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158화 (158/375)

〈 158화 〉 베라스틴 #10

* * *

[158] 베라스틴 #10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던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저벅 저벅..

몸 구석구석 쌓인 여독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모험가 길드로 향했다. 대문을 나서자 젖은 낙엽 사이로 새하얀 입김이 피어오른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레더아머 위에 두꺼운 코트를 덧입으니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이럴 때 라디가 곁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루빨리 녀석의 앙증맞은 웃음을 보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지금처럼 뒤숭숭한 시기에 왔다간 고생할 게 눈에 훤하니. 하지만 내가 아는 녀석이라면 반드시 올 거다.

“...빨리 해결하고 원래 일상을 되찾아야지..”

만약 라디가 도착할 때까지도 시국이 해결되지 않으면 차라리 다른 도시로 이주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여러 불이익이 뒤따르겠지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화 속에서 사는 것보단 나을 테지.

착잡한 심정으로 삐걱거리는 모험가 길드의 스윙도어를 열어젖히자 익숙한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짙은 다갈색 테이블에는 카렌과 아리엘이 담소를 나누며 찻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조금 거북한 발걸음을 옮겨 그녀들 사이로 끼어들자 아리엘이 곧바로 손을 흔들며 아는체해왔다.

“아, 왔어? 잘됐다!! 마침 딱 도란 이야기하는 중이었어!”

“또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길래...”

그녀의 천진한 미소를 보자 불길한 예감이 샘솟는다. 아니나 다를까 인사를 채 끝마치기도 전에 카렌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도란 씨!! 아리엘이랑 같이 목욕했다는 게 사실이에요?!!”

“....”

나는 그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의 유포자를 힐끗 노려본 뒤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카렌 씨. 제가 무슨 변태라도 되는 줄 압니까. 카렌 씨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요? 예?”

“아니 그럼 그건 대체... 아리엘이 거짓말했을 리도 없고...”

“....같이 씻은 게 아니라 제가 씻고 있는데 아리엘이 들어온 겁니다.”

“그럼... 제 말이 맞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전 곧바로 나왔다고요. 마침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라서 망정이지... 만약 좀만 더 늦었더라면...”

담담한 어조로 해명했지만, 카렌은 여전히 의혹이 가시지 않았는지 힐난하는 듯한 시선으로 물어왔다.

“...그럼 같이 잤다는 건 또 뭔데요.”

“.....”

다시 한번 아리엘을 노려본 후 대답했다.

“말 그대로 같은 집에서 잤다는 뜻이지 같은 침대에서 잤다는 게 아니에요. 남는 여관이 없어서 아리엘이 소개해준 저택에서 잤었거든요. 그렇다고 늦은 시간에 혼자 기숙사까지 돌려보낼 수도 없으니 어제는 그냥 각자 다른 방에서 잠들었고요. 그리고 잠시만...”

­딱콩!

“야얏...! 왜 때려?!”

“...넌 양심도 없냐.”

정수리에 꿀밤을 내리꽂자 아리엘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울상지었다. 아무리 은인이라고는 한들 아닌 건 아닌 거다.

하지만 그녀도 할 말이 아예 없지는 않았는 듯,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억울해...! 얼굴도 안 보여주는 도란이 나빠!! 맨날 나한테만 숨기고...! 나 빼고 다 아는데... 심지어 카렌마저도...”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야.”

“너무해...”

“....”

미안해도 어쩔 수 없다. 그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으니까.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자 난처했는지 카렌이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 그나저나 너희 둘...! 이제 서로 존댓말 안 쓰네?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나이도 같으니까 그냥 말 놓기로 했어요. 그건 왜요?”

“아, 아니... 그냥...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가 시선을 피하며 말을 흐렸다. 혹시 소외감을 느끼는 걸까? 그러고 보니 카렌도 우리와 같은 나이였지.

하지만 이대론 대화가 산으로 갈 것 같았기에 자리에 앉으며 오늘 모험가 길드에 방문한 목적을 입에 담았다.

“그건 그렇고... 혹시 뭐 별다른 소식 없어요? 나머지 파티원이 정해졌다던가.”

