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살검가 로이넨-244화 (244/258)

제244화. 출렁거리는 분노

루빈의 예상대로였다. 칼란타는 군단을 주둔시키고, 여러 방향으로 수색대를 내보냈다.

중보병과 경보병이 절반씩 구성된 수색대. 갑옷의 무게와 재질만 보면 중보병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크륵, 크륵, 크륵.

오크 특유의 거친 호흡소리가 코에서 뿜어져 나온다. 중보병 오크들은 경보병과 나란히 뛰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경보병보다 앞서 뛰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씨족의 차이. 중보병들은 오크족 사이에서도 투박하면서 옹골차다는 대륙 남부의 쇤느바르토 오크들이었다.

칼란타가 통제력을 잃는다면, 가장 먼저 오크 부대를 집어삼킬 놈들이었지만, 가장 믿을만한 전투 자원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제국군은 일부러 그 체형에 맞추어 중갑까지 제작하여 제공했던 터였다.

“(멈춰라.)”

우르르르 뛰던 수색대 전원이 멈췄다.

그 앞으로, 바위산들이 기괴하게 솟아 있었다. 초원 대부분은 드넓고 편평하게 펼쳐진 땅이었지만, 군데군데 기암지대가 퍼져 있다.

“(인간 부관 말대로다. 바위지대가 나왔다.)”

“(초원에서 숨을 만한 장소라면 이런 곳들뿐이다.)”

“(최대한 빨리 탐색해야 한다.)”

중보병 쇤노바르토 오크의 우두머리와 경보병을 이끄는 오크 우두머리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다른 씨족이었기에 원래대로라면 같이 붙어 있지도 않거니와, 서로 모가지를 뜯어내지나 않으면 다행.

그러나 모든 걸 아우르는 지휘관 오크의 존재 때문에 적개심도, 분노도 일지 않았다.

“(우리가 계곡 아래를 살피겠다.)”

“(우리는 바위 위에 올라가 보겠다.)”

각 오크들은 둘씩 짝을 지어 흩어졌다. 더 날렵한 경갑 오크들이 바위를 타고 올랐고, 쇤노바르토 오크들은 물소리를 따라 바위와 바위 틈새로 들어갔다.

찰박찰박.

해가 잘 비치지 않는 바위 아래 계곡.

각도에 따라 어떤 지점은 너무도 깜깜하기만 했다. 어둠 속에서 인간보다 월등한 시력을 지닌 오크였는데도 팔을 내뻗고 더듬거리며 나아갔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찰박거리는 오크의 발소리. 그러다가 갑자기 발소리가 끊겼다. 마치 순식간에 증발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

살아남은 한 놈이 본능적으로 뻗치는 위기감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놈의 결말도 다르지 않았다.

스윽.

빠르게 목을 갈라버리는 검. 오크는 흘러가는 물 위로 철퍼덕 쓰러지더니, 꿀렁꿀렁 피를 뿜어댔다.

뒤이어 이어지는 건, 인간의 낮은 목소리였다.

“이놈들, 제국군한테 이렇게나 좋은 갑옷을 받았다고?”

티나는 죽은 오크들한테서 갑옷을 벗겨내느라 낑낑댔다. 쇤느바르토 오크 전용으로 만들어졌기에 멋은 없었지만, 중갑의 품질이 얼마나 좋은지는 그녀 눈에도 훤히 보였다.

살갗이 드러나는 부위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입기만 하면 사실상 급소가 노출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강자가 아니라면 일격에 죽이는 건 꿈도 못 꾸겠는데?”

티나는 갑옷의 상체 앞부분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피를 씻겨 보냈다.

“으, 차가.”

손에 들고 있는 갑옷에선 이전에는 없던 냉기가 감돌았다. 루빈의 애검, 핏빛서리의 자취였다.

중갑 오크를 일격에 죽이는 건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건 아니다. 방금 전에 루빈이 간단히 보여줬으니까.

피이이이잉.

티나는 쇤느바르토 오크로 변했다. 갑옷을 하나씩 착용하다가, 얼굴을 가리는 철갑을 덜컥 내려봤다.

“이야, 이 갑옷만 착용하면 정말 칼란타도 못 알아보겠다, 루빈.”

