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에 나만+장르가 이상하다-13화 (13/183)

13화

<고인물의 트롤 사냥법?>

“이번에 머리 올리는, 그러니까 필드 처음 나가는 신삥 거수. 한 놈, 두시기, 석삼에, 옴마야 너구리까지?! 꼴랑 수색대 두 조라고 해봐야 서른인데, 거기서 신삥이 넷?! 이야! 이거 이번에 여럿 죽어 나가겠구나. 앞으로 못 볼 것 같은 놈들은 미리미리 나한테 포인트 인계하고 나가라. 너희 죽으면 그거 그냥 허공으로 날아가는 거야. 아깝잖아? 응?”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너무한 것 같지? 양아치가 따로 없어 보이고. 아무리 세상이 망해가는 중이라지만, 빈말이라도 응원 한 줄 해주지 않는 게? 그치?”

“정신 차려! 그딴 말랑말랑한 생각으로는 그린스킨의 먹이가 되거나, 아니면 종족번식의 도구가 될뿐이니까. 너구리 신삥들. 이것 하나만 명심해! 그린스킨 무리를 만나면 앞이 아니라, 뒤를 봐. 뒤를 봤는데, 원근법을 무시할 정도로 커다란 그린스킨이 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튀어.”

“왜냐고? 그 정도로 크면, 그린스킨 간부가 족장 급이 아니라, 종 자체가 다른 놈이라는 뜻이니까. 트롤이나 오거 같은.”

― [지주]의 쉘터 소속 수색대장의 연설.

* * *

“트롤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니, 애초에 저것의 종족 명칭은 트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 익숙한 것에 대응해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기이한 회복력과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도약력. 그리고 아득하게 인간을 초월한 힘과 난폭한 살육자.

다만 소설이나 게임에 나오는 트롤과 달리 털이 복슬복슬하지 않고 똑같이 녹색의 괴이한 피부가 전부인 괴물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까?

지금 수준의 인간에게 트롤을 처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객관적인 스탯 지표가 그렇다. 아마 트롤 정도면 레드 랭크 중위의 스탯을 가지고 있을 거다. 대략 40~50대.

선천적으로 투쟁과 살육을 살아온 베테랑 군인이 각성한 직후의 화이트 랭크라면 가능성이 한 1할 정도다. 하지만 애초에 눈이 마주치기 전에, 멀리서 그림자만 봐도 도망가야 산다.

그런데도 난 놈을 향해 다가간다.

왜?

내가 강해서? 트롤을 죽인 경험이 풍부해서?

그런 이유도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비록 레드 랭크 마력 스탯이 1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 지구에 존재하는 어떤 각성자보다 1이라는 적은 마력을 효율적이고 압도적으로 다룰 수 있다. 적어도 나처럼 회귀한 사람이 또 있지 않은 이상에는.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내가 트롤이라 생존자들이 명명한 그린스킨의 간부를 보고도 당당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저놈이 익숙함을 넘어 ‘공략’된 놈이기 때문이다.

왜 오래된 게임 같은 거 보면 ‘고인물’ 들이 종종 괴상한 짓을 하고, 심지어 그런 게 유명세를 타곤하잖나. 그것과 비슷하다.

10년 정도가 지난 후, 그린스킨의 간부인 트롤은 너무 흔하게 보이는 계급이 되고, 멍청한 놈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뒤에 오는 것들은 진짜 답이 없는 것들도 있기에.

그런데 그때까지 살아남은 인간들은 그런 괴물을 잡아 강해지는 인간들이었다. 이미 인간이라는 종족의 한계를 아득하게 넘은 다른 의미의 괴물들.

그런 각성자의 눈에 그린스킨의 간부인 트롤이나 오거는 일종의 유희이고, 자기과시의 소재였다.

그렇게 탄생했다. 트롤이나 오거로 불리게 될 기이할 정도로 강한 괴물들을 뾰족하게 한쪽을 깎아 만든 ‘나무 창’ 한 자루로 잡아내는 엽기적인 방법 같은 것들이.

