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6화. (176/390)

176화.

 * * *

“으윽. 크림슨 구울이 사라져도 강력하잖아.”

“밤이 되니 낮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동군, 남군, 북군, 그리고 중앙군의 군사들이 앓는 신음을 흘렸다.

나는 속으로 씩 웃었다.

사실 구울 자체의 공격력은 일반 몬스터와 비슷하다.

그런데도 황군이 투입될 만큼 까다로운 이유는 두 가지였다.

1. 신관이 제를 지내지 않으면 소멸하지 않는다.

2. 통각이 다른 생물보다 훨─씬 낮다.

처리할 때야 까다롭지만, 지금은 내겐 엄청난 장점들이다.

연기하기 딱이거든!

‘게다가 난 점수를 어떻게 카운트하는지 알아.’

낮에 구울과 ‘진짜 전투’를 할 적에 확인했다.

소멸하지 않아도 의식이 끊겼다고 판단되면 카운트 인정.

물론 마도구가 사람처럼 일일이 흔들어서 의식을 확인하는 건 아니다.

즉, 구울의 마력이 사라지면 점수로 친다는 거야.

그렇다면 쉽지.

‘서군에게 공격당하는 구울의 마력을 차단하는 거야.’

[알고 있다.]

아웬에게 명한 것과 동시에 서군의 중갑병이 해머를 휘둘렀다.

‘으이구, 되는대로 휘두르지 말라니까.’

해머는 구울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그으윽!”

눈을 희번덕 뜬 구울이 서군을 공격하려 할 때였다.

‘아웬!’

[나의 아이야.]

아웬이 점잖게 전음을 보내자,

“그으…….”

─주춤한 구울이 슬쩍 내 쪽 눈치를 보더니 냅다 엎어졌다.

그리고 아웬이 그 구울의 마력 흐름을 차단.

띠롱!

[서군:107]

카운트가 올랐다.

상큼한 인상의 기사가 해머를 휘두른 중갑병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잘하는데, 훈련의 성과가 있었구나!”

“예? 아니, 저…….”

중갑병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해머를 쳐다봤다.

“스쳤는데……?”

이처럼 구울과 내가 짜고 친 연기로 점수를 올린 군사는 더 있었다.

그들이 기세가 등등해져서 소리쳤다.

“검기 같은 것 아냐? 검기!”

“그래! 아스트라의 발자크 공자는 손날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리자드맨을 두 동강 낸다더라!”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어버렸다.

‘검기는 개뿔이.’

여름에 선풍기 대용으로 딱이었구만.

아웬이 내게 말했다.

[군기를 잡아줘야 하는 게 아니냐.]

‘됐어. 오늘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으로 성공이야.’

[어째서?]

‘서군은 매번 꼴찌만 해서 쓰레기라고 불리거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을 것이다.

서군 기사들이 다른 군의 노골적인 모욕에도 대꾸조차 못 할 정도였지 않은가.

‘자신감을 심어주고, 손맛을 느끼게 해주는 게 시작이야.’

[그들이 노력한 만큼 실력이라는 보상이 따라온다고 느끼도록 말이지.]

‘역시 대군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자답네?’

[고작 십여 년 산 꼬마가 삼백 년간 이곳을 다스린 내게 할 말은 아니지.]

아웬이 쿡쿡 웃었다.

나는 팔짱을 끼고서 주변을 살폈다.

다른 군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아니, 서군 녀석들은 어째서 구울을 저리 쉽게…….”

중앙군 기사가 놓친 구울을 서군의 말단 병사가 잡았다.

“……?”

중앙군 기사는 서군 말단 병사와 쓰러진 구울을 몇 번이나 번갈아 보았다.

“무기의 차이인가……?”

그러더니 저도 우리 말단 병사처럼 건틀릿을 내질렀다.

“그어어어어─!!”

그러다 한 방 맞았고.

“?????”

이번엔 중앙군 기사의 얼굴에 물음표투성이가 보인다.

실린이 버럭 소리쳤다.

“뭐 하는 거예요!”

그 광경을 본 서군 말단 병사가 의기양양해진 건 물론이다.

그때, 허공에서 다시 점수 측정기가 울었다.

띠롱!

[서군:112]

서군의 상장군 대리가 소리쳤다.

“이제 선두를 빼앗았다! 서군, 공격을 멈추지 마라! 승리가 목전에 있다!”

