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8화 〉 여흥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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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여흥 #16
“어떤 병신이 복어독으로 물고기를 낚나 했는데... 이놈들이 그간 변사체의 원흉이라고?”
“네...”
“...설명 좀 해줄래?”
“음... 그러니까...”
붉은 매 길드의 수장, 아니스가 피에 떡져 더 이상 이목구비도 분간하기 힘든 머리통을 매만지며 물었다. 시체 썩은 내와 쇠파리가 들끓는데도 표정 하나 구기지 않은 모습.
악취를 감내하며 어젯밤 있었던 일을 풀어놓자 그녀는 살며시 눈을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손아귀에 힘을 주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두개골이 으스러지며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수박처럼 질척한 뇌수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사내들을 말없이 노려보는 아니스에게 타올을 건네자 그녀가 피 묻은 손을 닦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센스 좋네? 고마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나저나 이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실 예정입니까?”
“글쎄? 마음만 같아선 당장 들개 밥으로 던져주고 싶지만... 도란,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저한테 묻는 겁니까...?”
“그래, 너희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니까.”
아니스가 안심이라도 하라는 듯 은근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 그녀의 붉은 머리칼 뒤로 시뻘건 오라가 남실거렸으니.
아니스의 의중을 떠보고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형... 시키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희는 둘째 치더라도... 이 일당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여럿 발생했으니까요. 여기서 지상까지 신병을 인도하려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그래, 알았어.”
푸확!!!!!!
“읏...?!”
풍격(風?).
눈 깜짝할 사이, 그녀의 손톱 끝에 괴여든 바람이 사내들의 목을 날려버렸다. 스노우 타이거에게서 보았던 마법과 유사한 기술.
수압 절단기로 베어내기라도 한 양 매끄러운 단면을 응시하며 긴장하기도 잠시, 아니스가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단원들에게 명했다.
“칸트, 네가 인솔해서 이것들 전부 불태워. 머리는 시장 입구에 효수하고. 인력이 모자라면 비번인 길드원까지 전부 불러 모아. 추가 수당은 낭낭하게 챙겨줄게.”
“알겠습니다!! ...들었지?”
“빨리 끝내고 쉬러 가자, 다들 집합!!”
비전투원으로 구성된 길드원들이 목청껏 대답하고는 사체를 수레에 싣고 떠나갔다. 내용만 들으면 상당히 번거로워 보였으나, 그간 골머리를 앓게 만든 사건이 해결되어서인지 그들의 얼굴에는 어렴풋한 웃음기가 감돌았다.
아니, 어쩌면 다른 이유일 수도.
“....?”
내게 윙크를 보내고 지나치는 이름 모를 청년을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자니 라디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아니스 님, 실례지만 말씀 좀 하나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응? 그래, 뭐든지.”
“방금 그 사람들... 정말로 살려두지 않으셔도 괜찮았겠어요...? 혹시 나중에 뒤탈이 생기기라도 하면...”
“아, 그거?”
아니스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렇다는데 누가 의문을 제기하겠어. 증거도 확실하고 고작해야 이런 잡범에 배후가 있을 리도 없는데. 게다가 너희가 직접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며, 그거면 된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요...”
그렇게까지 우리를 신뢰하고 있을 줄이야.
내심 감동하고 있자니 그녀가 덧붙였다.
“말톤 경의 동료 중에 악인이 있을 리 없잖아. 사람 보는 눈 하나는 확실한 남자니까. 그리고 아델도 극구 강조하던걸? 그래서 나도 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그녀가 살풋 다가와 손바닥으로 가림막을 세우며 소곤거렸다.
“...너 대체 니아는 어떻게 꼬신 거야?”
“네, 네?! 아니..! 그게 무슨...!!”
돌팔매질에 맞은 개구리처럼 화들짝 튀어오르며 라디의 눈치를 살피자 아니스가 웃겨 죽겠다는 듯 배를 잡고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 그것 때문에 길드가 발칵 뒤집혔어. 그 말썽꾸러기 니아 아르제를 푹 빠지게 만든 사람이 나타났다면서. 걔가 마음먹고 사고 치면 나도 감당하기 힘든데 말이지.. 덩치는 쬐그만한 게 꼭 황소 같은 녀석이니까.”
