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 3세는 악역입니다-302화 (303/390)

302화.

* * *

가호석을 통해 이동해 온 난 흠칫, 주변을 둘러봤다.

“예상 이동 경로는 이곳인데…… 절망이 없잖아.”

나는 황급히 마도구를 꺼냈다.

“그게 뭐야?”

한지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추적기야. 절망에게 쫓게 한 마도구와 짝이 되는 물건이지. 에너지원이 너무 희귀해서 자주는 못 쓰지만.”

“안 그래도 궁금했어. 뭐로 쫓게 만든 거야?”

“약체 몬스터들에게 크루마투스를 먹여서 마도병 안에 가둬놨어.”

“마도병이면 바란 왕국의……!”

“그래, 헤반에게 받은 것.”

마도병은 쉽게 말해 로봇 병사였다.

엄청난 강도의 외부 판을 뚫고 들어가 핵을 파괴하지 않는 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추적기를 지그시 응시했다.

“아무래도 이상해…….”

“뭐가.”

“이동 경로를 입력해뒀는데 왜 황궁 쪽으로 향했을까…….”

나와 한지혁은 불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한지혁이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일단 몬스터가 있는 쪽으로 가자.”

난 고개를 끄덕이고, 가호석을 다시 발동했다.

눈을 떴을 때 황궁 앞은 엉망이었다.

“꺄아아아악—!”

“살려줘!”

“잠깐만, 나도 데려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사람들.

“노약자가 우선이다!”

“서둘러라!”

사색이 되어 백성들을 피신시키는 황군.

그 중엔 아는 얼굴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조윅!”

“원화? 여긴 어떻게…… 일단 도망치십시오!”

“어떻게 된 거야?”

“제 1긴급령이 내려졌습니다.”

제 1긴급령.

황도의 전군이 동원되는 최악의 상황이란 거다.

나는 황궁 앞을 쑥대밭으로 만든 절망을 쳐다봤다.

‘엄청나게 커졌어.’

아무리 달리아의 ‘증폭의 파장’에 영향을 받았더라도 너무 빠르게 부피를 불리고 있다.

전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마치…….

‘마치 누군가 손을 댄 것처…… 설마.’

머릿속에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미에—!”

그러자 한지혁이 나를 쳐다봤다.

“무슨 소리야.”

“크루마투스, 황제에게 준 게 그리미에라고 했지.”

“그렇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 자가…….”

“크루마투스에 무슨 짓을 해놨던 거야.”

달리아가 17구역에서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는 건 그리미에도 알고 있었겠지.

그런데 막지 않은 건, 달리아의 증폭 파장이 필요했기 때문일 터다.

“개자식!”

“에릴로트…….”

황궁 앞엔 사람들이 잔뜩 널브러져 있었다.

절망에게 공격당한 자들일 것이다.

그들의 시체는 수습조차 되지 못하고, 도망치는 사람들의 발에 채였다.

“아빠, 아빠……!”

대여섯 살쯤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널브러진 사내에게 달려갔다.

순간, 절망의 수많은 눈동자가 일시에 여자아이 쪽으로 향했다.

“핀, 피피!”

쉬익—!

늪요정 핀과 피피가 내 소매 속에서 바람을 가르고 튀어나왔다.

그리고 재빠르게 여자아이를 양쪽에서 안아서 뒤로 물러났다.

나는 팟, 점프해서 아이를 끌어안았다.

“한지혁, 아이 아빠를 살펴줘.”

한지혁이 가호를 발동했다.

그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 절망의 팔이 엄청나게 느리게 움직였다.

한지혁은 그 틈에 팔 아래로 파고들어서 남자의 맥을 짚었다.

그가 굳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곤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이야.”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빨간 깃발이 보이지?”

“으응…….”

“언니가 내려주면 최대한 빨리 뛰는 거야. 알겠어?”

“하지만 아빠가…… 아빠가…… 괴물이 날 공격했는데 아빠가 밀치고 대신…….”

“…….”

나는 눈을 꽉 감았다.

어린 나와 전쟁 중에 죽은 우리 아빠의 얼굴이 아이 부녀의 위로 겹쳐졌다.

“아빠가 바라실 거야. 네가 저 깃발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기를.”

“흐으, 우으…… 흐아아아앙!”

