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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세는 악역입니다-265화 (266/390)

265화.

나와 한지혁이 사색이 되자, 콘라드가 물었다.

“바란의 왕세자 이름이 라온 아닙니까. 그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요?”

콘라드는 나와 한지혁이 칸시스로 떠난 후에 합류했다.

그간의 일을 간략히 말하면,

[한지혁, 서제국 라온트라에서 돌아오다.]

[나와 한지혁, 칸시스 대륙으로 떠나다.]

[여관에서 짐을 도둑맞다. 돈, 통신석, 위조한 신분 증명 패 모두 사라지다.]

[개고생이 시작되다.]

.

.

[연락 두절된 우리를 찾기 위해 콘라드와 루카, 이세즈가 칸시스에 도착하다.]

[나와 한지혁, 바란의 왕세자 라온에게서 도망치다.]

[나와 한지혁, 콘라드와 만나다.]

[나와 한지혁, 엉엉 울며 콘라드에게 안기다. 콘라드, 당황하다.]

[2년간 라온을 피해 필사의 도주극을 벌이다.]

[아스트라에 돌아오다.]

―이 순이었다.

한지혁이 퀭한 눈으로 콘라드를 쳐다봤다.

“에릴로트가 왕궁에서 일할 적에 왕세자궁에 있었습니다. 그놈은 정말이지…….”

“응, 정말…….”

우리는 질릴 대로 질린 얼굴로 양팔을 끌어안았다.

“미친 자였지.”

“미친놈이었어.”

사직하고 돌아가겠다는 내 발목을 자르겠다던 놈.

심지어 정말로 두 달여간 감금되어 있었다.

제3 왕자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탈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지혁이 말했다.

“아마 릴, 아니, 에릴로트를 찾으러 왔을 테지요.”

“왕세자가 아가씨께 그렇게나 집착하는 이유가 뭡니까?”

“내 탓은 아니야…….”

내가 우울하게 말하자, 한지혁이 울컥 소리쳤다.

“네 탓이 아니긴. 그러니까 내가 그 몬스터는 포기하자고 했잖아!”

난 떨떠름한 표정으로 슥, 시선을 피했다.

한지혁이 씩씩거리며 콘라드에게 소리쳤다.

“당신에 바란의 왕세자는 괴물이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얼굴과 몸의 절반이 썩어 들어가서 흉측하게 변해 있었어요.”

“아아, 그래서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군요.”

“예. 그래서 죽은 왕비로부터 저주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던 겁니다. 듣자 하니까 친모인 테레비아 비(妃)가 왕비를 독살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요?”

“라온은 부친인 왕에게서 외면받고, 모친은 괴물을 낳았다며 마주할 때마다 광란이었죠. 그런데…….”

한지혁이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큼, 헛기침하고 소매를 매만졌다.

“이 녀석이 그 얼굴을 고쳐 준 겁니다!”

“고쳐 줬다고요?”

“아니…… 보니까 저주가 아니라 몬스터 때문이더라고…….”

그때는 막 <열람>의 가호를 3단계로 개발한 직후였다.

왕세자를 보자마자 읽혔다.

그의 용모가 흉측해진 건, 바란 왕가의 특별한 기운을 좋아하는 몬스터가 그에게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었다.

한지혁이 나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내가, 어? 그 새끼 눈이 이상하다고, 잘못 걸렸다간 인생이 피곤해질 것 같다고 했어, 안 했어.”

“어떻게 포기해……. 이렇게 귀여운데.”

내 소매 속에서 무언가 쑥 튀어나왔다.

보라!

묽은 젤리 같아서 형태가 이리저리 바뀌는 이 귀여운 모습을.

“봐, 얼마나 귀여워?”

“내가 보기엔 피를 젤라틴으로 굳힌 것 같은 흉측한 모습이거든? 눈도 여섯 개나 있잖아!”

“우리 애 듣는다.”

나와 한지혁이 티격태격하자, 콘라드가 관자놀이를 짚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 몬스터를 손에 넣기 위해 왕세자를 도와줬다는 겁니까.”

“……이 애를 라온에게서 벗겨 준거지.”

“구원받은 그는 아가씨를 곁에서 떼어 놓으려 하지 않는 것이고 말이지요.”

콘라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지혁이 분개하며 나를 확, 가리켰다.

“사실 이 녀석은 왕세자가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었다고요!”

