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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 나만+장르가 이상하다-126화 (126/183)

126화

<올리비아의 담당 지구의 의지의 취향, 아주 존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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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 쥬얼 ― 네메아의 사자 가죽[Rank: Mythology]]

이 특별한 보석은 이야기(Saga)를 품고 있으며, 품고 있는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보석을 품고 있는 이야기에 맞는 장비나 물품에 접촉 후, 마력을 주입하면 아이템 화가 진행됩니다.

1.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의 갑주 「네메아의 사자 가죽」의 전승을 품고 있으며 구현이 완료되면 상의와 하의 그리고 머리는 「네메아의 사자 가죽」의 전승을 지니게 됩니다.

2. 의복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구현할 의복이 아이템이라면 아이템 전승에 「네메아의 사자 가죽」 전승이 추가로 적용됩니다.

4. 보석 자체는 [파괴 불가]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네메아의 사자 가죽

그리스의 신화의 신수로 영웅 헤라클레스의 열두 과업 가운데 첫 번째 과업으로 물리친 사자 가죽이다. 화살을 쏘아도 가죽이 뚫리지 않고, 도끼와 칼로 베어지지 않았고, 창으로 찔러도, 몽둥이와 주먹에도 멀쩡했다.

[발사체 면역] [베기 면역] [찌르기 면역] [타격 면역] [속성 저항] [독 저항] [마기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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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장난이 아니다. 자그마치 5억이나 되는 카르마 포인트를 태웠기에 얼마나 대단한 게 나오나 보자고 벼르던 마음도 솔직히 없지 않아 있다.

물론 그 전의 추가 보상을 보면 5억 7천이 아니라, 5억 7천의 50% 정도의 카르마 포인트에 해당하는 보상을 내놓은 것일 테지만. 그래도 억이다.

그러니 벼르지 않을 수가 있겠냐고.

“도랐나.”

그런데 이런 아이템이라니. 듣도 보도 못한 스타일의 아이템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러면 아이템 효과를 두 배로 받는다는 거 아닌가?”

이게 엄청나다는 거다. 내가 항상 착용하는 상의는 군용 택틱컬 컴뱃셔츠와 경량 방검복이다. 여기서 아이템은 겉에 입고 있는 방검복이 아니라, 편한 군용 셔츠처럼 생긴 택틱컬 컴뱃셔츠다.

그것도 신화(Mythology) 등급 바로 아래, 설화(Legenda) 등급이다. [화한단의(火漢緞衣)]. 화광수라고 불리는 불 쥐의 털로 짠 비단 갑옷이라는 뜻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설화에 등장하는 옷이다. 불에 타지 않고, 불 속에서 오히려 더 방어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아이템 기능으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화염 면역] [뇌전 저항] 이렇게 두 가지 주요 기능이 장착된 상의 장비. 그 위에 최신 방검, 방탄복을 착용하는 게 내가 주로 착용하는 장비 형태였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눈먼 화살에서 나를 지킬 수 있고, 혹시라도 날아오는 주술 공격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이 구현 쥬얼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템 합성이라도 한 것처럼.

그것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가 첫 과업에서 얻어 열두 과업을 마칠 때를 지나 기간토마키아가 일어난 이후까지 쭉 입고 다닌 네메아의 사자 가죽을.

[마음에 드십니까? 마스터?]

“마음에 드냐고?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구현 쥬얼 자체도 특이하고 특별하지만 전승인 네메아의 사자 가죽도 엄청나다.

전승 그대로, 화살에 뚫리지 않았고 하니까 [발사체 면역]이 붙었고, 도끼와 검, 창에 멀쩡하니까 [베기 면역]과 [관통 면역]이 붙었다.

[속성 저항] [독 저항]은 면역이 아닌 저항으로 한 단계 낮아졌지만, 등급이 신화 등급인 만큼 최소 네이비(Navy) 등급은 돼야 뭐가 좀 맞는 느낌이 날 거다. 신화 등급 아이템이 괜히 보라색을 띠는 게 아니다.

[마기 저항]이야 방어용 아이템이면 기본적으로 붙어 있는 거다. 무기면 [마기 관통]이 붙어 있고.

“이렇게 하나씩 따지고 보니까 더 대단하네. 역시 억 단위는 태워야 이런 장비가 나오는구나? 이거 상의나 하의 한 곳에 부착하면 자동으로 상·하의와 투구에 적용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좋은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상 마스터께 부족한 것은 불시에, 만에 하나, 천만에 하나라도 불시의 기습으로 마스터께서 비명횡사하는 것만 막으면 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긴. 많이 유리해졌지. 방심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건 온전히 내 공은 아니다. 심연의 추방자, 그러니까 좀비가 이토록 쉬워진 이유는 지구의 의지들이 따낸 추가 계약 덕분이니까.