“아, 그게... 저희 길드는 물론이고 다른 길드도 워낙 인력이 모자라다 보니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다들 곤란해하는 눈치더라고요. 어쩌면 자체적으로 파티를 꾸려야 할지도...”

“그래요? 흠...”

이럴 때 라디나 말톤이 있었더라면 그만큼 든든할 수가 없을 텐데...

아쉬운 마음을 담아 물었다.

“그러면... 지금 성벽 밖으로 나가면 언데드를 만날 수는 있어요?”

“네, 낮이라서 잔챙이밖에 없긴 해도 몇 마리는 있을 거예요. 근데 갑자기 그건 왜요? 설마...”

“네, 할 것도 없는데 몸 좀 풀고 올게요. 이김에 언데드가 얼마나 강한지도 가늠해 놓고요.”

“아, 안 돼요...!”

카렌이 당황하며 황급히 제지했다.

“너무 위험해요! 지금 시국이 어떤지 몰라서 그래요!! 현재 베라스틴 밖에는 언데드뿐만 아니라 난폭한 몬스터도 돌아다닌다고요! 게다가 자칫 용병하고 시비가 걸리기라도 하면...!”

“괜찮아요. 저도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으니까.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정찰만 하다 올게요. 저 스노우 타이거도 때려잡은 것도 보셨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카렌이 반박하려 했지만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했는지 테이블 모서리를 움켜쥐며 대답을 주저했다.

그녀는 한참을 우물쭈물하고 나서야 끝내 거칠게 머리를 뒤섞이며 아리엘을 쳐다보았다.

“....아리엘, 미안하지만 부탁 하나 할게. 네가 도란 씨 좀 지켜봐 줄 수 있어? 혼자 보냈다간 또 이상한 일에 휘말릴 것 같아.”

“잠깐, 그건 좀...”

“알았어 카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멀쩡하게 돌려놓을게! 그럼 바로 갈까 도란?”

아리엘이 내 팔뚝을 덥석 붙들며 기운차게 대답했다. 그녀는 날 질질 끌며 정문으로 향했고, 카렌은 그런 내 등에 대고 외쳤다.

“너무 멀리 가지 마시고 곧바로 돌아오세요!! 특히 동쪽 숲에는 얼씬도 하지 마세요! 이번에도 실종되면 진짜 저희 길드 명단에서 호적을 파버릴 테니까!!”

“그건 좀 너무 과...”

“알았죠, 도란 씨?”

“...네.”

그렇게 꼴사나운 모습으로 길드를 나섰다.

*

아리엘과 함께 성문 앞 거리로 나오자 찬바람이 옷자락을 휘날렸다.

“...여기마저도 사람이 거의 없네.”

“워낙 언데드가 극성이니까...”

원래는 상인과 모험가의 발길로 한참 북적여야 할 시간대지만 주변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람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한적한 가도에는 차가운 냉기만이 맴돌 뿐.

나와 아리엘은 문지기들이 도열한 성문을 지나 동쪽 들판으로 나왔다. 하지만 싱그러웠던 들판은 전투의 상흔으로 더 이상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밤새 내린 진눈깨비가 진창을 이루어 발을 내딛기조차 쉽지 않았다.

저 멀리 열을 맞추어 행군하는 기사 무리를 흘겨보며 입을 뗐다.

“그럼... 오늘은 가볍게 한두 마리만 잡아볼까. 언데드가 나온다는 숲이 저기야?”

“아니, 조금 더 가야 해. 푸른 난초가 자라나는 곳 알아?”

“아, 거기구나.”

“근데 카렌이 숲속엔 들어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비밀로 해 줘.”

질퍽거리는 진흙탕 위를 나아가다 보니 드넓은 산림이 나왔다. 앙상하게 메말라버린 나뭇가지는 비단 추위 때문만이 아닐 터, 이전에는 제집처럼 드나들었던 곳이지만 어쩐지 너무나도 낯설게만 느껴졌다.

겨울 숲 특유의 신비로움 따위는 단 한 구석도 찾아볼 수 없는 정경.

보랏빛으로 메말라 죽어버린 나뭇가지를 바스러트리며 말했다.