“살아남으면 아스트라 백작저로 에릴로트 아스트라를 찾아오렴.”

나는 내 손수건을 아이의 손에 쥐여주었다.

“달릴 수 있지?”

“……으응.”

“자.”

내려주자 아이는 눈을 꽉 감고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배에 바짝 힘을 주고 소리쳤다.

“서군—!”

정신없이 움직이던 몇몇 황군이 흠칫, 나를 쳐다봤다.

“말을 탄 자들은 국립 도서관의 깃발로 향해라. 백작가의 이동의 가호석을 내주겠다. 아스트라 장원으로 황도 백성들을 이동시켜라!”

“예!”

“마갑병은 마도사들의 방패가 되고, 마도사들은 절망의 사방에서 결계를 펼쳐야 할 것이다!”

“옛!”

“예!”

“보병, 백성들을 수호하여 국립 도서관에 모아둬라!”

“예!”

“쿠, 리암, 너희가 전방에서 공격한다.”

“서군 상장군, 쿠 자칼. 명을 받듭니다.”

“명 받듭니다…….”

“카진, 지형을 변형시켜. 저 절망이 감히 제국의 백성에게 가까이 갈 수 없도록!”

“예!”

우렁차게 대답하지만, 모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크림슨 구울 때도 느끼지 못했던 극심한 공포가 발목을 잡아끄는 것이다.

최전방 공격을 맡은 리암도 주춤거릴 뿐,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나는 양손으로 리암의 뺨을 착! 때렸다.

리암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누군지 말해봐.”

“에릴로트 아스트라…….”

“말고! 너희가 나를 뭐라고 불렀는지 떠올려!”

“스테마 리도르……. (불꽃의 근원…….)”

다른 군사들도 멍하니 중얼거렸다.

“스테마…….”

“스테마 리도르…….”

“스테마 리도르! ……칼 로 네스!(최강의 원화)”

“불꽃의 근원! 최강의 원화!”

사기가 고조되었다.

때마침, 미리 연락해놓았던 자가 가호석을 이용해 도착했다.

이세즈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서군, 이세즈.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물러나면 안 돼.’

나는 사기의 중심이다.

온몸에 힘을 주고 소리쳤다.

“내가 너희들을 수호하겠다. 군사 누구 한 사람 죽게 하지 않으리라—!”

“와아아아아아—!!”

난 그림자를 쿵! 밟으며 소리쳤다.

“옴브레, 아웬, 핀, 피피, 밍키…… 나와, 나나!”

옴브레가 거대한 본신을 드러내며 몬스터들이 튀어나왔다.

가장 먼저 뛰어나간 건 절망과 같은 고대 몬스터, 나나(기만).

나는 슬라임 같은 본체로 변한 나나에게 말했다.

“나나, 저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꼬맹이야. 선배의 위엄을 보여줘.”

샤아아아아—.

나나가 울부짖으며 절망을 향해 달려들었다.

쿵!

나나에 밀려 절망이 쓰러지자, 반대편에서 홀로 절망을 막고 있던 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렉시스.”

“……그래.”

그의 꼴은 엉망이었다.

나는 억지로 입술을 말아 올리며 말했다.

“난 제일 강한 남자가 좋아.”

“물론—”

알렉시스가 순식간에 도약해 꿈틀꿈틀 일어나던 절망에 뛰어들었다.

가장 꼭대기에 강하게 검을 박아넣은 그가 말을 이었다.

“—알고 있어.”

고대 몬스터 토벌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 * *

황궁에 모여있던 귀족들과 관료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마경을 주시했다.

[움직여! 손을 멈추지 마라! 절망이 방어할 틈을 주지 마!]

마경 속의 에릴로트가 서군 출신의 군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절망을 몰아넣긴 했지만…… 과연…….”

제비 수염의 귀족이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예,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지 않는 한 죽지 않는 몬스터입니다.”

“이미 상당한 수의 인간을 흡수했으니…….”

“게다가 가까이 있는 자를 ‘오염’시킨다지 않았습니까. 군사들도 오염되었으니 좀비화가 진행될 터인데…….”

쾅!

테이블을 내리친 황제가 매섭게 회의장을 둘러봤다.

“상황 분석은 그쯤이면 되었다. 해서 방책은.”

“…….”

“…….”

