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177화 (177/375)

〈 177화 〉 이교도 광장 #1

* * *

[177] 이교도 광장 #1

“...이쯤에서 잠시 쉬었다 가자.”

“네, 그게 좋겠어요.”

“응!”

길고 긴 복도를 하염없이 나아가던 도중, 배낭을 내려놓으며 멈춰섰다. 아직 체력에 한계가 찾아온 건 아니지만 앞으론 기사와 전투를 벌여야 할지도 모르는 바, 페이스 배분에 더욱 유의해야만 한다.

마석등의 광량을 최소한으로 낮춘 뒤 기둥 근처에 둘러앉자 아리엘이 식료품 주머니에서 땅콩을 집어 내게 내밀었다.

“자, 아~ 해봐 도란. 아...”

“....”

“안 해...?”

“...라디도 있는데 이건 좀...”

“괜찮아! 라디한테도 똑같이 해줄 거니까. 자, 아 해볼래 라디야?”

­덥석! 우물우물...

“...넌 그걸로 괜찮은 거야..?”

태연하게 땅콩을 받아먹는 라디를 쳐다보았다. 열심히 입가를 오물거리는 모습이 햄스터를 닮아 퍽 귀여웠지만 위화감이 장난 아니다.

하지만 아리엘은 전혀 개의치 않고 한술 더 떠 수통까지 내밀었다.

“자 물도 마실래?”

“고마워요.”

“....”

조금 솔직했던 시간.

그간 숨겨왔던 이야기를 털어놓자 무거운 짐을 한꺼풀 내려놓은 기분이다. 발걸음도 한결 홀가분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 아니겠지. 꾸밈없는 대화를 나눈 뒤로도 오랫동안 쌓여왔던 내용을 하나둘 고백하다 보니 예정된 침묵이 찾아왔다.

그 어색함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역시 라디의 노력 덕뿐이었다.

녀석은 열심히 나와 아리엘 사이를 중재했다. 본인도 알음알음 과거사를 털어놓다 보니 평소에는 나누지 못한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진 건 당연지사.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서 된 게 지금.

아리엘이 라디의 뺨에 붙은 연색 머리칼을 걷어주며 물었다.

“그런데... 이전부터 궁금했는데 이 문양은 뭐야? 부족의 상징 같은 거야?”

“...돌아가신 부모님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린 거예요. 제 부모님을 살해한 기사들을 찾아서 똑같이 복수하기 전까지는 지우지 않으리라 다짐했어요.”

“....미안, 내가 너무 배려가 없었네...”

“괜찮아요. 다 예전 일인걸요.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라디가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타인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녀석이지만 그간 쌓인 신뢰가 있는지 이제는 어려운 이야기도 별로 괘념치 않는 모양.

하긴... 치료원 환자들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녀를 좋아했을 정도로 아리엘의 사교성은 뛰어나니까.

더군다나 라디도 그간 마음을 터놓을 상대가 별로 없지 않았을까? 녀석의 입에서 친구 얘기가 나오는 건 들어 본 적이 없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홀로 고생했으니 나 못지않게 애정이 고팠을 텐데.

따스한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라디가 내 시선을 눈치챘다.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으세요?”

“아니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

라디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슬그머니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녀석이 내 가슴에 등을 밀착하자 특유의 부드러운 체취에 더불어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온다.

쫀득쫀득하게 손바닥에 감기는 귀를 조물거리고 있자니 아리엘이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

“그... 라디야, 나도 귀 한 번 만져봐도 될까...?”

“당연히 안 되지 인마. 나도 이걸 만지기까지 얼마나...”

“괜찮아요.”

“응...?”

“너무 세게만 아니면 상관없어요.”

라디가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아리엘이 내 옆에 들러붙었다. 나와 어깨를 맞댄 채 조심조심 팔을 뻗더니 라디의 귀를 덥석 움켜쥔다.

이내 그녀의 입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하으으... 이거 엄청 부드럽다...”

“...야, 조금 더 옆으로 가 봐. 여긴 내 자리...”

“뭐 어때. 도란이야말로 절로 좀 가 봐. 쓰다듬기 힘들잖아.”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더니...”

