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75화 (75/375)

〈 75화 〉 꼬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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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 꼬리 #3

라디가 바위 위에 제 셔츠를 깔고 날 앉히더니 무릎을 꿇고 다가왔다. 그녀의 어여쁜 얼굴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세. 허나 평소에는 보여선 안 될 내 분신과 아름답게 출렁이는 라디의 젖가슴이 더해지면서 근질근질한 배덕감이 심장을 쿡쿡 찔렀다.

그녀는 열띤 시선을 눈치챘는지, 뺨을 살짝 붉히며 내 왼손을 자신의 가슴에 쥐여주고는 남근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런데... 이거 원래 이렇게 큰 거예요?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닌데...”

“음... 아마 아닐걸?”

나도 이 세계 남성의 성기 사이즈를 아는 건 아니지만, 지구와 비슷하다는 가정을 전제로 평균은 웃돌지 않을까 싶다.

이전부터 크기에는 자신이 있었다. 군시절, 정비 시간에 샤워하고 있으면 간부들이 한둘씩 와서 감탄하고 갔을 정도니까. 어떻게 소문이 퍼져나갔는지는 모르겠다만.

더욱이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이라도 방문하는 날에는 사람들이 슬금슬금 우리 부자를 피해 다녔다. 막 초등학생이 됐을 법한 꼬마가 온탕에서 헤엄치다 내 물건을 뱀장어로 착각해 트라우마에 걸렸다는 헤프닝도 있었고.

믿거나 말거나.

“으... 그때도 작은 건 아니었는데 그게 이렇게나 불어나다니... 게다가 뭔가... 무서워요...”

라디가 쭈뼛쭈뼛 검지로 귀두 끝을 건드리더니 난생처음 해산물과 마주한 아이처럼 움츠렸다. 발기한 남성기를 목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일 테니까.

잔뜩 긴장한 모습이 퍽 귀여워 살짝 골려주기로 했다.

“나중에 네 안에 들어갈 거니까 지금 잔뜩 인사해 둬.”

“그, 그런?! 아, 아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그... 죽을 거예요?!”

“안 죽어.”

“부, 부서진다고요!”

좌우로 갈팡질팡하는 청색 눈동자.

라디는 다급히 손대중으로 내 치수를 가늠하더니 그대로 제 배에 가져다 댔다. 그리곤 그 결과를 도저히 믿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다분한 동요가 묻어나오는 시선으로 두리번거리다가 주변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들었다.

뒤이어 내 물건에 맞춰 끄트머리를 똑 부러뜨리더니, 하복부에 가져다 대고 곧바로 사색이 되어 올려다봤다.

푸른 눈망울에는 어렴풋한 눈물까지 아른거렸다.

“흐윽...! 저, 저... 죽어요...! 지, 진짜로 파열된다고요...!!”

목소리에서 절절함이 묻어나왔기에 나는 웃음을 머금으며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오늘은 끝까지 안 갈 테니까 걱정 마.”

나도 기본적인 자각은 있다.

당장 이대로 무책임하게 성교를 강행했다간 여러모로 위험하다. 피임은 둘째 치더라도, 어떤 위협이 도사릴지 모르는 던전 안에서 그녀의 컨디션을 크게 망칠 수 있다.

라디는 내게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과 후일에 대한 걱정이 상충하는 듯 우물쭈물하더니 결국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만족하실 때까지 다른 요구가 있으시다면 뭐든 들어드릴게요.”

이런 말을 덧붙이며.

그녀가 천천히 내 물건에 손을 대었다. 처음엔 탐색부터. 고사리 같은 손바닥으로 맥박을 재고, 뜨거움을 느끼고, 촉감을 확인하고, 저 딴엔 나름대로 은밀하게 냄새를 맡았다.

물건에 뜨거운 숨결이 불어닥치자 살짝 간지러웠다.

피 냄새만으로 도적을 구분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후각이 뛰어난 녀석인데 지금쯤 어떤 느낌일까.

“으음....”

