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화 〉 망자들의 유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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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 망자들의 유산 #5
“썩은... 냄새가 나요...”
라디의 얼굴에서 색채가 빠져나갔다.
썩은 냄새.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시야가 일그러들었다.
“씨발!!!!”
애꿎은 단지를 걷어차자 검붉은 내용물이 쏟아졌다.
우려하던 상황이 닥치고야 말았다.
호흡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큰일이다.
큰일이야.
잠시나마 부정해보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냉철하게 사고해봐도, 현실은 언제나 가혹했다.
턱선을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돌바닥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허물어졌다. 비로소 냉기를 머금은 옷가지가 축축하게 들러붙어 섬뜩한 추위를 발산했다.
막다른 공간.
이곳에선 솟을 하늘도, 꺼질 땅도 없다.
잠시 뒤면 언데드가 이곳으로 들이닥칠 것이다.
잠깐은 분전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죽는다.
전부
나 때문에.
눈처럼 새하얀 라디의 속살이 언데드의 손톱에 찢겨나가는 상상을 하니 구역질이 치밀었다.
창백하게 표백되어 공회전을 거듭하는 사고를 표류하던 중, 익숙한 손길이 내 어깨를 붙들었다.
“정신 차리게 도란,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네.”
“..말톤...?”
“나와 라디가 시간을 끌지. 그동안 자네는 여길 나갈 방법을 찾게.”
“안 돼!! 너희 둘만으론 너무 위험...!”
“도란.”
묵직한 저음이 호흡을 끊고,
그가 날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비로소 마주친 진한 암녹색.
인간들을 서서히 목 졸라 죽이는 열대 우림의 색.
놈의 근원과도 같은 빛이 사납게 번뜩였다.
몇 번이나 날 구원했던 그 녀석이.
“두 번 말하게 할 겐가.”
여기 있었다.
“도란님... 그새 까먹으셨나 본데요...”
라디 또한 배낭을 주섬주섬 뒤지며 덧붙였다.
“여기서 도란님만 유일하게 F급 모험가인 거 기억하고 계시죠? ...후배 모험가님.”
녀석이 입꼬리를 올리며 철조망을 꺼내들었다. 아직 핏기가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제법 냉정함을 되찾은 모습.
“...너 안 무서워?”
죽을 수도 있다.
그런 속뜻을 담아 쳐다보자, 라디가 찬찬히 내 등에 팔을 둘러오더니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속삭였다.
“믿고 있어요... 도란님이라면 해내실 거라고....”
“.....”
“그리고.”
“....?”
“....아까 하던 거 마저 이어서 해야죠.”
아.
“...미안.”
“딱히...? 도란님이 사과할만한 일은 아니니까요. 대신 나가면 조금 화풀이할지도 모르겠네요.”
녀석이 짓궂게 미소지으며 뺨을 쿡 찔렀다.
“그러니까 같이 탈출해요. 그땐 정말 무슨 부탁이든 다 들어드릴 테니까.”
“....꼬리도 만지게 해 줄 거야?”
생각이 뇌를 거치지 않고 튀어나왔다. 어느새 나도 분위기에 전염된 모양이지.
하지만 라디는 천연덕스럽게 웃고는 태연하게 맞받아쳤다.
“....바라는 게 고작 그거에요? ...귀 좀 대 봐요.”
녀석이 말톤을 의식하며 손으로 가림막을 만들더니
“.......”
“윽...?!”
달콤한 목소리로 귓가에 음언을 속삭였다.
어떻게 그런 외설스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럼 전 가볼게요, 힘내세요.”
라디가 철사 꾸러미를 잔뜩 끌어안고 공동 입구로 달려갔다. 내 기운을 북돋아 주고자 언데드에 대비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동료들이 벌어준 이 기회를 허투루 낭비할 수 없다.
내 반드시 기대에 부응하리라.
나는 투구 속 흑안에 결의를 다지며 맹세했다.
*
.....! .....!
신발 밑창을 타고 전해지는 진동이 점점 명료해졌다.
전장의 말발굽을 연상케 하는 소음.
언데드의 진군이 돌바닥에 불규칙한 화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곧 머지않아 개전을 뜻하는 봉화가 타오른다.
화르르륵!!
라디가 설치해둔 함정. 랜턴 기름과 인화성 독극물을 배합해 만든 트랩.
라디가 오른손에 쥔 횃불로 성화를 봉송하자, 언데드 수십 마리가 불타오르며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시작됐군.”
