걸치며 물었다.
“여, 뭐 좀 찾았냐?”
“아무것도 없었네. 큰일이군... 하루이틀 만에 멎을 비로는 안 보이네만... 온 사방이 미끄러운 바위투성이라 지금 하산하는 것도 무리라네. 잘못 헛디뎠다간 크게 다칠 우려가 있으니 말일세.”
말톤이 상의를 벗어 비틀자 물이 한 바가지 쏟아졌다.
“...도란, 육포 남은 거 좀 있나?”
“그래, 자.”
“고맙네, 그럼 이 틈에 다시 계획을 정비하도록 하지. 자네의 상태도 많이 호전됐으니 말일세.”
“좋은 생각이에요.”
라디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배낭에서 지도 다발을 꺼내 바닥에 늘여놓았다.
“...도란님도 일로 와 보세요. 지금 우리가 있는 장소가 여기쯤이거든요? 이쯤이 일전에 빠져나온 동굴이 있던 곳이고, 여기 이 구멍이 다음 층으로 향하는 통로에요.”
“플래시 골렘이 발견되었다던 장소는 여기라네. 좀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들릴 가치는 충분할 테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플래시 골렘의 핵은 고가에 거래되니까 녀석들을 잔뜩 사냥할 수만 있다면 이번 원정의 목표로는 충분할 거예요. 놈들을 잡고 암시장을 거쳤다가 나오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일 것 같은데...”
“그래, 그쯤이면 한 번쯤 던전 밖으로 나와 정비해야 할 걸세. 도란을 데리고 신전에서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
“전부터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난 멀쩡...”
“안 돼요. 꼭 검사받으세요.”
“....그래, 알았으니까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 그나저나... 우리끼리 4층까지 진출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가? 암시장이 3층이니까 한 층 정도라면...”
손을 들어 진정시켰다.
라디는 턱을 짚으며 살짝 고민하는가 싶더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도란님의 상태 확인이 우선이에요. 게다가 4층까지 가려면...”
“우리만으로는 역부족일 테지. ...무그리드를 직접 내 눈으로 보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말이야...”
“저도 그래요... 포이즌 섀도우를 꼭 잡고 싶었는데...”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있었지.
“포이즌 섀도우... 걔도 그림자 몬스터 뭐 그런 거야?”
“아... 얼추 비슷하긴 한데.. 저번에 봤던 괴물하고는 완전히 다른 몬스터에요. 어차피 최소 5층은 넘어가야 등장한다고 하니 저희가 볼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냐... 뭐, 그럼 됐고. 난 그럼 잠깐 뭐 좀 확인할 게 있어서 저기 안쪽에 좀 다녀올게.”
“동굴 안쪽에요? 저 안에는 아무것도 없던데... 첫날에 저랑 말톤님이 다 확인했어요.”
“그냥 잠깐 갔다만 오는 거야. 금방 다녀올 테니 걱정 마.”
“....같이 가드려요?”
“아냐 괜찮아.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네 뭐 그럼... 조심히 다녀오세요.”
*
라디와 말톤을 뒤로하고 동굴 안쪽으로 나아갔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등불. 구천을 헤매는 망자처럼 랜턴이 드리우는 어렴풋한 불빛을 이정표 삼아 걷다 보니 어느새 녀석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까지 와버렸다.
“.....”
정적.
적막과 어둠이 짙게 내리깔린 동굴. 피부에 찐득하게 달라붙는 탁한 공기. 길게 늘어진 그림자 뒤편에서는 알 수 없는 존재가 커다란 눈을 끔벅거릴 듯했다.
공포가 물결치는 새카만 암흑 앞에서 천천히 랜턴의 방풍창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습하고 미지근한 바람이 훅 끼쳐와 불꽃을 꺼트렸다.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한 줄기 연기.
그게 유일한 불씨였다.
곧이어 끝없는 밤이 찾아오고. 세상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천천히 심호흡하며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 가득한 촛불을 누군가가 단김에 꺼트린 듯한 감각. 촛농이 느리게 흘러내리자 어둠이 그 자리를 메꾸었다. 곧이어 눈꺼풀 뒤에 아른거렸던 등불의 잔상마저 사라지자 근원적인 공포가 물밀듯이 닥쳐오고, 이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그리고 완전히 어둠에 잠식되었을 즈음,
마침내 감았던 눈을 떴다.
“.....”
이게 그 괴물이 바라봐오던 풍경일까.
전혀 다른 세상이 그곳에 있었다.
검은 도화지에 수많은 실선이 가로지르듯, 온갖 색채가 덧칠되기 시작했다. 각자가 명확한 의미와 정보를 가진 실선은 매서운 속도로 뻗어가 시야를 채워나갔고,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이상한 감각을 생생하게 피부로 전해주었다.
뒤이어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 느껴진다.