“미리 말해두자면... 오늘은 진짜 정찰만 하고 돌아가는 거다...? 나는 그렇다 쳐도 넌 제대로 된 방어구도 안 입고 왔으니까.”

“응, 물론이지! 난 도란 뒤에 착 달라붙어 있을게! 그러고 보니 이렇게 둘이서 성 밖을 거니는 것도 오랜만이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도 이 동쪽 숲에서였잖아!”

“.....”

살며시 그녀의 어깨를 다독인 뒤 산림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파괴된 숲을 거닐자 안타까움이 몰려들었다. 여기엔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었는데.

‘이제 당분간 약초를 채집하는 건 무리겠네...’

오염된 숲이 본래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는 베라스틴의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까? 약초는 물론이고 산나물이며 버섯이며 숲에서만 채취할 수 있는 먹거리의 공급이 줄어들 테니까.

불행 중 다행으로 머리 위를 밝게 비추는 햇살에 안도하며 걷고 있자니 문뜩 의문이 들었다.

“...아리엘, 근데 너 치유 능력은 그렇다 쳐도 언데드랑 싸울 수 있어? 네가 몬스터를 때려잡는 건 상상이 안 가는데... 어제처럼 단검으로 맞설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으음... 솔직히 혼자서 강한 마물을 상대하는 건 무리지만... 대신 이런 게 있지롱! 잘 봐봐...”

사근사근 주문을 읊조리자 그녀에게서 솜털 같은 빛무리가 뿜어나왔다. 따스한 온기를 머금은 빛 알갱이는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리더니 내게 모여들며 피부 아래로 녹아들었다.

황급히 몸을 더듬자 아리엘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도란한테 아가사 신님의 축복을 걸어줬어! 어때, 굉장하지?”

“축복이라... 이런 것도 할 수 있었구나..”

극적인 변화까진 아니지만 미약하게 시야가 또렷해진 것이 느껴졌다. 기분 탓인지 풀잎 스치는 소리도 더 선명하게 들려오는 것 같고.

“푸흐... 방금 건 약과라고! 나는 빛 마법도 쓸 수 있으니까!! 체력 소모가 크긴 하지만 굉장...”

“잠깐, 아리엘. 일단은 몬스터부터 잡자. 적이야.”

“아...”

향상된 감각에 감탄하며 두리번거리던 차, 덤불 너머로 꿈틀거리는 하얀 형체를 목격했다. 아리엘을 등 뒤로 물리고 잠시 기다리니 달그락거리는 소음과 함께 새하얀 백골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관절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거지?

아리엘이 은근슬쩍 붙잡았던 내 허리춤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스켈레톤이네. 내가 처리할까?”

“아니, 그냥 안전하게 내 뒤에 서 있어.”

­스르릉.

칼집에서 기다란 바스타드 소드를 뽑으며 앞서나갔다. 본격적으로 언데드와 붙기 전, 놈들의 특징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유적에서 미라와 싸워 본 경험은 있지만 스켈레톤과 조우하는 건 처음이니까.

상대는 둘.

적을 면밀하게 주시하며 천천히 중심을 옮겼다. 상대가 일정 범위 내로 접어들자 순식간에 도약했다. 나는 눈 깜짝할 새에 놈들의 배후로 치달았고, 발을 높게 들어올려 딱딱한 부츠 밑창으로 두개골을 내려찍었다.

내게 뒤통수를 걷어차인 스켈레톤은 볼링핀이 무너지는 것처럼 경쾌한 소리와 함께 경추가 분리되며 허물어졌다.

­콰르르!!

­달그락.. 덜컥...

“도란! 조심해!!”

“...알아.”

민첩하게 뒤로 물러나 사선에서 벗어났다. 옆에 있던 해골이 새하얀 뼈마디를 휘둘러온 까닭.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 반걸음 후퇴하며 정강이를 찍어눌렀고, 균형이 무너진 몸체를 무릎으로 가격했다.

그것만으로 녀석은 호쾌한 파쇄음과 함께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언데드의 진가는 끈질긴 생명력에 있는 바.

­휘이이익!

‘...역시나.’