“그래도 내 허락 없이는 칼란타 근처에 가지 마.”

“내가 미쳤냐. 아무리 이 몸이 눈앞에서 피가 튀기고 목숨이 휘리릭 날아가는 걸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는 유일한 환혈족이라지만, 그렇다고 위험을 즐기는 건 아니거든?”

피식 웃으며 루빈도 갑옷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상당한 무게였지만 루빈으로선 견딜 만했다.

오히려 티나가 문제였다. 그녀는 오크로 변했음에도 버거워 보였다. 결국 티나는 갑옷 내부의 몇몇 부위를 뜯어낸 다음에야 가뿐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착용을 마친 그들은 계곡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이미 바위산 곳곳을 살핀 수색대 오크들이 집결한 상태.

“(왜 이렇게 늦었지?)”

쇤느바르토 우두머리가 말했다. 정확한 오크어를 모르는 루빈도 대략적으로 뜻을 짐작했다.

“(계곡이 흘러오는 지점까지 죽 나가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티나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우두머리는 별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실수로라도 칼란타 장군의 권역을 벗어나면 안 돼.)”

“(명심하고 있다. 권역.)”

권역. 이른바 칼란타의 지배 범위였다. 칼란타를 중심으로 반경 3킬로미터를 벗어날 경우, 오크들의 본성이 서서히 깨어나는 식이다.

그에 따라 편성된 수색대의 최대 수색 범위도 3킬로미터가 다였고, 여기 기암지대가 딱 그 경계였다.

아닌 게 아니라, 칼란타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만큼 수색대에도 그런 균열이 언뜻 드러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미세하게… 피 냄새가 나는군.)”

경갑 오크들의 우두머리가 코로 쿠륵쿠륵 소리를 내며 티나 쪽으로 다가왔다.

칼란타의 지배력이 절정일 땐 모든 오크가 동화되어 서로의 혈향에도 둔감해지는 법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피 냄새?)”

티나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철갑을 들어 보였다. 루빈의 얼굴까지 확인하지 않도록 먼저 나선 것이다.

만약 루빈이 발각돼버리면, 여기에서 살아남을 오크는 없을 테니까.

실제로 루빈은 만약을 대비해 오크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머릿속으로 그려나가는 중이었다.

수색대 오크의 숫자는 오십. 중갑 때문에 몸놀림이 둔해지긴 했지만, 그건 별문제가 아니었다. 핏빛서리에 비검까지 빼 든다면 아무런 피해 없이 전원 제거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따로 있지.’

지휘관 오크가 군림하는 한, 오크들은 씨족의 차이를 뛰어넘으며 감정의 연결망이 촘촘하게 자리 잡는다는 점이었다.

방금 전 루빈이 바위 아래 계곡에서 중갑 오크들을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죽여 버린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자칫 공포를 느끼게 했다간, 근처 오크들에게 그 감정이 전이될 테니까.

‘아무리 빨리 몰살한다고 해도 칼란타한테 공포와 분노가 전달될 거야.’

칼란타 권역의 끄트머리까지 멀어져 있다고 해도, 이만한 숫자라면 충분히 전달될 터.

원래 루빈의 계획은 오크 중보병으로 변장하여 주둔지 안으로 틈입하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오크들을 흐트러뜨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그래, 이건 피 냄새다. 너희들의 피 냄새.)”

경갑 오크 우두머리가 눈을 번뜩거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 아냐?)”

“(무슨 일이라니.)”

“(피 냄새가 난다니까. 너희들은 못 맡겠지만, 나는 달라. 우린 서로 다른 씨족이니까.)”

티나는 눈을 끔벅거렸다. 균열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그녀 뒤에 서 있는 다른 쇤느바르토 오크들의 적개심이 서서히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 적개심은 당연히 경갑 오크들을 향하는 것이었고.

그런데 그때.

“(이대로 복귀한다.)”

쇤느바르토 우두머리가 그대로 균열을 덮어버렸다. 권역의 끄트머리라서 발생한 균열에 불과하니, 조금만 움직이면 무마될 거라 판단한 것이다.

“(…알았다.)”