“.....”
그럼 아까 길드원이 나를 보고 윙크한 것도...
따가운 라디의 눈초리를 감내하며 뻣뻣하게 서 있자니 아니스가 문뜩 고개를 갸웃거리곤 말을 이었다.
“아, 그리고 이건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혹시 너 아델하고도 무슨 일 있었어?”
“네, 네...?! 갑자기 그, 그건 왜...”
“아니 그냥... 이번 사건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 네 이름이 나오니까 갑자기 당황하더라고. 얼굴까지 붉혀가면서. 걔가 원래 그럴 애가 아닌데...”
“하하... 그러게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
“음... 그래서 말인데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두 명은 안 된다?
그녀의 아리송한 미소를 정면으로 마주하자 팔다리가 얼어붙었다.
이 여자는 날 어디까지 떠본 걸까 속으로 뇌까리며 식겁하고 있자니 아니스가 화제를 돌렸다.
“흠... 그래도 뭐, 이번엔 정말 잘 해줬어. 마침 우리도 곤란하던 참이었거든. 길드원을 전부 풀어도 해내지 못한 걸 하루 만에 해결하다니... 대단한걸? 혹시 원하는 보상안이 있어?”
“....말씀은 황송하지만, 괜찮습니다. 보답을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니니까요. 붉은 매 길드 측에는 이미 많이 받았기도 하고...”
“그래? 그럼 내가 적당히 임의로 선정해서 보내 줄게. 주소는 베라스틴 맞지?”
“네? 하지만...”
“괜찮아. 우리 길드 업무를 도와줬는데도 빈손으로 돌려보내면 내 명예에 흠집이 나거든. 정 부담스러우면 네가 우리 길드에 들어오던가.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사양하겠습니다.”
“아쉽네... 내키면 언제든지 말해. 자리는 항상 남겨두고 있을게. 그리고 보급 건은 들었지?”
“아, 그러고 보니... 언제 떠난답니까?”
“내일 날이 밝자마자 바로 출발할 거야. 그러니 필요한 게 있으면 미리 준비해 둬. 사람들이랑 인사도 해두고.”
“...감사합니다. 아니스 님.”
나와 라디는 그녀의 미소를 뒤로하고 작별을 위해 말톤의 막사로 향했다.
*
말톤과 술잔을 기울이며 밤새도록 회포를 푼 다음 날, 이른 새벽.
숙소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라디야 일어나 봐, 누가 왔나 봐.”
“으음... 누구요..?”
“트라함인 것 같은데... 내가 나가 볼게, 외투라도 좀 걸치고 있어.”
“아, 네... 맞다... 하움...”
라디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해준 뒤, 대충 맨살 위에 로브를 걸치고 텐트 입구로 향했다.
소맷자락 아래로 단도의 감촉을 확인하며 천을 젖히자 이제는 익숙해진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어 트라함, 이 야밤엔 무슨 일로...?”
“야밤은 무슨... 벌써 5시야. 보급대가 출발하기 전에 미리 알려주러 왔어. ...보아하니 확인하러 오길 잘한 것 같네.”
“벌써? 고맙다 야, 하마터면 제시간에 못 맞춰 일어날 뻔했네...”
“그럴 것 같더라. 이럴 때 늦어서야 되겠냐. 아, 그리고 이건 내 선물.”
트라함이 손바닥 크기의 나무곽을 건넸다.
천천히 뚜껑을 비틀자 습기 제거 용도로 넣어둔 목화솜과 곱게 갈무리된 잎사귀가 눈에 들어왔다.
“시가 잎이야. 비싼 건 아니지만 내가 가진 것 중에 선물할 만한 게 얼마 없더라고. 너희도 언젠간 다시 이 던전으로 돌아오겠지? 그때 꼭 다시 보자.”
“고맙다... 너도 몸조심해. 괜히 다치지 말고. 출산한 도마뱀들도 잘 돌봐 주고... 다음번에 또 만나자.”
“그래,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오늘은 내가 당직이라 아침부터 투입해야 하거든. 라디 씨한테도 대신 안부 좀 전해줘.”
