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화.
그날 저녁.
승부의 방식이 고지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내용은 용병전.
다만 3세 중 하나를 보좌로 들일 수 있었다.
* * *
용병 찾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콘라드가 조사해준 목록을 보고 실소를 터뜨렸다.
“씨가 말랐네?”
“그렇습니다.”
당장 닷새 뒤가 승부다.
예비 원화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승부를 가리기 위해 급박하게 일정이 잡힌 것이다.
콘라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1티어 급의 대형 용병단 정도 되어야 신속의 가호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에일린의 이상>쯤 되어야 신속의 가호석이 있어서 시간에 맞춰 우리 장원으로 올 수 있다는 말이지?”
“예.”
“우리 장원 인근에도 2티어 용병단은 있잖아. 그런데 계약할 수 있는 2티어 용병단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돼?”
“저쪽에서 손을 쓴 듯 싶습니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바스티나 고모는 아니야.’
돈이 없어서 아등바등하는 걸 다 아는데.
“그럼 실뱅 숙부나, 헤르난 숙부?”
“예. 발데릭 님의 손까지도 닿은 모양입니다.”
나는 헹, 코웃음을 쳤다.
‘고리대금으로 주변에 이리저리 돈을 꿔주고 다니더라니.’
용병단 주둔지의 영주들과 결탁한 모양이다.
용병단이라고 해도 귀족의 영지에 산다면 세금을 낸다.
영주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라는 거다.
오늘 아침에 장원에 도착한 한지혁이 인상을 썼다.
“더럽게 나오네.”
“언제 안 그랬던 적이 있나, 뭐.”
“그냥 에일린의 이상과 계약하지 그래?”
“거긴 이미 셀레네가 계약했을걸. 그렇지, 콘라드?”
“그렇습니다.”
내가 어깨를 으쓱하자, 한지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에일린의 이상은 셀레네의 조부인 칼린로 후작이 운영하는 곳이니까.”
“뭐야, 그럼 계약을 했으면 큰일이었잖아.”
그렇다.
‘후작이 에일린의 이상더러 셀레네의 편을 들라고 했다면, 난 승부하는 동안 아무 것도 못했을 테니까.’
게다가 에일린의 이상을 택할 수 없던 다른 이유도 있고.
결국은 방법이 없었다.
“3티어 용병단이라도 계약해야지, 뭐.”
“말이 돼? 체급에서 한참 밀려. 철퇴, 강철 검으로 무장한 어른과 맨몸의 어린애가 싸우는 정도라고.”
“어쩔 수 없잖아. 2티어는 나와 계약을 안 하겠다는데.”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 목록을 잡았다.
그리고 콘라드가 덧붙인 용병단 설명을 가만히 읽다가, 이름에 크게 동그라미를 쳤다.
“역시 여기로 해야겠어.”
“정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그리고 한지혁.”
말하자, 한지혁이 “어.” 하고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에게 이동의 가호석을 내주었다.
“라곤의 네스트에 다녀와.”
“용을…… 투입할 거야?”
“혹시 모르니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수도 있어. 네가 사익을 위해서 용을 이용했다고 알려지면 황실에서 널 위험요소로 분류할 수도─”
“그런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
‘1구역의 저택을 빼앗길 순 없으니까.’
그렇게 되면 중앙탑에도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중앙탑은 힘의 시작점.
중앙탑에 들어가는 즉시, 세력이 무섭도록 확대될 것이다.
그러니 2세들이 행여나 아빠가 중앙탑에 들어갈까봐 연합까지 해서 제 2백작저를 빼앗으려는 게 아닌가.
‘그리미에 백부나, 발데릭 숙부가 중앙탑에 들어가선 안 돼.’
콘라드가 내 눈치를 보며 물었다.
“보좌할 3세는 누굴 선택하실 겁니까?”
“생각해둔 사람이 있어.”
나는 차가운 눈으로 창 밖을 응시했다.
그렇게 닷새.
승부의 날이 다가왔다.
* * *
닷새 후, 공작성.
나와 셀레네의 승부는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버림받은 땅’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용병전을 치르는데, 마경으로 중계된다.
직계와 방계뿐만 아니라, 타가문의 귀족들을 초청해 승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한지혁은 ‘버림받은 땅’의 지도를 확인하고 질린 얼굴이었다.
“몬스터가 떼로 나오는 숲에서 치른다고? 죽는 거 아니야…… 요?”