‘그나마 오거가 아닌 게 다행인가?’

지금 상황에서 오거는 잡기 힘들다. 못 잡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많이 뛰어다녀야 한다. 간부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특별한 카트리지를 대형 석궁 아래 장착하고 놈과 거리가 점점 좁혀졌을 때 놈의 근육이 움찔거리는 게 눈에 들어온다.

“읏차.”

콰앙―!

대략 5m 간격에 들어오면 놈은 그 말도 안 되는 도약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는 게 놈의 패턴이다. 아무리 놈이 괴물이라도 말도 안 되는 도약력으로 딱딱한 땅과 충돌한 여파가 없을 수 없다. 대략 0.5초에서 1초 사이. 이때가 바로 첫 번째 공략 포인트이며 가장 중요한 공격 포인트다.

투쾅―!

성인 몸보다 커다란, 성벽 같은 곳에 걸어놓고 쓸 법한 석궁에서 화살보다 길고 두꺼운 전용 볼트가 날아가 놈의 오른쪽 무릎을 관통한다.

찰칵―!

트롤의 무릎을 관통하고 박힌 볼트 촉에서 자물쇠와 열쇠가 맞물리는 것같은 소리가 나는 순간 레드 랭크의 스탯을 보유한 내 몸은 어느새 두 번째 볼트를 트롤의 다른 쪽 무릎을 박아넣는 걸 무난하게 성공했다.

찰칵―!

다시 울리는 소리.

이건 특별히 간부용으로 제작한 볼트의 촉이 돌아가는 소리다. 기본적인 볼트와 다르게 촉의 가장 앞쪽에 일정 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그러니까 볼트가 무언가를 꿰뚫거나 박히면, 안에 숨겨진 촉들이 우산처럼 펼쳐지면서 볼트를 뽑을 수 없게 한다.

잔인한 무기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무기다.

트롤을 화염 각성자 없이 사냥하는 방법은 과정을 요약하면 관절을 공략하는 거다. 기동성을 없애고, 기이할 정도로 커다란 종족이기에 부실한 하체를 노려 괴물 같은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그렇다고 관절을 자르면 안 된다. 그럼 시간이 걸릴지언정 회복해버리니까. 지금처럼 관절에 부피가 크고 단단한 것을 박아넣는 것이 키 포인트다.

“크르륵!”

눈 깜빡할 새에 자신의 두 무릎에 박힌 두꺼운 볼트에 잔뜩 충혈된 트롤의 노란 눈동자가 나를 노려보지만, 그딴 건 조금도 날 두렵게 하지 않는다.

투쾅―. 투캉―!

마력까지 써가며 발현한 기동술은 놈의 몸을 돌아 앞뒤가 아니라, 양옆으로 꿰듯이 무릎에 추가로 하나씩 더 볼트를 박아 넣는 걸 가능케 했다.

십자로 박힌 화살보다 두꺼운 볼트. 이 볼트를 상처라고 판단한 놈의 몸은 본능적으로 복구할 거고, 그건 결국 트롤에게 악재다. 차라리 다리가 잘렸으면 나았을 거다.

자신의 신체 기관이 아닌 십자로 박힌 볼트가 본능적인 회복력에 근육과 관절에 묶이면서 놈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인 기동력을 빼앗는다.

“크아아아아아아!!”

놈도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괴성을 지르며 두 팔을 뻗어 나를 잡으려고 하지만, 이미 난 뒤로 물러난 상태다.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아니다.

멀찍이 물러나서 차분하게 그리고 기계적으로 놈의 어깨를 노리고 볼트를 날리면 된다. 볼트 촉에 마력을 조금씩만 담아서.

원래 트롤은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없다.

그 기괴한 회복력은 방어만 해도 공격하는 사람을 지치고 질리게 하는 괴물이다. 괜히 멀리서 의심만 들어도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가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난 쉽게 잡지 않았냐고?

