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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하렘 생존기-74화 (74/375)

〈 74화 〉 꼬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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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꼬리 #2

밤은 조용하고, 사람들은 잠들었다.

동물들은 웅크리고, 대지는 지열을 식혔다.

하면,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느릿하게 떨어지는 극장의 벨벳 커튼처럼, 검은 장막이 세상을 뒤덮었다.

지상에서는 갖가지 형광 식물이 피어나고, 하늘에서는 달과 별이 자아내는 은밀한 방사가 시작되었다.

이 짙은 야음을 어부의 투망에 비유한다면, 나와 라디는 그 그물 안에서도 가장 빛나는 열대어가 아니었을까.

어느 순간 수면 위로 끌어올려져 수명을 다할지도 모르지만, 그전까지는 푸른 광천(?川)을 유유히 헤엄치며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설사 메말라 죽을 운명이라도.

“마저 벗길게.”

찬찬히 손을 움직였다. 리넨 원단을 여러 겹 겹쳐 만든 투박한 속옷. 과거 라디의 배낭을 뒤지다가 발견했던 바로 그 천 조각.

최상급 품종의 배를 감싸는 포장재라 하기에는 조금 모자라지만, 그렇기에 그 매력을 어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물 상자를 개봉하듯 라디의 속옷을 벗겨내자 과실이 드러났다.

젖가슴.

상공에서 떨어지는 백은의 달빛이 새하얀 나신에 내려앉아 반짝이는 시냇물과 같은 흐름을 만들었다.

모닥불을 등지고 선 라디에게선 형용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풍겼다.

별빛을 반사해 온갖 색채가 물결치는 눈동자. 이른 벚나무의 꽃잎처럼 여린 연분홍빛 유실. 잎맥이 뚜렷하게 도드라진 백옥색 살결에서는, 타오르는 모닥불과 푸르스름한 달빛이 어우러져 오묘한 광채가 남실거렸다.

첫 햇과실의 싱그러움을 소중하게 간직한 봉우리에서는, 아직도 줄기가 끊어지면서 나는 향기마저 풍기는 듯하다.

체모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는 서늘한 밤공기와 맞닿아 뽀얀 김이 피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나는 그 절경을 눈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참 동안 물끄러미 쳐다보자, 라디가 살며시 허리를 꼬더니 한쪽 팔로 가슴을 가렸다.

꼬리를 살랑이며 건드리면 움찔할 듯 수줍은 목소리로­

“..어때요...?”

“.....”

“그... 도란님...?”

“아, 그래 그... 굉장하네.... 쩐다.”

내 빈약한 사고와 어휘로는 그런 감상을 지껄이는 게 고작이었다.

라디는 말문을 잃은 내 모습에 자신감을 얻은 걸까. 어쩌면 내심 실소했을까.

손가락에 말아쥐었던 속옷 쪼가리를 살며시 떨어뜨리고는 고혹적인 자태로 두 팔을 벌려보이며 속삭였다.

“...전부 도란님 거에요.”

“원하시는 대로 하셔도 돼요.”

“두 발로 서지 못할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도 되니까...”

“만족하실 때까지.”

“마음껏 범해주세요.”

그것이, 신호탄이었다.

“꺄흐응...!♡”

라디를 거칠게 담요 위에 드러눕혔다. 그녀 위에 올라타 도망가지 못하게 짓눌렀다. 격렬하게 그녀의 입속을 탐하며 젖가슴을 주무른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인 유방은 내가 힘을 가하는 대로 모양을 바꾸어 섬뜩할 정도의 고양감을 선사했다.

“어디서 그런 못된 말을 배워가지고...! 게다가 이렇게 야한 몸으로... 한번 혼 좀 나볼래?”

“응...! 흐읏.. 하으... 그치마안...”

라디가 내 팔뚝을 붙잡았다. 내가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자 색기 어린 신음이 터져나온다. 수인 특유의 건강하고 탄탄한 몸매에선 아담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진한 생명력이 느껴졌으며, 앳된 얼굴에 반해 어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아찔한 곡선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곰살궂게 살랑이는 꼬리와 앙증맞은 귀는 폭력적인 충동을 이끌어낸다.

상반된 두 매력을 지닌 모순적인 자태. 그녀가 로브를 뒤집어쓰고 다녀서 다행이었다.

외간 남자가 이 모습을 봤다간 가만두지 않았을 테니.

“다.. 행이네요... 흐읏... 하앙...♡”

“....뭐가.”

“가슴.. 이요... 그동안 크기만.. 흐응..! 해서.. 흣...! 불편했는데.. 도란.. 님의... 마음에... 흐으읏...! 든 것 같아서어...”