기겁하고 말하던 한지혁이 내게 다가오는 사람을 보고 흠칫, 말을 덧붙였다.
다른 3세들이었다.
중심엔 발데릭 숙부의 딸인 로레이나가 있었다.
“안녕, 에릴로트?”
“……안녕.”
“승부, 열심히 해.”
로레이나의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녀는 머리끝을 매만지곤 힐끗 나를 쳐다봤다.
“제 2백작저에서 너는 무슨 방을 썼니?”
뜬금 없는 말이었다.
내가 빤히 보자, 로레이나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버지께서 이제 슬슬 제 2백작저로 올라갈 준비를 하라고 하셔서 말야.”
“…….”
“어떤 방인지 알아야 가구를 사들일 거 아냐?”
“글쎄. 괜히 돈을 버리지 말고, 승부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걸.”
“뭐? 아핫……!”
로레이나가 웃음을 터뜨리자, 뒤에 있던 다른 3세들도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네가 계약한 용병단은 3티어라면서.”
“…….”
“그래. 잘도 이기겠다. 응원할게?”
디오네라와 리앙틴은 염려하는 표정이었지만, 그 외의 3세들은 날 비웃고 있었다.
로레이나가 말했다.
“아, 참.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 중앙탑에 들어가시면 제일 먼저 ‘네 용’ 얘기를 꺼내실 거라고.”
“뭐?”
“용은 너무 위험한 존재잖아. 꼬리짓 한 번에 민가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겠어?”
“…….”
“그런 강대한 힘이라면 규제가 필요하지. 아버지는 네게 금제구를 채우는 것으로 백성을 위하실 거라고 하셨어.”
7서열권에 있는 밀란이 “우와.” 하며 쿡쿡 웃었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로레이나를 쳐다봤다.
그때, 리앙틴이 치맛자락을 꽉 잡고서 소리쳤다.
“배, 백성을 위한다면 고리대금업부터 그만두셔야 하지 않을까?!”
“리앙틴.”
“그, 그렇잖아. 대귀족이 질 낮게 고리대금업이라니!”
로레이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로레이나가 리앙틴의 어깨를 탁, 밀쳤다.
움찔하며 밀려난 리앙틴이 로레이나에게서 맞은 어깨를 잡았다.
로레이나는 입매를 비틀며 리앙틴을 쳐다봤다.
“제발 분수를 알아, 리앙틴.”
“…….”
“그따위 가호를 가진 주제에 누구한테 말을 붙이는 거야.”
조프리가 자신의 가호인 <수구(하관을 짐승으로 둔갑할 수 있는 가호)>를 발동했다.
맹수의 입이 되어 크아아악─! 울부짖는다.
새파랗게 질린 리앙틴이 내 쪽으로 뒷걸음질 치다가, 돌부리에 걸려 털썩 주저앉았다.
3세들은 리앙틴과 날 번갈아 보며 낄낄 비웃었다.
로레이나가 리앙틴에게 말했다.
“제발 부탁인데, 넌 벌레만도 못하다는 자각을 좀 가져.”
나는 리앙틴을 한 팔로 가리고, 로레이나의 앞에 나섰다.
“로레이나 언니야말로.”
“뭐라고?”
“내가 정말로 열이 받아서 언니를 벌레처럼 짓이겨 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나는 로레이나의 어깨를 탁, 치고서 말했다.
“언니도 분수도 좀 깨닫는 게 좋겠어.”
“……!”
로레이나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뚫린 입이라고……. 용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계집애가!”
로레이나의 주변으로 마력이 일렁였다.
피부에 짐승의 털이 돋는 순간.
“모두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공작님께서 오십니다!”
드뷔시 자작이 소리쳤다.
로레이나는 나를 찢어죽일 듯이 노려봤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결과는 정해져 있어.”
“…….”
“네가 2티어의 용병단과 계약조차 못 한 걸 봐. 데이몬드 관할령과 발데릭 관할령의 영향력 차이가 이 정도라는 거야.”
“…….”
“백수정으로 암만 돈을 벌어봐야 결국, ‘여기’서 차이가 난단 말야.”
로레이나가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그리고 3세들은 이끌고서 관중석으로 돌아갔다.
할아버지가 단상 위로 올라왔다.
그가 손을 올리자, 쿵! 쿵! 쿵! 북이 울렸다.
나는 단상의 앞으로 향했다.