라디는 미지근한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얼굴을 붉혔다. 이어 천천히 손을 주물렀다. 뭉친 근육을 풀어주듯. 부드럽게.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음... 아니. 위아래로 왕복해봐. 조금 세게 해도 괜찮으니까.”

“이, 이렇게요?”

“그래, 그렇게.”

라디가 증기 기관의 피스톤처럼 서서히 손을 위아래로 놀리기 시작했다. 소위 대딸이라고 불리는 행위. 어색하게 팔 전체를 사용해 성기를 마찰한다.

솔직히 말해 라디의 손길은 서툴고 미숙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녀가 내 기분을 북돋기 위해 노력한다는 정신적 충족감과, 오랫동안 억눌린 육욕이 맞물려 차차 쾌감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라디의 어깨를 붙잡은 손아귀에 무심코 힘이 들어가자 조금 자신감을 얻었는지 손놀림이 한층 빨라졌다.

“우음... 꼬리랑은 다른가 보네요...”

“..꼬리는 주무르는 편이 좋아?”

“아...”

라디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기를 꺼렸지만, 내 손이 가슴으로 미끄러지자 재빨리 털어놓았다.

“네... 그리고 털에 결이 있어서 뿌리부터 끝부분으로 쓸어내리는 건 쉽지만 그 반대는 어려워요. 억지로 거스르려 해봤자 별로으으냑?!”

“오 진짜네.”

라디의 꼬리를 붙잡고 쓸어올리자 아까는 의식하지 못했던 꼬릿결이 느껴졌다.

“읏... 흣.. 하아... 가, 갑자기... 그렇게...”

“뭐 어때, 너도 내 거 만지고 있으니 쌤쌤이지. 이걸로 자위도 하고 그랬어?”

“흣.. 그... 그....”

“괜찮아, 솔직하게 말해봐.”

“그읏... 아, 아예 안 해본 건.. 아니었는데에.. 별로... 감흥이 없어서어.. 어릴 적.. 한두 번 해본.. 이후로느.. 후웃... 거의...”

“그랬구나?”

하기야, 어쩐지 이런 쾌감에는 익숙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성적 고조에는 감정의 기복이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지금은 평소보다 훨씬 민감하게 느끼고 있을 테고.

한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한 가지 의문이 뇌리를 스쳤다.

나는 꼬리를 쥔 손아귀에서 힘을 빼며 물었다.

“그럼 혹시 이 던전 안에서도 자위한 적 있어?”

“.....”

“와... 진짜냐.”

그냥 찔러봤는데 정곡이었던 모양이다.

라디가 당혹스러워하는 게 훤히 들여다보였다. 자식은 부모는 속일 수 없다는 게 이런 건가. 평소에는 잘만 시치미를 떼면서 이런 상황이 되니 화분을 깬 아이마냥 솔직해졌다.

나는 머리 위에서 부지런히 쫑긋거리는 귀를 한번 쳐다보고 말했다.

“...거짓말할 생각 하지 마. 조금 전에 무슨 요구든 들어준다고 했잖아.”

“그, 그래도 이건...”

“안 되겠다. 고개 들어.”

라디가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자 나는 그녀의 턱을 붙잡고 들어올려 키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가슴과 꼬리를 애무한 뒤 노곤해진 몸에 대고 재차 질문했다.

“그래서... 했어?”

“치, 치사해...”

“대답.”

“.....네.”

“어떻게 했는데?”

“그, 그건...”

라디가 날 올려다봤지만, 시선이 마주치자 다시금 고개를 푹 떨궜다.

“....그때 도란님 걸... 본 다음에... 계곡에서.. 혼자...”

“참... 남의 물건을 함부로 봐 놓고선 멋대로 자위하고... 파렴치하기 짝이 없네.”

“으으....”

“어디 한번 자세하게 읊어 봐.”

“그... 도란님 걸 보고...”

“그게 아니지, 다시.”

조금 짓궂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으나, 본심은 그렇지 않았다.

라디 또한 연인답게 내 의도를 깨닫고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도란님 자... 지를 본 다음에 제 비처... 그러니까.. 그... 보....”

