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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 나만+장르가 이상하다-93화 (93/183)

93화

맨체스터에 도착한 지구의 의지 파괴(破壞)는 거대한 쉘터로 변한 경기장으로 향했다. 돔형태로 외부와 완벽한 차단을 할 수 있는 종합 경기장인 이곳이 파괴가 전적으로 애정하는 다이애나 프린스가 다스리는 쉘터다.

늦은 밤과 새벽 사이의 시간에 그곳에 도착한 파괴는 다이애나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다가 결심한 것처럼 의지를 세웠다.

그는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카르마 포인트와 지구의 의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카르마 포인트에 손을 대기로 했다. 이미 일이 벌어진 이후에는 소비한 카르마 포인트는 되돌릴 수 없으니까.

‘지금이 적기야. 다들 흥분해서 카르마 포인트의 유동에 관심이 없을 테니까. 다이애나가 카르마 포인트를 모두 사용한 이후라면 그걸 되돌릴 방법이 없어.’

그렇게 상황을 모두 파악한 그가 막 의지를 일으켜 다이애나에게 카르마 포인트를 넘기려는 찰나,

“거기까지.”

언제 나타났는지 조금 전까지 지구의 심층에서 모여 자축하던 지구의 의지들이 모두 옆에 서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파괴.”

“…….”

“아, 네가 무슨 짓을 하려던 건지는 알아. 카르마 포인트를 저 인간에게 넘기려고 했다는 것도. 내가 묻는 건 왜 그런 짓을 하려고 했냐는 거야. 그렇게 하면 계약 위반이라는 걸 아는 네가.”

파괴는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재신이 여기 나타났는가. 조금 전까지 이요한의 이름을 외치며 흥분하던 이들까지 대동하고.

“어떻게 여기 있냐고? 하. 파괴야. 파괴야. 너는 내가 누군지 몰라?”

“안다.”

“아니. 모르는 것 같아서 그래. 나 재신(財神)이야. 재신. 재신이 관리하는 재화를 몰래 빼돌린다? 그게 가능할 것 같아?”

“…….”

파괴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런 파괴의 행동에 지구의 의지들은 드물게 감정을 보였다.

배신감? 슬픔? 연민?

천만에!

“네가 하려는 행동이 무슨 일을 불러올지 알기나 해?!! 이 미친 새끼야!!”

그것은 분노였다. 그것도 사방으로 튀기는 번갯불처럼 조금도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분노 말이다.

“대답해! 이 새끼야! 뭐 잘했다고 고고한 척 입을 닫고 있어!!”

입이 없지만, 그 부분에 토를 다는 지구의 의지는 없었다. 그 원색적인 비난에,

“카르마 포인트가 그렇게 아까운가? 내가 사용해봤자 얼마나 쓴다고. 너도 그 이요한이라는 인간을 편애하지 않나.”

파괴도 발끈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 짜증나! 짜증나!! 아 씨발!! 짜증나!! 이 병신 새끼 때문에 진짜 짜증나서 돌아버리겠어!! 설명하기 싫은데! 설명 안 하면 지가 뭔 잘못을 했는지 모를 거고! 그럼 또 저렇게 병신 같은 소리를 하겠지! 아 짜증나아아아아아아!!”

재신이 마치 땡깡을 부리는 미운 4살 아이처럼 바락바락 짜증을 부리자 파괴도 참지 않고 자신의 힘을 드러냈다. 하지만 파괴는 곧 힘을 거둬들였다. 주변에 자신을 포위하듯이 차지하고 있는 다른 지구의 의지들에게서 힘이 아니라 ‘살기’가 전해졌기에.

“왜……?”

상황이 그렇게 된 후에야 파괴는 자신이 뭔가 큰 잘못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그게 범상치 않은 것이라는 것도.

“재신. 그만 흥분하고. 설명부터.”

지구의 의지 중 하나인 생명이 그렇게 재신을 몇 번이나 달래고 나서야 재신은 숨을 쉬고는 살기를 줄줄이 흘리면서 의념을 전달했다.

“잘 들어. 이 빌어먹을 새끼야. 이번에 그린스킨이 위반한 계약 사항이 뭐야.”

“그거야…….”

“그거야 뭐! 말을 똑바로 하라고!!”

“권능을 다루는 존재가 개입했기 때문이잖은가.”

