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86화 (86/375)

〈 86화 〉 생존 #1

* * *

[086] 생존 #1

“흐어어어억!!”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눈을 떴다.

기절했다가 깨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혼절하다니...

두통이 이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났다.

충동에 이끌려 폭포 아래로 뛰어내린 건 기억하는데 그 뒤론 가물가물하다.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지만, 천 길 낭떠러지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을 리 없으니 환청이겠지.

주섬주섬 주변에 떨어뜨린 물건이 없나 더듬어 확인하고는 일어섰다. 다행히 네 팔다리 모두 멀쩡하다.

그렇다면 최우선으로 여기가 어디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정신을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자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좁은 골목에 이는 바람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 아무래도 나는 지금 동굴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이곳에 기어들어와서 정신을 잃은 건가.’

어떻게 벼랑 아래로 뛰어내리고도 멀쩡한지는 차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나는 홀린 듯이 냉기가 끼쳐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잔향이 되어 울려 퍼지는 발걸음이 바람 소리에 묻혀갈 즈음, 희미한 푸른빛이 망막에 비추어졌다.

일렁거리는 빛무리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울퉁불퉁한 동굴 내부의 실루엣이 점점 짙어지고 그와 함께 한기도 차차 강해졌다.

마침내 으슥한 한기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변모했을 무렵, 시야가 확 트이며 경이로운 광경이 드러났다.

“....절경이네.”

얼어붙은 세상.

웅장한 폭포도, 서늘한 공기도, 높게 솟은 침엽수도

전부 빙결되었다.

끝을 볼 수 없는 폭포는 물결 그대로 새하얀 장벽을 이뤘고, 수증기가 얼어붙으면서 생긴 작은 눈꽃들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허공을 수놓았다.

협곡 저편에 드문드문 자라난 전나무는 창공을 찌를 듯 드높게 솟아 있었고, 잎사귀에 차가운 공기를 머금어 푸릇푸릇한 취운을 형성했다.

새하얀 입김이 피어오르자 동굴 천장의 고드름이 투명하게 빛났다.

시간마저 얼어붙은 게 아닐까 하는 착각.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세상은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휘이이잉...

“엣취!!”

고요한 세계 한가운데 멍하니 서서 경치를 감상하던 중, 한파가 몰아닥쳤다. 반사적으로 양팔을 짚으며 몸을 떠니 축축하게 젖은 옷감이 만져졌다.

나는 황급히 동굴 안으로 돌아왔다.

“씨... 겁나 춥네....”

젖은 옷을 입고 있는 건 알몸만 못하다.

나는 재빨리 상하의를 탈의하고 소지품을 확인했다.

투구가 없는 건 이미 확인했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내, 내 검이...”

검이 부러졌다.

지금까지 애용해왔던 롱소드의 도신이 똑 부러져 있었다.

긴 시간이라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던전에 들어오기 전부터 함께 수많은 역경을 딛고 온 파트너를 잃자 안타까움이 샘솟았다.

하물며 지금은 사지 한복판 아닌가? 무기가 몇 개나 있어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이 장검을 잃을 줄은 몰랐.... 어...?”

계속 보고 있자니 어째선지 파손된 위치가 낯이 익었다.

도적단에게 습격당하기 전, 붉은 머리 남자가 손날로 비틀었던 바로 그 지점이다.

“이 개자식이...”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분노가 솟구쳤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다만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든 복수하고 말 테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부러진 칼을 검집에 갈무리했다. 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혼자 남은 말톤이 걱정됐지만, 곧바로 그럴 처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마지막에 녀석이 선보였던 경이로운 회복력이라면 며칠 안에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테고, 혼자서도 무리 없이 던전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다.

그 가호란 것의 정체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나중에 본인한테 들으면 될 일이다.

문제는 나다.

당장 이 추위 속에서 생존해야 하고, 라디도 찾아야 한다.

그래도 그녀가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자신했다.

라디는 이곳 어딘가에 있다.

그렇게라도 되뇌이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전진할 자신이 없었기에.

그녀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기에.

그리고...

“.....”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어째선지 녀석하고 연결된 듯한.

워낙 어렴풋하고 생소한 감각이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엣취...!! 아흐 추워.... 진짜 나가면 신전에서 검사를 받아보든가 해야지...”

나는 고개를 저어 상념을 떨쳐내고 소지품을 확인하는 데 몰두했다. 사실 확인이랄 것도 없었다. 내가 가진 거라곤 얄팍한 단벌옷, 이제는 부러진 검 한 자루, 자그마한 여분 배낭과 던전 입구 노점에서 산 파우치가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파우치의 가죽 매듭을 풀자 곧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이게 왜 여기에....?”

단도.

칠흑빛 단도가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 테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상하다.

그야 난 이 단검을 말톤에게 맡기고 왔으니까.

다른 사람 손에 닿으면 강한 반발을 일으킨다는 점을 고려해 직접 녀석의 배낭에 넣어주기까지 했다.

힘들게 유적에서 찾은 물품이니만큼 당연히 가져오고 싶었지만, 이 단도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존재했으니.

검집이 없다.