밝아지는 시야를 바라보며 말톤이 메이스를 거칠게 거머쥐었다. 그가 앞으로 발을 한 보 내딛자 거뭇거뭇한 형체가 불길을 뚫고 튀어나왔다.
크으으으...
쿠흐흡 쿠흑...!
말라비틀어진 성대에서 거친 파열음을 내뱉는 미라들. 녀석들이 혼탁한 눈동자를 뒤룩뒤룩 굴리며 접근해온다.
“...라디.”
“아직이에요.”
시야에 보이는 언데드의 수가 늘어날수록 말톤이 어조에서 조급함이 묻어나왔지만, 라디는 침착했다.
서늘하게 내려앉은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 이글거리는 화염이 선연했다. 불타는 층계에서 빠져나온 시신들이 당장에라도 공동에 도달할 듯 달려들었지만, 그녀는 자세를 낮추고 기다릴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이상 행위. 좁은 입구에서라면 그나마 수월하게 막아낼 수 있지만, 넓은 공동으로 언데드가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대처하기가 심히 곤란해진다.
말톤도 그 사실을 알았지만 구태여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멀었는가?”
“조금만... 조금만 더....”
“라디...”
“....지금이에요!!”
라디가 앙칼지게 외치며 철사 끄트머리를 잡아당기자 가시철조망이 솟아올라 언데드에게 육박했다.
쿠흐르륵...!
쿠흘...?!
순식간에 뒤엉켜 고꾸라지는 미라들. 난전을 벌이기에 최적인 환경이 조성되었다.
“고맙네!!”
말톤이 돌바닥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첫 목표는 자세가 무너진 네다섯 놈. 묵직한 철덩어리를 난폭하게 휘두른다.
푸확!!
크르르륵...!!
무시무시한 속도로 치달은 철퇴. 공동을 헤집는 금빛 잔상. 말톤의 금발이 휘날릴 때마다 미라들이 짚단 인형처럼 허물어졌다. 놈들은 단 일격에 살가죽이 갈기갈기 찢겨나갔고, 심장이 으스러지며 비틀린 단말마를 흘려댔다.
이어서 곧바로 회전. 흘려치는 연격. 체술에 능한 건 도란만이 아니다. 그의 깔끔한 돌려차기가 가슴팍에 명중하고, 뒤따른 언데드들을 연거푸 무너뜨렸다. 이어진 올려치기. 크게 돌려 내려찍기. 입가를 사납게 비틀며 수도를 내지른다.
“말톤님!!”
“알겠네!”
말톤이 미라의 가슴팍에서 손을 빼며 후퇴했다. 그 순간에도 그의 오른발은 철사를 차올리고 있었다. 뽑혀 나온 심장이 노면을 나뒹굴고, 철조망에 사로잡힌 미라들이 폭풍우 속 조각배처럼 요동쳤다.
“이젠 제 차례네요.”
화르륵!
유자철선이 맹렬하게 불타올랐다. 그 겉면에는 도란이 몰래 숨겨둔 악어 기름을 꼼꼼히 발라두었다. 피처럼 붉은 불길이 넘실거리고, 뒤엉킨 언데드들을 집어삼킨다. 쐐기 모양으로 돋아난 작은 칼날들은 점점 더 깊게 살점을 파고들며, 도란의 슬픈 눈물과 함께 뜨겁게 타올랐다.
쿠아아!!!
언데드 몇 놈이 제 동료를 발판삼아 넘어왔다. 판데믹의 좀비처럼 무지막지한 광경. 허나 몇 수 앞을 내다보는 라디 앞에선 그저 조소할 따름. 툭! 그녀가 가볍게 발을 튕기자 숨겨져 있던 수많은 칼날이 솟구쳤다.
파바박!!
손잡이 없이 칼날로만 이루어진 불가사의한 무기. 특별히 주문 제작된 날붙이가 놈들의 사지를 꿰뚫었다. 살점이 찢겨나가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언데드에게는 그리 결정적이지 않은 공격이지만...
쿠르르륵...!
카르륵..!
업화처럼 날뛰던 놈들이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한없이 치명적인 맹독을 품은 도신. 닿는 즉시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극독이 발라져 있던 까닭이다. 칼날이 박힌 부분부터 점점 굳어가는 미라들을 관망하며 라디는 초승달 같은 미소를 자아냈다.
“...무섭구먼....”
그 광경을 목격한 말톤이 자그맣게 침음했다.
라디는 오 년이 넘도록 사지에서 굴러온 베테랑이다. 성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모험가가 되기 전부터 암암리에 마물을 사냥해온 기간까지 더하면 두 자릿수가 넘어갈 터, 태생이 사낭 쥐 수인이라 진급에 차별을 겪지만 않았더라면 진작 D등급이 되고도 남을 실력이다.