“그렇지? 정확하게는 권능을 다루는 존재가 차원의 주력 생명체가 참여하는 차원 공방전에 ‘직접’ 개입했기 때문이지. 또한, 우리가 차원 공방전에 직접적으로 끼어들지 못하고 죽은 침략자들의 시체에서 회수한 카르마 포인트로 아이템을 지급하는 이유는?”

“그건…….”

“뭐! 똑바로 말하라고!!”

그제야 파괴는 자신이 한 잘못이 무엇인지 알았다.

“우리가 권능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요약해서 멍청한 너 새끼의 대가리에 똑똑히 새겨줄게. 넌 방금 그린스킨 놈들이 한 것과 같은 짓을 하려고 한 거야! 그것도 네가 가진 카르마 포인트만 쓰는 게 아니라! 우리의 공동 카르마 포인트까지 써서!!”

“…….”

“그럼 그게 왜 문제냐? 최악의 최악으로 네가 가진 카르마 포인트만 썼다면 어떻게든 너 혼자의 배임으로 몰아갈 수 있어. 그럼 너는 소멸하고, 저기 눈을 뜨고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린 저 인간 년의 영혼을 1억 년 정도 절망에 절여놓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

재신은 어느샌가 잠에서 깨 놀란 눈으로 지구의 의지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는 다이애나를 가리키며 폭풍처럼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너 새끼가 공동 자금에 손을 대서 저 년에게 주었다? 그건 우리 지구의 의지가 전부 연루된 셈이 되는 거야. 그럼 어떻게 될까? 앙?!”

“나, 나는……!”

파괴가 하려던 변명이 어떤 건지 지구의 의지는 모르지 않았다. 그들뿐만 아니라, 잠에서 깨서 놀라 지켜보던 다이애나조차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너 때문에 이번 계약 위반이 흐지부지될 뻔했어. 아니지. 오히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은 자신들이 방문한 직후 이런 일을 벌였다며 더 강한 페널티를 부여했을 수도 있어. 그것들 하는 짓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아.”

“자, 이제 네가 한 병신 짓이 어떤 건지 대충 이해했지?”

파괴는 아무런 말도, 변명도 할 수 없었다. 이건 전적으로, 무조건, 죽었다가 깨어나도 그의 잘못이다. 무엇보다 공용 카르마 포인트에 손을 댄 일과 그로 인해 벌어졌을 여파는 그가 생각해도 아찔했다.

사실 이건 파괴가 멍청해서 벌어진 일이긴 하다. 지구의 의지는 대부분 그 이름을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 재신이 흐름과 이성적인 상황판단에 뛰어난 것처럼, 파괴는 전투적인 부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인다.

단순하게 비교하자면 무력 100에 지력 2 정도랄까?

파괴는 그런 존재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될 지도 알겠지?”

“그…래.”

파괴는 그렇게 긍정하고 여러 감정과 걱정이 담긴 의지를 담아 다이애나를 바라보다가 순순히 지구의 의지들에게 끌려갔다.

이게 바로 평화의 날 첫날에서 둘째 날로 넘어가는 새벽에 영국 맨체스터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 * *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애원하며 울다가 전투 여파가 더해져 기절한 기사 여왕이 다시 깨어나서 한 이야기를 들었다. 듣지 않고 보낼 수도 있었다. 반지의 에고(Ego)도 무시하라고 권유했으니까.

그러나 왠지 들어보고 싶었다. 일종의 직감이라고 할까?

그리고 두서도 없고, 앞뒤도 이상했지만, 그래도 어떤 상황인지는 대략적으로 그려졌다.

“그러니까……. 여태 너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지구의 의지가 있었는데. 이틀? 사흘? 아무튼 며칠 전에 끌려갔다? 다른 지구의 의지에게?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대화가 느껴졌고?”

“…네.”

이건 어떤 의미에서 진귀한 경험이다. 아마 이 세상에 게임이었다면 업적 정도는 하나 뜨지 않았을까? 나도 경험하지 못한 지구의 의지들의 회동이라니.

“그래서 너는 지금 네 담당 지구의 의지를 구원해주길 바라는 거고?”

“마, 맞아요.”

“음. 그렇구나.”

이해했다. 이해는 했다. 그런데,

“내가 왜?”

“네……?”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그건!!”

이상하잖은가. 무려 카르마 포인트를 주려고 했단다. 예전에 반지의 에고가 그랬나? 누가 그랬다. 우리 각성자가 사용하는 카르마 포인트와 지구의 의지들이 다루는 카르마 포인트는 단위 자체가 다르다고.