“뭐래, 도란은 지금까지 많이 만져봤을 거 아냐. 아예 이번엔 양보하는 게 어때?”

“그런 게 어딨어?! ...반반으로 타협하자.”

“....”

라디는 얌전히 우리에게 몸을 기댔다. 이따금씩 꼬리를 움찔거리는 걸로 보아 살짝 거북해하는 것이 분명했지만 별말은 않았으니 허용 범위 내라는 거겠지.

그렇게 서로의 온기에 몸을 녹이며 휴식을 취하고 있자니 아리엘이 나직하게 읊조렸다.

“...이전부터 이런 여동생이 갖고 싶었어. 난 오랫동안 막내였거든. ...도란, 넌 형제 없어?”

“....동생이 한 명 있긴 했었지.”

이제는 두 번 다시 못 볼 테지만.

적적한 한숨과 함께 돌아오지 않을 과거를 반추했다.

*

회랑을 나아가던 도중 돌연 라디가 정지했다.

“잠시만요. ...랜턴 좀 비춰 주실래요?”

“왜, 뭔데?”

“발자국이에요. 앞쪽으로 향했고... 아직 흙의 물기가 마르지 않은 걸 보니 지나간 지 얼마 안 됐어요.”

녀석이 바닥에 손을 짚으며 읊조렸다. 흙이 뒤섞여 너저분한 타일 위로 마석등의 불빛이 드리우자 어렴풋한 신발 자국이 보였다. 주변에 동화되어 자칫했더라면 놓쳤을 뻔한 흔적.

“이런 걸 용케 발견했네...”

“기사가 남기고 간 걸까?”

“글쎄... 너무 흐릿해서 잘 모르겠어. 하지만 깊이가 그렇게 깊지 않은 걸로 봐서는 이교도일 수도... 기사는 갑주 때문에 다들 무겁잖아.”

복도를 따라 질질 늘어진 족적을 유심히 들여다보자니 라디가 내 소매를 잡아당겼다.

“...일단 마석등 위에 뭐라도 덮는 게 좋겠어요. 가시거리가 줄긴 하겠지만 상대가 우리의 존재를 먼저 눈치채면 큰일이니까요. 언데드는 그나마 냄새로 알아챌 수 있고...”

“그래, 알겠어. 근데... 만약 기사를 마주치면 넌 어떡할 거야?”

“어떡하긴요? 당연히 죽여야죠.”

라디가 왜 그런 질문을 하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올려다봤다.

나는 그런 녀석의 머리를 푹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서라... 들키면 어떡하려고. 상대가 살아서 도망가도 문제고 죽여도 문제야. 이상이 생긴 걸 깨닫자마자 곧바로 추적대를 보내올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

“으... 그건 그렇지만...”

“기다리다 보면 기회가 올 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 깊숙한 곳에 잠입할 수만 있다면 일망타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니까. 식수나 식량에 독을 풀어놓으면 되지 않아?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을 테지만.”

“....”

라디가 입을 다물었다.

나는 의기소침하게 고개 숙인 라디를 머리를 살짝 헝클어준 뒤 착실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교도가 기다리고 있을 지하 통로 안쪽으로.

차가운 냉기가 고인 복도는 끝도 없이 이어졌고, 아무런 특색이 없는 탓에 같은 장소를 맴도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게 적지 않은 시간을 나아가던 도중 드디어 변환점에 다다랐다.

“...갈림길이네. 어디로 가야 해? 지도 가지고 있지 도란?”

“글쎄...”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공간이야. 이 통로 중 하나가 지하로 향하는 건 분명한데...”

희미한 조명에 양피지를 비춰보았다. 허나 다 낡아서 누렇게 변색되어버린 지도엔 아래로 통하는 완만한 경사만이 그려져 있을 뿐, 그 어디에서도 갈림길의 존재를 찾을 수 없었다.

“...발자국도 보이지 않아요. 다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라디가 통로를 기웃거렸다. 혹시 몰라 앙증맞은 코를 쫑긋거렸으나 아무런 냄새도 맡지 못했는지 꼬리를 축 늘어뜨렸다.

“흠... 곤란하네...”

“각자 갈라져서 확인해볼까?”