와아아아아─!!!

서군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나는 킬킬 웃으며 아웬에게 연이어 지시했다.

‘11시 방향 구울을 쓰러뜨려 줘.’

‘너무 서군에만 쓰러지지 말고, 다른 군에게도 적당히 점수를 나눠 주고.’

‘그렇다고 서군보다 많이 주진 마!’

[그래, 그래. 까다로운 주인이로구나.]

저도 재밌는 주제에.

목소리에 웃음기가 배여 있었다.

‘하기야 머리 좋은 아웬에게 이 좁은 땅에서만 생활하는 건 엄청나게 지루한 일이었겠지.’

그렇게 두어 시간이 더 흘렀다.

짜고 치는 고스톱인만큼 구울을 물리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다른 군사들은 구울들이 우두머리인 크림슨 구울을 잃고 오합지졸이 됐다고 생각했다.

얼마쯤 뒤, 남군 원화가 고함을 내질렀다.

“서군은 저리 쉽게 쓰러뜨리는 구울을 우리는 왜 이리 어렵게 처치하냔 말이야─!!”

남군이 꼴찌를 하고 있으니 고함을 지를 만도 했다.

북군 원화도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점수 차이가 이렇게 나서야 뒤집긴 그른 것 같아요…….”

남군, 북군은 사이좋게 5위, 4위였다.

심지어 3위와 엄청나게 큰 격차로.

점점 구울의 수는 줄어들고 있었다.

실린은 초조한 얼굴로 점수판 뒤에 떠 있는 마도구를 바라봤다.

이 구역 몬스터의 마력을 측정해서, 몬스터 퇴치율을 퍼센트로 보여주는 기구였다.

[퇴치율: 97퍼센트]

퇴치 속도가 빠르다.

아웬이 대부분의 구울을 물려 놓았기 때문이었다.

짜고 쳐서 망정이지, 구울은 아웬이 자아를 나눠준 만큼 매우 강했다.

‘이런 구울이 사실 3배가 넘게 있었다는 걸 알면 다들 기절하겠어.’

[글쎄, 3배가 전부일까.]

아웬이 빙글빙글 웃었다.

실린은 비명 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어서! 서둘러요─!!”

그러나 점수가 뒤집히는 일은 없었다.

‘중앙군에겐 절대 쓰러져 주지 마.’

절대.

내가 단호한 탓이었다.

남군 원화가 퇴치율을 보며 중얼거렸다.

“99퍼센트…… 이제 정말 끝이야.”

그리고 삐익─!!

토벌 성공을 알리는 안내음과 동시에 삐롱! 퇴치 카운트 소리가 들렸다.

신성력을 담은 이세즈의 검에 마지막 남았던 구울이 쓰러진 것이다.

[서군:207]

서군은 마지막 구울까지 멋지게 해치우고 선두를 지켰다.

그리하여 최종 순위는 이렇다.

1. [서군:207]

2. [동군:144]

3. [중앙군:98]

4. [북군:56]

5. [남군:44]

남군 원화가 주르륵 주저앉았다.

“꼴찌라니…… 우리가 꼴찌라니……. 어떻게 1위와 5배 가까이 차이가 나냐고…….”

북군 원화도 울상이었다.

“난 아버님과 언니께 죽었네……”

동군의 가장 선두에서 구울을 해치우던 세바스티아 언니가 날 쳐다봤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으나, 상쾌한 얼굴이었다.

“육십 가까이 차이가 나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냐? 대체 군사들을 어떻게 가르친 거야?”

“언니도 몬스터 토벌에서 신기록을 세우셨잖아요?”

후후 웃은 세바스티아 언니가 내 머리칼을 가볍게 흩뜨리고 말했다.

“다음에 훈련법을 공유해주겠니. 값은 비싸게 치러줄 테니까.”

나는 생긋 웃었다.

그리고…….

“말도 안 돼. 어떻게 중앙군이…… 어떻게 내가 고작 3위란 말이야─!!”

실린은 나라 잃은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세바스티아 언니는 그런 실린을 비웃으며 지나쳤다.

나도 실린을 힐끔 쳐다보고, 세바스티아 언니를 따라 쫑쫑, 뛰듯이 걸었다.

이렇게 우리의 구울 토벌은 끝이 났다.

