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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 나만+장르가 이상하다-138화 (138/183)

138화

<아낄 때가 아니다.>

[마법사의 탑]의 주요 기능은 우선 [마법사], [마도사], [대마도사]를 고용할 수 있다는 거다. 카르마 포인트를 소비해서. 그리고 여러 영지 건물과 협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여기서 중요한 건,

“[마법사]라는 존재와 [마법사의 탑] 그 자체.”

이것이었다.

무슨 소리냐고?

비전투 계열 각성자 중, 대장장이 클래스를 가진 이들이 있다. 이들은 다른 비전투 계열 각성자와 다르게 엄청난 속도로 고유 능력을 키우고 있다.

어떻게? 그래. [장인] 덕분이다.

만약 대장장이 클래스의 각성자가 라쿤 차별주의자만 아니라면, 그들은 라쿤 [장인] 밑에서 빠르게 성장한다.

대장장이 클래스가 그랬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전투 계열 각성자 클래스 중, 수성에 특화되어 있으며, 준비된 상황이나 전위가 든든히 바쳐주는 상황이라면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는, 각성자 계열의 폭격기 마법사 계열이 마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올리비아. 캐롤라인. 아이리스.”

오늘은 세금이 들어오는 날이라는 걸 알기에 지의사들도 사냥을 쉬고 나 역시도 평소와 달리 [내성] 밖 세계수 밑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카르마 포인트를 사용해 영지 건물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었고, [내성] 역시 업그레이드 건물에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내성]을 완전히 비운 상태다.

“네. 보스.”

“네~.”

“찾으셨어요?”

당연히 지의사들은 모두 내 주변, 그러니까 엄청 큰 세계수의 그늘 아래서 각자의 방식대로 대기 중이었다.

“영지에 [마법사의 탑]이 생겼어.”

그 말에 아주 잠시 ‘그게 뭔데요?’라는 얼굴을 했지만,

“설마 그거……. 대장장이랑 라쿤 [장인]. 그건가요?”

올리비아가 바로 알아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남은 두 사람도 무슨 말인지 이해했고.

“지금 가 봐도 되나요?”

몸을 들썩일 정도로 흥분했다.

“아니. 조금 기다려. 아직은 아니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지 건물 건설은 이제 시작이었다.

[마법사의 탑]과 [연금의 숲]을 개방했다. 영지 건축 시간은 더 단축될 거다. 이제 여기에 [연구소]를 업그레이드해서 [연구원]을 추가로 고용하면 더 많은 시간이 단축될 거다.

“[연구소] 업그레이드해 줘.”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십억 칠천오백만(1,075,000,000) 포인트를 소비하여 [연구소]의 랭크를 블루(Blue) 랭크로 업그레이드합니다. 영지 건물의 랭크는 영지 랭크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특수 카르마 포인트를 추가로 사용하시겠습니까?』

“…아, 지랄하지 마. 진짜.”

잘못 본 게 아닐까 했지만, 시스템 메시지는 친절하게 숫자를 읽어줬다. ‘십억’이라고.

“단순히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십억이라는 게 개 같다.”

건설 시간 단축의 효과는 여기에 적용되지 않는 점이다. 그나마 [연구원] 14명 덕분에 14%나 줄어서 이 정도라는 거고, 그 말은 본래 업그레이드 자체 비용만 12억 5천만이라는 뜻이다.

“어쩐지 건설 시간 단축하는 방법이 많더라니.”

건설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 많고, 그 폭도 생각보다 컸다. 그래서 이러다가 나중에는 99% 감소 돼 카르마 포인트가 남아도는 건 아닐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며 희희낙락했더랬다.

“멍청했지. 어휴. 진짜 쪽팔려서.”

조금 전에 말하지 않았나. 호기롭게. 10억이 넘는 카르마 포인트를 오늘 다 쓸 거라고.

[마스터?]

