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엄청 좋겠다. 그치?>
영주라는 클래스는 사기지. 맞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주라는 클래스에 ‘하이 리스크’라는 전재 조건이 붙는다는 거야.
어디가 하이 리스크냐고?
일단 영주는 초기 자본이 필요해. 엄청. 일개 개인이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그럼 돈만 있으면 끝이냐? 설마. 그렇다면 리스크 앞에 ‘하이’라는 말이 안 붙었겠지.
그 뒤에 꾸준히 카르마 포인트를 투자를 해야 비로소 빛을 볼 수 있지.
얼마나 투자해야 하냐고? 글쎄? 다다익선?
돈이 많고 카르마 포인트를 꾸준히 투자하면 끝이냐고?
에이. 그렇다면 ‘하이’라는 형용사가 붙었겠어?
영주는 그린(Green). 아홉 단계 중, 절반에 해당하는 그린 랭크부터 진짜라고 할 수 있어.
거기서부터 강해지는 거냐고?
아니.
그린 랭크부터 앞에서 말한 ‘투자’라는 걸 하는 수준이라고. 실속 없이 영지 랭크만 그린까지 올렸다? 망하는 거지 뭐.
응?
실속을 다 챙기고 올리고 난 뒤, 그린 랭크에서 충분한 투자를 할 준비가 끝났다면 어떻게 되냐고?
글쎄에.
그럴 일이 있을까?
뭐, 볼만 하긴 하겠네. 그런 영주가 있다는 차원이라면.
―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 경음부 동아리, ‘업무 후 티 타임’의 잡담.
* * *
『둘, 가장 공헌도가 높은 각성자에게 특별한 고유 능력 개화의 기회를 드립니다.』
『각성자 이요한의 공헌도가 50%를 초과했습니다. 특별한 고유 능력 개화의 기회가 아니라, 고유 능력 개화를 확정합니다.』
『각성자 이요한의 공헌도가 75%를 초과했습니다. 특별한 고유 능력 개화가 특별한 고유 능력 선택권으로 변경됩니다.』
“보상으로 받은 특별한 고유 능력 선택권을 사용할게.”
『특별한 고유 능력 선택권을 사용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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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든 대왕님]
[노블레스 오블리주]
[검을 먹는 검사]
[필중의 화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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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얼마야?”
[저희 지구의 의지가 엄선한 108개의 특별한 고유 능력입니다.]
군주 에고의 대답에 혀를 내둘렀다. 정말 100개가 넘는다는 게 실감이 날 정도로 스크롤을 밑으로 한참 내려야 끝이 보였다.
“추천 가능?”
[마스터께서 보유하고 계시는 고유 능력 [영주]와 [만능]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고유 능력을 세 가지입니다.]
군주 에고는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이 나왔다. 그리고 눈앞에 어지럽게 놓였던 고유 능력들이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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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는 열쇠]
[용을 부르는 구슬]
[증폭하는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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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고유 능력만 나타났다. 클래스 [영주]에서 나오는 [영지]나 [만능]과 다르게 고유 능력의 명칭이 길고 조금 이상하다.
“각각 고유 능력에 대한 설명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지?”
[상세한 설명은 불가능해요. 특별한 고유 능력은 말 그대로 특별하기 때문에 이것만 해도 엄청난 보상이에요. 괜히 우리가 아이템을 보상으로 책정하지 않고 고유 능력을 드린 게 아니에요.]
“상세한 건 불가능하면?”
[네. 간략하게는 가능합니다. 순서대로 ‘소환 효율’, ‘개인의 무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유 능력 이름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걸 설명이라고 하는 군주 에고에 혀를 찼다. 다만 기대가 되는 건 저 정도로 생략된 설명을 할 수밖에 없을 만큼 고유 능력이 엄청나다는 뜻이었으니까.
“개인 무력은 필요 없어.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내가 뭐 강해져봐야 엘라의 발끝에도 못 미칠 테니까. 그건 패스.”
[…….]
“포인트라는 건 카르마 포인트 획득 증가 같은 거겠지? 고유 능력 [만능]에 달려 있는 그거? 좋지. 지금도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까?”
어라? 잠깐만.
“그런데 왜 이번에 획득한 카르마 포인트는 영지 버프 적용이 안 됐어?”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직접 내준 거니까요. 영지로 획득한 게 아니라.]
“음? 그건 그렇다고 쳐도 처치 보상 1억은 어디까지나 전투 보상이지 않나? 그 빌어먹을 놈을 때려잡고 얻은 거니까?”
[어라? 그러네요?]
『현재 차원 ‘지구’는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카르마 포인트를 투입해서 카르마 시스템이 과부화 된 상태입니다.』
『미지급 된 플러스 카르마 26,285,000 포인트는 15일 이후에 일괄 지급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누락된 포인트가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하여 지급 기일이 늦어진 15일 만큼, 15%의 추가 카르마 포인트를 더해 총 30,227,750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흠.”
말을 안 했어도 지급했겠지?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호의를 받는 사람이 나니까? 아니려나? 몰랐으면 그냥 꿀꺽했을까? 일단 지켜보겠다.
“그렇다면…….”
카르마 포인트 획득 보상이 일차적으로 끌리는데…….
“난 [문을 여는 열쇠]를 선택하지.”
내가 선택한 건 소환 효율이라고 설명한 고유 능력이었다.
[굿 초이스입니다. 마스터.]
시스템 메시지가 뜨기도 전에 냉큼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니 확실히 잘 선택한 것 같다.
