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4화 〉 노예 #4
* * *
[214] 노예 #4
목욕을 마친 뒤 새하얀 가운을 걸치고 성큼성큼 실내를 거닐다 보니 테라스에 앉아 홍차를 들이켜는 익숙한 정수리가 보였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시종이 빼내 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반대편에 앉은 돌킨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야.”
“온욕은 어떠셨나요, 나으리?”
“말 돌리지 말고, 너 나한테 할 말 없냐.”
“....?”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럼 잠깐 이리 와봐.”
“예, 예? 대체 무슨 말씀을 하...”
따악!!!!
마빡에 딱밤을 갈기자 돌킨이 의자 채로 성대하게 넘어졌다.
허둥지둥하며 부축하려는 시종을 손짓으로 제지하자 잠시 뒤 테이블 아래서 이마를 붉힌 돌킨이 기어나왔다.
“따흐흐흑... 가, 갑자기 왜... 호, 혹시 하녀가 뭔가 무례를 범했습니까?!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숙청을...”
“아니, 걔네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숙청이야! ...너무 친절해서 탈이다. 대체 뭐라고 했으면 애들이 나한테 벌벌 기냐?”
“아... 어떠셨습니까? 나름 나으리의 취향을 고려한 노예로 섭외...”
“취향이고 나발이고 다음번에 한 번만 더 그러기만 해봐. ...나 애인 있는 거 뻔히 알면서. 너도 저번에 봤잖아?”
“당연히 비밀로 해드리지 않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양심의 문제다 인마.”
테이블 위에 놓인 홍차를 단숨에 들이켜자 돌킨이 미적지근한 시선을 보내왔다.
그가 다과가 담긴 접시를 내 쪽으로 내밀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렇게나 살벌하던 나리도 두 분 앞에선 꼼짝 못 하는군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누라만큼 무서운 게 없지요.”
“뭐... 원래 다 그런 법... 잠깐, 너 지금 두 명이라고 했냐?”
“...혹시 제가 무슨 실례라도?”
“아니, 너... 내가 다른 한 명하고도 교제하기 시작한 건 어떻게 알았냐?”
“아... 그런 거였습니까?”
그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안도하더니 각설탕을 찻잔에 떨어뜨리며 말했다.
“결국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리는 이상한 고집이 있으셨던 것 같지만... 이곳에서는 일부다처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니까요. 사모님 간의 사이도 나쁘지 않았고 두 분이 정을 품은 모습도 봐왔으니 그렇게 추측했을 뿐입니다.”
“...많이 티 났냐?”
“물론이죠! 애정이 뚝뚝 흘러넘치는 게 꼭 한 쌍의 사랑앵무를 보는 듯했습니다. 사모님들은 정말 축복받으신 분이군요. 나리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니.”
“내가 과분하지...”
등받이에 기대며 한숨을 내뱉었다.
한가롭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돌킨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나리가 요청하셨던 수조는 지금 수소문 중입니다. 아무래도 물건이 물건이다 보니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시중에서 입수하는 건 무리고 아마 장인에게 특별히 주문해서 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 흠... 그럼 너무 비쌀 텐데. 안 그래도 유리 제품은 가격이 많이 나가잖아.”
“걱정 마십시오! 비용은 전부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지출이 조금 뼈저리긴 하겠지만 나리께 도움이 된다면 이 정도쯤이야!”
“.....”
잠시 고민하다 손바닥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어 그러면. 아직 얘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 큰돈을 쓰기도 그러니까. 막상 사줬는데 싫어해도 큰일이고. 대신 다른 걸 부탁할까 하는데... 잠깐 귀 좀 대봐.”
“그, 그냥 여기서 말하면 안 되겠습니까...?”
“이번엔 안 때릴 테니까 그냥 얌전히 와 봐.”
“.....”
“어쭈? 오 초 준다. 5... 4...”
“....!!”
돌킨이 허겁지겁 테이블 너머로 몸을 내밀자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까 두 시종이 입었던 옷... 여분 없냐?”
“예, 예...? 메이드복 말입니까?”