입을 놀리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 아스트라 영애에겐 용이 있으니…….”

“황도를 폐허로 만들 셈인가—!”

회의장에 침묵이 감돌았다.

울컥 몸을 일으키려던 황제가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절망과 용이 황궁 앞에서 전투를 치른다면 필시 황도는 폐허가 될 것이다.’

황도는 통신망과 마철도, 국경 경비망 등의 거점이 있다.

전투로 기지가 망가진다면 사태 수습까지 연 단위의 시간이 걸릴 터.

그 안에 적국의 침입이나, 반란이 일어난다면 대응하기 힘들다.

자칫 잘못한다면 황조가 바뀔 것이다.

“어, 어어어! 이야!”

“와아아아—!”

“그래! 그거지!”

마경에 집중하던 신하들이 주먹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백기사 카진이 층이 있는 구덩이 형태로 지형을 변형시켰다.

서군 출신의 군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절망을 구덩이 아래로 몰아넣었다.

다들 훌륭하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저 흑발의 사내였다.

“저 자가 대체 누굽니까. 저 데이몬드 아스트라 뺨 때리게 생긴 청년 말입니다! 이야, 백기사보다 낫군요!”

“알렉시스 이시론. 이시론 공작의 사생…… 아들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이시론 공작에게 향했다.

이시론 공작은 묵묵히 마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쥔 채로.

‘제발…… 황자님.’

이 영상은 황도 곳곳에서 송출되고 있다.

백성들에게 상황을 알려 피신하게 만들기 위해서.

절망을 쓰러뜨린다면 이보다 더 화려한 등장은 없을 터.

‘무사히 토벌하십시오.’

이시론 공작이 드물게 굳은 표정을 보이자, 트랑 공작이 말했다.

“한데.”

그가 입을 열자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되었다.

“황제 폐하께서도 서둘러 피하셔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백성들에게 황궁을 버리고 도주하는 꼴을 보이란 것이냐.”

황제의 지지기반은 구민청.

백성의 신뢰를 받는 명군이란 이름으로 세력을 떨쳤다.

가뜩이나 크루마투스로 민심이 바닥을 친 지금, 황궁을 버리는 꼴을 보일 순 없다.

제르모 공작이 분위기를 풀려는 듯 하하, 웃으며 말했다.

“백성을 사랑하시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트랑 공작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

“저 고대 몬스터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향한다지 않습니까. 저 밖에 백성들이 피신한다면, 여기 우리가 모여있는 황궁이 가장 탐이 나는 곳이지요.”

“…….”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 황군이 절망을 제압하지 못한다면, 이 다음은 이 궁을 노릴 것입니다.”

“…….”

“우리 국무회의 주재자들이 모두 절망의 손에 쓰러진다면 제국은 어찌 되겠습니까.”

귀족들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당신이 도망쳐야 우리도 도망치지!’

‘하필 국무회의가 열린 시점에서 절망이 1구역에 온 탓에 도망치지도 못했다고!’

황제가 고심하듯 신음했다.

제르모 공작은 한 번 더 말을 보탰다.

“폐하의 삶은 폐하 한 분만의 것이 아닙니다. 나라를 위해 보전하십시오.”

“…….”

귀족들이 제르모 공작의 말을 덥석 물었다.

“예, 폐하!”

“나라를 위한 결단을 내리소서!”

대부분의 귀족들이 일시에 고개를 숙였다.

“움직이겠다. 다만, 황도 외곽의 별궁으로 향하지.”

“예! 하면 서두르시지요!”

귀족들은 신이 나서 황제를 재촉했다.

황제가 문밖으로 나서자, 귀족들이 우르르 따라나섰다.

이시론 공작이 몸을 일으키며 제르모 공작을 힐끗 쳐다봤다.

“자네는 가지 않는가.”

“저는 황태후 궁과 황비 궁, 황자 궁에 피신을 명한 뒤 합류하겠습니다.”

“……자네.”

“예.”

“왜 폐하를 밖으로 몰아내는 것이냐.”

제르모 공작이 히죽, 소름 끼치게 웃었다.

‘늙은 독수리가 젊은 까마귀보다 낫다더니.’

저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날카로운 작자다.

제르모 공작은 평소에 사람 좋은 얼굴을 하며 말했다.

“충심에서 드리는 말씀이었습니다.”