반대편에서 누군가 걸어 나온다.
탐스럽게 빛나는 은발.
일자의 앞머리.
고고한 색의 적안.
그녀가 바로 가장 많이 서열 1위를 차지한 공작의 손주.
나라 안에서 손에 꼽는 신성계 가호를 가진, 최강의 3세인 셀레네 아스트라였다.
“안녕, 에릴로트.”
“안녕하세요, 셀레네 언니.”
“잘해보자.”
“네.”
우리는 악수를 나누고 할아버지 앞에 무릎을 굽혔다.
“가장 위대한 아스트라에게 천 년의 광영을!”
“가장 위대한 아스트라에게 천 년의 광영을!”
할아버지에게 고개를 깊게 숙여 인사했다.
승부의 시작이었다.
* * *
셀레네와 에릴로트가 각각 용병들을 끌고 버려진 숲으로 향했다.
마경엔 머리를 높게 묶은 셀레네가 비추고 있었다.
그녀는 출발 전부터 가호를 시전했다.
용병들의 이마에 특이한 문양이 떠올랐다.
관중석에 입장한 사람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저게 셀레네 아스트라의 가호인 <모성애(maternal Love)>입니까?”
셀레네의 모친인 바스티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봤다.
그러곤 무감하게 마경을 바라보는 공작에게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붙였다.
“아버지 셀레네는 가호를 2단계까지 발전시켜서 강화와 보호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
“근력와 속도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적의 공격시 아군을 보호하는 배리어가 발동되지요.”
그녀의 말에 좌중은 탄성을 터뜨렸다.
“역시 신성계 가호는…….”
“원화가 되어야 하는 쪽은 역시 셀레네 아스트라─”
모두 수군거리고 있을 때, 데이몬드가 직계들의 좌석으로 다가왔다.
“늦었습니다.”
“황도의 일은 마치고 왔느냐.”
“예.”
데이몬드가 자리에 앉자, 바스티나가 “어머머!” 하며 입가를 가렸다.
“오라버니, 아무리 바쁘셔도 딸의 승부에 지원은 하지 그러셨어요. 에릴로트의 용병단은 신속의 마차조차 없네요.”
셀레네는 자신의 용병들과 함께 신속의 마차로 이동했다.
하지만 에릴로트는…….
마경 속에서 어리버리해 보이는 용병이 [저…….] 하고 말하며 손을 들었다.
[저희는 어떻게 이동합니까?]
[말을 타고.]
[예? 저쪽은 신속의 마차인 모양인데요? 먼저 도착 해야 좋은 곳에 주둔지를 잡을 수 있을 것인데…….]
[난 이동석으로 이동할 테니까 너희는 말을 타고 와.]
에릴로트쪽의 용병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데이몬드는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마경을 주시하고 있는 삼형제에게 물었다.
“어째서 신속의 마차를 내주지 않았지?”
리시먼드가 고개를 저었다.
“내주겠다고 말했지만, 거절했습니다.”
“어째서.”
발자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몇 번이나 제안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대체 왜…….’
데이몬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딸을 쳐다봤다.
바스티나와 발데릭, 실뱅과 헤르난, 로레이나와 3세 등, 셀레네를 응원하는 자들의 얼굴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로레이나가 말했다.
“아버지, 에릴로트는 초청객이 없나 봐요?”
셀레네 쪽 좌석은 만원이었다.
방계뿐 아니라, 인근의 귀족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에 에릴로트 쪽 좌석은 텅텅 비었다.
발데릭이 픽, 실소를 흘렸다.
“에릴로트가 너희와 같겠느냐.”
아무리 데이몬드가 위세를 떨쳐도, 결국 에릴로트는 평민의 피를 가진 계집애라는 뜻이었다.
고고한 귀족들이 더러운 피를 상대해줄 리 만무했다.
더욱이 데이몬드는 땅따먹기에나 관심이 있었지, 귀족들과 관계를 다지지 않았다.
‘결국 데이몬드 관할령은 빈깡통이라는 거지.’
발데릭이 샴페인잔을 들자, 데이몬드 관할령 측의 사람들을 제외한 이들이 술잔을 들었다.
“아스트라의 영광을 위하여!”
“위하여!”
이 승부는 아스트라에 있어선 축제와 마찬가지였다.
한 시간이 안 되어 셀레네는 버려진 숲에 자리를 잡았다.