“안 들려.”

“보지... 에.. 이런 게 들어가면 어떨까... 꼬리 마디로 길이를 잰 다음... 상상하면서 자위했어요... 계곡에서 씻을 때...”

“잘했어.”

불붙은 장작처럼 새빨갛게 변한 라디를 쓰다듬어주었다. 날 위해 부끄러운 대사도 서슴지 않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내 안에 이런 가학적인 욕망이 잠재해 있었을 줄이야.

라디는 투레질하는 아이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쳐다봤으나, 그 입술에 살짝 뽀뽀해주자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풀렸는지 기분 좋게 눈을 감고 내 손길에 몸을 맡겼다.

그 모습을 보자 또 격한 충동이 일었다.

라디를 담요 위에 깔아눕히자 새된 비명이 새어나왔다.

“꺄앗...?! 자, 잠깐...! 오늘 분명 본방은 안 한다고...”

“성기만 삽입하지 않는다고 했지, 아예 안 건드린다는 말은 없었잖아. 걱정 마, 손가락만 넣을 거야.”

“우... 그런...”

추후를 위해서라도 점차 적응해서 나쁠 건 없을 테니까.

라디가 불만스럽게 볼을 부풀렸지만, 그래봤자 귀엽기만 할 뿐이다.

“...뭔가를 넣는 건 처음이야?”

“네... 그러다가 혹시라도 음막이 찢어질 수도 있다고 들어서... 처녀성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그거 누구한테 배웠어.”

“수도원장 할머니한테요. 그분이 아이들에게 그림으로 가르쳐주셨어요. ...저 같은 경우는 어머님께 미리 배운 지식이 조금 있긴 했지만...”

“그런가...”

하긴, 학교는 고사하고 영상 매체도 없는 이 세계에서 성교육은 오롯이 어른들의 몫이었으니. 한국에서는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중세와 성 관념이 비슷한 이 세계에서는 순결을 매우 중시할뿐더러, 첫날밤 처녀혈의 유무로 하루 만에 파혼이 결정되는 일도 종종 있다고 들었으니까.

수도원장 노부부도 그걸 염려해서 아예 삽입 자체가 위험하다고 가르쳐 준 거겠지.

“괜찮아, 깊숙이만 안 넣으면. 손가락 정도로 다치거나 하지는 않아.”

“.....”

“걱정돼?”

“네... 혹시라도...”

“괜찮아. 내가 곁에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할 테니까. ...아니면 이번엔 좀 미룰까?”

무리해서 할 마음은 없다. 어디까지나 그녀의 의사가 제일 중요하니까.

하지만 라디는

“.....”

천천히 허리를 들어올리더니­

­살랑살랑..

터질 것 같은 얼굴을 가리며 골반을 살짝 흔들어 보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나는 입가에 감출 수 없는 웃음을 머금고 잠옷 바지에 손을 댔다.

이내 그녀의 허릿단을 붙잡고­

“그럼 벗긴다?”

“....”

­끄덕.

단김에 종아리까지 끌어내렸다.

그러자 억눌렸던 여자의 향기가 물씬 끼쳐왔다.

“와.. 예상은 했지만... 엉망진창이네.”

당연하지만, 라디의 아랫도리는 빈말로라도 멀쩡하다 말하기 힘들었다.

회음부에 고여 망울망울 흘러내리는 끈끈한 과실즙은 담요에 작은 샘을 만들었으며, 새하얀 속옷은 골반까지 푹 젖어 투명한 살결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그 내부가 어떻게 되어있을지는 안 봐도 뻔했다.

안 본다는 선택지는 없지만.

“벗긴다?”

“....”

“응? 벗긴다?”

“그... 꼭 굳이 그렇게 물어봐야 속이 후련하...냐아아앗?!!”

불시에 속옷을 확 끌어내리자, 손가락 사이로 훔쳐보던 라디가 기묘한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속옷은 살짝 밀려내려 보지 둔턱을 아슬아슬하게 가렸을 뿐,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다.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하며 손바닥에 남은 저항감을 확인하자니 그녀가 간신히 입을 뻥긋거리며 말했다.