경갑 오크 우두머리는 쿠륵쿠륵 콧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저쪽 우두머리의 의지를 확인했으니 이쯤에서 물러나려는 것 같았다.

하긴. 싸워 봤자 죽는 쪽이 어디일지 빤하니, 잘한 결정이었다.

-휴, 다행이다. 이대로 넘어가나 보네.

-아니.

철갑으로 얼굴을 가린 티나가 루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명 루빈의 전음은 아니라고 울려던 것 같은데.

-아니라고?

-계획을 수정해야겠어, 티나.

-이대로 주둔지 안으로 들어가는 거 아니었어?

-지금 막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났거든.

더 빠르게, 더 확실하게 칼란타 군대를 뒤흔드는 방법. 굳이 주둔지로 들어가는 것보다, 이쪽으로 칼란타를 유인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되면 칼란타의 권역이 흐트러질 거야. 그리고 운이 좋다면 내가 여기서 칼란타를 처단할 수도 있지.

물론, 그건 확신할 수 없었다. 성위만 보자면, 루빈과 칼란타는 동격이었다.

하지만 칼란타에겐 ‘광기’가 있다. 군대에 대한 통제력을 포기하면서까지 광기에 빠진다면, 놈은 제한적으로나마 7성을 넘나들 수 있었다.

-내가 여기서 칼란타를 상대하게 되면, 주둔지의 오크들이 흔들릴 거야. 그때, 블라네와 이마카룸한테 칼란타의 직속 장수들을 없애라고 전해.

티나는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쇤느바르토 오크의 목울대는 인간과 달라 너무 크게 울리는 바람에, 주변 오크들을 슬쩍 눈치 봐야 했다.

“꾸륵?”

“…….”

-블라네랑 만나는 건 쉬워. 로이네크로우로 변하면 블라네의 로이네크로우, 오호스를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

-칼란타의 직속 장수 셋이 각각 3천 오크에 대한 지배력을 지니고 있어. 그중 하나라도 처치한다면, 그 3천이 주둔지에서 소동을 일으킬 거야.

칼란타의 지배력이 가장 힘주어 붙들고 있는 건 그 직속의 세 오크들이었다.

각각 다른 씨족들의 세 오크가 칼란타에게 복종함으로써, 그 밑에 줄줄이 딸려 있는 오크들까지 효율적으로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 오크 중 하나만 제거해도 오크 군대의 혼란은 증폭되고 만다. 그럼 오크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반목하게 될 거야. 그때 혼란을 잠재울 칼란타는 여기 루빈에게 붙들려 있을 것이고.

-칼란타를 죽이든지, 칼란타 직속을 죽이든지. 그걸 노리겠다는 거구나.

-그래, 맞아.

현재 하네케가 유인하는 괴수들이 이곳 주둔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하네케의 전략대로 괴수들이 장사진을 만들어 오크 군단을 포위하는 형국이 된다면, 오크들의 피해도 상당해질 터.

거기에다가 루빈이 구해낸 면역 무효화 약물까지 제때 쓸 수 있다면, 오크와 괴수 모두 궤멸시키는 계획은 훨씬 쉬워진다.

-그런데 칼란타가 정말로 여기로 올까?

-그놈 참을성의 한계가 어디까지 도달했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

루빈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우뚝 멈춰 섰다. 다시 도열한 수색대가 막 출발하려던 때였다.

루빈과의 눈빛을 교환한 티나는 이제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티나, 뛰어.

냅다 뛰는 것이다.

루빈의 말이 떨어지기 전부터 눈치 빠르게 뛰기 시작했던 티나. 쇤느바르토 오크든 경갑 오크든, 앞을 가로막는 놈들을 다 밀쳐내며 도열에서 빠져나왔다.

“(뭐 하는 짓이냐!)”

우두머리가 소리쳤을 땐, 이미 루빈의 검이 경갑 오크 한 마리의 목을 그어버린 뒤였다.

푸슉!

“(이 오크가 우리를 공격한다!)”

경갑 오크가 둘이나 더 나가떨어졌는데, 그중에선 경갑 오크들의 우두머리도 포함되었다. 이 우두머리를 죽이는 순간 경갑 오크들은 통제되지 않을 것이었다.

