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살검가 로이넨-163화 (163/258)

제163화. 다가오는 최후 (3)

“…그런 이유로, 카포티니 마법학교는 일시적으로 휴교합니다.”

가이젠의 죽음을 전하는 베니테즈.

비록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마법학 교수가 학기 중에 사망했다는 사실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제법 충격이 큰 것 같았다.

그저 교수의 색다른 농담인 줄 알았던 생도들. 다들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어제 야외수업의 내막을 잘 몰랐기에 보일 수 있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클로이만은 달랐다. 셀레스네와 겨뤘던 그 무인의 짓이라는 걸 직감한 그녀의 눈길이, 문득 루빈과 마주쳤다. 심각한 클로이와는 달리, 루빈은 덤덤하기만 했다.

“휴교 기간은 2주입니다.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어요.”

루빈은 그 방침을 이해했다. 최우선 목적은 범인을 잡는 것이지만, 만약에라도 그게 안 된다면, 살인 동기라도 알아내야 할 테니까.

“…허, 진짜라고요?”

“가이젠 교수님이 죽었다는 말씀이세요?”

“마, 말이나 되는 거야?”

대륙에 있는 다른 마법사 도시들이 그러하듯, 카포티니는 일반 도시들에 비해 높은 수준의 치안을 자랑했다. 살인 같은 중범죄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치안 수준만 보면 제국 본토나 다름없었다.

그런 도시에서, 일반 시민도 아닌 마법학 교수가, 그것도 학기 중에 살해됐으니. 쉽게 와닿지 않음은 당연했다.

더군다나 가이젠이 살고 있던 주거지역은 타지역에서 온 교수들이 학기 중에 거처로 삼는 곳. 행정시설의 요직들도 모여 사는 부촌이었다.

루빈은 로젠탈러의 심정을 추측해 보았다. 어쩌면 자신이 저질러놓고도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소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살인이었으니.

‘암살검가를 이용할 수 없었던 게 뼈아팠겠지.’

암살검가에겐 표적의 죽음을 사고사나 병사로 위장할 능력이 충분했지만, 로젠탈러는 아니었다.

판을 짜는 역할이었던 히탄을 제거한 마당에, 로젠탈러 하나만을 믿었던 룰포. 스스로 발등을 찍은 격이었다.

“교수님.”

루빈이 손을 들었다.

“휴교하게 되면, 타지에서 온 생도들은 어떻게 되나요?”

“원칙적으로는 귀가해야 하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 생도들은 기숙사에 머무를 수 있어요. 다만, 기숙사에만 있어야 하고 마탑구역을 나가기 위해선 교수들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흉흉해진 도시에 남고자 하는 생도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 귀족 생도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갈 테고, 이는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해 여비를 마련하기 곤란한 평민 생도들 또한 마찬가지일 테다. 돈과 목숨을 맞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니.

물론, 루빈은 카포티니에 남을 것이다. 페르의 마지막 위험 요소이자, 루빈에게 상당한 보상을 안겨줄 로젠탈러. 놈을 제거해야 하니까.

‘델린‧이엘로스 가문이 합동으로 주최하는 축하연 날짜가 2주 뒤라고 했지?’

공교롭게도 휴교 기간이 끝나는 때와 일치했다. 바로 그날이, 로젠탈러를 제거할 시점이 될 것이다.

마침 잘 됐다. 루빈으로서도 카포티니로서도, 위험 요소가 사라졌다는 걸 기념하는 일종의 팡파르가 되는 셈.

“카포티니에서… 살인이라니.”

“난 당장 집으로 가야겠어.”

“2주 뒤에도 못 볼지 모르겠네.”

루빈의 계획을 알 리 없는 생도들로선 그저 겁에 질린 표정뿐이었지만.

우르르르.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끝이 나는 종례시간. 각자의 계획을 품은 생도들이 서둘러 교실을 빠져나갔다.

“아가씨.”

1층에선 셀레스네가 클로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도시 구석구석 소문이 파다했기에, 제국귀족 영애를 보호하기 위해 미리 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셀레스네.”

“큰 걱정 마세요. 별장을 지키는 제국군 병력을 강화해 뒀습니다.”

“…나, 카포티니 떠나야 하는 거야?”

“꼭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클로이는 학교의 급변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입술을 삐죽 내밀곤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에게, 루빈이 다가와 손을 흔들었다.