원과 달러 수준이 아니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런 지구의 의지 중 하나가 카르마 포인트를 넘긴다? 그 말은 곧,

“너. 그동안 대놓고 편애를 받았지?”

나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애를 받았다는 뜻이리라.

“…카르마 포인트 획득에서 약간의 이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신도!”

“이 난리가 일어난 첫날. 아니지. 각성하고 나서 그린스킨 한 마리에 카르마 포인트 얼마?”

“예? 어, 어. 대략 250? 300?”

이것 보라고. 솔직히 말이 안 되잖은가. 뭐가 말이 안 되냐고?

총사령관이 자존심 덩어리라서 집착하듯이 그린스킨을 만 단위에서 시작해서 66일이 이후에는 십만이 넘는 그린스킨으로 우리 영지를 공격했다. 그렇게 해서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이 오른 경지가 옐로(Yellow) 랭크다.

그래. 지금 기절해서 깨어난 기사 여왕과 같은 랭크.

그런데 기사 여왕이 벌써 옐로(Yellow)?

우리 영지처럼 수만, 수십만의 그린스킨의 침공을 받았으면 가이아 게시판에 올라왔어도 벌써 올라왔을 텐데?

“올리비아. 우리는?”

“평균 100입니다. 90대도 있었고, 가끔 110까지도 존재했습니다.”

그때 첫날에 올리비아를 시켜서 체크하라고 했었다. 그렇기에 올리비아의 대답은 즉시 튀어나왔다. 마치 준비한 사람처럼.

“그, 그런……? 거, 거짓……! 흡!”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려던 기사 여왕은 내 뒤에 선, 어떻게 보면 그녀와 같은 지위를 지닌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의 살기에 입을 다물었다.

“막 내가 그린(Green) 랭크에 여기 애들이 다 옐로 랭크니까 다 너 같다고 생각하나 보지? 어디보자. 우리가 첫날. 그러니까 침공이 시작된 날. 그날 우리가 몇 마리의 그린스킨을 때려잡았을 것 같냐? 대충 찍어봐.”

“……처, 천?”

“저런. 네가 생각하기에는 그게 최대치인가 보네? 어쩌냐. 우리는 첫날. 수천 마리의 그린스킨과 전쟁을 치르고 승리했다.”

“……!”

“그 뒤에? 얼마 전까지는 수십만 그린스킨이 매일 침공했고, 침식자와 그린스킨을 합쳐 천만에 달하는 침공군과도 전쟁을 치렀지. 전투가 아니라 전쟁을 말이야. 우리의 랭크는 그렇게 완성됐어.”

[그렇습니다. 우리는 계약이 정한 규범 아래에서 마스터와 마스터의 영지를 최대한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어디 보자. 너 그 검. 목걸이. 반지. 상의와 하의. 그리고 신발까지. 모두 아이템이네?”

기절했을 때 이미 살펴봤다. 마력을 약하게 안개처럼 뿌리자 아이템의 기능이 발동하면서 각자 빛을 냈다.

“보니까 붉은색은 아예 없더라? 최하가 노란색인 민담(Folktale) 등급이고, 초록색인 역사(History) 등급도 있더라? 검은 파란색인 거 보고 솔직히 어이터질 뻔했다. 설화(Legenda) 등급이라니.”

물론 내게는 창세 등급이라는 아이템이 존재한다. 그리고 역사 등급의 무기도 있다. [어궁구(御弓具)]라고 이성계가 쓰던 활 말이지.

그럼 나나 얘나 별반 다를 거 없는 거 아니냐고?

오히려 신화 등급의 목걸이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설기의 목에 걸려 있으니 내가 아이템은 더 빵빵한 거 아니냐고?

아이템을 얻는 과정에서 얼마나 운이 좋았나를 직관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회귀 전 가이아 게시판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진 방법이다.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획득 대비 아이템 보유 목록을 보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정확하진 않으나 약 9천만 이상의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했다. 그동안의 전투를 통해서.

반면에,

“지금까지 획득한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얼마나 되지? 내가 맞춰볼까? 신체 스탯을 옐로 랭크 초반까지 밖에 스탯을 올리지 못한 걸 보면 거기까지 들어가는 포인트가 한 60만? 특수 스탯도 전투 계열일 테니 같은 수준의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했겠지? 그럼 120만?”

이 기사 여왕이라는 여자는 천만도 얻지 못했다.

