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하렘 생존기-202화 (202/375)

〈 202화 〉 겨울 #2

* * *

[202] 겨울 #2

“...안 되겠어.”

“뭐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아리엘이 손안에 든 바구니를 털썩 내려놓았다.

나는 안락한 소파에 드러누운 채 포도 비스름한 제철 과일을 집어삼키며 물었다.

눈치를 보고 슬금슬금 빠져나가는 라디의 허리를 휘감아 끌어당기며.

“뭐가 아닌데.”

“....”

아리엘의 고운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녀는 탁자 위에 놓인 손거울을 내게 들이밀었다.

“이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

“.....”

거울이라... 내 예전 모험가 수입 몇 달 치를 긁어모아야 간신히 살 수 있지 않을까.

“틀렸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건만, 아리엘은 거울을 치우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

“벌써 보름이나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아! 사냥 의뢰가 없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나가서 바깥 공기도 좀 쐬고 사람도 만나고 해야지. 카렌이 모험가 패 받으러 오라고 한 거 잊었어?”

“그렇게 말해도...”

그녀의 저택에 공짜로 얹혀산 지도 약 이 주.

구구절절 옳은 말이지만 나도 변명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이 세계에 홀로 떨어지고 두 해를 훌쩍 넘긴 시점. 그간 개처럼 구르면서 하루도 몸 성할 날이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숲에 떨어져 마물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것이 일 년, 노예 생활 반년, 밑바닥 모험가 신세 약 반년.

이제 슬슬 돈도 벌리고 간신히 안정을 찾았나 싶더니 날 알아보는 이상한 마물과 맞닥뜨리질 않나, 유적에 휘말리지를 않나, 끝도 안 보이는 절벽에서 줄 없는 번지점프를 하질 않나, 극한의 추위 속에서 설원을 가로지르고, 종국에는 도시에 창궐한 언데드를 해결하기 위해 잠입한 지하에서 만난 이교도를 소탕하기까지 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다사다난하군.

이쯤이면 지독히도 할 짓 없는 신들이 작당해서 골탕을 먹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무튼 차안대를 씌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내게 소위 이 ‘꿀 빠는 시간’은 여러 해 동안 숙성시킨 최고급 천연 석청과도 비견될 만큼 달콤했고, 한시도 떨어뜨려 놓고 싶지 않았다.

사실 아리엘도 진심으로 다그치는 건 아니고.

슬쩍 미소지으며 입에 포도 알갱이를 넣어주자 아리엘은 느슨하게 입매를 늘어뜨리며 열매를 받아먹었다.

하지만 곧바로 아차 싶었는지 세차게 고개를 젓고는 화난 표정으로 쳐다봐왔다.

애써 토라진 척하는 모습이 새끼 황조롱이처럼 박력은커녕 귀여울 뿐이었지만.

“...웃지 마 도란. 이번엔 안 속아! 또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기만 해 봐!”

“그... 아리엘 언니, 가끔은 이렇게 쉬어주는 것도...”

“라디 너도 마찬가지야. 밤만 되면 도란 침실로 몰래 숨어드는 거 다 알거든?”

“아, 알고 계셨나요...?”

“그럼 물론이지. 화장실을 가려고 복도를 지날 때면 사랑을 나누는 목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오는데. ‘저는 오빠 거에요’라느니, ‘뱃속이 가득 차오르는 것만 같아요오’라느니... 아주 꿀이 떨어지더라?”

“으으... 이 저택은 아무래도 방음 설비를 재고할 필요가...”

라디가 얼굴을 붉히며 쪼그라들었다. 고사리처럼 말려 들어간 꼬리가 너무 귀엽다.

나는 녀석을 품안으로 끌어당기며 아리엘과 시선을 맞추었다.

미적지근한 미소를 품으며...

“....외로웠어?”

“읏...! 그, 그런 건 아니지만...”

“하긴... 슬슬 집에만 있는 것도 질렸는데 그럼 내일 성 밖으로 나들이나 하러 갈래? 이제는 언데드도 거의 안 나온다는 모양이니까.”

“정말?!”

아리엘이 연파랑색 눈동자를 눈부시게 빛내며 반색했다. 새하얀 머릿결과 벽안이 어우러지자 수레국화가 만개한 듯 청량한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반응해오면 진작 말을 꺼내지 않은 게 미안한 정도다.