맞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내 손에 들고 있는 거대한 자동 석궁. 그것도 장력이 엄청나서 웬만한 권총보다도 파괴력이 강한 수제 자동 석궁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거기에 더해서 그 자동 석궁을 들고 뛰어다닐 힘과 민첩이 필요하고, 트롤의 질기고 두꺼운 가죽을 꿰뚫을 수 있는 트롤과 동일한 레드(Red) 랭크의 마력도 필요하다.

그렇다. 쉽게 말하면 나니까 가능한 거다.

투캉―. 투캉―! 철칵! 찰칵!

본능에 따라 어그적거리며 어떻게든 다가오려는 트롤의 주위를 돌면서 기계적으로 쏘아내면서 카트리지를 3개 교체했을 때, 그러니까 쏘아낸 볼트가 50개를 넘었을 때, 트롤의 어깨와 그 주위 상반신에 두꺼운 볼트가 고슴도치처럼 박혀 있었다.

“아이고. 되다, 뎌.”

한숨을 내쉬면서 무거운 석궁을 바닥에 조심히 내려놓고 정리가 끝나가는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처음 모여 있던 곳으로 이동했다. 컨테이너 중 하나를 열어 준비한 여러 냉병기 중, 할버드를 꺼내 양손으로 쥐고 휘둘러 무게를 가늠해 본다.

후웅!!

섬뜩한 파공음에 만족하고 그 무게에 적응하기 위해서 몇 번을 추가로 휘둘렀다.

비록 화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지구에 인간이 주인으로 군림할 수 있는 과학의 힘 태반을 잃지만, 그래도 과학은 여전히 대단하다. 이 할버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냉병기를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했다는 게 그 증거다.

몇 번 더 휘둘러 무게에 적응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 석궁을 날리던 그 자리에 섰다. 자신의 몸에 석궁이 수십 개가 박힌 상태로 근육이 재생해버려 팔을 들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엉거주춤한 상태로 어쩔 줄 모르는 트롤을 일별하고,

쿠웅―.

마력을 전력으로 휘감아 땅을 박찬다. 주변시로 보는 시야가 일그러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순식간에 가까워진 트롤의 목을 향해 이를 악물고 할버드를 휘두른다.

콰득―.

명검을 휘두를 때와는 다른 섬뜩한 소리와 함께 트롤의 목이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 그리고 놈의 몸이 균형을 잡지 못한 채로 휘청거린다. 하지만 이런 상태라고 해도 아직 죽은 게 아니라는 게 트롤이 오크 족장 보다 무서운 이유다.

콰득―.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 뒤뚱대는 놈의 등을 할버드가 파고들었다. 갈라진 틈에서 도끼날을 비틀어 꺼내자 보이는 건 스포츠카의 엔진처럼 쉴 새 없이 거칠게 맥동하는 심장. 어린아이 머리보다 큰 심장을 한 손에 잡고 강제로 뜯어냈다.

“후아.”

목을 자르고 심장을 적출 해야 죽는다. 뇌가 살아 있거나, 심장이 남아 있거나,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이 빌어먹을 놈은 죽지 않고 기어이 살아난다. 그래서 트롤이라고 불리는 거고.

“역시 나는 근거리 캐릭터는 안 맞아. 진짜 뒈지겠네. 어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이 없는 건 아닌데, 그냥 만사가 귀찮다. 바닥에 벌러덩 누워 하늘을 보는 사이에 주변 정리를 마친 이들이 하나둘 내 곁으로 모여든다.

“아이고. 죽겠어요. 요한님.”

“나도.”

“으윽.”

“올리비아. 그러니까 내가 오늘은 정장 같은 거 입지 말라고 했지? 속옷 보이잖아. 똑바로 앉아. 다연이 너도! 왜 오늘 같은 날 교복을 입고 그래? 도로시? 사나스? 내가 무슨 소파냐? 왜 이렇게 치대? 주변 정리부터 해야지.”