도란 앞에서는 본인도 모르게 응석 부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지만, 그녀의 본성은 그렇게 귀엽지만은 않다.
말톤은 라디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잔혹해질 수 있는지 뼈저리게 알고 있다.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계기.
한겨울. 궤멸한 도적단. 토막 난 시체. 잘려나간 손가락. 널브러진 술잔. 낭자한 혈흔과 목을 부여잡은 채 시퍼렇게 질린 얼굴들...
그 중심에 선 다섯 살 소녀.
그녀는 2년 전 햇 보어 사냥 퀘스트에서 말톤을 처음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래, 그렇게 일러두었으니까.
말톤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상념을 거둬들였다. 상대를 앞에 두고 딴생각을 품다니,
나답지 않군.
순식간에 도약. 미라의 등 뒤에서 나타나 척추를 분쇄했다. 사방에서 언데드들이 몰려든다. 다시 도약. 배후로 이동. 다시 분쇄. 터져나가는 살점 덩어리.
말톤은 디딤발의 회전을 실어 신출귀몰하게 적들의 배후에서 출몰했다.
이 보법을 처음 선보였을 때, 도란이 한 번 본 것만으로 어렴풋이 따라 하는 걸 보고 어찌나 경악했던지. 놀란 티를 내지 않고자 얼마나 애썼는지 모른다. 도란은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재능은 미쳐 날뛰는 수준이다.
‘이십 년 뒤면 따라잡힐지도 모르겠군.’
흑철색 메이스가 휘둘러질 때마다 공동을 뒤흔드는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적들의 심장은 불협화음을 내며 부서져 갔다. 물론 적당히 힘을 조절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지 않으면...
“.......”
저, 저거 봤어요...?
지금 저거 일부러 힘 뺀 거 맞죠?
이 씨발 얼어죽을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평소에 몬스터를 사냥할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런 순간에도 여유를 부리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아니면 언데드도 몬스터는 몬스터다 이건가요?
나중에 뒤졌어요 진짜.
철컥! 철컥! 철컥!!
쇠뇌의 태엽장치가 격철과 맞물려 날카로운 소음을 유발했다. 조준선에 미라의 미간을 두어 반짝거리는 볼트를 선사했다. 어렵사리 공수한 툼바라 지네의 맹독을 발라두었으니 이거라면 언데드도 별수 없겠지. 왜 미간을 노렸냐고요? 그래야 다시 회수하기 편하니까.
돌바닥을 미끄러지듯이 활보하며 시체에 박힌 볼트를 거칠게 뽑아냈다. 이어 재빨리 장전. 3연사. 다시 장전. 심장. 3연사. 격발.
언데드 무리. 성가시네요. 기껏 발라놓은 독이 흩어지잖아요.
능숙하게 장전했다. 반장갑을 낀 손등. 손가락 사이사이 볼트.
철컥! 철컥! 철컥!!
크으으으...
키이이이...
그래, 좀 더. 앞으로. 조금 더 앞으로. 조금만 더 오면 돼요.
함정으로 적들을 유인했다. 볼트로 견제하며. 나는 말톤 님만큼 체력이 좋지 않으니까. 도란 오빠처럼 힘이 세지 않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툭!
파바바바바박!!!!!
크으으으...!!
키이이익...!!
크르르륵...!
키르륵..!
쿠아아아...!!
뭐, 이런 거죠.
트랩이 미라들을 덮쳤다. 한계까지 응축된 원형 철조망이 사방으로 터져나가고, 사출된 칼날이 살가죽을 깊게 찢어발겼다. 단단하게 파고드는 철선. 이에 그치지 않고 라디는 근처에 있던 단지를 차서 엎었다. 석제 단지 안에 담긴 불똥이 쏟아져 공동에 거센 화마를 불러일으킨다.
“...안타깝지만, 이 앞으로 보내줄 수는 없어요. ...우리 도란을 방해하면 안 되거든.”
라디가 거칠게 앞섶을 잡아당기자, 로브 안쪽으로 늘어선 수십 발의 볼트가 날카롭게 번뜩였다.
*
“.....”
아니...
쟤네... 원래 저렇게 강했나...?
말톤이야 뭐... 원래 센 줄 알고 있었지만...
라디가 전력으로 싸우는 건 처음 봤다.
언데드라 독이 안 통할 줄 알았는데... 쏘는 즉시 픽픽 고꾸라지니 기가 찰 지경이다. 대체 쇠뇌에 무슨 짓을 했길레...
