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야, 우냐?>
볼품없이 찌그러진, 누가 만들다 만 레고 같은 형태가 된 헬리콥터에서 강제로 끄집어내진 조배달의 얼굴에는 여러 모순적인 감정이 스치고 지나간다.
불안과 안도, 기쁨과 공포 같은 감정이 말이다.
“조배달? 음. 명찰 보니까 맞네. 너 기명환이라고 알아?”
“…읍!?”
자신을 둘러싼 각성자에 벌벌 떨던 조배달은 이요한이 꺼낸 ‘기명환’이라는 말에 잊었던 공포를 떠올린 것처럼 기겁했다.
조배달이 이렇게 겁을 먹은 이유는 전차도 있고, 헬리콥터를 조종할 수 있음에도 싸우지 않고 도망간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조배달은 약 48일 전.
기명환과 추진 부대가 돌아오지 않는 날 밤, 홀로 김포로 이동했다. 고양시에서 자체 추진한―그러니까 훔친― 바이크를 타고 멀리서 훔쳐 본 이요한의 ‘영지’는 그의 입장에서는 마왕성과 같았다.
자신들은 본 적도 없는 스타일의 그린스킨이 밤을 이용해 공격했음에도 전기 파리채로 모기를 잡는 것처럼 심드렁하거나 그저 짜증 정도가 서린 말로 너무 쉽게 때려잡는 걸 조배달은 경악하면서 지켜봤다.
자신도 그린스킨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커다란 차에 타면 말이다. 그런데 저기 있는 이들은 죄다 맨몸에 여자와 아이도 섞여 있었다.
‘미, 미친! 저거 뭐야?! 나랑 같은 사람 맞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질투? 질시? 그딴 건 어느 정도 비벼볼 만한 놈이 잘났을 때 드러나는 거다. 이건 까마득한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드레이크 라이더]라는 클래스 덕분에, 비록 드레이크가 현존하지 않아 드레이크는 타지 못하지만 드레이크의 신체 능력을 클래스 랭크에 따라 일부 빌려올 수 있기에 영지에서는 이쪽을 확인조차 할 수 없이 까마득하게 멀리서 지켜보던 조배달은,
“흡?!”
이요한의 영지 위에 선 미의 여신과 같은 활을 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고 느꼈다.
‘분명해!’
착각?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버티다가 병신 같은 끔살당하는 소설 속 흔한 엑스트라3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길로 빌딩에서 내려와 다시 바이크를 타고 일산으로 도망쳤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부대로 돌아온 조배달이 한 일은 철저하게 경계를 하면서 적이 침입했을 때, 일시에 들이닥쳐 물량으로 조지는 훈련을 계획한 것이다.
그렇게 하고 자신은 사냥을 열심히 했냐고?
조배달 본인은 그 길로 사단 중앙에 위치한 몇 개의 건물을 번갈아 써가면서 잠자리를 옮겨다녔다. 마치 이 난리가 나기 전 북쪽의 돼지가 그러는 것처럼.
그리고 오늘.
하늘에서 거대한 호랑이가 날아오는 것을 확인한 조배달은 실제 상황임을 알리고 훈련대로 병사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다가 그대로 준비한 헬리콥터에 올라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다.
짜악―!
“야! 너 우리 오빠 말 무시하냐? 우리 오빠가 묻잖아? 지금!”
눈앞에 불이 번쩍하고 뺨이 화끈거리는 느낌에 정신이 돌아온 조배달은 자신에게 바락바락 반말을 해대는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여자를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 미……!”
친년이! 쳐돌았냐? 라고 튀어나오려는 말을 숨을 참아가면서 간신히 멈췄다. 회상에서 강제로 깨어나면서 잠시 잊었던 주변과 지금 상황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미? 미뭐? 미친년이라고 하려고?”
귀신 같이 자신이 하려던 말을 가로챈 여자에게서 시선을 돌렸다가 조배달은 바로 후회했다.
“대답.”
자신에게 질문을 건넨 사람이자, ‘기명환’이라는 이름을 입에서 꺼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이요한 회장.’
“모, 몰라요.”
거짓말이 나온 이유? 그건 일종의 본능이다. 안다고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생존 본능에서 나온 거짓말.
다만,
“크아아아악!!”
이요한은 그렇게 물렁물렁한 사람이 아니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현대인보다 오히려 종말 이후를 살아가는 인생이 더 선명한 이요한에게 거짓말한 ‘적’의 팔을 마력으로 짓이기는 것 쯤은 종말 전, 악플에 고소를 하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기명환. 알아?”