“…….”

“저 몬스터를 길들이려고 밤마다 백경목 피리를 불어 준 것도, 왕세자는 본인이 잘 자라고 불어 준 줄 압니다. 미치겠어요.”

“……나도 목적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말했어.”

“안 믿잖아. 어?”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목을 긁적였다.

콘라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곤란하군요.”

“‘에릴로트 아스트라’가 칸시스 대륙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 황궁이 난리가 날 겁니다.”

“칸시스 대륙의 국가들도 크게 들썩일 테지요. ‘용을 가진 소녀가 그들의 나라 곳곳을 다니며 위치를 익혔다’는 뜻이니까.”

“신분이 밝혀지면 위험하겠군요.”

두 사람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날 쳐다봤다.

“나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

“웃기고 있네. 몬스터에 홀려서 정신 못 차린 거면서.”

“하지만 고대 몬스터라고!”

콘라드가 깜짝 놀랐다.

“그 애가 고대 몬스터입니까?”

“응, <기만>이야. 볼래?”

나는 고대 몬스터 <기만>을 내가 붙여 준 이름으로 불렀다.

“나나.”

부르자, 나나가 한지혁에게 철썩 달라붙었다.

“으악!”

그러자…….

“이, 이게 무슨!”

콘라드가 깜짝 놀라 한지혁을 쳐다봤다.

한지혁의 상반신이 늑대로 변했다.

“<기만>의 능력인 세포 변화야. 아직 500년밖에 안 된 새끼라 능력까지 완벽하게 카피하지는 못하지만.”

“체인질링! 환상 속 몬스터인 체인질링과 비슷한 능력이로군요!”

“응. 체인질링은 <기만>을 모티브로 만든 몬스터지.”

“더 자라면 완벽하게 능력을 복제합니까?”

“맞아. 탈피하게 되면 말이야. 하지만 성체였다면 백경목 따위로 길들이지 못했을 거야.”

한지혁이 으으윽, 신음하며 말했다.

“알겠으니까 좀 떼어내! 숨도 제대로 안 쉬어진다고!”

“나나, 이리 와.”

나나는 조용했다.

움직이지도 않고.

“으극, 안…… 떨어져……?!”

삐!

나나가 소리 높게 울었다.

“꼭 괴팍한 사람을 좋아하더라.”

“내가 괴팍하다는 거냐?”

“나나.”

또 한 번 부른 후에야 나나가 스스슥, 한지혁의 상반신을 타고 내려왔다.

한지혁이 숨을 헐떡이며 타이를 약간 풀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게 문제인데…….”

“일단 최대한 숨어 볼까요.”

우리 셋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 * *

밤.

공작성에 도착했다.

발자크가 마차에서 막 내리고 있던 내게 물었다.

“웬일로 모자를 썼네. 답답해서 별로 안 좋아하잖아?”

“칸시스 대륙에서 자주 쓰고 다녔더니 익숙해졌어.”

요슈아가 픽 웃으며 엄청나게 큰 챙을 고쳐 주었다.

“낮에도 쓰고 나갔다 왔지?”

“맞아.”

“그런데 향수를 뿌렸어?”

“어…… 뭐, 좀.”

발자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좀이 아닌데? 엄청나게 독해.”

라온에게 안 들키게 최대한 숨어다닐 테지만, 혹시 몰라 향수를 뿌렸다.

그 놈은 개코거든.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분 전환. 어쨌든 들어가자.”

“그래.”

“응.”

우리는 본성으로 향했다.

만찬장 입구에 들어섰을 때, 마침 발데릭이 부관과 함께 나오고 있었다.

“왜 이리 늦은 것이냐? 귀빈의 심기를 상하게 하려고 작정했구나.”

발자크가 헹, 코웃음을 쳤다.

“미리 일정을 알려 주셨다면 늦지 않게 준비했을 텐데요.”

“뭐야?!”

발데릭이 이를 악물었다.

“우리도 오전에서야 입항 허가를 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과연 마도 왕국 왕세자의 배지. 결계에 걸리지 않았어.”

“자랑입니까? 군선이었으면 쑥대밭이 되었겠군요.”

“마력석을 가져오지 않아서 걸리지 않은 게야! 전쟁 의도가 없다는 뜻이지!”

발데릭이 씩씩거렸다.