게다가 저 함정들은 다 뭐고.
.....난 바람피우면 안 되겠다.
절대로!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쳐내고 정면의 석문을 바라보았다.
뱀 조각이 튀어나온 중앙 근처에는 인간과 개코원숭이, 자칼, 매가 양각된 부조가 새겨져 있다. 이집트 신화 속 호루스의 네 아들인 임세티, 하피, 두아무테프, 케베세누프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습. 내 머릿속의 지식과 백 퍼센트 일치한다.
지금까지는 당연히 이 부조가 힌트라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봤다.
카노푸스 안에 있던 내장을 꺼내 문에 발라보기도 하였고, 각각 부조 앞에 대응하는 단지를 세워보기도 했다. 말톤에게서 빌린 금화를 제물처럼 바쳐보기도 했고, 정신없이 교전이 벌어지는 와중 미라의 눈깔을 슬쩍해서 구멍에 넣어보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깨트린 항아리의 수도 어느덧 세 자릿수를 넘어간다.
그렇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모조리 시도해봤다.
딱 한 가지만 빼고.
뱀.
시뻘건 외눈. 선명한 비늘. 입 한가운데 난 구멍.
‘그러고 보니...’
왜 이 조각만 뱀 모양이지?
과거를 거슬러 반추했다. 이집트 역사에서 뱀이 어떤 의미를 지녔더라.
“아펩(Apep)? 아페피(Apepi)...? 대충 그런 이름으로 불렸던 것 같은데...”
기억의 수면 아래로 한 형상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이집트 신화에 등장했던 거대한 독사가.
태양신 라의 숙적이며, 빛과 질서, 창조를 상징하는 그와는 반대로, 혼돈과 어둠, 죽음을 나타내는 존재.
절대적인 악으로 표현되며 신화 속 최종보스 격으로 등장하는 마수다.
최고신인 라가 태양의 배를 타고 두아트(Duat)를 넘어설 때면 매일 밤마다 나타나 훼방을 놓는다고 했던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늘 호루스와 라에게 퇴치되어 물러가곤 했지.
‘...어쩌면 이 뱀 조각 자체가 단서일지도...’
한 번 의구심을 품기 시작하자 도화지에 떨어진 먹물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만약 저 위에 있는 게 태양의 배라고 한다면 이곳에서 독사를 마주치는 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건데... 아펩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전염병을 창궐시키거나 인간을 꼬드겨 파라오에게 반란을 일으키고... 사람들에게 고통을 선사하고... 불사신...”
잠깐.
불사신...?
턱에서 손을 떼고 눈앞의 뱀을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풍화되어 한쪽 머리가 뭉개진 뱀 조각상을.
근데, 정말로...
풍화되어 손상된 걸까?
그런 것치곤 다른 부분이 너무 멀쩡하다. 더욱이 이야기 속 아펩은 불사신이라 아무리 죽어도 밤이 되면 온전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눈앞의 조각과 괴리감이 드는 대목.
설마 그렇다면...
나는 홀리듯이 붉은 외눈을 향해 손을 뻗었다. 검을 쥐느라 굳은살이 잔뜩 박인 손가락. 그 손끝이 뱀의 눈두덩이에 닿자 단단한 돌의 촉감이 아닌, 살아있는 생물의 맥박이 느껴졌다.
그 맹렬한 위화감에 얼굴을 찌푸리며 보석을 빼내자, 안구가 있어야 할 공간이 주저앉으며 정확하게 대칭이 이루어졌다.
뱀 조각상이 느릿하게 입을 벌렸다.
비현실적인 풍경. 놀란 마음을 추스르며 손아귀 안에 담긴 눈알 크기의 홍옥(??)을 여의주처럼 입안에 박아넣자ㅡ
드드드드드득...!!
육중한 소음을 내며 문이 젖혀지기 시작했다.
해냈다.
“말톤!! 꼬맹아!! 문이 열렸어!!!”
“드디어...! 기다리고 있었네 도란!! 라디여, 셋을 세면 물러날 테니...!!”
“알겠어요!! 하나..! 둘...!”
콰르르르륵!!!
라디가 마지막 함정을 발동시키는 것과 동시에 두 녀석이 미라를 뿌리치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언데드 무리. 군견에 버금갈 정도로 빠른 개체가 마수를 뻗어왔다.
“꼬맹아!! 내 손을 잡아!!!”
“도란님!!!”
아슬아슬하게 닫혀가는 문.
쇄도해 오는 언데드.
찰나의 순간에ㅡ
우리는 칠흑 속으로 뛰어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