“.....”

정말이지, 라디의 부모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보답이라도 하듯이 그 감촉을 마음껏 만끽했다. 쉬지 않고 손을 놀리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체를 감상했다. 손아귀에 힘을 주자 야릇한 살집이 마디 사이로 빠져나왔고, 꼿꼿이 자기주장을 외치는 발칙한 돌기를 튕기자 그녀의 허리가 크게 들썩였다.

내 턱을 타고 똑 떨어진 땀방울이 그녀의 꽃잎 끄트머리에 낙하하니, 잎 위에 맺힌 이슬처럼 미끄러져 오목하게 파인 배꼽 속으로 흘러들었다.

“응... 하읏...! 하아.. 핫... 흐으읏...!”

‘...야해.’

라디가 연거푸 물기 어린 교성을 내뱉었다. 이런 감각은 낯선 걸까, 마치 쾌락에 몸서리치는 카나리아를 보는 듯 너무나 선정적인 모습. 하지만 교태스럽되 천박하지는 않았고, 고혹적일지언정 경박하지는 않았다.

이에 나는 한 가지 요구를 주문했다.

“...라디야, 혀 내밀어봐.”

“흐읏... 네...? 하앙... 허, 혀...?”

“그래..”

“으읏... 왜, 왜.... 요...? 흐그읏...”

“그냥 한번 해 봐. 안 잡아먹어.”

“헤읏... 이, 이렇게에...?”

라디가 메롱하듯 혀를 내밀었다. 그 모습이 붉게 난연해진 얼굴과 맞물려 묘한 정욕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 그녀의 혀를 빨아들였다. 음서에서 본 지식이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 알사탕처럼 내 입 위에서 그녀의 혀를 굴리자 달뜬 소리가 새어나왔다.

“흐릅... 달달해애...”

“.....”

나도 그래.

충분히 즐긴 뒤 천천히 그녀의 입에서 떨어졌다. 불시에 찬 바람을 쐰 라디의 혀가 아쉬워하며 배웅했지만, 그것도 잠시. 내 설근이 그녀의 입술, 뺨의 문양, 가녀린 목, 빗물이 담길 듯 오목한 쇄골을 타고 미끄러지자 몸뚱이에 딱딱한 경직이 실렸다. 분명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혀에 긴장하는 것이리라.

마침내 내 입술이 봉긋하게 솟은 젖무덤에 당도하고, 그 중심의 야들야들한 다육을 머금자 격한 반응이 되돌아왔다.

“꺄앗...?! 도, 도란...!? 흣... 흐아아앙....”

“....”

라디의 입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교성이 흘러내렸다. 동시에 현재 상황을 깨닫고 황급히 입을 틀어막으며 바위굴 입구를 살폈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말톤은 한번 잠들면 좀처럼 깨어나지 않으니까.

이어 모유를 수유하는 어미 쥐와 다를 바 없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는지, 내 머리를 붙잡고 밀어내려 했지만 그 팔에는 힘이 실려 있지 않았다.

수줍어하는 태도와 대비되는 몸의 성숙함. 그 괴리감이 내 욕정을 자극한다.

“꺄으으으읏...?!! 으읏...! 하으으... 아읏...!”

먹음직스럽게 농익은 과실의 꼭지를 깨물자 라디의 입에서 색정적인 신음이 들끓었다. 냇가에서 씻고 온 덕에 그녀의 살갗에서는 은은한 우유 향이 맴돌았다. 여체 특유의 보드라움은 날 휩싸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 황홀한 감각에 파묻혀 유두를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허리가 난폭하게 튀어올랐다. 무언가 내 이름을 부르짖던 절박한 언성은 차츰 언어를 이루지 못하고 흩어졌다. 핸드폰 진동을 수 배로 늘린 듯 골반이 부르르 떨리고, 지면에서 들린 발끝이 공기를 죌 듯 쥐락펴락하며 끝끝내 내 허리를 옭아매었다.

나 또한 본능적으로 그녀의 하의 위로 남성기를 거칠게 비비며 스스로를 자극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신의 경련이 최고조에 이르고, 그녀의 오돌한 돌기를 조금 세게 깨문 순간ㅡ

“────!!!”

라디의 허리가 드높게 치솟았다.

내 등을 붙잡았던 종아리가 부러질 듯 강하게 옥죄여오고, 지그재그로 꺾였던 꼬리가 곧게 퍼졌다.

크게 벌어진 입에서는 소리 없는 외침이 흘러나오고, 전신이 바들바들 떨리자 선분홍빛 유륜 또한 그에 맞춰 핑크빛 잔상을 자아냈다.