“그래, 보니까 디자인이 조금 다르던데. 그거랑 일반 메이드복하고 해서 두 세트씩 말이야. ...조금 어려운가?”
“아, 아뇨... 구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여분은 없지만 저희 매장 제휴 양장점에 물량을 발주하기만 하면 되거든요. 하지만 나리께 맞는 사이즈는...”
따악!!!!
“야 이 띨박아. 나 말고 내 연인들이 입을 거 말이야. 내가 미쳤다고 메이드복을 입겠냐.”
“따흐흐흑...”
돌킨이 퉁퉁 부어오른 이마를 부여잡고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
“다, 당장 주문해놓겠습니다...!”
“고마워, 그리고 입욕제도 조금 받아갈까 하는 데 문제없지?”
“무, 물론입니다! 한데...”
“왜,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있어?”
돌킨이 잠시 주저하더니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 염치없는 건 알지만 한 가지만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일단 들어보고.”
“...저도 그 정령을 한번 보고 싶습니다.”
“걔를? 왜.”
“상인들 사이에서는 정령을 목격하면 큰 재물이 뒤따른다는 유명한 구전이 있습니다! 또 개인적인 호기심도 있고요. 정령은 살면서 한 번 보기도 힘들 정도로 희귀한 종족이지 않습니까...?”
“뭐... 단순히 구경하는 것뿐이라면 상관없을 것 같은데?”
여러 성가신 부탁도 들어주는데 그 정도도 못 해줄 건 없지.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자 돌연 돌킨이 주먹을 움켜쥐며 탄성을 내질렀다.
그는 추태를 보인 것이 부끄러웠는지 짐짓 헛기침하곤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크, 크흠... 그럼 나으리도 다 드신 모양이니 슬슬 일어날까요?”
“또 남은 게 있어?”
“물론이죠. 이제 마지막입니다. 나리를 기다리는 여인이 많으니 저 같은 중년이 계속 붙들고 있기 곤란하군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
뭔데.
*
가운에서 다시 로브 차림으로 갈아입고 저택을 거닐자 얼마 안 가 웅장한 문 앞에 도달했다.
돌킨이 입장을 앞두고 날 돌아보며 말했다.
“바로 이곳이 저희가 노예를 진열해놓는 장소입니다! 제 가게를 찾는 손님이 가장 흥미롭게 살피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 건물의 근본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노예? 아까부터 계속 필요 없다고 했잖아.”
“그러지 마시고 잠깐 구경이라도 하고 가십쇼! 다 둘러보는 데 정말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노예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까지 구비되어 있으니...”
“...알았어. 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 도대체 여기가 뭐길래.”
“잘 생각하셨습니다! 어서 들어오시죠!!”
돌킨이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솔직히 대단한 기대를 품지는 않았으나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 전혀 뜻밖의 광경이었다.
“뭐야 이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밝은 마석등의 조명이었다. 그 뒤로는 매끄러운 반사광을 발하는 대리석 바닥과 드넓은 실내를 양분한 철창이 보였다. 창살 너머로는 푹신한 소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된 테이블, 여가 시설 등 호화스러운 시설과 노예의 생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창살만 없다면 고급 호텔 로비를 보는 듯한 광경. 오히려 내가 들어가고 싶을 정도다. 적어도 노예가 거처하는 곳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설비에 놀라자 돌킨이 뿌듯하게 입을 열었다.
“건물 2층을 통째로 이어붙여 만든 공간입니다. 제법 넓지요?”
“...넓은 정도가 아닌데.”
천천히 발을 들이며 전경을 살폈다.
노예가 생활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창살 안쪽에는 간이침대를 비롯해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줘 있었고, 다양한 종족의 남성 노예들이 안에서 자유롭게 생활했다.
탈출을 염려해선지 창문은 나 있지 않았지만, 높은 천장에 있는 마석등으로부터 뿜어나온 조명이 방의 모서리까지 빈틈없이 밝혀 전혀 어둡지 않았다.
심히 마른 자도 없고 다들 건강해 보이는 걸로 보아 관리에도 신경을 쓴 거겠지.