자꾸 땅으로 파고들 것 같은 생각을 고개를 저어 떨쳐내고,

“특수 카르마 포인트를 사용해서 연구소를 업그레이드 할게.”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전부(1,055,428,650)를 사용하고, 부족한 포인트(19,571,350)를 특수 카르마 포인트로 충당해 [연구소]의 랭크를 블루(Blue) 랭크로 업그레이드합니다. 영지 건물의 랭크는 영지 랭크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가신(家臣) 두 명이 존재합니다. 영지 건물 건설 시간이 10% 단축됩니다.』

『장인이 고용된 그린(Green) 랭크의 [대장간]이 존재합니다. 영지 건물 건설 시간이 9% 단축됩니다.』

『그린(Green) 랭크의 [행정청]이 존재합니다. 영지 건물 건설 시간이 11% 단축됩니다.』

『그린(Green) 랭크의 [내성]이 존재합니다. 영지 건물 건설 시간이 6% 단축됩니다.』

『[연구소]의 [연구원]이 [14]명입니다. 영지 건물 건설 시간이 14% 단축됩니다.』

『[마법사의 탑]이 존재합니다. 고용한 [마법사]가 없습니다.』

『[연금의 숲]이 존재합니다. 고용한 [연금술사]가 없습니다.』

『총 건설 시간이 50% 단축됩니다.』

『3,750,000시간이 남았습니다.』

“375만 시간……. 156,250일?! 428년!”

엄청난 단위에 눈이 돌아간다. 그리고 괜히 영지 랭크가 올라갈수록 영지 건설 시간 단축이라는 조건이 여러 곳에서 해금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건 포기하지 말라는 당근이자 채찍질이다.

“일단 [마법사]를 지금 고용해야 하는 게 맞을까?”

당연히 고용해야지 무슨 소리냐고 말하겠지만, 문제는 현재 [마법사의 탑]이 화이트 랭크라는 것에 있다. 화이트 랭크에 고용한 마법사는 화이트 랭크니까.

“음. 고용하자.”

[병영]에서 고용한 병사들을 보면 나중에 카르마 포인트로 승급을 시킬 수 있다는 걸 떠올렸다.

『마이너스 카르마 십일만 팔천오백(118,500) 포인트를 소비하여 [마법사]를 고용합니다.』

『특수 카르마 십일만 팔천오백(118,500) 포인트를 소비하여 [연금술사]를 고용합니다.』

“이젠 말하기도 지친다.”

병영에서 화이트 랭크 병사를 고용할 때 필요한 비용이 얼마?

천이다. 1,000.

레드 랭크 성소에서 엘리아나를 소환할 때 필요했던 비용은? 십만이다. 100,000.

그런데 화이트 랭크의 [마법사]와 [연금술사]를 고용하는 비용이 15만?

“영주님께 인사드립니다. [마법사의 탑] 소속 [마법사], 이온 데 제버롤입니다.”

“…안녕하세요. [연금의 숲] 소속 [연금술사], 프우퍼 유릭이에요.”

“여우?”

“넹? 아, 네. 여우 수인족입니다.”

완전히 내성적인 건지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화들짝 놀라는 [연금술사]는 여우 수인이었다. [전문직원]인 사막여우 수인보다 키가 더 컸고, 가슴이 웅장했다.

다만 모 AOS 게임에 나오는 구미호 캐릭터처럼 얼굴이 인간에 가깝고 머리에 귀가 있는 게 아니라, 얼굴도 그냥 여우라서 웅장한 바스트에도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반면 마법사는 다행히도(?) 수인이 아니었다. 포식자 [직원]을 갈구는 사막여우 [전문직원]이나, 자신은 털이 없어서 청결한 요리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코끼리 [요리사] 같은 녀석들을 보다가 사람을 보니 되레 어색하달까?

다만,

“아! 저도 종족을 소개해야 하는 건가요?”

“그럼 좋지? 그런데 몇 살이야?”

내가 나이를 물어볼 정도로 체구가 작았다. 정말 작았다. 우리 영지에서 가장 작은 신장은 [전문직원]인데, 그 귀엽고 하찮은 사막여우 수인보다 작았다.

“차원의 틈에 갇힌 이후로 나이를 잊었습니다. 갇히기 전에는 107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얼티미트 노움(Ultimate Gnome)입니다.”

역시나 노움이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난쟁이 종족.

그렇게 고용된 둘은 이전에 고용된 다른 종족과 다르게 지의사들과 엘븐나이츠, 창천의 날개 기사단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나,

“[연금술사]라면 혹시 어머니의 나무와 약초로 만드는 영약을 제작할 수 있나요?”

“아……. 위스―위탈리스……. 말인가요? 차원의 틈에 갇히기 전에 제작한 경험이 있어요.”

“오오!”

“하지만……. 현재 랭크로는 어려워요.”

“만들 수는 있다는 거죠?”

“네.”