임시방편으로 적당한 나무토막에 끼우긴 했지만 폭포에 휩쓸리며 내 몸을 파고들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칼날도 워낙 날카로워 자칫 베였다간 치명상을 금치 못할 테고, 파우치에 넣어두어도 가죽을 찢고 나올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내겐 코볼트 단검이란 대체재가 있다.

그런 이유를 근거로 아쉽지만 두고 온 건데 보란 듯이 내 파우치에 들어가 있으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 더군다나...

‘이거... 원래 이랬나..?’

기분 탓인지 조금 말끔해진 느낌이 든다. 왕의 묘실에서 발견했을 당시에만 하더라도 골동품처럼 낡아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그때도 아무것도 없는 관 안에서 갑자기 나타났었지.

“...진짜 저주받은 물건인가?”

설마 사용자의 생명을 갉아먹는 마검은 아니겠지?

살짝 섬뜩해졌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 단도를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불안감을 떨쳐내고 이어서 소지품을 확인했다.

“부싯돌은 다행히 잘 있고... 수통이랑 말톤이 준 보리빵이 네 덩이... 코볼트 단검이랑... 플래시 골렘의 핵 여섯 개... 그리고...”

크로스보우.

은빛 태엽을 손가락으로 쓸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분명 차가울 텐데도, 그녀의 온기가 전해져오는 듯했다.

언제부터 내가 울보가 되어버린 걸까.

나는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눈가를 북북 닦아내고 쇠뇌를 방수포에 감싸 배낭 깊숙이 밀어넣었다.

이건 녀석과 만났을 때 내 손으로 직접 전해줄 거다.

“그럼... 이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데... 젠장... 폭포 밑이 이런 데일 줄 알았으면 옷이라도 더 껴입고 왔지...”

말톤의 부츠를 빌려 신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추위를 무릅쓰고 동굴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나체로 혹한의 벌판에 나서는 건 꽤 용기가 필요했지만, 생존을 위해선 필요불가결한 일이다.

“그럼 하나... 둘...”

­타다다다닥!!!

재빨리 동굴 밖으로 뛰쳐나왔다. 체온을 상실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눈에 담아야 한다.

­휘이이이잉....

“끄아앗...!”

­타다다다닥!!!

황급히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냉기 탓에 도무지 버틸 수가 없다.

“그럼 한 번 더...”

­타다다다닥!!!

­타다다다닥!!!

­타다다다닥!!!!

빨가벗고 동굴 안팎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한 뒤에야 만족할 수 있었다.

나는 가쁜 숨을 내쉬며 짧은 시간 동안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렸다.

“일단 여기는...”

얼음 골짜기.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존재할까.

아무래도 그 거대한 폭포는 도중부터 수십 갈래의 작은 지류로 나누어진 모양이다. 이 장소는 그 물줄기 중 하나가 이어지는 협곡인 듯하고.

폭포의 규모가 커다래서 다행이었다. 만약 밑바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면 나는 지금쯤 붉은 얼룩만 남긴 채 세상에서 지워졌을 테니까.

아무리 물에 빠졌다고 한들 그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살아남는 건 불가능하지만, 예전부터 나는 극한의 상황에서 이상할 정도로 놀라운 생존력을 보여 왔다.

분명히 낙하하는 도중 눈 덮인 봉우리에 부딪히거나 한 거겠지.

기억을 잃어버린 건 그 후유증일 테고.

그래도 타박상 하나 없는 건 조금 석연치 않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내가 무사하다는 건, 라디가 살아있을 확률 또한 더욱 올라갔다는 뜻이니까.

게다가 무려 사낭 쥐 수인 아닌가? 고양이처럼 균형 감각이 뛰어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들었다. 물론 이 정도 높이라면 당연히 무리일 테지만...

“....아니, 분명 무사할 거야. 그래야만 해. ....그러고 보니 결단을 내리기도 참 힘들었을 텐데...”

새삼 라디가 극도의 고소공포증 환자였다는 걸 떠올리자 가슴이 아려왔다. 그토록 무서워하던 트라우마도 이겨내고 죽음을 무릅쓰기까지 얼마나 큰 결심을 했을까.

온전히 나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조금만 기다려. 내가 곧 찾으러 테니까.”

반드시 녀석을 되찾아 무사히 돌아가고 말겠다.

이번에야말로

셋이서.

나는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

얼추 옷을 말리고 동굴 밖으로 나왔다.

찬 바람이 몰아치자 옷깃 사이로 냉기가 스며들었다.

‘일단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겠어...’

라디와 만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른다.

당장 마음만 같아선 다 제쳐두고 녀석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그랬다간 며칠 버티지도 못하고 객사할 터.

내게 주어진 식량이라곤 보리빵 네 개가 전부. 설마 폭포 밑이 이런 환경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눈 덮인 설원에서 식수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식량이라면 말이 다르다.

발이 푹푹 빠져 제대로 걷기조차 힘든 이곳에서 제대로 된 사냥이 가능할 리가 없다. 침엽수림에서 간간이 베리나 허브 종류를 구할 순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 협곡을 벗어나도 산림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건 너무 낙관적이겠지.