“...그건 무리야.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고 함정일 가능성이 커.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희미하게 덧씌운 흔적이 남아있어. 고의로 고친 걸 보니 침입자를 솎아내려는 용도일 거야.”

“응... 그럼 분명 단서가 있을 테니 같이 찾아보자!”

“...그래.”

통로는 총 네 갈래. 방금 우리가 빠져나온 곳을 제외하면 세 방향으로 뻗어있다. 아치 형태로 이루어진 각 입구는 하나하나가 내 몸통에 맞먹을 정도로 거대한 석제로 이루어져 있었고, 인간의 유골로 장식되어 마치 마굴 입구처럼 듯 스산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것보다 더 이교도의 아지트스러운 광경이 존재할까.

으스스한 귀곡성, 각 통로로부터 불어오는 소소리바람이 교차하여 만들어내는 돌풍과 로프에 매달려 불규칙하게 흔들리는 주검 따위를 지나치며 갈림목을 서성이다 보니 머잖아 유별난 점 한 가지를 발견했다.

“이 통로들... 전부 들머리에 그림이 조각되어 있어요.”

라디가 손바닥으로 통로 어귀에 쌓인 흙먼지를 걷어내며 말했다. 녀석을 뒤따라 기둥에 들러붙은 세월의 잔재를 닦아내자 지주 밑바닥부터 천장에 걸쳐 새겨진 복잡한 부조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이 그림들에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동감이에요. 다 같이 찬찬히 살펴보죠.”

“난 저쪽 둘러보고 올게!”

“...혹시 입구에도 함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응, 고마워 도란.”

랜턴을 비추며 곳곳에 흩어진 부조를 훑어보았다. 세밀하게 음각된 조각은 축축한 습기와 쉬지 않고 들이닥치는 황소바람에 시달려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으나 얼추 알아보는 건 가능했다.

머잖아 부조가 품은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건... 악마를 묘사한 걸까요..?”

“뿔하고 꼬리... 맞는 것 같은데? 날개도 있어.”

악마.

빼곡한 부조의 중심에는 예외 없이 한 마족이 조각되어 있었다. 후광을 등진 그 사내의 발치에는 머리를 조아리는 다양한 종족과 불타는 신전, 폐허가 되어버린 문명 따위가 묘사되어 있다.

라디가 눈높이까지 마석등을 들어올리며 의문을 표했다.

“그런데 왜 악마를 구원자처럼 묘사한 걸까요...? 마치... 우러르는 대상처럼.”

“이교도들이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 걔네가 숭배한다던 악신이 마족이었던 모양인데... 특별할 건 없지 않아? 신도 종족이 다양하니까. 난 심지어 몬스터도 있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이 지하 공간을 건설한 건 이교도가 아니라 옛 베라스틴의 주민이라면서요. 그런데 악마를 찬양하는 그림이 있다는 건... 모순되지 않아요? 가뜩이나 이교도의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숨어들었을 텐데...”

“....아리엘, 잠깐 와볼래?”

“응, 무슨 일이야?”

아리엘이 새하얀 광채를 두둥실 흘리며 다가왔다.

녀석을 부조가 있는 곳으로 이끌며 읊조렸다.

“이거 좀 봐줘. 악마를 나타낸 부조인데... 조금 이상해.”

“...숭배화네. 이교도의 사원에서 자주 본 구도야. 사람들의 복식을 보아하니 대전쟁 이전 시점을 묘사한 모양이고... 건물도 근래에는 보지 못한 양식이야. 귀중한 자료가 되겠는걸?”

아리엘은 전문가답게 능숙한 소견을 내놓았다. 그녀가 섬세한 손끝으로 부조 곳곳을 짚어 내려가자 이전엔 보지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뱀의 혓바닥처럼 끄트머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창을 움켜쥔 병사와 생소한 마물, 바퀴 대신 골렘의 다리가 달린 마차와 불길하게 일렁이는 형상 등...

흥미롭게 눈을 빛내며 악마의 형상을 주시하는 아리엘을 보자 나도 모르게 입이 움직였다.

“...아리엘, 넌 악마를 어떻게 생각해?”

“응...? 무슨 질문이 그래... 악마를 어떻게 생각하냐니...”