엘라는 [연금술사]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이며 내성적인 여우 수인에게 쉬지 않고 말을 걸었다.

그러는 사이,

챙―!!

『3,224,999시간 51분 22초 남았습니다.』

챙―!

『2,699,999시간 51분 21초 남았습니다.』

두 번의 건설 시간 감소가 적용되었다.

‘대략 7%씩 총 14%가 추가로 건설 시간이 감소한 건가? 총 64% 감소?’

그리고 즉시 건설 비용은…….

『카르마 포인트 사억오천만(450,000,000) 포인트를 소비하여 건설 대기 시간을 무시하고 즉시 건설 완료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연구원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니 최소 그린 랭크에 늘어난 5명을 기준으로 하면 블루 랭크에는 6명이라고 감안하면 3천만 포인트가 필요하다.

이래저래 들어가는 특수 카르마 포인트가 5억.

‘과연 그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 걸까? 당장 급하게 이걸 해야 하나?’

이건 운빨 X망 게임이 아니다. Pay to Win의 과금 모델을 가진 게임도 아니고.

‘다행이라면 [마법사의 탑]이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쓴다는 건데. 아니지. 아니야. 생각해 보니까 [기사단 숙소]도 그린 랭크에 개방된 영지 건물이지? 그럼 [기사단 숙소]도 엄청난 포인트가 필요하단 거잖아?’

“어휴. 어찌 된 게 카르마 포인트는 버는 단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부족하냐.”

푸념을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올리비아와 노움 [마법사] 사이의 대화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두 분은 마녀시군요. 두 분께서는 마녀라는 이들이 가지는 특징에 집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마녀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그녀들이 은둔자라는 것입니다.”

“그게 왜요?”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아. 혹시 홀로 여행해보신 경험이 있습니까? 인적이 드문 산에서 며칠을 보내시거나 길에서 노숙하는 경험 같은 것들 말입니다.”

“아니요.”

“없어요.”

“이거 난감하군요. 마녀는 은둔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은둔자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눈과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는 뜻이죠. 그렇기에 마녀는 혼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마법 연구에 필요한 재료를 직접 구하고, 주문을 탐구하는 일까지 직접 다 해야 하죠.”

“……음.”

“그러니 마녀의 마법은 단순히 공격한다, 방어한다, 이런 식이 아닙니다. 공격과 방어 그리고 도주와 관찰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오.”

“그래서 우리 차원에서는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마녀와 전투를 피해라. 피할 수 없다면.”

“없다면?”

“주변을 초토화할 정도로 단번에 공격하라.”

“…아.”

[마법사]의 조언을 들은 마녀 클래스인 올리비아와 캐롤라인은 무언가 깨달은 게 있는지 두 여인 사이에 마력이 요동쳤다.

내가 위화감을 느낀 부분은 바로,

“어떻게 그걸 다 아는 거지?”

그가 [병영]에 소환한 병사들이나, [기사단 숙소]에 소환한 일반 기사와 다른 점이다. 엘븐나이츠나 창천의 날개 기사단을 닮았다.

“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은 마력이 화이트 랭크 정도로 고정되어 있지만, 오랜 세월 쌓아온 지식은 아직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대답했다. 그제야 난 지금까지 [마법사]가 했던 말이 다른 고용인과 다르다는 걸 인지했다.

‘차원의 틈에 갇힌 이후로 나이를 잊었습니다. 갇히기 전에는 107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인지하자 [연금술사]인 여우 수인의 대화도,

‘[연금술사]라면 혹시 어머니의 나무와 약초로 만드는 영약을 제작할 수 있나요?’

‘아……. 위스―위탈리스……. 말인가요? 차원의 틈에 갇히기 전에 제작한 경험이 있어요.’

기존의 고용인과 달랐다. 이들은 마치,

“[성소]에서 소환한 이들 같군.”

엘리아나와 소피아를 닮았다. 자신이 갇히기 전을 기억하고 있으며, 현재 랭크뿐만이 아니라, 지금 랭크인 화이트 랭크 이후의 랭크에 해당하는 지식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15만 카르마 포인트……. 카르마 포인트 값을 한다는 건가?”

그렇다면…….

“[연구소] 업그레이드에 카르마 포인트 사용할게.”

5억 카르마 포인트. 아낄 때가 아니다.

『아포칼립스에 나만 장르가 이상하다?』

심행 퓨전판타지 소설

(주)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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