“그, 그... 읏... 꼬리.. 구멍....”

“응...? 아...”

라디가 살며시 뒤돌아 꽁무니를 보여주고 난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속옷 윗부분에 꼬리를 뺄 수 있도록 동그란 구멍이 나 있던 것.

무턱대고 잡아당기면 도중에 걸리는 게 당연하지.

“신기하네... 잠옷 바지에는 왜 안 뚫어놓은 거야?”

“..더, 던전에 도착하기 얼마 전에 산 거라... 반짇고리가 여분 배낭에 들어가 있거든요. 그때 기억하시죠..? 입장하기 전 물품보관소에 맡겼던...”

“아하.”

그러면 그냥 말톤한테 빌려달라고 해도 될 텐데.

불현듯 떠오른 동료의 존재에 동굴을 쳐다봤지만, 다행히 불손지객이 나타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잡생각을 떨쳐내고 다시 눈앞의 풍경에 집중했다.

“...근데 그럼 이거 어떻게 벗겨?”

“으... 제가 천을 살짝 들어올리고 있을 테니 구멍 안으로 살살...”

“이렇게?”

“으읏... 네...”

찰팍. 라디가 뒤로 손을 뻗어 살갗에서 천을 떼어내자 축축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에 얼굴을 붉히고 재촉하는 듯이 조급한 눈길로 쳐다봐온다.

나는 그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꼬리를 구멍 안으로 흘려보냈다. 그물코에 얽힌 새끼 장어를 풀어주듯 부드럽게. 한껏 민감해진 탓인지 그녀는 내 손끝이 뿌리를 찌를 때마다 손으로 신음을 틀어막으며 하반신을 움찔거렸다.

...진짜 너무 야한 거 아니야?

껄떡거리는 분신을 억누르며 완전히 구멍에서 빼내자 라디가 살며시 뒤돌아 도로 정자세를 취했다.

“저... 도란님.. 부끄러우니까 여기서는 그냥 제가 벗으면...”

“어허, 손 떼.”

“....”

“손 떼.”

라디가 머뭇거리며 속옷을 놓자 내 손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그렇게 막 힘을 주려던 찰나, 그녀가 황급히 손목을 붙들며 제지했다.

“자, 자, 자깜만요!! 그...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달까... 조금만 더 말미를 주시면...”

“라디야.”

“도, 도란님...? 갑자기 왜 그런 눈흐아아아앙...♡”

순간, 라디의 갈라진 균열을 검지로 쓱 훑어올리자 고양이처럼 달뜬 교성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 틈을 타 재빨리 속옷을 끌어내렸다.

그로 인해 적나라하게 드러난ㅡ

“오우야....”

음부.

일자로 앙다문 수줍은 보지가 날 맞이해왔다. 체모 하나 없이 매끈한 비부. 청결하게 관리되어 신록을 연상시키는 골짜기에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듬뿍 풍겨왔으며, 농익은 복숭아처럼 상기된 피부는 녹인 설탕을 코팅한 것처럼 투명한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장난스러운 바람이 화톳불을 건드리자 꿀물이 금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였다.

원래는 꾹 닫혀 있었을 균열은, 잔뜩 흥분한 탓인지 연한 꽃잎 하나가 슬그머니 삐져나와 푸들푸들 떨리고 있었다.

색정적이면서도 특유의 깜찍함을 겸비한 자태. 게다가 새하얀 살결이 고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덕에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보는 것만 같다.

슬쩍 고개를 내려 엉덩이골도 확인하고자 했지만, 차마 거기까지는 못 보여주겠는지, 라디가 살그머니 꼬리를 내려 뒷구멍을 가렸다.

...약속이고 뭐고 그냥 마구 박아버릴까.

“....예뻐. 진짜 예쁘다. 유적에서도 못 찾았던 보물이 여기 있었네.”

“으... 그, 그게 무슨....”