하물며 이런 맹추위 속에서는 열량 소모도 빠르다.

라디야 뛰어난 후각으로 어떻게든 먹을 걸 찾아내겠지만 나는 다르다. 어떻게든 식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녀석과 만나기도 전에 아사할 게 분명했다.

“엣취!!”

얼어 죽거나.

나는 서둘러 침엽수가 자라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언제 해가 질지 모르는 이상 부지런히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사박...

“.....”

콧잔등에 눈송이가 떨어져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도저히 던전 안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한 상공 저 멀리 검은 공혈이 보였다. 저기엔 발광 이끼조차 자라지 않는 걸까? 바다의 블루홀을 연상케 하는 구멍이 하늘에 있으니 깨진 그래픽 조각처럼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높이도 어찌나 높은지 빛의 산란 덕분에 대기가 파랗게 보일 지경이다.

“...난 저런 데서 떨어진 건가...”

새삼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다.

그간 평범과는 동떨어진 인생을 살아왔지만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무모한 행동이었다.

백 번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전부 같은 선택을 했을 거지만.

나는 눈을 껌벅거려 잡념을 망막 너머로 밀어넣고 침엽수가 돋아난 협곡 외각에 접어들었다.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은 전나무는 마치 시베리아의 타이가를 방불케 했다. 수백 년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푸른 기백을 뽐내왔을 이 수목 앞에 서면, 열이면 열 누구나 넋을 잃고 멍하니 올려다볼 수밖에 없다.

“.....”

하지만 나는 방심하지 않고 유심히 바닥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곳곳에 도사린 깊은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우물.

산더미같이 쌓인 눈이 나뭇가지에 가로막혀 일부분만 퇴적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눈 덮인 상록수림에선 꽤 빈번하게 볼 수 있고, 한 번 빠지면 자력으로 헤어나오는 건 거의 불가능해 꼼짝없이 질식사하게 된다.

나는 구멍을 예의주시하며 조심조심 잔가지를 긁어모아 말톤의 소형 백팩에 집어넣었다. 다행히 눈의 하중으로 부러진 나뭇가지가 주변에 수북이 널려있었다.

“...깨어난 곳 주변에 산림이 있어서 다행이었네..”

이 잔가지들은 불을 피울 때 요긴하게 쓰일 터. 물기가 마르면 옷 사이에 넣어 단열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마음만 같아서는 베리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싶었으나, 적설량이 너무 많아 찾아볼 엄두를 못 냈다. 저 두꺼운 설벽 아래에는 아직 발아하지 않은 씨앗이 잔뜩 있을 테지만, 하루아침에 눈이 전부 녹아버리는 게 아니라면 내가 그걸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볼일을 마친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얼음 골짜기의 끝자락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허벅지까지 파묻히는 눈 때문에 걷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쉬고 있을 틈은 없다.

이 협곡만 벗어난다면 뭐라도 보이겠지.

어쩌면 라디가 웃으며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원래 그렇다.

이제 그녀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나아갔다.

귀가 시리고 이가 부딪혔지만, 이후의 대책은 일단 이 협곡을 벗어나고 생각하면 된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더디지만 꾸준하게 전진해 눈부신 빛이 흘러들어오는 골짜기 너머로 향했다.

팔뚝을 들어 눈가로 내리쬐는 빛무리를 가리며,

그렇게 막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디딘 순간ㅡ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거대한 형체가 대지를 횡단했다.

칼날은커녕 화약 병기로도 뚫지 못할 만큼 두꺼운 털가죽, 고래의 눈알처럼 커다란 동공, 거대 멧돼지 따위와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우람한 상아.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매머드가 현실에 있었다.

동물원 코끼리를 미니어처 피규어로 만들 정도의 사이즈.

하지만 그뿐만이었을까­

­쿠웅!!!! 쿠웅!!!! 쿠웅!!!!!!!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

다갈색 장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족히 백여 마리가 넘는 메머드 무리가 이동을 개시하자 협곡이 뒤흔들렸다.

사방에서 빙벽 파편과 눈더미가 쏟아져내렸다.

나는 머리를 싸매고 눈밭에 엎드린 채 멍한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말톤이 모닥불가에서 풀어놓았던 이야기.

당시에는 그저 인식 저편에 묻어두었던.

바로 그ㅡ

“자네, 지금 이 던전이 몇 층까지 탐색 되었는지 알고 있나?” “분명... 층까지라고 하지 않았어?” “맞네, 그리고 층은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더군.” “(...)다행히도 우리가 그곳에 갈 일은 없을 테지. 들리는 소문으로는 A급 모험가 파티도 층에서 큰 피해를 입고 철수했다고 하더군. S등급 모험가라도 오지 않는 이상 층 전까지를 탐색 가능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네.”

“......”

그래, 기억났다.

불해(不?)의 빙설로 뒤덮인 지역.

끝없는 설원과 끔찍한 괴물이 우글거린다는 영구 동토층.

이 던전 어딘가에 있지만,

지도에는 없고,

소문으로만 전해지는

불가침의 마경.

A급 파티마저 포기하고 철수했다던 이곳은ㅡ

던전 7계층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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