“……지켜볼 것이네.”

“뭐, 나쁜 일이야 벌어지겠습니까. 하하.”

이시론 공작이 제르모 공작을 빤히 쳐다보고, 방문을 나섰다.

시종 하나가 회의장에 홀로 남은 제르모 공작에게 다가왔다.

“그리미에 님으로부터의 연락입니다. 메시아의 1차 개화에 성공하셨다고 합니다.”

“빠르기도 하군. 과연 메시아시다.”

“뭐, 1차 개화쯤은 마력을 불어넣는 것과 같은 수준이니까요.”

“그래, 2차, 3차, 4차가 문제겠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1차와는 비교도 안 되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예…….”

제르모 공작이 하하, 부드럽게 웃었다.

“점점 에릴로트 아스트라가 거슬리기 시작하는구나.”

“…….”

“저깟 계집이 아니라면 나의 메시아께서 고통을 감수하실 일이 없을 터인데.”

제르모 공작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시종은 흠칫했다.

무감한 얼굴에서 차가운 본성이 읽히는 듯했다.

제르모 공작이 몸을 일으켰다.

“각궁에 피신령을 알려라.”

“예. 하면 공작님께오선…….”

“황제의 곁으로 가야겠지. 메시아의 화려한 등장을 감축하기 위해서.”

“이 초상화 속의 여자는 누구예요, 아버지?”

“메시아시다.”

“메시아……?”

“그래,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우리의 메시아. 우리는 그 분을 위해 태어났음을 명심하려무나, 에노크.”

젊은 수호자들이 으레 그러하듯 젊은 시절의 제르모 공작 또한 초상화 속 메시아를 흠모했다.

그 어떤 여자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던 설렘과 동경.

달리아를 보는 젊은 수호자들도 그러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부정(父情)에 가까워지지만.’

오랜 시간 애타게 바라고 바랐던 메시아께서 드디어 강림하셨다.

이것은 메시아의 첫 장.

그 누구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등장이 되리라.

* * *

“이런!”

나는 꽥 비명을 내질렀다.

겨우 절망을 몰아넣은 뒤, 지형 변경으로 땅을 닫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지진이 난 듯 크게 울리더니 금세 땅 속에서 튀어나왔다.

“무슨 가성비가 저렇게 좋아! 이만하면 연료는 죄다 소비해야지, 왜 안 멈추냐고!”

내가 씩씩대자, 한지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몸은 전투기급인데, 기름은 경차보다 덜 들어가나 보지…….”

“농담이 나와?”

“정신이 나갈 것 같아서 뭐라도 지껄여 보는…… 으아아악!”

영역을 펼쳐서 절망의 움직임을 늦추고 있던 한지혁이 비명을 내질렀다.

“……!”

절망이 영역을 파훼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는데…….

‘도망쳐?’

아냐, 이건 먹잇감을 감지한 거야!

“막아—!”

사람들은 다 피신시키고 마도사들을 이용해 군사들에게 결계를 단단히 씌워놨다.

그런데 어디서 절망의 먹잇감이 나타났다는 것인가!

우리는 다급하게 절망을 쫓아 달렸다.

그러길 한참.

절망이 향한 곳은 황궁의 뒷문이었다.

‘귀족들이 나오고 있잖아.’

“에릴로트, 저길 봐.”

한지혁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뒷문 멀찍이서 나서고 있는 귀족들을 바라보는 검은 로브가 보였다.

“달리아…….”

확실하다. 저 실루엣, 달리아였다.

‘왜 갑자기 여기에 왔지?’

대체 뭘 위해서?

왜 귀족들을 보고 있는 거고?

나는 공작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오는 사람들을 살폈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 건 황족들이었다.

그 가운데엔…….

“황제다.”

황제와 달리아, 그리고 절망.

이동의 가호석이 있을 텐데 굳이 뒷문을 통해 나오는 귀족들.

무슨 계획인지 감이 온 순간이었다.

끼야아아아아아악—!

절망이 흡수한 인간 여성의 성대를 빌어 포효했다.

그리고 귀족들을 지나쳐 곧장 황제를 공격했다.

“안돼, 폐하!”

달리아.

“폐하—!”

그리고 내가 동시에 황제를 향해 내달렸다.

이 3세는 악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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