“이거 보여? 엄청 젖었어.”

“으... 으....”

라디의 회음부 아래 손을 받치자 끈적한 과실즙이 한가득 묻어나왔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의 눈앞에 손가락을 들이밀어 실타래처럼 늘어지는 과즙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라디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더 감상하고자 꿀을 음미하듯 검지에 묻은 애액을 혀로 핥은 순간ㅡ

“도, 도란님?!! 그, 그거 먹지 마요!! 내려놔요!!”

“.....”

“도, 도란... 님..?”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다.

수치와 불안에 떨리는 푸른 눈망울을 응시하며, 나는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입을 열었다.

“....야.”

“그, 그러니까 누가 그런 거 먹으랬어요...! 지지에요 지지!! 애처럼 아무거나 주워...!”

“복숭아 맛 난다.”

“.....네?”

복숭아.

그래, 라디의 애액에서는 짙은 복숭아 맛이 났다.

하지만 소위 술자리에서 지껄이는 과장된 허풍 따위가 아니라, 정말로 과수원에서 막 딴 제철 백도를 진하게 농축시킨 듯한 풍미가 느껴졌다. 최고급 호텔의 일류 바텐더가 제조한 아이스티도 따라오지 못할 맛. 더욱이 끈끈한 점도 덕분에 혀에 착착 감겨들어 강렬한 중독성이 있다.

...이 세계인의 특성인 걸까? 아니면 수인? 어쩌면 사낭 쥐 종족이 유달리 특별한 걸지도.

“야, 너도 한 번 맛볼...”

“돼, 됐거든요?! 도란님이나 많이 드... 아, 아니..! 드시지는 마세요!!”

“이거 수통에 조금 담아가면 안 될...”

“미... 미쳤어요?!!”

라디가 다급히 손을 뻗어 구멍을 가렸다. 아무래도 한계에 달한 수치심이 더 이상은 용납하지 못하는 모양.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다 방법이 있다.

나는 그녀 위에 몸을 겹쳐 가볍게 키스했다. 뜨끈하고 말랑말랑한 구내를 탐하며 보드라운 나신 위에 손가락을 세웠다. 이후 서서히 하강. 봄의 기운이 방울방울 고드름을 녹이듯이 천천히. 천천히...

손가락은 느리지만 착실하게 나아갔으며, 하복부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

그 불길한 거동을 감지한 라디의 혀도 어느 순간부터 우뚝 움직임을 멈추었다. 실을 뽑아내며 하행하는 거미처럼 자신을 타고 미끄러지는 불청객의 행방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

그리고 마침내 내 입꼬리에 짓궂은 미소가 피어오르며 다섯 손가락이 부들부들한 허벅지 사이로 사라진 순간­

“흐으으으으읏...?!!”

라디의 신형이 불쑥 솟아올랐다.

그녀와 입을 맞대고 있던 탓에 살짝 입술을 찧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도, 도란...?! 으흑... 아흣...! 자, 잠깐...!! 응...!”

단순히 외음부를 쓸어내렸을 뿐인데도 격렬한 반응이 되돌아왔다. 한껏 민감해진 상태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태생적으로 잘 느끼는 체질이라 그런 걸까. 갈라진 균열을 의식하며 손바닥으로 비부를 살살 돌리자 라디가 가느다란 두 팔로 내 목덜미를 세차게 끌어안았다.

나는 이대로 격하게 음부를 희롱하고픈 마음을 억누르며 그녀의 나신을 바위에 기대었다.

“....꼬맹아.”

“응흣...! 읏... 흑...! 도, 도라안... 이, 이거어.. 쪼그... 이상해엣...”

“괜찮으니까 긴장 풀어.”

나는 라디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꼬리를 붙잡았다. 그녀가 쾌락에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쉴 새 없이 손을 놀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내 눈길이 향한 곳에는 끈끈한 라디의 앙다일뷰가. 은은한 열기를 내뿜는 비밀스러운 골짜기가 도래했다.

­치덕...