같은 질문이다. 조배달은 모른다고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조배달은 정작 질문을 한 이요한의 눈에는 일말의 궁금증이 없다는 걸 느꼈다.
“아, 압니다!”
“기명화니에게 우리를 공격하라고 했다지? 그리고 여기 유다연이는 네가 특별히 챙겨 오라고 했다면서?”
조배달은 그제야 자신의 뺨을 때린 여자가 익숙한 이유를 깨달았다. 이요한 회장 영상에 나왔던 이들 중, 자신의 스타일이라서 눈여겨 봤던 유다연이라는 걸.
“우리 다연이가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닌데, 그 얘기 듣고는 너를 아주 반으로 갈라 죽여버린다고 하더라고? 어때? 어느 쪽이 취향이야? 세로? 아니면 가로?”
세로? 가로?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자,
슥, 삭.
이요한이 손날을 펴서 자신의 몸을 세로로 한 번 긋고, 가로로 한 번 긋는 것을 보고는 조배달은 기겁했다.
“사, 살려주세요!”
무릎을 꿇고 손을 삭삭 비비는 행동에 주변에서 긴장한채로 지켜보던 4천이 넘는 군인들이 한숨과 함께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자신이 믿고 따른 사람이 저 정도 인물이라는 것에서 오는 허탈함과 배신감 같은 것들이다.
“어휴.”
그런데 이게 조배달이 문제라거나, 그가 인간 이하이기 때문이라거나, 애초에 글러 먹은 놈이라서가 아니다.
조배달은 최초 각성하는 과정에서 운이 너무 좋았다. 보통 각성자가 되는 과정은 어쨌든 그린스킨이라는 괴물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시작된다.
고작 시작이 그렇다.
인간보다 커다란 덩치. 평범한 인간은 닿을 일이 없을 지독한 살기. 그리고 유전적으로 인간을 식량으로 삼아온 포식자의 광기를 마주해야 한다.
하다못해 가장 안전하게 각성한 이요한의 영지민도 성벽을 끼고 있지만, 한 마리가 아니라 수백, 수천 마리의 그린스킨이 자신을 향해 침을 질질 흘리며 맹렬히 달려드는 상황에서 석궁을 조준한다.
하지만 조배달은?
그는 그냥 평범하게 평소처럼 운행하다가 갑자기 끼어든 그린스킨을 차로 치었을뿐이다. 차로 친 게 그린스킨이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영창을 가는 걸 두려워했을 그런 상황이었다.
그리고 온갖 운을 끌어다 쓴 건지 지구에는 아직 등장도 하지 않은 [드레이크 라이더]라는 클래스로 개화해서 지금 여기까지 온 거다.
‘그런데 이런 놈이 어떻게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 거지?’
이요한은 불쑥 치고 올라오는 의문을 뒤로 하고 자신 아래서 발발 떠는 남자를 내려다봤다.
“릴리 로즈.”
“응. 허니~. 나 여기 있어.”
가냘픈 몸매와 가녀린 팔과 다리. 그리고 하얗다 못해 햇볕 아래서 투명하다고 느껴지는 피부. 155cm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키에 어울리지 않게 찢어진 스타킹에 등이 훤히 드러난 의상은 마치 아이가 엄마의 옷을 몰래 입고 나온 모양새다.
어딘가 어수룩하게 보이는, 이름마저도 꽃을 뜻하는 단어로 점철된 ‘릴리 로즈’는,
“이 새끼 잘 포장해.”
“오~. 그건 또 내가 잘하는 거지~.”
촤악―!!
“아, 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적이라고 규정되면 사람의 사지를 아무렇지 않게 썰어낼 수 있는 정신력과 힘을 지닌 광전사다.
릴리의 그 그로테스크한 광경을 뒤로 하고,
“설기야. 아빠 좀 다시 태워줘.”
“먀아~!”
귀여운 설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물러나서 다시 몸을 커다랗게 키운 귀염둥이의 몸에 올라타 놀라고 두려운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4천이 넘는 군인을 내려다보다가,
“모두 주목.”
마력을 담아 외쳤다. 그리고 군필자라면 알 거다. 여러 의미로 높은 사람이 군인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주목!!”
4천 명이 내지르는 주목이라는 복명복창. 그것에 놀란 설기가 움찔하는 게 느껴져 살짝 ‘픽’하고 웃음을 흘릴 정도로 저들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고작 2달이 지난 시점이기에 아직 군인들의 군대 물이 덜 빠졌다는 증거였다.