나는 피식 실소하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래. 기왕 가는 거 텐트도 챙겨서 한 사흘 정도 넉넉히 캠핑이나 다녀오자. 베라스틴 남쪽에 커다란 호수가 하나 있다고 했지? 빙어낚시나 하면서 밤새 떠들다 오면 되겠네.”

“그 말 물리기 없기다?! 라디야! 준비하러 가자!!”

“어, 언니?!”

아리엘이 라디의 손목을 붙잡더니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휑한 돌풍이 가로질러 간 거실엔 홀쭉해진 포도 줄기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겸사겸사 할 만한 의뢰가 있는지 찾아볼까?”

*

이튿날.

이른 새벽부터 여정을 꾸리고 저택을 나섰다.

석제 블록 위로 발을 내딛자 서늘한 공기 사이로 맑은 햇살이 내리쬐었다.

텐트에다 며칠 분 식량이며 조리도구까지 짊어지고 나온 터라 어깨가 묵직했지만 이제 이 정도 무게쯤이야 거뜬하다.

오죽하면 모험가를 움직이는 배낭이란 별칭으로 부르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니까.

똥꼬발랄한 강아지처럼 잔뜩 신이 나 앞서가는 아리엘을 보며 물었다.

“아리엘, 일단 호수로 가자고 정하긴 했는데... 정확한 위치는 알고 있는 거야?”

“물론이지! 나만 따라와!!”

그녀가 만면 가득 발랄한 미소를 흘렸다. 주변인에게 행복을 전염시키는 웃음. 만일 누군가가 이 모습을 봤다면 성별을 불문하고 앗 하는 사이에 마음을 빼앗겼겠지.

그녀를 보고자 일부러 다쳐서 치료원에 실려 오는 모험가도 있다고 하니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사르륵 사르르 휘날리는 옷자락을 쳐다보고 있자니 라디가 내 팔 사이로 쏘옥 들어오며 물었다.

“근데 손에 든 이 양피지는 뭐예요? 으음... 의뢰서?”

“그래, 너희가 어제 자리를 비웠을 때 잠깐 아카이아 길드에 다녀왔거든. 카렌한테 임시 모험가 패도 반납하고 적당히 할 만한 의뢰도 받아왔지.”

“음... 스노우 폭스 다섯 마리? 베라스틴 서쪽 지구 양장점에서 발주한 퀘스트라...”

“아는 몬스터야?”

“네, 모피가 엄청 북슬거려서 고가에 팔려요. 고기도 입안에서 살살 녹고요. 철새처럼 추운 지방을 쫓아 서식지를 이동하기 때문에 겨울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마물이에요.”

“그래? 신기하네.”

양피지에 묘사된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쭉 찢어진 눈과 기다란 코. 전형적인 여우의 모습.

아리엘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어제 라디랑 시장을 둘러보다가 안 건데... 듣고 있어 도란?”

“어, 왜?”

“마침 시간도 남았겠다 토드 씨 집에 들렀는데 아무도 없더라고. 마당에 가재도구가 그대로 남아있는 걸 보니 피난을 간 것도 아닌 모양인데... 혹시 들은 얘기 있어?”

“글쎄... 저번에 내가 찾아갔을 때부터 비어있더라고. 낌새를 눈치채고 도망간 건지.”

“낌새? 혹시 둘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아냐 아무것도.”

“....?”

아리엘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짚으며 갸웃거렸다.

하지만 곧바로 표정을 풀고 해사하게 웃으며 앞서나갔다.

“조심해. 그러다 넘어지겠다.”

“에이~ 내가 애도 아니... 꺅..!”

“...조심하랬지.”

넘어질 뻔한 아리엘을 지탱해주자 그녀가 얼굴을 홍시처럼 붉게 물들이며 고맙다고 중얼거렸다.

나는 그런 아리엘을 웃으며 다독이고 앞길을 재촉했다.

남쪽을 향해 부지런히 걷자 탁 트인 휴경지가 펼쳐졌다. 그 너머로는 눈에 덮여 온통 새하얀 목초지, 완만하게 굴곡진 들판 따위가 차례로 나타나 경관을 뽐냈다.

마치 수학여행 당일 학교 운동장에 늘어선 버스를 볼 때처럼 설렘과 기대, 잡다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나아가다 보니 야트막한 구릉 아래로 드넓은 호숫가가 펼쳐졌다.