난 멍하게 제 손을 보고 있는 서군에게 씩 웃어줬다.

“내 말이 맞지? 우리가 1등 할 거라고 했잖아.”

서군이 울망울망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부모님도 믿어주지 않으셨는데 원화만이 저를 믿어주셨습니다…….”

“하,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황군의 쓰레기라 불리던 저희가…….”

“예, 저희가요! 저희가 해냈습니다!”

서군의 장정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원화─!”

“워언화으아……!!”

그래, 그래.

알겠으니까 좀 떨어져 줄래?

나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해.

‘기사단의 꼬마 대장님 때문인가……. 이놈의 버프.’

나는 가장 먼저 달려온 상장군 대리를 떨떠름하게 두드려줬다.

* * *

원화군은 두어 시간의 휴식 후 황도로 출발했다.

원화 다섯의 앞엔 마차가 섰다.

실린은 마차를 보자마자 날카롭게 소리쳤다.

“어째서 마차가 한 대뿐이죠? 그것도 이렇게 허름한……. 내 마차는 어디에 있어요?!”

기사가 쩔쩔매며 대답했다.

“구울들이 부숴놓은 모양입니다.”

나는 흠, 신음했다.

‘그랬어?’

[인질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도주 수단을 없애는 것은 중요하지.]

‘넌 삼백 년이나 이 구역에서 살았다면서 그런 걸 다 어떻게 알아?’

[제국 인간들의 장례란 것은 재미나더구나. 생전에 소중히 여기던 것을 함께 묻어두니.]

‘그렇지, 참. 이곳은 황가의 묘로 결정되기 전엔 지방 귀족들의 무덤가였어.’

[그래. 내 아이들이 포진해 있는 데도 꾸역꾸역 물건과 시체를 묻으러 오더구나.]

아웬은 픽 웃었다.

[인간들이란 알 수가 없어. 우리를 그리 두려워하면서 말이지.]

‘축복의 땅이라 그래. 그런 곳에 시신을 묻으면 신이 된다는 통설이 있거든.’

그 귀족들은 오히려 구울이 있는 쪽이 좋았을 것이다.

원래 축복의 땅은 눈이 튀어나오게 비싸다.

황도 1구역 귀족들이나 살 수 있을 정도인데, 이곳은 구울이 있어서 빈 땅으로 남았던 거다.

‘그래서 무덤으로 쓸 수 있었겠지.’

지방 귀족이어도 구울을 뚫고 시신을 묻을 수 있는 정예병을 가진 귀족들이다.

그런 자들이라면 얼마나 많은 책을 묻었겠는가?

또 책을 읽으려고 크림슨 구울이 인간을 봐주기도 했겠지.

그만큼이나 책을 읽으면서 지냈으면 인간사는 잘 알겠네.

그렇게 생각하던 난 멈칫했다.

‘아! 축복의 땅에서 나오는 신성력 때문에 네가 그렇게 강해진 거구나.’

[그게 아니어도 난 날 때부터 강한 개체였지만.]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실린이 고함을 내질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따위 마차를 구해온단 말이에요?!”

“워, 원화, 이것도 촌장에게서 겨우 얻은 것입니다…….”

“변명은 필요 없어요!”

“변명이 아니라, 종년 축제 때문에 대여소마다 마차가 없어서…….”

구울 토벌에서 있던 여러 가지 일로 실린은 완전히 이성을 상실했다.

이제 내숭도 완전히 관두었다.

‘하기야 원화군에겐 원래부터 본모습을 조금씩 보였던 모양이니까.’

세바스티아 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하고 타죠.”

“이런 데에 타란 말이에요?! 내가 왜─!”

“싫으면 말을 타고 오던가요.”

그렇게 말한 세바스티아 언니가 먼저 마차에 들어갔다.

남군 원화도 그 뒤를 따르며 한 마디 남겼다.

“걸어와도 좋고요.”

나도 따라 들어갔다.

북군 원화만이 밖에 남아서 실린을 설득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저 마차라도 타야 오늘 내로 황도에 도착하죠.”

“…….”

“가세요, 네?”

실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북군 원화와 함께 마차에 들어왔다.

우리가 모두 착석하자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밖에선 기마병들이 우리를 호위하고 있었다.

‘황도까지 서너 시간쯤인가.’