“지금부터 제군들은 우리 영지로 이동한다. 거기서 죄의 경중을 판단하고, 죄가 가벼운 사람은 영지민으로 받아들여주지만, 죄가 무거운 사람은 노역형을 받게 될 거다.”
“한 명의 열외도 없이 이동한다. 각자 차량에 탑승하고, 아직 남은 비각성자들은 차량 뒤에 태운다. 사람을 태우고 남는 자리는 물자를 모조리 싣고 김포까지 이동한다. 실시!”
“실시!!”
실시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서로 자신의 부대로 달려간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유다연이,
“오빠 여기 군인 출신이예요?”
그렇게 물었을 정도로 어색함이 없었다.
“원래 군대는 그런 거야.”
아마 이 자리에 헌터나 네이선이 있었다면 이요한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을 거다. 그렇게 준비하고 군용 트럭들이 줄지어 나오는 걸 확인하고 일행은 올 때와 마찬가지로 설기 위에 올라타 영지 방향으로 향했다.
줄지어 이동하는 군용 트럭 위로 위협적으로 비행하면서.
그렇게 1시간 가량을 이동했을 때,
“주인님.”
엘리아나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실라이론이 움직였어요!”
* * *
“Do not mess with me, fucking kid.”
‘까불지 마라, 빌어먹을 애송이.’라는 말을 영어로 내뱉은 헌터의 손에 들린 소형 연발 석궁에서 검은 광택으로 뒤덮인 작은 볼트가 쏟아졌다. 그렇게 쏘아진 볼트는 전과 다르게 수십 개로 늘어나 권정훈의 몸 곳곳에 박혔다.
그리고,
“큭!”
루크의 화살과 달리 내부로 마력이 파고드는 헌터의 능력에는 권정훈은 새어나오는 신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컥!”
“크억!”
다시 권정훈 주변에 있던 제압된 각성자의 목에 검붉은 단검을 박아넣은 후에는 나오지 않았다.
“후우. 아저씨들 진짜 뭐임? 왜 이렇게 강하지? 아저씨들도 사냥터 독점했죠? 그리고 히든 클래스 얻은 거죠?”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내면서도 걸음을 옮겨 마찬가지로 조금 전까지 동료였던 각성자의 목에 단검을 박아넣는다. 정말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처럼 줍기도 안 줍기도 애매한 물건을 줍는 것처럼. 허리를 숙이고, 목을 긋는 걸 반복한다.
그 광경이 너무나 이질적이고 황당해서 헌터는 물론이고 멀리서 이쪽을 보고 있던 루크마저도 공격할 생각을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봤다.
이건 두 사람 아니, 지구의 의지가 사제로 삼은 이들이 모두 태생적으로 선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헌터와 루크의 상식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펼쳐지고 있어서 넋이 나갔다.
“What the…….”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생략된 욕설에 헌터는 인지하고 인정했다. 이 놈은 미친놈이다. 그가 활약하던 전쟁터에서 아이의 손에 폭탄 조끼를 입혀서 보냈던 놈들과 다를 게 없는 미친놈.
“죽어라.”
이제는 헌터도 섬뜩한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였다. 화가 날수록 눈이 좁아지는 헌터의 눈은 이제 초승달처럼 가늘어진 상태였다.
석궁에서는 그림자가 덧씌워진 볼트가 날아가고, 헌터의 발에서 늘어난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권정훈의 배후를 직접 공격한다. 멀리서 요격하는 것처럼 날아들던 빛의 화살의 크기가 창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커진 것도 그때였다.
“큭! 그게 전력이 아니었…큭! 다고?! 실화임?”
여전히 입을 놀리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하거나 최소화 해가면서 주변에 있는 이들을 죽여 나간다. 이제는 권정현의 휘하에 있던 각성자들이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그는 오히려 너무 쉽게 공격을 피하면서 드러난 틈으로 목을 베어냈다.
권정현이 과거 그의 동료이자 부하였던 각성자의 목을 벨수록 그는 더 빨라지고 강해졌으며, 그가 쥐고 있던 단검에 흐르는 불길한 검은 기운은 더 짙어졌다.
“허쉬! 다들 데리고 물러나!”
헌터는 제압을 위해서 불렀던 50명의 영지민에게 경고를 보냈으나,
“호오~? 그러고 보니 저쪽도 있었네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을 발견한 사람처럼 입맛을 다시며 조금은 취한 것 같은 눈으로 50명의 각성자를 훑어본다.