라디가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눈동자를 빛냈다.

“우와... 도란님 저기 반짝거리는 것 좀 봐요!!”

“...베라스틴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어때! 오길 잘했지?”

너무 넓어서 반대편이 흐릿하게 보일 만치의 얼음 호수를 바라보며 넋을 놓았다. 고즈넉한 눈밭 위로 피어오른 아침 안개는 찬란하게 드리운 햇살을 머금어 보석처럼 빛났으며, 호수 가장자리에는 푸른 상록수가 취운을 형성해 썩 운치 있었다.

던전과는 달리 파아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는 것도 탄성에 일조했으리라.

“...얹혔던 체증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요 며칠 사이 푹 쉬긴 했지만 어쩐지 답답했는데...”

“그러게... 협곡, 설원, 평지 같은 데로만 다니다가 어둡고 쿰쿰한 지하에서 한참을 헤맸으니... 근데 우리 말고도 사람이 좀 있긴 있네.”

호수를 둘러보니 띄엄띄엄 천막이 보였다. 우리처럼 소풍을 나온 시민이거나 식량을 자급자족하려는 모험가일 터. 아마 후자의 비율이 더 높을 거다.

이 세계에서 나들이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즐기는 문화일뿐더러, 겨울을 맞아 할 일이 없어진 모험가가 산지에서 식량을 조달하는 건 흔한 일이니까.

아리엘이 라디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라디야, 여기선 후드 벗어도 돼. 봐봐, 도란도 투구 안 쓰고 왔잖아.”

“으...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래. 텐트 사이 거리도 멀고 혹시 시비를 걸어오는 놈이 있으면...”

어디 으슥한 곳에 데려가서 해치우지 뭐.

발치를 내려다보자 흉흉한 개미가 그림자 속에서 두 눈동자를 끔벅거렸다. 이 녀석에게 처리를 맡기면 시체조차 남지 않아 편리하다. 물론 최대한 그럴 일이 없기를 바래야겠지만.

이전이라면 당장 머리를 숨기는 데 급급했겠지만, 이제 이런 느긋한 감상까지 품을 수 있게 된 걸 보니 나도 나름 성장하긴 했나 보다.

아리엘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 게 크게 한몫했지만.

티를 내지 않고 슬그머니 쳐다봤건만, 그녀는 어떻게 바로 알아챘는지 의아하게 시선을 마주하며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머쓱하게 목덜미를 매만지며 말했다.

“...그럼 슬슬 텐트를 치자. 땔감도 조달해야 하니 뭍 근처에 자리를 잡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찬성!”

“좋은 생각이에요. 여차할 때 대처하기도 편하고...”

우리는 능선을 타고 내려가 호수 가장자리에 짐을 내려놓았다.

적당히 자리를 정한 뒤로는 배낭에서 꺼낸 냄비로 눈을 퍼내 기반을 다지고 방수포를 깔았다. 도중부터 세찬 돌풍이 불어와 살짝 난항을 겪었지만, 셋이서 힘을 합치니 별로 고생하지 않고 끝낼 수 있었다.

바위를 내려찍어 지주핀을 얼음에 고정하고 얼추 완성된 텐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야... 생각보다 꽤 크네.. 재질도 좋고. 방풍 하나는 확실하게 되겠어.”

“그러게요... 엄청 고급이에요. 저희가 던전에서 썼던 말톤님의 텐트보다 훨씬 좋은데요? 좀 무겁긴 하지만 부피에 비하면 오히려 가벼운 편이고... 언니는 모험가도 아니면서 왜 이런 걸 가지고 있어요?”

“음... 그냥 혹시나 해서? 나중에 여행 갈 때를 대비해서 사둔 건데 실제로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지금까지는 여유가 없어서 계속 창고에 넣어두기만 했거든.”

“.....”

개인 기숙사실로도 모자라 정원 딸린 거대 별장, 더불어 이런 소비를 아무렇지 않게 할 정도면 얼마나 재산이 많아야 할까?

서둘러 텐트 내부로 들어오자 안은 더 아늑했다. 나는 뒤따라 들어오려는 라디와 아리엘을 잠시 기다리게 한 뒤, 바닥에 단열재를 깔고 푹신한 마물의 털가죽을 덮었다.