숲에서 가장 높은 고지를 차지하고, 이미 용병들과 회의에 들어갔다.
바스티나는 우후훗, 웃었다.
“쟤도 참. 뭐든 열심히 한다니까.”
그러곤 흘끗, 데이몬드와 삼형제를 쳐다봤다.
“상대가 안 되는 승부라도 저렇게 열심이에요. 좀 봐주지 않고.”
“성실한 것도 다 셀레네 님의 재능인 겁니다.”
방계와 귀족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자, 바스티나의 어깨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웬 거미가 이렇게 많아.]
셀레네의 용병이 인상을 찌푸리며 어깨를 타고 올라온 거미를 털어냈다.
[엄청난 수인데.]
[짐마차에 벌레퇴치제가 있지 않나?]
[어이! 누가 가서 벌레퇴치제를─]
그런데 그때였다.
마경 속에 있어선 안 될 얼굴이 비쳤다.
셀레네의 주둔지에 있어선 안 될 사람.
그러니까 에릴로트가.
[……!]
[……!]
[에릴로트?]
셀레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순간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수의 거미가 미친 듯이 막사 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로브를 걸친 에릴로트가 입을 열었다.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는 걸 추천해. 독거미들이거든.]
로브 속에서 공 크기의 거미가 스스슥, 기어나와 에릴로트의 어깨에 자리 잡았다.
[소개할게. 내 새로운 몬스터야.]
알렉시스가 구해준 거대 타란튤라.
아직 새끼였지만, 독거미들을 조종하기엔 충분한 능력이 있는 아이다.
에릴로트는 방긋 웃었다.
[이름은 밍키라고 해.]
그 순간.
[아아악!]
[크악!]
독거미에 물린 용병들이 저마다 비명을 내질렀다.
에릴로트는 닷새간 셀레네를 조사하고, 또 조사했다.
무력 충돌엔 배리어가 발동하지만, 독은 막을 수 없다.
좌중이 얼어붙었다.
바스티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마, 말도 안 돼!”
그녀의 남편인 미스트로도 입을 떡 벌렸다.
“아무리 그래도 겁도 없이 혼자서…….”
“셀레네!”
바스티나가 소리치기 무섭게 마경 속의 셀레네가 나섰다.
[물러나!]
셀레네의 손에 푸른 빛무리가 몰려들었다.
그녀가 땅에 손을 짚자, 막사 거대한 문양이 퍼지며 독거미들이 용병들의 몸에서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신성계 가호 <모성애>.
그건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능력이었다.
아군에게 해를 입히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
독거미가 떨어지자, 바스티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아왔다.
발데릭도 주먹을 꽉 쥐었다.
‘과연 셀레네다!’
오랜 시간 서열 1위를 지켜온 최강의 3세.
“이제 에릴로트만 잡으면……!”
실뱅 또한 껄껄 웃었다.
“역대 최단 시간으로 승부가 나겠군요!”
헤르난이 와하하! 웃음을 터뜨리며 소리쳤을 때였다.
발자크가 “아.” 하며 데이몬드를 쳐다봤다.
“에릴로트가 신속의 마차는 가져가지 않았는데요. 다른 건 빌려갔습니다.”
“무엇을?”
“제 킹갓울트라제너레이션초원을달리는…….”
인상을 쓴 요슈아가 발자크의 말을 잘랐다.
“설원마인 제너입니다.”
설원마.
말형태의 몬스터로, 최고의 속력을 자랑한다.
즉, 신속의 마차로 이동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였다.
콰과과과광─!
엄청난 소리와 함께 막사가 무너졌다.
그리고 나타난 건 웬 산적두목처럼 생긴 남자였다.
[우리 대장을 모시러왔다.]
마경 속의 남자를 본 귀족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
‘어디서 많이 본 남자인데…….’
바스티나가 외쳤다.
“그래봤자, 3티어 용병단! 에일린의 이상이 밀어붙이면……!”
“칼리다!”
“……뭐라고?”
귀족이 비명 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칼리 무소! 선대 시절 중앙 기사단장이었던 그 남자입니다!”
마경 속의 에릴로트가 말했다.
[참, 내 용병단을 소개하지 않았네.]
아이가 마경 쪽을 바라보며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말했다.
[이그리츠 용병단이라고 해.]
과거 중앙군의 기사들로 이루어진 용병단.
1티어조차 상대가 되지 않는, 최강의 용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