공기 중에 녹진녹진한 향기가 맴돌자 두꺼운 원단 너머로도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잠옷 바지가 젖어들었다.

가쁜 숨을 헐떡이는 라디의 뺨에는 한줄기 눈물이, 초점 없는 시선으로 흐리멍덩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푸른 눈동자에는 은은한 별구름이 섞여들었다.

환희와 탈력감이 공존하는 모습. 아직 절정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라디는 몇 번이고 골반을 튕기며 축축하게 담요를 적셨다.

그 농염하고도 음란한 모습에 이미 한계까지 커진 줄 알았던 물건이 더욱 부풀어올랐다.

“...라디야, 괜찮아?”

“.....”

“괜찮은 거 맞지...?”

“.....”

그녀는 한참을 쉬고 나서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요.”

“...뭐라고?”

“치사... 해요.. 저 혼.. 자만...”

“.....”

아무래도 자기만 추태를 보인 게 마음에 안 들었나 보지.

라디는 밉살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더니 내 허리께에 손을 얹었다.

“도란님도... 벗으세요.”

“그래, 근데 잠시만.”

무심코 손을 뻗어 그녀의 잠옷 바지를 올려주었다. 쾌락에 몸서리치며 이리저리 쓸리고 밀려난 탓에 소중한 둔턱만 간신히 가리고 있던 탓.

하지만 어째선지 라디는 얄궂은 시선으로 쳐다봐왔다.

“....왜?”

“아니 그야... 어차피 곧 벗길 건데 고칠 필요 없었잖아요.”

“...그러네?”

어쩌면 내 행동이 짓궂게 비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사정에 어울려줄 여유는 없다.

나도 아까부터 고간이 아플 정도로 바지 안에서 날뛰고 있었으니까. 이쯤에서 시원하게 한 발 뽑고 싶다.

내가 허리춤에 손을 댔지만, 라디는 말없이 그 손을 밀어냈다.

대신 손수 내 허리띠를 풀어내고는 속옷과 바지를 동시에 붙잡고 단김에 끌어내렸다!

“.....?”

...그랬으면 좋으련만, 당연히 쉽게 벗겨질 리가 없지.

“어...? 이거 왜 안 벗겨져요...?”

“.....”

그녀는 잘 모르는 눈치지만, 발기한 상태에서는 남성기가 쐐기처럼 속옷을 틀어막는 까닭에 쉽게 벗겨낼 수 없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라디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내 바지를 내리고자 낑낑거리며 애를 썼다.

요령 없이 부딪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솔직히 조금 아팠기에, 나는 멋쩍게 웃으며 그녀를 보조해 물건이 빠져나갈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하지만 여기서 예기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꺅...?!!”

용수철처럼 한계까지 눌려 있던 분신이 튀어나가 그녀의 안면을 가격한 것.

재빠른 반사신경으로 직격하는 건 피한 모양이다만, 라디는 벌침에 쏘인 토끼처럼 눈을 왕방울만 하게 뜬 채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미안... 괜찮아?”

“....”

대답이 없다.

손목으로 콧등에 묻은 씨물을 닦아주고 귀를 살살 어루만져주자 벌어진 입술 사이로 당황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 이.. 이거... 왜, 왜 이렇게... 커다래.. 요...?”

“응? 그야 흥분했으니까 커지는 게 당연하잖아.”

“그, 그런...”

라디는 어물쩍거리며 뒷말을 삼키고는 ‘저번에는 귀여웠는데...’ 라고 중얼거렸다.

아니 근데 잠깐만.

“...너 내 걸 예전에도 본 적이 있어?”

“네, 네...?!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갑자기 그게 무슨...”

“아니, 너 방금 저번에는 귀여웠다고 말했잖아. ....대체 언제 본 거야?”

“아... 그, 그러니까 그게...”

라디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며 변명을 모색했지만, 가슴을 한 번 주무르자 야릇한 신음을 내뱉고는 사실대로 불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동굴에서 그림자 마물이랑 싸웠을 때 기억하시죠...? 전투가 끝나고 사흘 동안 기절해 계셨잖아요.. 그때 간호하면서 살짝....”

“....”

설마 그때 볼 거 다 봤다고 했던 우스갯소리가 사실은 전부 진담이었냐!

“그, 그래도...! 정말 조금! 조큼밖에 안 봤으니까...!”

“조금은 무슨, 이거 완전 변태 아니야? 쪼끄마한 게 벌써부터 밝혀가지곤...”

“돼, 됐거든요? 그리고 도란님도 같은 상황이면 똑같이 하셨을 거면서. ...잡소리는 됐고 여기 앉아보세요. 이번에는 제가 해드릴 테니까.”

라디가 날 바위에 앉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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