트라함이 손을 내저으며 떠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불현듯 속에서 먹먹한 감정이 샘솟았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텐트 안으로 돌아오자 라디는 다 알고 있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맞이해왔다.
“잘 인사하고 왔어요?”
“...그래, 너한테 안부 전해달라더라. 자기는 업무 때문에 가본다고... 자칫하면 제시간에 맞춰서 못 일어날 뻔했네.”
“끝까지 도움을 받아버렸네요... 도란님한테 소중한 사람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 기뻐요. 도란님은 머리칼 때문에 딱히 이렇다 할 지인이 별로 없었잖아요.”
“....”
말없이 시선을 피하자 녀석이 웃으며 나를 끌어안았다. 이후 미리 준비해둔 빵과 수프를 호롱에 데우고 접시에 덜어내자 간단한 아침 식사가 완성되었다.
라디와 탁자에 마주 보고 앉아 아침을 먹은 뒤에는 배낭을 메고 불 꺼진 천막을 나섰다.
이슬에 젖어 아름답게 반짝이는 공터로 발을 내딛자 신선한 새벽 공기가 폐에 들이찬다. 높다란 창공은 어슴푸레한 주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해 슬슬 여명이 차오르려는 조짐이 보였다.
막 개점을 준비하는 상인으로 북적거리는 시장을 가로지르며 입을 열었다.
“집합지가 분명... 암시장 초입이었지?”
“네, 혹시 모르니까 서두르죠.”
“그래... 진짜 오늘부로 이곳을 떠나는 거구나.”
던전에 들어오고 두 달. 그간 겪어왔던 나날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늘어진 차양막들을 지나쳐 정든 거리를 뒤로하고 조금 더 걷자 시장 입구에 도달했다. 효수된 사체와 경고 문구가 적힌 팻말을 멀찌감치 우회해 주위를 둘러보자 저 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꺼먼 형체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아, 오셨군요. 얘기는 들었습니다. 아니스 님에게 받은 길드 패를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
“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몇 가지 안내와 주의사항을 말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지상 도달까지는 약 사흘이 소요될 예정이며...”
사내가 우리를 일행 쪽으로 안내하며 읊조렸다. 그의 뒤편으로는 옐로우 리자드가 이끄는 짐수레와 건장한 사내들이 잔뜩 줄지어 있었고, 하나같이 온몸에서 자신감을 내뿜고 있었다.
비전투원이라고는 하지만 셔츠 아래로 내비치는 탄탄한 근육에선 붉은 매 길드의 전력이 얼마나 걸출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라디가 적색 갑주를 껴입은 남녀를 눈짓하며 속닥였다.
“저 사람들은... B랭크 쯤 되어 보이는데요...?”
“엄청 강해 보인다... 희한한 무기를 차고 있네.”
“저처럼 손목에 쇠뇌를 찬 사람도 있어요. 테오다란 공국에서 수입해온 제품이면 가격이 꽤 나갈 텐데...”
“...도적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생소한 면면들을 둘러보며 일일이 감탄하던 차, 불현듯 단원들 사이에 술렁임이 퍼져나갔다.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홍해처럼 갈라지는 인파 사이로 씰룩거리는 표범 꼬리가 보였다.
니아가 곧바로 날 발견하고 한달음에 달려와 안겼다.
“찾았다 소년!!!”
“커허어억...!!”
...트럭에 받힌 기분이 이러할까?
그녀의 육탄 공세를 정통으로 얻어맞고 날아가 간신히 몸을 추스르자니 가슴팍에서 토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년! 나 화났어!!”
“왜, 왜요?! 그리고 허리!! 허리 빠개지겠어요! 일단 이것 좀...!”
“너 오늘 간다며! 그런데 왜 나한테는 말도 없이... 난 그냥 불장난이었어...? 노리개처럼 쓰고 버릴 생각이었냐구!!”
수근수근.
“잠깐... 니아 님이잖아? 니아 님이 이런 시간에 깨어있다고...?”
“지독히도 게을러서 아침에 일어나 있는 꼴을 못 봤는데... 이런 새벽에까지 마중 나올 정도면...”
“소문이 진짜 사실이긴 한가 봐...”