“엄청난 기술을 보유한 나라다. 아버님께서 연합하고 싶어 하시니 몸가짐을 각별히 신경 써라.”

“숙부님이야말로.”

삐딱한 대답에 발데릭은 흥,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나와 봐야 손해를 보는 건 너희야.”

“글쎄요.”

“내 관할령에서 귀빈을 모신다. 그 칸시스의 왕세자 무리를 말이지. 지금도 그분을 모시러―”

“예, 예. 아스트라의 혈족이 손바닥 비비는 일에 익숙하니 아주 보기 좋습니다.”

발자크가 발데릭의 말을 딱 끊고, 오만한 표정으로 발데릭을 지나쳤다.

요슈아와 나도 쿡쿡 웃으며 걸었다.

등 뒤에서 발데릭의 “저 빌어먹을 놈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찬장에 들어가자마자 사촌들이 우리를 반겼다.

“에릴로트!”

“너, 이 계집애!”

디오네라와 리앙틴이 제일 먼저 다가왔다.

디오네라가 나를 끌어안고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리앙틴은 날 노려보며 말했다.

“손목이 부러졌어? 편지 한 장도 못 보내?”

“바빴어.”

“대체 어떤 학술원에 있었길래 그렇게 바빠?”

“뭐…….”

“에셈 동맹국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거기는 칸시스 대륙에서 가장 한미한 나라라 배울 것도 없잖아?”

나는 대충 말을 지어냈다.

‘사실은 완전 중심인 바란에서 가장 오래 있었지만.’

아직 귀빈들은 오지 않은 듯했다.

“칸시스 대륙 사람들은?”

“조부님과 독대 후 오실 듯해. 발데릭 숙부가 모시러 가던걸.”

다행이다.

‘만찬장에 얼굴은 비췄으니, 라온이 오기 전에 시작하자.’

나는 남모르게 슬쩍 통신석을 울렸다.

그러자 얼마쯤 뒤.

쿠구구구구구—!

땅이 크게 울기 시작했다.

* * *

발데릭은 맞은편에서 오고 있는 칸시스인들에게 헐레벌떡 달려갔다.

“아이고, 오늘 불편한 점은 없으셨는지요.”

금발의 사내가 정중하게 말했다.

“하나같이 친절하게 맞이해 주신 덕에 기분 좋게 지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뭐…… 아버님께서 별말씀은 없으셨습니까?”

은근한 목소리였다.

금발의 사내가 제 무리를 힐끗 쳐다봤다.

청록색 머리칼의 남자는 실소를 흘렸다.

[아비만 못한 자식이로군.]

칸시스 대륙어를 모르는 발데릭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봤다.

금발의 사내는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아스트라 공작은 다루기 힘든 노인이었지. 원하는 것을 내색하지 않으니 수가 보이지 않아.]

왕세자, 라온이 눈썹을 까딱 들어 올렸다.

[그렇다 해도 미개한 칼소이에인일 뿐이다.]

[평가가 너무 박하시군.]

[릴을 찾았는지나 물어라.]

금발의 사내가 물었다.

“한데 왕세자께서 찾는 여인은 어찌 되었습니까.”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긴 한데 영 소식이 없군요.”

“그런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칸시스 대륙으로 향할 만한 대형 선박이 오갈 수 있는 항구는 제 관할령의 이메츠 항 뿐입니다.”

발데릭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과거 승선자 명단을 샅샅이 훑고 있으니 곧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공의 노력에 어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뭐, 보답이야…….”

발데릭이 은근한 표정으로 왕세자를 쳐다봤다.

“그, 바란에서 개발하였다는 ‘마도병’ 말입니다.”

아스트라 장원에서 군사력으로 제일 우월한 건 단연 데이몬드 관할령이었다.

재물이야 이제는 비등한 수준.

군사력만 손에 넣으면 데이몬드를 끌어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어떻게 저희와 거래할 의지가—”

그때였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천지가 진동했다.

“무, 무슨 일이냐!”

발데릭이 급히 소리치자 경비병이 헐레벌떡 다가왔다.

“몬스터 떼의 공격입니다!”

“뭐야?! 당장 직속군을 부르지 않고 뭐 하는 게야!”

“에릴로트 아가씨를 선두로 직계 3세들이 나서셨습니다.”

발데릭이 쯧, 혀를 찼다.

금발의 사내가 물었다.