“그래서 보상으로 아이템이 결정되었을 때, 이런 걸 준비한 건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미 그동안 준비해오던 아이템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스터와 마스터가 소환한 존재들이 좀비를 그렇게 많이 잡으셨는데 아이템은 하나도 얻지 못하셨잖아요?]

“허어. 그러니까 일종의 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런 셈이죠. 그런데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적의 위법 행위를 알아차리고 이런 판을 깔아주니 기존에 준비했던 장비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구현 쥬얼을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좋아. 아주 좋아. 간만에 일 처리가 아주 마음에 들어!”

[감사합니다. 마스터.]

나는 더 기다릴 것도 없이 바로 [화한단의(火漢緞衣)]에 보석을 접촉하고 마력을 부여했다.

우우웅―!

아이언맨의 심장에 달린 아크 리액터를 떠올릴 정도로 마력이 주입된 주먹만 한 보석은 가슴 중앙에 자리를 잡고 영롱한 보랏빛을 뿜어냈다.

“허어?”

이건 뭔가 다른 느낌이다. 마치 마력을 실처럼 엮어 만든 옷과 모자를 쓰고 있는 느낌이랄까?

단순히 네메아의 사자 가죽의 효과를 받는 수준이 아니라, 전신을 완벽하게 감싸는 마력의 흐름이 선명하게 느껴지면서 다른 감각을 선사하고 있었다.

“마력의 흐름이 뭔가 더 명확하게 느껴진다?”

외부에서 흐르는 미세하면서도 오밀조밀한 마력에 나도 모르게 집중하다 보니 내부에서 흐르는 마력의 흐름에도 민감해졌다. 햇빛에 바짝 말린 이불을 덮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에 해당하는 장비를 구현 중입니다.』

그 감상은 오래 이어갈 수 없었다. 다음 아이템이 등장했으니까.

앞서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눈앞에 빛이 생성된다. 붉은색이다. 그리고 역시나 마찬가지로 빠르게 색은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을 지나서 보라색이 빛이 되었다.

이것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에 준비한 아이템은 모두 구현 쥬얼 계열인 것 같았다. 똑같이 주먹만 한 보랏빛 보석이 나타났으니까.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에 해당하는 장비 구현이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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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 쥬얼 ― 프라가라흐(Fragarach)[Rank: Mythology]]

이 특별한 보석은 이야기(Saga)를 품고 있으며, 품고 있는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보석을 품고 있는 이야기에 맞는 장비나 물품에 접촉 후, 마력을 주입하면 아이템 화가 진행됩니다.

1.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왕 마나난 막 리르의 검 「프라가라흐」의 전승을 품고 있으며 구현이 완료되면 검은 프라가라흐의 전승을 지니게 됩니다.

2. 검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구현할 검이 아이템이라면 아이템 전승에 「프라가라흐」의 전승이 추가로 적용됩니다.

4. 보석 자체는 [파괴 불가]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프라가라흐(Fragarach)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왕 마나난 막 리르의 검으로 대답하는 자 혹은 복수하는 자라고 불렸다.

어떤 갑옷으로도 막을 수 없고, 절대 빗나가지 않는 검으로 마음만 먹으면 검이 스스로 칼집에서 빠져나와 적을 쓰러트리고 다시 돌아온다.

[자동 방어] [카운터] [후발선제] [방어 관통] [백발백중] [리턴] [마기 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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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뜬금없이 검?”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가 방어구를 생성했듯,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는 무기가 될 거라고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검이라니? 활이라면 또 모를까?

그렇게 차분하게 다시 한번 구현 쥬얼의 설명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고 보니까 보이는 게 있었다.

“이제 보니까 이거. 무기를 준 게 아니라, 무기의 형상을 빌린 보호 장비를 준 거네. 맞아?”

[역시 마스터세요! 알아주실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이런 거다.

네메아의 사자 가죽은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 거다. 적과 초근접으로 마주쳐서 전투할 상황을 말이다. 그리고 그 전에 이 무지막지한 신화 속 검으로 위험을 원천 차단하라는 의미다.

당장 검을 줄 거면 유명한 검이 얼마나 많은가. 가장 먼저 회귀 전, 기사 여왕이 가졌던 엑스칼리버도 있잖은가. 그게 아니라도 파괴력만 따지면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는 수르트의 레바테인이라던가, 프레이의 검도 유명하다.

그런데 프라가라흐를 선택했다. 왜? 검술을 기반으로 하는 무기로서 검이 아니라, 방어와 사전 요격, 그리고 반격 용도로 사용하는 말 그대로 ‘호신용’ 검을 준 거다.

아이템 성능만 봐도 그렇잖은가.

애초에 프라가라흐는 자동으로 공격을 방어하는 게 아니라 공격을 받아치는 검이라는 전승인데, 굳이 가장 앞에 [자동 방어]를 넣었다?