“잘 가, 클로이. 2주 뒤에 봐.”

셀레스네의 비호 속에 멀어져가는 클로이. 그런 뒷모습을 바라보던 루빈과 오스카는 발걸음을 랩소디관 쪽으로 옮겼다.

걷는 도중에, 오스카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스스하네. 어제까지 봤던 얼굴인데. 갑자기 죽어버리다니.”

“그러게.”

“넌 어쩌려고, 루든?”

“기숙사에 있어야지.”

“위험하진 않겠지?”

“사감님 동물들이 있으니까 거긴 안전할 거야. 교수님들도 철저하게 경비해 주겠다고 했고.”

게다가 페르를 수호하는 반신의 지성체인 셀록과, 엔조 로렌치니도 있으니. 사실상 기숙사야말로 페르에겐 가장 안전한 장소였다.

물론 그 장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으스스하다며 몸을 떨었지만.

“난 기숙사 도서실 좀 들렀다 갈게, 오스카.”

“엥? 지금? 너는 지겹지도 않냐.”

“저녁 식사 전까지 봐야 할 책들이 있어.”

“그래, 그러시겠지. 어? 루든, 쟤네 봐봐. 벌써 짐 싸고 나간다.”

귀가를 결정한 생도들 중 일부가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었다. 황망하기 그지없는 낯빛들. 거의 다 귀족들이었다. 루빈과 오스카는 어깨를 으쓱였다.

“올라가자, 루든.”

“그래.”

이후, 루빈은 중간 계단참에서 오스카와 헤어졌다.

당연하지만 기숙사 내 도서실로 향하지는 않았다. 그가 향하는 곳은 기숙사의 비밀 공간. 엔조를 만나 ‘그림자 장막’을 시험해 봐야 했기 때문이다.

* * *

루빈은 엔조에게 가이젠의 죽음을 설명했다. ‘칙명부’처럼 밝힐 수 없는 사실들을 모두 덮어둔 설명이었다.

히탄의 세력이 학교에 끄나풀을 놔두었는데, 그가 제거된 거라고 설명해 주었다.

“네가 죽인 거냐?”

엔조가 덤덤하게 물었다. 제 아들인 페르와는 판이한 반응. 루빈과 겪었던 일들 미루어 보아, 루빈이라면 마법학 교수 하나쯤은 언제든 제거할 수 있으리라 짐작하는 것이다.

루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런 상황을 만들었을 뿐이에요.”

상황을 만들었을 뿐이다? 아무렇지 않게 그런 말을 하는 루빈에, 엔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보면 볼수록 놀라운 아이란 말이지.

“이제는 좀 안심해도 좋을 거예요, 엔조. 아직 한 놈이 더 남아있긴 한데, 이번 일로 많이 움츠릴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래? 다행이구나.”

“그럼, 이제 확인해 볼까요?”

루빈은 준비해 온 작은 유리병을 꺼내 들며 말했다. 황족의 피가 담긴 유리병. 자신이 숨겨진 황족이라는 걸 밝힐 순 없기에, 이번에도 피를 따로 준비해 놓은 것이다.

엔조의 손에는 1급 마적석이 들려 있었다. 루빈은 그걸 받아들었다.

“일단 현재까지 실험해 본 바, 1급 마적석은 이상 없이 마나큐브로 구성되었고. ‘성질변화’도 깔끔하게 이뤄졌어. 다만…….”

다만, 그 마나큐브 속에 무사히 자리 잡을 수 있는지까진 실험해 볼 수 없었다. 실험이 가능한 사람은 오직 암연을 지닌 자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초조해진 엔조는 손가락으로 마른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그에 비해 루빈은 침착했다. 그는 유리병 뚜껑을 열어 피를 한 방울 떨어트렸다. 혈통을 인식한 1급 마적석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피이이잉.

눈앞으로, 마적석에 내장된 수많은 휘식이 떠다녔다. 가장 첫 순서는 ‘임시 복제’.

본래 마나큐브는 마적석 8개로 이루어진 정육면체. 그러나 1급 마적석은 단 하나로도 나머지 일곱을 복제하여 마나큐브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일이 내장된 마법을 골라야 하는 거겠죠?”

“귀찮지만, 일단은 그래야 해. 핏방울을 떨어트린 식으로 마적석을 가동시키는 수밖에 없으니.”