지저분하고 음습한 여타 노예 시설과는 다르게 매우 깔끔하다.
한 기구를 눈짓하며 물었다.
“...저건 뭐야?”
“급수대입니다. 외부 수로와 연결되어 있죠. 덕분에 따로 공급해주지 않아도 노예가 언제든지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저기 저 구멍의 용도는?”
“식사 배급 구멍입니다. 하루에 두 번 식판에 음식을 담아 노예들에게 배급합니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에도 신경을 쓰고 있고, 다 먹은 식판은 뒤에 보이는 수돗가에서 자율적으로 세척합니다.”
“되게 잘해놨네...”
“노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꼭 필요한 시설들입니다. 노예를 짐승처럼 우리 안에 가둬놓기만 하는 상인들은 눈앞의 이익만을 좇을 줄밖에 모르는 바보들이죠. 조금만 생각하면 이렇게 청결하게 관리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란 걸 알 수 있을 텐데요.”
돌킨이 우쭐거리며 말했다. 살며시 올라간 입꼬리에서 은근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하기야, 협소한 공간 안에 가둬두면 배설물을 치우기도 곤란할뿐더러 각종 노폐물로 악취가 진동할 테니까. 이는 노예의 몸값과 직결될 테고.
그들을 단순한 상품으로 취급하기보단 인격적으로 대하려는 시도가 있었기에 베라스틴에서 제일 큰 노예 상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겠지.
나는 내심 돌킨을 지하 감옥에서 구해주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철창 너머를 둘러보았다.
한데 중간 정도 지나왔을 즈음 한 늑대 수인이 달려나와 난폭하게 창살을 붙잡고 흔들었다.
그가 서투른 억양으로 외쳤다.
“네놈... 왜 악마 따위가 이곳에 있는 거지...!!”
“...뭐라고?”
“발뺌할 셈이냐...! 너희 마족 때문에 나는 고향을 잃고 노예로 전락했다!! 네놈들이 우리 부족을 몰살하고 가죽을 벗겨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네게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당장 이 몸을 해방해라!!!”
고개를 돌리자 돌킨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우왕좌왕했다.
“죄,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좀 더 관리에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됐고, 사실이야?”
“으음... 저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노예가 된 건 아닙니다. 저자는 살인죄로 기소됐거든요. 의뢰를 수행하던 도중 동료 모험가를 살해하고 보수를 가로챘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분명 그때 영장이 남아있을 텐데...”
그가 다급하게 손짓했다. 잠시 후 시종 한 명이 헐레벌떡 양피지 뭉치를 들고 달려와 돌킨에게 건넸다.
그가 황급히 서류를 훑어나가더니 문뜩 손을 멈추며 외쳤다.
“찾았습니다!! 여길 보십시오. 이 자는 칼른베니아 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베라스틴으로 수송된 자입니다! 그 외에도 절도나 방화 등 다른 죄목도 있습니다!”
“자업자득이잖아.”
“그렇습니다. 나리께 대들었으니 이 자는 격리실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마음만 같아서는 당장 처형하고 싶지만... 이 노예는 영주성에서 직접 신변을 요구한 자라서 말이죠... 죄송합니다.”
돌킨이 재빨리 손짓하자 내 체구의 배는 될법한 보디가드 두 명이 나타나 늑대 수인의 양팔을 붙잡고 연행해갔다.
그는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저항했지만, 거한이 목덜미에 수도를 내려찍자 혀를 축 늘어뜨리며 기절했다.
돌킨이 재차 허리를 숙여왔다.
“정말로 송구합니다 나으리...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줄은...”
“괜찮아.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니니까. 근데 왜 이런 곳에 범죄 노예가 있는 거야? 범죄 노예는 바로 광산에 팔려 가는 거 아니었어?”
“대게는 그렇긴 한데... 저자는 영주성에서 데려가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영주 측에서 주문한 여건에 맞는 노예를 저희가 칼른베니아 제국에서 공수해 온 거죠. 이동 과정에서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어서 잠깐 다른 노예들과 같이 둔 건데...”