즉각 도약해 자리를 벗어나자 차가운 손가락 마디가 허공을 움켜쥐었다. 머리통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목뼈를 보니 소름이 끼친다. 유적에서 마주친 미라들은 심장을 찌르면 즉사했지만, 이놈들에겐 급소 따윈 없겠지. 관절을 부숴놓는 게 고작이려나...?

그래, 기왕 하는 거 이참에 미리 알아두자.

“...도와줄까 도란?”

“아니, 괜찮아. 잠깐 실험해볼 게 있어.”

손을 내저어 거절했다. 장검을 허리춤에 갈무리하고 다시금 일어나려는 스켈레톤을 짓밟았다. 이내 진흙탕에 처박혀 어기적거리는 해골 사이에서 굴러다니는 머리통을 손에 들자 놈이 이빨을 달그락거리며 내 손가락을 깨물고자 날뛰었다.

­덜컥! 덜컥!

“시끄러워.”

­콰득!!!

녀석은 검 자루 끄트머리에 달린 폼멜로 정수리를 한 대 쥐어박고 난 뒤에야 잠잠해졌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오는 거지?’

눈두덩이를 가려도 보고, 두개골을 깨부숴도 봤지만 여전히 땅바닥을 기며 서서히 접근해오는 뼈 무더기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노라니 아리엘이 내 생각을 짐작하고 보충해왔다.

“...언데드는 본능적으로 생명의 온기를 느끼고 추적해와.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집어삼킬 때까지 멈추지 않는 게 언데드야.”

“...그런가.”

­콰드득!!

놈이 내 발치까지 다가오자 칼집 채로 장검을 휘둘러 어깨뼈를 깨부쉈다. 하급일뿐더러 오랜 세월에 골질이 삭아내려 쉽게 바스러지는 모양.

“...이러면 검집을 씌우고 타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겠네.”

그렇다면 검날이 무뎌지는 걸 걱정할 필요도 없을 테니.

관절을 내려찍어 더는 움직일 수 없도록 완전히 박살을 내놓은 뒤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아리엘을 돌아보았다.

“아리엘, 나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응, 물론이지. 뭔데?”

“...정말로 얘네들 때문에 베라스틴이 황폐해진 게 맞아?”

건장한 성인 남성의 뼈 무게가 십 킬로그램 남짓이라고 했던가. 무게도 가벼운 데다가 속도도 느려터져서 이런 놈이 수백 마리가 있다고 한들 도시에 위협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영주성을 수호하는 기사들의 무력은 모험가를 훨씬 상회한다고 들었으니까.

아리엘이 손가락으로 뺨을 짚으며 말했다.

“음... 나도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숲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하게 강한 개체가 출몰한다고 들었어! 꼭 여러 생물을 합쳐놓은 것처럼 생전 처음 보는 몬스터도 튀어나오고.”

“그래? 그럼 마물은 그렇다 쳐도 이 해골들은 다 어디서 나온 거야?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았을 거 아냐.”

아무리 몬스터와 마법이 판치는 세계라고 한들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서 불쑥 언데드가 튀어나오지는 않겠지.

아리엘이 나뭇가지로 뼈 무더기를 쿡쿡 찌르다 말고 날 돌아보았다.

“음... 옛날에 베라스틴이 아직 작은 마을이던 시절에는 이곳 어딘가에 거대한 공동묘지가 있다고 들었어. 아마 거기서 흘러들어온 게 아닐까?”

“공동묘지? 그러면 거기부터 조사해봐야 하는 거 아냐?”

“그렇긴 한데... 워낙 오래전이라 어디 있는지 몰라. 이곳에 성벽이 세워지기도 전의 얘기거든.”

“.....”

설마...

“...너 말고 다른 사람들도 알아?”

“글쎄... 아마 극소수 말고는 아무도 모를걸? 나도 베라스틴에 처음 도착했을 때 심심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알게 된 건데... 아마 도서관에서 읽었던 내용일 거야. 책장을 펼쳤더니 뽀얗게 먼지가 일었던 기억이 나!”

“....아리엘,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이번 일을 해결하면 어떻게 돼?”

“응... 아마... 영주가 어마어마한 보상을 내린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건 왜?”

나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대답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의식하며­

“...보수는 반반으로 하자. 어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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