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오를레앙 기사단은 데카르트 제국에서도 최정예로 손꼽히는 기사단이었다.
황실기사단보다도 한 수 위로 손꼽히는, 그야말로 최고의 무력집단.
그런 곳에 입단할 수 있는 실력이라는 거야?
키리오스가 양어깨를 으쓱였다.
“어디 가서 칼 맞아 죽을 녀석은 아니라 이거야. 그러니까 쓸데없이 걱정할 필요 없어.”
아, 그렇구나…….
어째 괜히 걱정한 것 같아서, 나는 조금 머쓱해졌다.
동시에 지크프리트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카를로에 오를레앙 기사단 중 일부를 파견시키라고 전해 두었다. 장차 카를로 내 자체 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겠지.”
“그, 그래도 돼요?”
그거, 외부 지원은 안 되는 거 아니었어?
의아해하는 내게, 지크프리트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
“라키어스가 요청하는 형태로 가면 문제 없지. 이제 그 녀석이 직할령의 영주 아닌가?”
아, 그러네?
나는 두 눈을 깜빡였다.
하기야, 황실 직할령은 외부의 지원이 막혀 있을 뿐.
영주이자 1황자인 라키어스가 직접 요청하는 방향이면 전혀 상관없잖아?
지크프리트가 피식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설마하니 하나뿐인 제자 녀석을 아무런 안전망조차 없이 보낼 리가 없잖나.”
……그렇구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라키어스를 세심하게 신경 써 주고 있었구나.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렇다면 카를로는 앞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을까요?”
“그거야 알 수 없지. 다만…….”
나를 향한 지크프리트의 미소가 조금 더 짙어졌다.
“우리는 우리의 제자를 그렇게 무능하게 가르치지 않았다.”
비록 덤덤한 목소리였으나, 그럼에도 그 말에는 라키어스를 향한 신뢰가 물씬 묻어나서.
나는 지크프리트를 따라 배시시 눈웃음을 지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정말 불안했었는데…….
아빠들의 말 몇 마디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해질 수가 있다니.
때마침 세자르가 질색을 하며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됐고, 그만 안으로 들어갑시다. 이러다가 티티 양이 또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해요?”
나는 키득키득 웃으며 세자르의 손을 꼭 맞잡았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