결국 경갑 오크들이 적개심이 꿈틀거리면서 검을 빼 들었고, 거기에 반응하여 쇤느바르토 오크들도 마찬가지 검을 빼 드는 것으로 대응했다.

‘최대한 많은 감정을 분출시켜라. 결국 마지막엔 나한테서 공포를 느끼게 될 테니까.’

챙! 챙!

푸슉! 푸슉!

꾸웨에엑!

마침내 오크들끼리 격돌이 시작되자, 루빈은 갑옷을 벗어 던졌다. 이제 본연의 검격을 펼칠 때였다.

* * *

루빈이 소동을 일으키기 전.

“(마지막 수색대까지 출발시켰습니다.)”

주둔지 한가운데 마련된 칼란타의 지휘소 겸 거처. 오크 부관의 보고를 받은 칼란타는 손을 까딱거렸다. 알았으니 나가보라는 뜻이었다.

부관이 나가자, 천막엔 아슬아슬한 정적이 쌓여갔다. 칼란타는 맞은편에 서 있는 네르하임을 노려봤다.

“…….”

네르하임 뒤편으로 거대한 뱀 괴수 페니악의 그림자가 비쳤다.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자, 네르하임은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 페니악을 가까이 두었다. 하지만 칼란타한테는 그 모습이 가증스러울 뿐이었다.

“네르하임, 여기서 그 뱀의 배를 가르고 널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

네르하임의 순결한 공포가 전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칼란타의 분노가 씻겨나가는 건 아니었지만.

“덤프와의 통신석은 여전히 불통이냐?”

“네, 갑자기 끊어진 뒤로는…….”

“원래대로라면 덤프를 태운 그랑버드가 이쪽 상공에 나타나야 할 텐데, 그러질 않는군. 네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거지?”

네르하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덤프의 시찰이 늦어지는 건 수많은 이상한 흐름 중 고작 하나였을 뿐이다. 작전이 시작된 이래, 그들 계획대로 벌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밤새도록 초원을 진군했던 오크 군단. 네르하임의 말대로 투흔의 부족 하나가 모여 사는 곳이 나타났지만, 그들의 투흔푸는 모두 비어 있었다. 마치 미리 알고 대피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나마 그때까진 네르하임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건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두 번째 부족을 찾아 또다시 진군한 다음이었다. 거기에서도 그들이 마주한 건 텅 빈 투흔푸뿐이었다.

그 무렵, 군대의 외곽에서 소규모 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습격을 받은 오크들의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모두 일관적으로 증언했다.

수인을 봤다고. 자기들 눈앞에서 인간들이 표범으로 변신했다고. 그리고 적지 않은 수였다고.

“알고 봤더니 꽤 많은 투흔 놈들이 수인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 그래, 그건 엄청나게 큰 문제는 아냐, 네르하임. 제국군도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자.”

“…….”

“왜 그놈들이 우리가 오는 걸 알고 있었느냐. 그게 더 큰 문제지.”

그건 네르하임이야말로 풀고 싶은 궁금증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결백을 계속 주장해봐도 소용없었다. 칼란타의 의심은 쌓여만 갔다.

오히려 이제는 네르하임조차 제국군의 저의가 의심될 정도였다. 자신을 그저 미끼로 내던진 건 아닐지 하는.

“어째서!”

네르하임의 앞으로 다가온 칼란타가 고함을 질러댔다. 네르하임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치다가 주저앉았다.

뒤에 있던 뱀 페니악이 경계하듯 머리를 바짝 세웠다. 그럼에도 전혀 안심되지 않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분노에 휩싸여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칼란타.

“마지막 경고다. 이제 곧 일몰이야. 오늘 밤이 가기 전에 어떡해서든 덤프와…….”

그때였다.

칼란타의 말이 도중에 끊기더니, 거칠게 솟은 송곳니 틈으로 당황스러운 숨소리가 턱 나왔다.

크르르르르.

그러더니, 광기 발현이 의심될 정도로, 분노가 출렁거린다.

네르하임은 두려움 속에서 직감했다. 여러 방향으로 내보낸 수색대 중, 어디선가 큰 문제가 일어난 게 틀림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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