속닥속닥. 쑥덕쑥덕.
황급히 그녀를 떼어내며 외쳤다.
“그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어제 인사드리러 갔는데 니아 님이 숙소에 안 계셨잖아요!! 그리고 불장난은 무슨...! 오해할 소리 좀 하지 마세요. ...테이블에 쪽지 남겨두고 왔는데 못 보셨어요?”
“쪽지...?”
“네... 그간 고마웠다고 감사 편지를 써놨는데...”
“우음...”
니아는 검지로 뺨을 짚으며 잠시 고민하더니 햇살처럼 해맑은 얼굴로 외쳤다.
“까먹었어!”
“그런 게 어딨어요!!!”
지근거리는 이마를 짚고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흥미진진하게 이쪽을 구경하는 시선을 흘겨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니아 님도 저희 때문에 직접 마중 나와주신 거예요? 이런 새벽에?”
“응!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어제부터 잠도 안 잤어! 그리고 이건 나랑 아델이 주는 선물! 자 받아!!”
“선물... 이게 뭔데요...?”
니아가 건넨 목함을 받아들자 제법 무게감이 느껴졌다. 살짝 젖혀진 뚜껑 아래로 엿보인 가죽은 석양처럼 붉은 색조를 띄고 있었고, 꼼꼼하게 박음질 된 이음매와 사인에서 예사롭지 않은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니아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샐러맨더의 가죽으로 만든 방어구야! 엄청 질기고 화염 내성도 높아서 무지무지 비싼 물건이라구! 소년은 레더 아머를 찾고 있다고 했지? 아델이랑 같이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웃돈까지 주고 힘겹게 구했어!”
“그런... 그렇게 귀한 물건을 제가 받아도 괜찮을까요...?”
“응? 물론이지! 게다가 소년의 몸에 맞춰서 치수도 줄여놔서 이제 되팔지도 못해!”
“네...? 제 사이즈는 어떻게 알고...”
말을 잇던 도중 설마 싶어 옆을 돌아보니 라디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그날 아델의 막사에서 오갔던 이야기에 포함되어 있던 걸까.
멍하니 손안에 든 목함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니아가 내 목덜미를 끌어안고 뺨을 비비며 말했다.
“그럼 다치지 말고 잘 있어야 해? 그러라고 주는 방어구니까~ 원래는 아델도 같이 오고 싶어했는데 이번 사건 뒤처리 때문에 바빠서 못 나왔어. 엄청 아쉬워하더라구~!”
“...아델 님한테도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다음번에 꼭 다시 뵈러 가겠다고...”
“그래! 꼭이야! 약속한 거다도란?”
어...?
방금...
나를 부르던 호칭이 바뀌었음을 의식하며 멈칫한 순간, 돌연 전방에서 기운찬 음성이 들려왔다.
“자, 다들 준비됐지?”
“예, 단장님! 제로스를 제외한 보급 분대 총원 열여덟 외 기타 인원 두 명까지 전부 준비 완료했습니다!”
“그래? 제로스는 왜.”
“오늘 새벽부터 급작스럽게 두통을 호소해 막사에서 대기 중입니다!”
“...걘 또 그러네.”
붉은 드레스를 걸친 아니스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고는 단원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그래, 그럼 이번에도 잘 다녀올 거라 믿고 기다릴게. 누누이 말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지체 없이 짐을 버리고 목숨을 우선해. 너희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알았지?”
““예 단장님!!!!””
“그래, 이번 여정에는 손님도 있으니까 잘 챙겨주고. ...너희들에게 베그디아 신님의 가호가 깃들길... 그럼 잘 다녀와.”
“출정이다!!!”
“빨리 마치고 주점에 가자고!!!”
“자, 출발합시다!!”
아니스의 짧은 송별사가 끝나자 거친 환성이 터져나왔다. 하늘을 찌를 듯 들끓는 사기를 보아하니 붉은 매 길드 단원들의 자긍심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후로도 말톤과 비아투스 영감, 디론, 막사를 오가며 몇 번 대화를 주고받은 길드원들의 작별을 받으며 우리는 먼 길을 나섰다.
“...드디어.”
드디어 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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