“에릴로트라면, 드래곤을 테이밍하였다는 데이몬드 아스트라의 딸 말입니까?”

“예. 아, 혹시 모르십니까? 칸시스 대륙의 한참 외곽이긴 하지만 에셈 동맹국에서 유학했습니다만.”

“글쎄요. 에셈 동맹국은 칸시스의 나라 대부분과 연락선이 끊긴지라. 저희에겐 오지나 마찬가지인 곳입니다.”

“그렇습니까…… 아, 그 일은 비밀로 해 주십시오. 아버님께서 함구를 명하신지라.”

그렇게 말하지만, 너희들의 입으로 소문을 내 주었으면 좋겠다는 표정이었다.

칸시스인들이 소문을 낸다면 공작도 어찌하지 못할 테니.

사내들은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2세들의 사이가 원수보다 못하다는 말이 사실인 모양이군.]

[그래. 그런데 굳이 만찬까지 해야 하나? 몬스터 핑계를 대고 돌아가면 어때?]

청녹발 사내가 그렇게 말하며 왕세자를 쳐다봤다.

[뜻대로 해라. 저자에게 승선객 명단이나 받…….]

왕세자가 흠칫, 입을 다물었다.

[라온?]

[무슨 일이야?]

두 사내가 물었으나, 왕세자는 미간을 좁히고 창밖을 쳐다보았다.

어딘가 익숙한 뒷모습의 여자가 달려가고 있었다.

* * *

‘좋아!’

몬스터 핑계를 대고 만찬장 빠져나왔다.

‘해결한 뒤 그대로 황도로 튀자.’

“옴브레.”

이제 엄청나게 거대해진 옴브레가 날 순식간에 감쌌다.

빠르게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곧 나는 옴브레로부터 허공으로 튀어나와 상공의 결계를 빠져나갔다.

옴브레는 순식간에 다시 내 소매 속으로 들어갔다.

난 휘익! 백경 나무 피리를 불었다. 그러자 늪요정인 핀과 피피가 재빨리 나를 받쳐주었다.

공작성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닭피를 결계석 주변에 뿌려서 몬스터들을 불러들였는데, 다 어디 갔지?’

분명 결계에 균열이 느껴질 만큼 강력한 공격이었다.

“아웬, 찾아!”

[하여간 부려먹는 건 세계 제일이로구나.]

크림슨 구울인 아웬의 어둠이 하늘을 뒤덮었다.

[북동 결계석에서부터 민가 방향으로 5km.]

‘그렇다면 이쯤.’

난 핀과 피피의 도움으로 아웬이 말한 곳에 착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이게 뭐야.”

불러들인 몬스터들이 죄다 널브러져 있다.

전기에 지져진 듯 새카맣게 타버린 채로.

“아웬, 어떻게 된 거야?”

[글쎄. 결계의 전격에 당한 듯한데.]

“5킬로미터 밖까지 튕겨져 나온다고? 말이 안 돼.”

몬스터의 시체는 전부 머리가 결계 반대쪽을 향해 있다.

“뭔가에 쫓긴 거야……. 대체 무엇에?”

그렇게 중얼거리던 찰나였다.

[왼쪽을 봐라, 에릴로트.]

나는 아웬이 말한 방향을 쳐다봤다.

수풀에 미약한 마력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흔적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여기서 사라졌어.”

거대한 아름드리나무 앞에서 흔적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순간,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

“달리아, 대체 어디를 갔다 온 거야. 다들 얼마나 찾았는지 알기나 해?”

“으음, 죄송하지만 비밀이에요.”

“뭐?”

“그 나무는 비밀창고니…… 아!”

말실수를 한 듯 혀를 쏙 베어 물던 달리아.

‘나무…… 비밀 창고…… 설마!’

난 아름드리나무에 딱 달라붙어 샅샅이 살폈다.

마구 나무기둥을 더듬고 있는데 손끝에 무언가가 걸린다.

아웬이 물었다.

[뭐하는 것이냐?]

“나무에 결계석을 꽂아 넣어서 뭔가를 숨겼어. 창고인 것 같은데…….”

[파훼할 수 있겠어?]

첫 번째 삶에선 가호가 하나도 없던 나다.

그래서 마법책을 파고 또 팠지.

이런 결계를 파훼하는 것쯤이야 누워서 떡먹기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릴?”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3세는 악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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