석회암 균열을 뚫고 나온 야생목 뿌리, 물방울이 맺혀 아름답게 반짝이는 거미줄,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 석화들과 투명한 시선을 보내오는 작은 생명들.
“.....”
수수께끼의 그림자 몬스터.
녀석을 쓰러뜨리고 난 후부터 기묘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말로는 잘 표현할 수 없지만 마치 그림자들이 내게 말을 거는 듯한 그런...
막상 그 이상한 느낌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열기를 쬔 새끼 거미들처럼 순식간에 흩어져버렸으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
그림자들의 속삭임을 따라서 발걸음을 내디뎠다.
시야 구석에 일렁이는 검은 음영들이 손짓했다.
그들이 잡아끌었다.
저 안쪽으로.
깊은 곳으로.
모래바람에 쫓기는 유랑자처럼, 누더기를 걸치고 전전하는 부랑자처럼 나는 홀린 듯이 나아갔고,
마침내 한 지점에 도착했다.
작은 틈새. 서늘한 오한.
미지로 이어지는 바위틈 앞에서 낯선 군중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부추겼다.
딱 한 가지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
그들은 나를 ‘왕’이라 불렀다.
*
“다녀왔어요?”
화톳불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라디가 반겨주었다. 그 해사한 미소를 마주하자 비로소 얼어붙은 손발이 녹아내리는 듯하다.
헌데 녀석은 곧바로 얼굴색을 바꾸더니 쪼르르 달려와 말톤을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아니 근데...! 들어보세요!! 도란님이 없어진 사이를 못참고 그새 말톤님이...!”
“에잉... 말린 고기 몇 점 더 집어먹은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도란, 어서 말해보게. 설마 자네도 자기 애인 편만 드는 건 아니겠지?”
“고작 몇 점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아직 애인 아니거든요!!!”
“아직 말인가? 이거이거... 부끄러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군.”
“제가 그 얘긴 그만하랬죠!!!”
아무래도 또 한바탕하고 있었나 보다.
한숨을 내쉬며 끼어들었다.
“저기... 할 말이 있...”
“아! 아!! 저거 또 집어먹는다!!!”
“흐흐... 어디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 커헉!! 자, 자네는 노인공경이란 말도 모르는가...?!”
“자업자득이에요! 필요할 때만 나이 찾지 마세요!”
“이거...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 새끼를 잘못 키웠구먼...”
이젠 둘이서 아예 콩트를 찍고 있길래 은근슬쩍 라디의 뒤쪽으로 돌아가 귀를 꽉 움켜쥐었다.
“흐얏!!”
“오, 효과 발군이구먼.”
말톤이 감탄했다.
“뭐..! 뭐 하시는 거예요!! 게, 게다가 말톤님 앞에서!!”
“뭐 어때, 쟤도 이미 다 아는데.”
“혼례 날짜는 언제로....”
“둘 다 닥쳐요!!!”
라디가 일갈했다.
쭈뼛 치솟은 꼬리를 느슨한 입매로 바라보며 녀석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자니 말톤이 몰래 고기를 한 점 더 주워먹으며 운을 뗐다.
“...그래서, 할 말이란 게 뭔가 도란. 어여 말해보게.”
“방금 동굴 안쪽에서 이상한 바위틈을 발견했는데 다른 동굴로 이어지는 거 같더라. 한 번 가보지 않을래?”
최대한 무심하게 내뱉었다.
그림자가 속삭였다거나 묘한 감각이 느껴졌다는 얘기를 할 수는 없다. 명료한 해결법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런 소릴 지껄였다간 녀석들이 걱정할 게 불 보듯 뻔하니까.
“...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죠?”
이렇게.
라디가 다가오더니 내 목덜미에 얼굴을 들이밀고 코를 쫑긋거렸다.
“별다른 냄새는 안 나는데...”
“너... 그런 걸로도 알 수 있냐?”
“어렴풋이 살짝은요. 거짓말쟁이는 다 그런 낌새를 풍기니까요. 지금은 연고 냄새밖에 안 나지만.”
...앞으론 조금 더 꼼꼼히 씻어야지.
“근데...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바위틈을 발견했다고요?”
“그래, 오기 전에 살짝 훑어봤는데 딱히 위험해 보이는 건 없더라.”
돌아오기 전, 슬쩍 내부를 엿봤으나 별다른 위험 요소는 발견하지 못했다. 마물의 흔적도 없고 사방이 케케묵은 거미줄이 가득했으니 함정일 가능성은 적을 테지. 이상한 목소리들도 내게 위협을 가한다기보단 막연히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평상시라면 무시하고 지나쳤을 수도 있으나 이번만큼은 그래선 안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명확한 근거는 없으면서도.