본래 프라가라흐의 아이덴티티인 [카운터]와 [후발선제]가 그 뒤에 오는 것만 봐도 딱 보인다.

절대 살리겠다는 뜻이다.

뒤에 있는 [방어 관통]이나 [백발백중]은 전승을 그대로 따온 거고, 적을 처치하고 손으로 돌아온다는 전승에 [리턴]이 붙은 거다. [마기 관통]은 무기의 기본 탑재 특성이고.

이렇게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져서 보니까,

“너희도 은근히 지독하구나?”

제대로 이를 갈았다는 게 느껴진다. 적이 보면 ‘게임 X같이 하네!’라고 말할 정도로.

[저희는 정말 모든 걸 걸었습니다. 마스터. 파괴(破壞) 때문에 저희가 얼마나 놀랐는지 마스터께서는 상상도 못 할 겁니다. 제 말투가 갑자기 변한 것도 [정복 군주의 인장]의 에고로서 임하는 자세가 변했다는 방증입니다.]

“하긴. 그전까지는 정말 신작 게임을 하는 유튜버 같았어. 너.”

[그렇습니다. 이전까지는 일종의 유희 심정이 절반이었다면 이제는 온전히 전투와 생존 모드입니다. 마스터께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흠. 뭐, 좋아. 이런 거라면 환영이야. 그나저나 이걸 제대로 사용하려면 검이 필요하다는 건가?”

“누가 검(劍) 소리를 내었냐쿤.”

뜬금없이 들려온 미친 소리에 고개를 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렸더니, 비슷하게 생긴―이 말을 꺼냈다가 라쿤 차별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을 뻔했다. 서로 닮았다는 소리를 엄청 싫어하더라― 라쿤 장인 다섯 명이 어느새 반짝이는 눈을 하고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왜?”

“검이 필요하냐쿤?”

“그렇다면 내게 맡겨라쿤.”

“무슨 소리! 넌 방어구 전문이라고 했다쿤!”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왜 이렇게 신이 났어? 이것들?

“조용. 조용. 뭔데? 왜 이렇게 신이 났는데?”

“당연하다쿤!”

“신화(Mythology) 등급을 만질 수 있다쿤!”

“연구도 할 수 있다쿤!”

“우리는 원한다쿤!”

“신화 장비다쿤!”

“이거 안 줄 건데? 이거 그냥 부착형 아이템이야. 무기 재료가 아니라.”

“엥?”

“응?”

“거, 거짓말이라쿤!”

“그럴, 그럴 리가 없다쿤!”

“…….”

어쩐지 평소 콜라나 초콜릿 같은 걸 먹을 때가 아니면 그린 랭크로 업그레이드돼 마도 공학 용광로까지 설치된 [대장간]에서 나오지 않던 라쿤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했더니,

“내가 가장 카르마 포인트를 많이 모았을 거라고 예상하고 내 장비를 씹고 뜯고 맛보려고 왔구만?”

영지 여기저기서 각성자들이 장비를 얻는 중이니, [장인]인 라쿤들이 장비 냄새를 맡고 나왔을 거다. 그리고 가장 영롱한 빛을 내는 내 곁으로 모인 거고.

“그, 그렇다쿤.”

“그랬는데 나오라는 장비는 안 나오고 반짝이는 보석이 나오니까. 신화 등급 제작 재료인 줄 알았던 거다?”

“독심술이라쿤!”

“끼에에에에엑!!”

이것들마저 미쳐가는 건가? 왜 영지에 들어오면 하나 같이 다 비정상이 되어가는 걸까? 터가 안 좋은가?

“요즘 좀 한가해? 심심한가 보네? 아이스쵸코 일주일 금지한다?”

“히이이익?!!!!”

“끼에에에에엑!!”

“아, 안 된다쿤!!”

정말 무서운 말을 들었다는 듯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꼬리를 말고 우르르 [대장간]으로 도망친다.

“어휴. 정말. 영지에 정상이 없다니까.”

일단 이 프라가라흐 쥬얼은 나중에 적당한 검을 찾아서 적용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내 주변에는 지의사들이 다들 구현된 장비를 구경하고 있었으니까.

“설화 등급 장신구랑 방어구. 낫 베드.”

올리비아는 사파이어와 백금으로 제작된 비싸 보이는 목걸이와 커피색 스타킹을 만지작거리면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화 등급이면 무시할 수 없긴 하지. 마법사 계열 각성자는 무기만큼이나 장신구가 중요하니까 장신구를 얻은 것도 좋을 테고. 그런데 잠깐만. 스타킹?’

“왜 그렇게 보시나요? 보스?”

“아니야.”

미친. 하의 방어구가 치마가 아니라 스타킹이었냐?! 올리비아의 담당 지구의 의지의 취향, 아주 존중해! 흠흠!

『아포칼립스에 나만 장르가 이상하다?』

심행 퓨전판타지 소설

(주)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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