“아, 아니...! 그러니까... 사제로서 마족을 대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

아리엘은 날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미적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란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나..? 갑자기...?”

“응.”

“....”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곧 술술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증오해. 이전에 마족과 얽힌 적이 있어. 그때 당한 걸 생각하면... 너는?”

“네가 그렇다면 나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아리엘이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난 도란의 머리색이 어떻든 신경 안 쓰니까 그렇게 눈치 안 봤으면 좋겠어!”

어...?

사고가 굳어버려 못 박힌 듯 자리에 멈춰서자 아리엘은 사뿐히 내 눈앞을 지나쳐 라디에게 다가갔다.

“라디야, 궁금하던 게 뭐였어?”

“아, 그.. 그게... 왜 이런 장소에 악마를 숭배하는 그림이 있는 걸까요?”

“으음... 나도 그게 좀 의문이긴 해. 그리고 한 가지 더 묘한 점이...”

“...묘한 점이요?”

아리엘이 부조를 매만지며 읊조렸다.

“악마를 숭배하는 이교도가 드문 건 아니거든? 그래서 상대가 무슨 악마인지를 식별할 때 보통 꼬리나 뿔 모양으로 구별하는데... 이런 양상은 처음 봐. 격이 높은 고위 마족인 건 분명한데 적어도 도감에서는 본 적 없어.”

“...이 악마가 저희가 찾던 악신은 맞는 거예요?”

“응, 그건 틀림없을 거야. 아마 좀 더 내려가면 정체도 알 수 있을걸?”

“하지만 이대로라면 여기서 막히는 게...”

“그건 걱정 마! 이쪽으로 가면 돼!”

그녀가 배낭을 짊어지더니 정면에 위치한 통로를 걸어들어갔다.

라디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잠깐만요 언니! 무슨 근거로...?”

“잘 봐봐, 나머지 통로에 그려진 벽화는 다들 한 가지씩 이상한 점이 있잖아! 악마의 뿔 대신 소뿔이 그려져 있질 않나, 검 대신 나뭇가지를 들고 있지 않나... 게다가 이교도가 쓴 가면도 문양이 다르지? 그리고... 이쪽에서 유독 바람에 세차게 불어오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아리엘이 기세등등하게 허리를 폈다. 녀석의 말대로 눈앞의 통로를 제외한 다른 통로의 부조에는 각각 이상한 점이 존재했다. 뒤늦게 알아차린 사실이지만 바람 탓인지 로프에 매달린 해골도 이쪽만 유독 풍화가 심하다.

“이런 깨알 같은 걸 또 어떻게 찾았데...”

“후훗... 이런 건 내 전문이지! 종교에 관련된 건 다 나한테 맡기라구! 어때, 도움이 좀 됐어?”

“....”

그래, 도움이 되다 못해 넘칠 지경이다.

불현듯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 이렇게나 믿음직하건만 녀석하고는 곧 떨어져야 할 운명이니.

우리가 같은 파티를 맺을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이번 일이 아가사 신전과 모험가 길드의 협력 임무였기 때문이다.

아리엘이 파티에 남아있어 준다면 더없이 듬직할 텐데...

맑게 웃으며 등을 돌리는 그녀를 아련하게 쳐다보자 라디가 내 손목을 툭툭 잡아끌었다.

“아쉬워요?”

“...뭐가.”

“언니 말이에요. 이대로 계속 셋이서 파티를 꾸리면 좋을 텐데.”

“....”

라디의 손을 맞잡으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자아냈다.

“그런 거 아냐. 난 단지...”

“조금 더 솔직하셔도 돼요. 전 신경 안 쓰니까.”

“...그냥 좀 안타까워서 그랬어. 아리엘이 있으면 부상을 입어도 곧바로 치료할 수 있잖아? 그럼 이전에 절벽에서 말톤이 우리를 감싸고 다쳤을 때도 바로 회복할 수 있었을 테고, 보호막으로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러면 솔직하게 말해보는 건 어때요?”

“...뭐?”

라디가 언제나처럼 총기 어린 눈동자로 시선을 맞춰왔다.

“이번 임무가 끝나도 도란님 곁에 계속 남아달라고 부탁하는 건 어때요?”

허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안에 담긴 속내를 파악할 수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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