『고유 능력 [문을 여는 열쇠]를 선택하셨습니다.』
『특수 스탯 [교감], [친화]가 개화되었습니다.』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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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는 열쇠[Rank: W]]
차원 곳곳에 여러 이유로 몸을 감추고 있는 존재를 소환할 때마다 가장 적합한 통로를 연결하고 최적의 문을 여닫습니다.
따라서 소환에 필요한 비용은 절감되고, 소환된 존재의 가치는 상승합니다.
1. 소환 비용 5% 감소.
2. 소환 개체의 능력 2%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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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우연이라는 듯이 홀로그램 창이 평소보다 기이하게 높은 곳에서 시작돼서 고개를 치켜들고 봐야 했고, 태양과 겹치면서 [문을 여는 열쇠]가 유난히 반짝였다. 다만 내가 이걸 선택한 이유는 보란 듯이 다른 두 개의 능력에 비해서 반짝였기 때문이 아니다.
내 클래스 [영주]는 영지 건물을 ‘건설’이라고 말하지만, 거의 소환에 가깝다.
그리고 영지 건물에서는 하나 같이 ‘소환’이 주된 효과다.
[행정청]에서도 직원과 전문 직원을 소환하고, [대장간]에서도 장인을 소환하고, [마구간]도 탈 것을 소환한다.
[병영]은 물론이고 [기사단 숙소]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보다,
“[성소]가 진짜 대박이지.”
성소에서 소환하는 차원 방랑자는 앞의 모든 것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대박이다. 단편적인 예로 결국 엘라가 권능을 다루는 그린스킨을 처리한 셈이잖은가.
엘라가 없었다면?
죽었다가 깨어나도 아무것도 못 하고 우린 죽었을 거다. 그날.
그런 엘라를 소환하는 곳이 [성소]다.
“주, 주인님?”
당장 엘라 역시 개화한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그녀의 능력을 네이비(Navy). 그런데 엘라의 주변을 감싸는 마력의 빛은 짙은 남색과 연한 보라색 사이의 어딘가였다.
고작 2%임에도 증폭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어때? 쓸만한 것 같……?”
랭크의 벽을 넘어서려고 한다.
“성녀님의 주인님!!”
“오! 나 그린 랭크 된 것 같아!”
“주인님이 하신 거죠?!”
엘븐나이츠의 호들갑이 들려오는 걸 보면 성능은 확실한 것 같다.
“화이트 랭크에 그렇단 말이지?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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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칭호(Title): [지구가 도와주는] [장비 전문가] [―]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29,636(▼35,035,000)]
[악업(Minus Karma) 271,944(▼26,9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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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놈을 쓰러트리고 난 직후의 카르마 포인트가 이랬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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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칭호(Title): [지구가 도와주는] [장비 전문가] [―]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74,269,636(▲75,100,000)(▼860,000)⏫]
[악업(Minus Karma) 271,944⏫]
[특수 카르마 포인트 751,000,000]
6. 스탯(Status)
신체[Rank: Green]
[근력 1] [민첩 1] [체력 1] [내구 1] [마력 1]
특수
[Rank: Green]
[위엄 1]
[Rank: White]
[교감(New) 1] [친화(New) 1]
히든[Rank: Orange(▲1)]
[행운 11]
<고유 능력>
1. 영지(領地)[Rank:G]
2. 만능(Almighty)[Rank: G]
3. 문을 여는 열쇠[Rank: W]
<일반 능력>
1. 영지관리 [Ran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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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렇다. 카르마 포인트가 엄청 늘었다. 현재 엘븐나이츠가 특수 좀비들을 저격하고 있으니, 플러스와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급격히 상승 중이라는 표시(⏫)가 떠 있어서 정확한 포인트가 정산되지 않지만.
확실한 건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가 7천만 넘게 있고, 특수 카르마 포인트라고 하는 저거는 무려 7억이 넘는다는 거다. 7억!!
“으흐흐흐흐.”
7억이다!
“으헤헤헤헤.”
7억하고도 5천만!!
숫자만 봐도 행복한 웃음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나저나 특수 스탯이 두 개라. 그럼 [문을 여는 열쇠]의 랭크를 올리려면 두 스탯이 랭크가 모두 올라야 하는 건가?”
[맞습니다.]
“아하. 그럼 카르마 포인트가 두 배로 들겠네?”
[그…렇죠?]
“아아~. 그래. 어쩐지 클래스 변화도 아니고 고유 능력만 주는데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긴다 했더니. 저것도 카르마 포인트 잡아먹는 하마였네. 미친.”
[그, 그래도 성능은 엄청 좋습니다!!]
“맞아. 그래야지. 신체 스탯에 비해서 5배나 많이 들어가는 특수 스탯을 두 개나 올려야 하는데. 이것도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하겠지?”
[네.]
화이트 랭크에서 특수 스탯 하나 올리는 데 필요한 포인트가 500. 스탯이 두 종류니까 1 올리는데 1,000.
100개를 올려서 랭크를 상승시키려면 필요한 포인트가 10만.
화이트에서 레드로 올리는데 필요한 포인트가 10만이다.
레드에서 오렌지로 올리는데 필요한 포인트는 2배인 20만.
오렌지에서 옐로로 올리는데 필요한 포인트는 4배인 80만.
옐로에서 그린으로 올리는데 필요한 포인트는 6배인 480만.
화이트에서 그린 랭크까지 새롭게 획득한 고유 능력 [문을 여는 열쇠]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 필요한 포인트는 590만이라는 소리다.
“엄청 좋겠다. 그치?”
[…….]
진짜 엄청 좋네. 젠장.
『아포칼립스에 나만 장르가 이상하다?』
심행 퓨전판타지 소설
(주)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