루빈은 거짓으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핏방울을 떨어트리는 게 아닌, 황족 혈통이라면 그저 ‘의지’만으로 마적석의 마법을 고를 수 있었다.

어쨌든, 엔조가 보는 앞이니, 루빈은 ‘임시 복제’를 골랐다. 피이이잉, 소리가 이어지더니 마적석이 한순간 8개로 불어나면서 마나큐브를 구성했다.

그다음에는 내장된 또 다른 마법, ‘염동’을 발현시켰다. 마나큐브를 염동으로 옮기는 작업은 생경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루빈은 마나큐브를 비밀장소의 벽으로 가져갔다. 엔조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제, 내장된 마법 중에 ‘조응’을 골라. 건축술의 하나인데, 그게 지물 속으로 마나큐브를 스며들게 할 거야. 그리고 마나큐브가 스며드는 그 순간, 너의 ‘능력’이란 걸 이용하면 될 거다.”

능력, 즉 엔조로서는 개념조차 모르는 미지의 힘. 바로 암연을 의미했다.

‘조응’ 상태인 마나큐브는 순순히 지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반면, 생명체는 그럴 수 없었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암연인 것이다.

“너와 마나큐브가 동시에 지물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또 다른 마법이 발현될 거야.”

“음, ‘성질변화’겠죠.”

“그래, ‘조응’에 맞물려 발현되도록 설정되어 있지. 그러면 지물 내부의 일부분이 액체로 변하면서, 그게 마나큐브를 채울 거다.”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루빈은 짤막하게 심호흡을 한 뒤, 곧바로 ‘그림자 장막’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다.

띄워놓은 마나큐브로 ‘조응’을 발현시키고, 그걸 곧바로 벽에 집어던진 것이다.

그와 동시에.

타닷.

벽을 목표로 내달렸다.

마나큐브가 벽 속에 반쯤 스며들 땐, 루빈의 몸이 벽을 향해 도약했다. 막 부딪치려는 찰나, 빠르게 암연을 펼쳤다.

암연이 감지하는 벽의 질감과 질량이, 루빈에게 육박해왔다.

“모, 못 보겠군!”

엔조로선 벽을 향해 무모하게 달려드는 광경일 뿐. 그는 차마 바로 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려버렸다.

사실, 이 실험은 마나큐브와 루빈이 벽에 스며든 뒤에도 실패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최악엔, 벽에 몸이 완전히 스며들지 못한 채로 고정되어 버릴 수도 있다.

“…….”

여태 고개를 돌리고 있던 엔조는 무의식중에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깨닫곤 프후우, 날숨을 뱉었다.

“루든……?”

가만히 루빈을 불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벽에 부딪치는 소리도 울리지 않았는데? 묵묵부답에 그의 눈길이 천천히 벽으로 향했다.

없다.

방금 전까지 있던 루빈이 사라졌다. 마법을 부린 게 아니라면, 그대로 벽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아직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벽 속에 있는 루빈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야 했다. 엔조의 발걸음이 조심스럽게 벽 앞으로 향했다. 벽에 손을 얹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루든? 안에 있는 거냐? 벽을 세 번 두드리면, 네 상태가 괜찮을 걸로 알겠다.”

툭, 툭, 툭.

곧장 이어지는 세 번의 울림. 그제야 엔조가 가슴을 크게 쓸어내렸다.

“휴…….”

이제 남은 건, 지물 속에서 얼마 동안 은신을 지속할 수 있느냐는 것. 엔조는 시계를 확인했다.

현재, 마나큐브의 내부는 액체로 변했을 터. 액체 성질변화는 루빈이 애초 요청했던 부분이라 그대로 따르긴 했다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마도무인인데다 그 경지가 독특하여 오래 잠수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루빈 또한 사람 아닌가. 아무리 ‘능력’을 가졌어도, 사람은 물속에서 오래 머물 수 없다.

엔조는 준비해 둔 5분짜리 모래시계를 바라봤다. 사아아아아, 모래가 내려온다. 5분이라는 시간이 찰나처럼 느껴질 만큼 빠르게.

모래가 전부 내려온 걸 확인한 다음엔, 다시 뒤집었다. 그리고 또다시 반복.

‘벌써 10분이 지났잖아? 괜찮은 거야?’

…꼬르르륵.