“젠장! 루크으으!!”
헌터의 외침에 금빛 화살 비가 쏟아져 내린다. 루크다. 그 사이를 파고드는 검은 그림자 다발은 헌터의 능력이다.
“이제 좀 버틸만 하네요.”
하지만 오히려 전보다 더 잘 피하면서 빠르게 영지민에게 다가왔다. 전사 계열 각성자가 검을 뽑아 손에 쥐고 휘둘렀지만, 그것마저 유유히 피해내고 짧고 불길해 보이는 단검이 아이의 목을 향해 뱀처럼 나아간다.
권정현은 눈은 섬뜩한 기대의 빛이 흐르고, 입술에는 침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촤칵―!
아이의 목이 잘린 게 아니다. 전사 각성자의 목에서 불과 2cm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권정현의 손목이 잘려 볼품없이 바닥을 나뒹군다. 중요한 건,
“어?”
손목이 잘린 권정현뿐만 아니라, 다른 각성자들도 뭐가 권정현의 손목을 잘랐는지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멍하니 자신의 잘린 팔과 그 팔에서 흐르는 피를 보던 권정현의 눈은 어딘가 믿을 수 없는 현상을 마주한 사람 같았다.
“야. 저거 혹시?”
“어. 엘리아나님 정령 같지?”
헌터와 루크만이 짐작할 뿐이었다. 그리고 둘의 짐작은 정답이었다. 이요한이 어떤 사람인데, 아무런 대비 없이 영지민만 보낼까.
엘리아나가 소환해 숨겨둔 바람의 ‘상급’ 정령이었다.
영지 랭크가 옐로로 오르면서, 엘리아나는 무려 블루(Blue) 랭크까지 스탯 제한이 풀렸다. 자신은 이요한을 따라나서면서도 원정 파밍 부대에 한 명씩 상급 정령을 배치하는 것 정도는 크게 문제가 아닐 정도가 되었다.
“허.”
“역시 마스터.”
그제야 손목이 잘렸다는 걸 실감하고 조금 전과 달리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헌터와 어느새 헌터 옆자리에 나타난 루크를 노려보는 권정현은,
“이 핵쟁이 새끼들이!”
루크와 헌터가 쉽사리 이해하지 못할 소리를 하며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여기에는 둘만 있는 게 아니다.
“지가 못하면 핵이라고 하죠~.”
“핵무새 잡았죠~.”
“아무코토 못하죠~.”
“야 우냐?”
이런 부분에서는 전문가인 중딩 고딩들이 드글드글하다. 오히려 당하는 권정현보다 루크와 헌터가 더 어안이 벙벙한 얼굴일까.
“이 쓰레기 같은 게!!”
“으응~. 쓰레기한테 발렸죠~.”
“개발렸죠~.”
“빡쳤죠~?”
“아무코토 못하죠~.”
피를 잔뜩 흘린 권정현이지만, 각성자다. 손목이 잘린 부위에서 나오던 피는 몇 번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멈춰가고 있었다. 권정현은 이제 헌터와 루크가 아니라, 중·고딩 각성자와 키보드 배틀을 뜨는 것처럼 말싸움에 집중한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군.”
“그건 저쪽뿐만이 아니라고. 젠장! 큰일났네.”
루크가 그런 권정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을 때, 그보다 ‘멀리 보고’, ‘먼저 보는’ 헌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왜 그러냐고 묻지 않았다. 곧 루크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영주 님이 오시는 건가?”
“마스터께서 오신다.”
그들의 주인인 영주, 이요한이 맹렬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집중하고 있음에도 착각이라고 느낄 만큼 빠르게 거리가 줄어들었다. 정확하게는 이요한이 영지를 나설 때 봤던 그 거대한 날개 달린 호랑이가 말이다.
그리고 곧,
“어?”
“응?”
“어라?”
함께 한 각성자들도 그 기운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각성자가 그걸 인지한 순간,
쿠웅―!
굉음과 함께 노란색 마력 파장과 함께 허공에서 멀끔하게 생긴 남성 히어로 랜딩의 자세로 착륙했고, 그 뒤에 푸른색 마력 파장을 흩날리며 아름다운 여인이 자연스럽게 그 옆에 자리했다.
“어떤 개자식이야? 너냐? 감히 우리 애들을 건드린 놈이?”
으르렁거리는 범처럼 권정현의 멱살을 움켜쥐고 살기를 뿜어냈다.
『아포칼립스에 나만 장르가 이상하다?』
심행 퓨전판타지 소설
(주)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