이것만해도 엄청난 거다. 120만이라니. 이제 종말이 시작되고 반년이 되지도 않았는데 백만 단위를 먹은 기사 여왕이 괜히 이후에 지구에서 가장 강한 각성자 중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여기서 문제는,

“120만 포인트라. 비슷한 사람이. 어디 보자. 네이선!! 얼마 전에 옐로 랭크 찍었지?”

“맞습니다.”

“아이템 몇 개?”

“두 개 있습니다. 민담 등급 검과 민담 등급 갑옷입니다.”

획득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대비 아이템이 비교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자. 보자고. 넌 카르마 포인트 획득에도 이득을 봤어. 아무리 줄여도 최소 2배. 다시 말해 우리보다 2배로 적게 잡고도 쉽게 랭크를 올렸지. 그리고 아이템도 착착 획득하고. 와! 개부럽네?”

“…….”

“난 비각성자 수십만을 지킨다고 뭐 빠지게 노력했는데. 그건 뭐 내가 필요해서 하는 거니까 넘어가고. 그런데 야, 솔직히 정석대로면 60만도 못 얻었을 정로도 그린스킨을 사냥하고 설화 등급 무기는 선 넘었지. 그것도 엄청.”

“…….”

기사 여왕은 그때가 돼서야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나와 다른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이미 늦어도 엄청 늦었고, 도움을 요청할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제대로 잘못 찾았다.

“근데 나 이런 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 생각났다! 예전에 무슨 스트리머가 스트리밍 회사 매니저랑 사귀어서 온갖 혜택을 받았던 사건! 그거랑 완전 판박이네!”

누군가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린 말에 기사 여왕의 고개가 더 밑으로 꺼진다. 도저히 얼굴을 들어 우리를 볼 자신이 없다는 듯이.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너 죽이고, 우리가 받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에게 이르고 싶은데.”

[마, 마스터?!]

반지의 에고가 기겁하면서 나를 부르지만 무시했다. 솔직히 엄청 서운하기도 했고. 지구의 의지들 중, 이 여자의 담당 의지가 이런 혜택을 주는 걸 아는 의지가 하나도 없었을까? 정말? 알고 있었을 거다.

그런데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유희라고 판단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가 죽거나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보험 하나를 들어놓은 것일 수도 있다.

사정이야 어쨌든 몰랐다면 모를까 이렇게 알게 된 내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 아니, 나쁘다.

“너도 쓸만한 각성자겠지. 네 쉘터에서는. 그래서 살려두는 거다. 네 쉘터 소속 생존자를 위해서. 꺼져.”

기사 여왕은 차가운 내 말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영지를 벗어났다.

[마스터. 그런 거 아닙니다. 진심이에요!]

“알았어. 무슨 소린지. 그렇다고 내가 억지로 기분이 더러워진 이 상황조차 막으려고 하지 말라는 거야. 이성적인든, 감성적이든 장기말이 된 난 기분은 더러우니까.”

[…알겠습니다. 저 잠시만요.]

반지의 에고가 조용해졌다. 아마 지구의 의지들을 만나러 갔으리라. 이미 정황상 몇 번 그랬던 적이 있는 것도 같으니 100%일 거다.

“어휴. 빌어먹을. 역시 사람이 모이면 꼭 또라이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니까. 불편의 법칙이야. 설마 우리 영지 앞에서 개또라이짓을 벌이는 놈이 둘이나 나올 줄이야.”

“저, 저는…….”

일부러 기사 여왕과 대화를 옆에서 보게 한 게이머가 자신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는다.

“넌 닥쳐. 내가 뭐라고 했지?”

“새, 생각을 하고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잊지 마. 생각을 하고 말하고, 생각을 하고 행동해.”

“네, 네네네!”

“대답은 한 번만 해.”

그렇게 몇 번 게이머를 말로 갈구고 있는데,

“오빠아~!!”

원정을 나갔던 유다연이 돌아왔는지 멀리서부터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어휴. 우리 다연이도 생각 좀 하면서 말을 해야할텐데.”

“오빠! 오빠!”

“무슨 일인데 이렇게 호들갑이야?”

“대박! 대박이야! 오빠!”

“뭐가 대박인지부터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호응이라도 해주지.”

하지만 유다연의 설명을 들은 이후,

“…미친.”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다. 진짜 도랐나?

『아포칼립스에 나만 장르가 이상하다?』

심행 퓨전판타지 소설

(주)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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