그러나 엔조의 불안을 비웃기라도 하듯, 루빈의 상태는 평온 그 자체였다.

액체로 가득해진 마나큐브 속, 침잠된 몸.

암연 덕분에 그의 호흡은 지극히 안정적이었다. 예상 최대치가 30분이었는데, 어쩌면 그걸 무난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벽으로 스며드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겠군.’

루빈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또 하나의 암술, ‘그림자 장막’. 이거야말로 수많은 로이넨서 후보 중, 쿠제 마르틴을 선택한 이유였다. 그 덕분에 전생에서는 상상조차 해볼 수 없었던 능력을 얻은 셈이다.

‘회귀 전의 내겐 마나도, 쿠제도, 엔조 로렌치니도 없었으니까.’

‘그림자 장막’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은신기술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교수들끼리 회의 중인 건가.’

루빈은 벽의 반대쪽에 손을 대고, 암연을 펼쳤다.

넓게 펼친 암연이 여러 인영을 감지했다. 커다란 탁자에 둘러앉은 그들. 그들의 음성이 왕왕 울리는 중이다.

엔조가 숨어있는 비밀공간의 맞은편. 그곳은 평소엔 생도들이 모여 공부를 하는 학습실이었지만, 현재는 소집된 교수들이 모여 대책 회의를 하는 데 쓰이는 중이다.

‘에겔러, 솔라나, 베니테즈. 1학년 담임교수들이 모두 모였군. 거기에 다른 학년 담임교수들도 몇몇 있고.’

루빈은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휴교 기간 중에 기숙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보안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계획을 짜는 것 같았다.

“…각 경비 지점은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로 하고요.”

암연을 좀 더 섬세하게 펼쳐 교수들의 경비지점을 확인했다. 마탑구역 바깥을 수월하게 오가려면 마침 필요했던 정보였다.

“차라리 제국군의 도움을 받는 게 낫지 않겠어요? 지원 요청을 하면 마냥 무시하진 않을 텐데요.”

솔라나였다. 그러나 에겔러는 고개를 내저었다.

“제국군이 학교 안까지 들어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요, 선배. 장교육성위가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여야 좋겠죠. 왕궁에서도 병력을 파견해 준다 기별했고, 무엇보다 저희 교수들이 직접 나서는데, 뭐가 무섭겠습니까.”

“쳇, 알겠네요. 대신 골렘들도 충분히 배치해 두죠.”

카포티니 마법학교는 골렘 제작으로도 유명한 곳. 골렘은 교수들의 빈틈을 잘 메워줄 터였다.

“좋은 생각이군요. 여기, 여기, 여기에 배치하도록 하죠.”

루빈은 골렘의 배치 장소 또한 파악해 두었다.

이후로도 교수들의 대책 회의는 계속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루빈의 등 뒤에서 벽을 두드리는 울림이 느껴졌다. 엔조였다.

“루든? 벌써 1시간째야. 진짜 안에서 괜찮은 거냐?”

벌써 1시간이나 됐나. 호흡이 너무 안정적이라 인지하지도 못했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루빈은 다시 마나큐브를 조작하여 은신을 마치기로 했다. 벽 안에 있을 땐, 핏방울을 떨어트리는 연극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나가고자 하는 의지면 충분했다.

우우웅.

마적석에 내장된 ‘염동’이 발현됐고, 다음 순간 루빈은 다시 벽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괜찮아? 아무 문제 없는 거야?”

공기가 새삼 반가울 뿐, 몸에는 딱히 문제가 없었다.

“고마워요, 엔조. 성공했어요, 아무 문제 없이.”

“1시간 동안 벽에 있었던 거 맞지? 건너편으로 나간 거 아니지? 무려 1시간이었다니까! 도대체 어떤 몸이기에 그만큼 잠수를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군.”

루빈은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은 괜찮다 느껴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일단 가만히 앉아서 몸 상태부터 살피는 게 낫지 않겠어?”

그러나 루빈은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다시 마법사 로브를 몸에 두를 뿐이다.

기숙사의 제 방으로 돌아가는가 보다 생각하는 엔조였으나, 사실 루빈의 목적지는 따로 있었다.

‘바로 실전에 활용해 봐도 되겠는데.’

때마침 새롭게 개발한 ‘그림자 장막’을 시험해 볼 장소가 생각난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곳은, ‘그림자 장막’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공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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