엄지와 검지를 그 위에 문대자 미끄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천천히 힘을 실어 벌리자 안에 감추어져 있던 속살이 드러난다. 살짝 충혈된 점막은 예쁜 선홍색이었고, 꼬리를 붙잡은 왼손을 죔죔 할 때마다 뻐끔뻐끔 협소한 구멍으로 야한 즙을 내뱉었다.

몹시도 음란한 구멍.

역시 제대로 즐기려면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야지.

나는 뜨끈한 샘의 원천에 혀를 밀어넣었다.

“후냐아아아앗?!! 하으읏...!? 도, 도란...! 흐윽...!! 끅...”

“.....”

미쳤다.

이건 세기의 대발견이다.

보통 신체 내부에서 흘러나온 분비물이라 하면 저항감이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애액에서는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랑하는 여인이라서 그렇게 느끼는 건지, 아니면 생리적 거부감을 모두 덮을 정도로 맛이 뛰어나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일 년 내내 이것만 마셔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대체 얼마나 축복받은 체질인 걸까? 아니면 그런 그녀를 애인으로 둔 내가 천운인 걸까.

그 황홀한 감각을 음미하며 벨을 누르듯 꼬리를 주물러 음료를 주문받고 있자니, 라디가 내 머리를 으깰 것처럼 허벅지로 짓누르며 저항했다.

“아, 안... 흐응.. 거긴... 히끅! 더러운... 흐읏..! 데에....”

“네 몸에 더러운 데가 어딨어.”

“그, 그래도... 하으으...!”

“너도 나였으면 핥아 줄 거잖아. 아니면 혹시 나 더러워?”

“그, 그럴 리가...! 으그으읏....”

라디가 쾌락을 감내하며 가쁜 호흡을 헐떡였다.

그 모습이 음란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해 나는 쿡쿡 웃음을 머금으며 뺨을 쓸어주었다.

내 미소를 마주하자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며 살짝 다리를 벌려주었다.

그렇다면 이제 충분히 즐겼으니 슬슬 본방에 돌입해야겠지.

나는 꼬리에서 손을 떼고 다정하게 속삭였다.

“라디야, 아직 괜찮겠어?”

“.....”

“...지금부터 네 안에 손가락을 넣을 거야.”

“읏..!”

“걱정 마, 이거 보이지? 손가락 하나, 딱 이만큼만 넣을 거야.”

“으으...”

“그러니까 너도 내가 기분 좋게 여길 만져줬으면 좋겠어.”

“.....”

­끄덕.

라디가 치뜬 눈동자로 올려보다니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손으로 내 물건을 붙잡았다.

그 자그마한 손바닥이 위아래로 왕복하기 시작하자 나도 그녀 위에 몸을 겹치고 서서히 손을 아래로 내렸다.

손바닥이 옆구리, 배꼽, 하복부를 스치듯 지나 푹 젖은 틈새에 도달하자 후끈한 열감이 느껴졌다. 새끼손가락 하나도 통과시키지 않을 정도로 좁은 틈. 그 아래 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오직 나만을 위한 구멍.

다른 존재의 침입을 한 번도 허가한 적 없는 그 은밀한 구멍에 중지 첫 마디를 밀어넣자 빽빽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으흑...?! 흣!! 흐으극...!? 아흣...”

“...조금 더 넣을게.”

라디가 본능적으로 두 허벅지를 오므렸다. 나는 더 가까이 달라붙어 강제로 열어젖혔다. 연이은 쾌락에 절여져 이제는 완전히 암컷의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감상하며 손가락에 힘을 싣는다. 쫀득하게 달라붙는 속살을 젖히며 점점 깊이 삽입할수록 남근이 껄떡거리며 자기가 대신 나서겠다고 아우성친다.

“그, 그마안...! 도, 도란... 응흣...?! 이거어... 흐읏...! 무서워어... 히끅!”

“거의 다 들어갔어.”