“주변 정리 끝냈어요. 오빠.”

“그래? 수고했어. 쉬는 건 일단 영지를 소환하고 쉬…….”

『전투 종료.』

『필드 클로즈.』

갑자기 나타난 메시지. 전에 볼 수도 없던 메시지가 출력된다.

“필드 클로즈? 무슨 필드가 닫혀? 언제 펼치기나 했어?”

『퍼스트 블러드 보상 책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클래스 전용 스탯이 대폭 상승합니다.』

『일반 스탯이 상승합니다.』

“엉?”

지금 이게 뭔 소리야? 퍼블 보상이 이렇게나 좋다고?

회귀 전 내가 랭킹 7윈가 그랬는데, 이딴 보상은 아니었는데?

‘아아.’

어쩌면 단순히 퍼블이 문제가 아니라, 클래스 개화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이런 보상이 들어온 걸지도 모른다.

퍼스트 블러드 플러스 클래스 개화 대체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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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289,000(▲171,100)]

[악업(Minus Karma) 19,500(▲10,500)(▲9,000)]

6. 스탯(Status)

신체[Rank: Red]

[근력 11(▲10)] [민첩 11(▲10)] [체력 11(▲10)] [내구 11(▲10)] [마력 11(▲10)]

특수[Rank: Red]

[위엄 41(▲40)]

<고유 능력>

1. 영지(領地)[Rank: R(▲1)]

<일반 능력>

1. 영지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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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능력

1. 영지(領地) [Rank: R]

영주가 소유한 토지의 속성은 온전히 영지에 계승됩니다.

영주 성을 중심으로 영주가 소유한 토지의 1.4(▲0.2)배만큼의 면적을 영지로 책정합니다.

최초 영지 선포 시, 영주가 소유한 토지를 밟고 있는 영지민은 영지로 이동합니다.

최초 영지 선포 이후, 해당 고유 능력의 랭크가 상승할수록 영지의 넓이는 넓어집니다.

[Red Rank 영지 구성]

― 성벽 [Rank: W]

― 성문 [Rank: W]

― 병영 [Rank: W]

― 성소 [Rank: W]

― New! 창고(Depot) [Rank: W]

― New! 내성(Donjon) [Rank: W]

― New! 농장(Plantation) [Rank: W]

― New! 행정청(Intendance) [Rank: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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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뭔지 일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일단 영지를 소환해…….”

『지구 최초 그린스킨 선발대를 완벽하게 소탕했습니다!』

『놀라운 업적입니다!』

『전투에 참여한 모든 각성자의 스탯이 소폭 상승합니다.』

『침공 첫날, 극 초기에 간부 등급의 침략자를 사살했습니다!』

『매우 놀라운 업적입니다!』

『전투에 참여한 모든 각성자의 스탯이 상승합니다!』

『전투에 참여한 모든 각성자의 클래스 전용 스탯이 소폭 상승합니다!』

『최초로 간부 등급의 침략자를 홀로 사살했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입니다!』

『마이너스 카르마가 5만 포인트 상승합니다!』

이것들이 약 올리는 건가? 줄 거면 한 번에 주지 시간 차로 올려주는 건 뭐야? 스탯 올려주고 포인트 올려주니까 화를 내기도 뭐하고.

“더 없나? 끝인가? 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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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289,000]

[악업(Minus Karma) 69,500(▲50,000)]

6. 스탯(Status)

신체[Rank: Red]

[근력 41(▲30)] [민첩 41(▲30)] [체력 41(▲30)] [내구 41(▲30)] [마력 41(▲30)]

특수[Rank: Red]

[위엄 51(▲10)]

<고유 능력>

1. 영지(領地)[Rank: R]

<일반 능력>

1. 영지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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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 영지 선포.”

파아앗!

『아포칼립스에 나만 장르가 이상하다?』

심행 퓨전판타지 소설

(주)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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