“그래? 노예 하나 구하려고 그렇게까지 먼 곳에서 데려왔단 말이야?”
칼른베니아 제국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다. 현재 내가 몸담은 비스마르크 왕국에 맞닿아 있는 거대한 나라였던가. 군사력도 막강하고 자원도 풍부해 상당한 강국이었던 거로 기억한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쓸만한 노예를 구할 수 있을 텐데 영주성은 왜 굳이 조건까지 붙여가며 노예를 주문한 거지?
한바탕 소동이 가라앉은 이후, 나는 돌킨의 안내를 받으며 매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과연 그렇게까지 자랑하고 싶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는지 창살 너머에는 푸른 비늘을 지닌 리자드 수인이나 날개가 달린 소인족 등 희귀한 종족도 종종 보였다.
격벽을 지나 별개의 공간으로 들어서니 그곳은 남성 노예가 아닌 여성 노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도중에 제법 예쁜 여자 노예가 유혹해오는 일도 있었지만, 경국지색의 미인들과 함께 살고 있는 내겐 영 성에 차지 않았다.
솔직히 모험가 초창기였다면 노예를 구매해 파티원으로 충당하는 방법도 진지하게 고려했겠지만 이젠 말톤이 없어도 모험가 파티의 최소 조건인 3명을 채울 수 있다.
마지막 장소까지 둘러보고 난 후 돌킨을 돌아보며 말했다.
“의외로 적극적인 노예들이 많네?”
특히나 여성진 쪽에서.
돌킨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나으리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반해서 그런 겁니다. 키도 훤칠하시고 체구도 좋으시니까요! 만일 첩이라도 되는 날엔 제대로 신세 피는 게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그 다과가 이목을 끄는 것 같군요.”
“이게?”
허리춤의 가죽 주머니를 들어올리자 돌킨이 말을 이었다.
“예, 아무래도 남성 고객이 다과를 들고 이곳을 찾는 경우는 좀처럼 없으니까요. 여성에게 선물로 줄 걸 짐작하고 그러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분 중에는 대게 인격적인 사람이 많은 법이죠.”
“하지만... 나 같으면 안 팔리고 계속 여기 있고 싶을 텐데? 이렇게 좋은 곳에서 굳이 떠날 필요가 없잖아.”
“아, 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나도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노예 거래소로 넘겨집니다. 저희는 일종의 선 공급책인 셈이죠. 아무래도 다른 점포보단 저희 매장에 방문하는 손님 중에 경제적 여유가 뒷받침되는 분들이 많은 만큼 다들 이곳에서 새 주인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합리적이네.”
하긴, 지구의 중세만 봐도 유복한 집안은 다수의 노예를 거느리다 보니 업무 강도도 분산되어 상대적으로 편했다고 들었다. 식사의 질이나 잠자리 등 여러 여건도 비교적 나을 테니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
물론 간혹가다 사이코패스 같은 귀족도 있으니 모두 일반화해선 안 되겠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여 납득하고는 아까부터 줄곧 궁금했던 내용을 입에 담았다.
“...근데 저 두꺼운 철문은 무슨 용도야?”
“아 저곳은... 격리실입니다.”
“격리실?”
“예, 노예 중에서도 특히 난폭하거나 죄질이 나쁜 자들을 구분해놓은 겁니다. 주로 정치범이나 중범죄를 저지른 노예들을 구속해두고 있습니다. 조금 전 그 늑대 수인을 옮긴 장소도 바로 저곳입니다.”
“.....”
“혹시... 관심이 있으십니까?”
“.....”
굳건한 철문을 올려다보았다. 두꺼운 철판을 겹겹이 보강해 만든 출입문은 코뿔소가 들이받아도 끄떡하지 않을 만큼 견고해 보였다.
여유로운 이곳의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공간이었고, 협소한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알 수 없는 소음은 불길함을 가중했다.
마치 공포 영화에서 나오는 지하실처럼 누구나 꺼림칙하게 여길 만한 공간이었으나,
나는 어째선지 발길을 뗄 수 없었고ㅡ
“나으리...?”
끼이이이이이익.....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안으로 발을 들이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