두 번째 마디. 밀어넣는다. 입으로는 빼 달라고 하지만, 아랫입은 솔직해서 내 중지를 오물오물 씹어온다. 이게 말로만 듣던 명기가 아닐까. 잔뜩 풀어줬는데도 이 정도 조임이라니. 이곳에 내 자지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짜밧. 뜨끈한 보짓물이 팔뚝을 적셨다. 구불구불하게 요동치는 육벽이 그녀가 작은 절정을 맞이하는 도중이라 호소했다. 하지만 멈출 생각은 없다. 멈찔멈찔 떨리는 골반, 살짝 들려 담요 끄트러미를 움켜쥐는 발가락, 위아래로 왕복하던 손은 어느새 여유를 잃고 멎어들었다.

나는 그녀의 질 내부를 괴롭히며 엄지손가락으로 새싹을 지분거렸다. 되는 대로 교성을 내뱉는 입을 내 입으로 틀어막아 소리를 죽였다. 내 가슴을 쿡쿡 찌르는 유두를 꼬집고, 땀방울 맺혀 반짝거리는 여체를 마음껏 탐닉했다.

어찌나 당하는 데 면역이 없는지.

“...라디야.”

“으극..! 흐으으읏! 하윽...! 후웃...!!”

“.....”

날카롭게 세운 손톱이 내 셔츠를 찢고 등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나는 그녀가 내 등을 도화지처럼 마음대로 할퀴게 놔두었다. 대신 통증을 감내하며 애액으로 범벅이 된 손을 놀려 갚아준다.

손가락을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약점을 찾았다. 질구에서 두 마디 정도 떨어진, 요도가 있는 방향을 살살 어루만지자 질 내부가 섬찟섬찟 수축했다.

남들에게 말 못 할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탁 트인 야외에서 이런 음란한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배덕감을 자극했다.

그리고 마침내 가랑가랑하던 달콤한 교성이 내 반고리관을 녹일 듯 파도치던 때, 쥐락펴락 어쩔 줄 모르던 다리가 허리를 옥죄며 아기씨를 배설해달라고 재촉하던 때, 발정기의 짐승처럼 최고조에 달한 떨림이 공기를 녹진녹진 적셔갈 때.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시나브로 약지를 더해 손가락 두 개로 질 내부를 꾸욱 누른 순간ㅡ

“────!?!!”

자칫 입을 덮지 않았더라면 사달이 났을 정도로 색정적인 신음과 함께 라디가 성대히 가 버렸다.

왈칵 게워나온 애액이 하반신을 촉촉하게 적셨다. 풀려버린 긴장감에 투명한 액체가 분수처럼 튀었다. 맹렬하게 요동치던 질 내부가 손가락을 부러뜨릴 듯 압박해오고, 날 강하게 끌어안은 두 다리가 콩알을 손바닥에 마구잡이로 비비며 본능에 충실히 했다.

한데­

“라, 라디야?”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한차례 절정을 맞이하느라 굳어졌던 나체가 이완되자 팔이 축 늘어졌다. 놀란 내가 황급히 맥을 짚어봤지만,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쁜 호흡을 쌔근거릴 때마다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봉긋한 가슴을 보자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기절했나.”

하긴... 오늘만 해도 산맥을 몇 개나 넘으며 플래시 골렘을 해치웠으니 피곤할 만도 하지. 쾌락에 익숙지 않은 탓도 있어 절정 후 바로 잠들어 버린 모양이다.

하지만 암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이거 완전히 허접뷰지 아냐...?”

명색이 수인 아닌가. 그런데 고작 두 번 가버렸다고 기절하다니... 아직 본방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더군다나­

“....나는 어떡하라고.”

내 하반신에는 껄떡거리는 물건이, 한 번도 시원하게 배출하지 못해 안달 난 자지가 당황하며 날 올려다봤다.

그래서 결국ㅡ

“씨발... 씨발...! 이 나쁜 년... 씨발....”

나는 기절한 라디의 몸을 딸감 삼아 자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요리조리 둘러도 보고 이곳저곳 손가락을 넣어도 보며 맘껏 만끽했으니 용서하기로 했다.

이프로 정도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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