마지막 화룡점정으로 호롱 심지에 불을 붙이자 비로소 며칠 밤을 보낼 거처가 마련되었다.

웃으며 손짓하자마자 후닥닥 들어와서는 어깨를 맞대고 등불에 손을 녹이는 두 녀석을 보자 묵직한 배낭을 짊어지고 온 수고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라디가 제 무릎을 두드리며 손짓했다.

“수고 많았어요 도란님. 이리 와요. 어깨 주물러 드릴게요.”

“그래, 근데 그건 조금 이따가 부탁해도 될까?”

“왜요? 아직 할 게 남았어요?”

“미리 땔감을 구해놔야지. 낚시하려면 얼음도 뚫어야 하고. 이런 건 한꺼번에 후딱 몰아서 해야 편해. 빨리 다녀올게.”

“아, 도란! 그럴 거면 같이...!”

“됐으니까 둘 다 쉬고 있어.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피곤했잖아. 어차피 힘든 건 다 개미한테 시킬 거야.”

“그래도...”

“괜찮다니까.”

라디와 아리엘이 돕고자 나섰지만 웃으며 만류했다. 어차피 내 능력을 쓰면 금방이니까.

나는 천막을 젖히고 나와 근처에 있는 산림으로 걸어들어갔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개미를 소환하자 녀석이 톱니를 부르르 떨며 빙글빙글 내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고 보니 얘를 마지막으로 불러냈던 게 약 보름 전이었던가.

“그래. 오랜만의 외출이지? 아쉽지만 이번엔 사냥은 다음번에 하자. 근처에 널브러진 잔가지들 좀 모아줘. 최대한 눈에 젖지 않은 것들로. 할 수 있겠어?”

­크샤앗!!

잡일이라는 걸 깨닫자 개미는 살짝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군말 없이 장작을 긁어모았다. 부지런히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녀석을 보자니 문뜩 근면 성실의 상징이 개미였다는 게 떠올랐다.

역시 태생이 태생이다 보니 제 덩치의 몇 배는 족히 넘는 나무를 들어올리는 것도 그렇...

“야, 야...! 잠깐!! 그렇게 큰 건 필요 없어!”

­크샷...?

“갔다 놔. 당장.”

­키킥!

개미가 고분고분하게 나무를 바닥에 내려놓자 쿵 커다란 진동이 일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어 머리에 쌓인 눈을 떨쳐내며 지시했다.

“방금 거 말고 아까 네가 가져왔던 크기로. 적당히 모이면 내가 있는 곳까지 들고 와. 사람 보이면 알아서 숨고. 알아들었어?”

­크샥!

“조금 못 미더운데...”

더듬이를 좌우로 흔들며 배웅하는 녀석을 뒤로하고 눈 덮인 숲을 빠져나왔다. 이걸로 땔감은 해결했으니 이제 낚시 준비를 할 차례다.

나는 텐트 근처에 방수포를 깔고 앉았다. 허리춤에서 뽑은 단도로 투명한 얼음을 도려내자 맑은 담수가 보글보글 샘솟았다. 낚싯대를 드리우기에 앞서 한 모금 들이키니 청량한 기운에 머릿속이 개운해진다.

이 정도면 식수로 써도 문제없을 것이다.

숲에서 꺾어 온 나뭇가지에 미리 챙겨온 명주실과 낚싯바늘을 매달았다. 이어 무게추 대용으로 돌멩이를 묶어 고정하고 육포를 바늘에 끼우자 제법 그럴듯한 낚싯대가 완성되었다.

이제 구멍이 얼어붙는 걸 방지하기 위해 소나무 잔가지를 수면에 담가두면 물고기를 낚기 위한 모든 채비가 끝난다.

장작 운반을 마친 개미에게 주변 경계를 명령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서자 서로를 끌어안은 채로 곯아떨어진 두 미소녀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설레서 밤잠을 설쳤다고 했지...’

흘러내린 모포를 덮어주자 라디가 몸을 뒤척였다.

녀석은 느릿하게 눈꺼풀을 들어올리더니 병아리처럼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내 손등에 뺨을 비볐다.

다시금 달콤한 꿈속으로 빠져드는 그녀를 바라보는 내 입가엔 어린 풀꽃처럼 다정한 웃음이 피어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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