완전히 녹초가 된 원화들은 체면도 잊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남군 원화와 북군 원화가 서로에게 기대 잠들었다.

세바스티아 언니도 다리를 꼰 채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도…….

‘아웬.’

[그래.]

‘내가 잠들면 저 계집애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 잘 감시해.’

[오만한 인간의 아이 말이구나. 한데 무슨 짓을 하면?]

‘네가 나오지 말고 옴브레로 방어한 뒤에…… 저 계집애 꽁꽁 묶어 놔…… 아주 죽여…… 버리게…….’

그 말이 내 기억의 끝이었다.

난 창에 기대 잠들고 말았다. 

* * *

몇 시간 후.

실린은 곤히 잠든 에릴로트를 찢어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어떻게 저런 계집애가 1등일 수 있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의 중앙군이, 저 덜 떨어진 더러운 피의 군사들보다 못하다니.

‘무슨 수를 쓴 게 아닐까?’

제 집안에서 특별한 마도구라도 받아온 것 아냐?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잠 좀 자자.”

에릴로트의 말이었다.

실린이 눈을 부릅떴다.

“뭐라고요?!”

“어떻게 세 시간을 내리 투덜거려? 너 때문에 잘만 하면 깨고, 잘만 하면 또 깼다고…….”

작게 하품을 한 에릴로트가 목을 주물렀다.

“당신은 정말……!”

그녀가 버럭 소리치자, 에릴로트는 반짝 눈을 떴다.

소란 때문에 깬 것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남군 원화, 북군 원화, 거기다 세바스티아까지 잠에서 깨어났다.

북군 원화가 눈을 비비며 웅얼거렸다.

“무슨 일이에요……?”

남군 원화와 세바스티아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예요, 시끄럽게.”

“정말이지.”

실린은 입술을 꽉 깨물며 에릴로트를 노려봤다.

“구울을 토벌한 좋은 날이니 참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요. 당신, 군사재판에 회부하겠어요.”

“네?! 일등을 한 서군 원화를요?!”

북군 원화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세바스티아는 헛웃음을 흘렸다.

“대체 무슨 죄로 회부하겠다는 거죠?”

“명령 불복종, 원화군의 기강을 흐린 것, 또 이번 토벌에 지참할 수 없는 마도구를 소지한 것까지요.”

“지참할 수 없는 마도구?”

남군 원화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실린과 에릴로트를 번갈아 보다가 재차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그렇지 않고서야 서군 원화가 크림슨 구울을 테이밍한 게 말이나 되나요?”

“용도 테이밍한 사람인걸요. 할 수도 있죠.”

“그건 본래 테이밍했던 몬스터가 용으로 변한 거라면서요?”

“그건…… 그렇다고 들었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마도구를 소지했던 게 아니라면, 혹시 크림슨 구울과 불법 거래를 한 게 아닌가요?”

북군 원화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실린은 입꼬리를 비스듬하게 올리곤 말했다.

“그렇게 해서 크림슨 구울을 물러나게 한 거죠? 테이밍했다는 말은 못 믿겠어요. 증거를 보여줘요.”

에릴로트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실린을 쳐다봤다.

“어떤 증거를 대라는 거야?”

“뭐든요!”

“나는 이번 토벌의 일등 공신이야.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네가 부정의 증거를 잡아야지.”

“하……! 내 말이 진짜라서 두려운 거군요!”

에릴로트는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서군이 1등 하지 못하게 하고 싶은 건 아니고?”

실린의 얼굴이 굳어졌다.

“서군 원화가 하는 말을 들었나요? 그녀가 우리 원화군의 화합을 다 망치고 있잖아요!”

“네가 말하는 화합이 뭔데? 네가 늘 우승하고, 다른 원화들이 들러리를 하는 거?”

“이것 봐요─!!”

“너, 정신 좀 차려.”

에릴로트가 한숨을 내쉬곤, 그녀를 지그시 쳐다봤다.

“이번 기의 원화군이 최악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모든 승리를 가로채기 위해 이들의 성장을 저지했으니까.”

“기, 기가 막혀…….”

“물론 이들에게도 책임이 있지. 하지만 가문과 가족을 인질로 잡고 충성을 강요한 네가 제일 쓰레기야.”

“너─!!!”

실린이 버럭 소리치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때였다.

마차가 멈추었다.

“황궁입니다.”

마차 밖에서 기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