“그런가? 어차피 비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 한번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저도 동의해요. 만에 하나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어차피 이 동굴에 발이 묶인 상황이라 녀석들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는 허리춤의 장검을 고치며 발길을 돌렸다.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가볼까?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나오는 걸로 하...”
텁.
“.....?”
“가긴 어딜 가요. ...뒤질라고.”
“꼬맹아...?”
“여기 무릎 꿇고 앉으세요.”
라디가 내 목덜미를 붙들은 채 발끝으로 지면을 툭툭 두드리더니 언성을 높였다.
“도란님! 제가 분명히 상처가 낫기 전까지는 꼼짝할 생각 말라고 했죠!”
“으, 으응... 그랬지...”
“제가 어제 말했던 거 벌써 잊으신 건 아니겠죠?”
“네...”
“말해봐요!”
“그... 한 번만 더 낫기 전에 무리하게 움직이면.. 귀... 귀 안 내줄 거라고... 하셨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러면 우리 도란님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 잘못했습니다... 말 잘 듣겠습니다...”
“....알겠죠?”
“죄송합니다...”
“.....”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 라디의 귀를 못 만지게 된다면 삶의 낙을 잃는 것과 다름없었으니까.
내가 곧바로 저자세로 나오자 라디가 슬쩍 귓가에 속삭여왔다.
“다 나으면... 충분히 만지게 해 줄 테니까... 지금은 낫는 것만 신경 쓰세요. 알겠죠?”
“아이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설마 꼬리도?”
“그건 안 돼요!!”
단칼에 거절당했다. 대체 꼬리가 뭐길래...!
“흐흐... 보기 좋구먼..”
“시끄러워요.”
그 말을 끝으로 라디는 바위에 걸터앉아 독이 든 병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마땅히 할 만한 게 없으니 대충 그 옆에 자리를 펴고 앉아 숫돌과 등유를 꺼내 칼날을 연마했다.
“어휴... 이 짓거리도 이틀 내내 하니까 질리는구먼.”
“우린 자네가 기절했던 사흘 동안 무기만 손질했다네.”
“끔찍하네.”
지구에서 군생활을 하던 시절, 당직만 섰다 하면 매번 총기점호를 하는 간부가 있었다. 그땐 그게 그리도 끔찍했는데 이젠 그걸 매일 하고 있으니...
상념에 젖은 채 검 손질에 몰두했다. 마침내 도신에 기름까지 꼼꼼하게 도포하고 난 뒤 숫돌을 도로 배낭 깊숙이 집어넣으려던 차, 단단한 물체가 손끝에 걸렸다.
의아하게 그 물체를 확인하자,
“깡통...? 아!”
눈부신 섬광이 뇌리를 스쳤다.
나는 즉각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말톤의 어깨를 붙들고 간곡하게 읊조렸다.
“말톤... 친우로서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영 불온한 예감밖에 들지 않네만...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지.”
“제발... 오 분만... 아니, 한 삼십 분... 아니아니... 으... 한 시간! 딱 한 시간만 사라져주라!”
“......”
“안될까...?”
“자네 또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길래...”
“제발!”
“.....”
말톤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더니 마지못해 메이스를 걸머지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
나는 녀석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동굴 입구에 피워둔 모닥불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주섬거리고 있자니 장비 점검을 마친 라디가 다가왔다.
“도란님 거기서 뭐 하세요?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분명히 어디서 맡아 본 듯한...”
“흐흐... 일로 와서 앉아봐.”
“...또 무슨 꿍꿍이길래.”
“꿍꿍이라니, 나 믿지? 걱정 마.”
“눈빛이 영 믿음직스럽지 않은데요... 또 야한 짓 하려는 건 아니겠죠? 말톤님은 그새 어디가고...”
“걱정하지 말래도. 말톤은 잠깐 급한 일이 생겨서 확인해 보러 간다더라.”
“밖에 비가 저렇게 내리는데 급한 일은 무슨... 그래서 그건 뭐예요?”
“아, 이거? 흐흐...”
풀잎을 짓이기라도 한 듯 초록빛이 도는 액체를 녀석의 눈앞에 내밀었다. 그린 앨리게이터에게서 추출한 오일. 막상 힘들게 구해 놓고 그동안 잊고 있었다.
“내가 말했던 거 기억나? 악어 기름이 그렇게 피부미용에 좋다잖냐. 이걸 몸에 바르면...”
“개수작 부리지 마세요.”
“개수작이라니... 나는 그저 네가 기뻤으면 하는 마음에...”
“발라주는 척 하면서 이곳저곳 만질 생각이잖아요!!”
들켰다.
“...크흠, 에이 설마 내가 그런 입에 담기에도 창피한 짓을 할 거라고...”
“적어도 눈은 마주치고 얘기하시죠 도란님.”
“에잇!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
푸슉!
“.....내 그럴 줄 알았네..“
어렴풋한 의식 속, 말톤의 목소리가 길게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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