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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 나만+장르가 이상하다-145화 (145/183)

145화

이요한이 지구에서 엄청난 기세로 좀비와 악마를 때려잡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런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가이아 게시판에는 여전히 좀비와 악마 때문에 쉘터에서 버티는 게 한계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유토피아가 아닌 다른 쉘터에서 좀비와 악마가 죽으면서 남긴 죽음의 기운으로 변한 환경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별개로 누더기 행성의 가장 높은 탑에서는,

“이, 이!! 왜 계속 죽기만 하느냐!!”

이요한의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줬다.

심지어,

“아니! 이런 머저리 같은 놈들을 봤나!! 중급 언데드를 데려가서 그렇게 계속 죽기만 하면 어쩌느냐!!”

중급 언데드인 시체 골렘이나, 레이스 같은 언데드조차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안 되겠어! 데이몬!!”

그리고 그는 데이몬에게 의념을 강하게 연결했다.

[…네.]

“당장 카르마 포인트를 잔뜩 부어서 리빙 헬 나이트를 제작해. 완성해버려!!”

[알겠습니다.]

당연히 데이몬에게서 들릴 대답은 하나뿐이었고, 그 대답을 듣기 무섭게 연결된 의념을 끊어내고 용상에 누워버렸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짜증나아아아아아!!”

파사사삭―.

리치 군주의 짜증에 동화된 그의 마기가 거칠게 일어나 탑의 일부가 먼지가 돼 사라지는 건 일상이나 다를 것 없는 심연의 추방자 차원이다.

이런 일이 매 순간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치 군주는 왜 매번 자신의 마기를 조절하지 못해 사는 곳을 부술까? 리치 군주는 권능을 다룬다. 그리고 권능을 다루는 초월자는 당연히 마기 정도는 숨을 쉬는 것보다 더 잘 다뤄야 하지 않나?

이건 리치 군주가 멍청해서가 아니다. 그의 기이한 성장 과정과 권능 때문이다.

심연이라는 깊고 어두운 차원에서 리치 군주는 길바닥의 돌만큼이나 하찮고 특별한 것 없는 사령술사였다. 그가 특별해지게 된 것은 첫 번째 언데드를 제작하면서부터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첫 번째로 제작한 언데드의 재료가 어린 그를 주워 키워준 아버지 같은 이를 죽이고 그 시체였기 때문이다.

데이몬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가 받은 ‘이름’은 본래 시체의 그 이름이었다.

그때부터 리치 군주는 특별해졌다. 처음으로 소환한 언데드가 ‘기억’과 ‘사고’ 그리고 ‘학습’ 능력이 있었기에.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결국 데이몬 덕분에 리치 군주는 권능까지 얻을 수 있었고, 그 휘하에 있는 언데드들은 성장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리치 군주는 자신의 권능으로 키운 언데드로 심연에서 반역을 꿈꿨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심연에서 쫓겨나 여러 차원을 배회하다가 지금의 누더기 행성에 침공해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차원 침공을 해왔던 거다.

차원을 침공하는 이유는 다른 그린스킨과 달랐다. 리치 군주는 시체를 수급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그렇게 획득한 시체는 언데드가 되어 그의 군대가 되었다.

언데드의 수를 불려 나갈수록 리치 군주는 언데드가 성장한 만큼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얻었다. 그리고 그는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로 자신의 마력을 성장시켰다.

어딘가 익숙한 시스템이라고?

그래. 지구의 각성자와 비슷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리치 군주가 하는 건 어떤 시스템과 규칙에 따라서 하는 게 아니라, 부족한 재능을 카르마 포인트라는 전가의 보도와 같은 재화를 억지로 태우면서 마기를 키우고 있는 거였다.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로또를 1, 2, 3, 4, 5, 6부터 40, 41, 42, 43, 44, 45까지 모두 구매하는 짓보다 효율이 수백만 배는 더 안 좋은 수준의 짓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대로 무리가 없는 이유는 그가 ‘언데드’를 부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린스킨과 달리 언데드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악업’이 쌓인다. 그런데 차원을 침공해 대량의 시체를 가져와 언데드를 만들고, 성장까지 시킨다?

악업이 얼마나 쌓이겠나?

괜히 [차원 용병]이 리치 군주와 그 휘하의 언데드를 보면서 치를 떠는 게 아니다.

아무튼, 리치 군주의 그런 무식한 방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정확히는 너무 보잘것없는 자신의 재능으로는 비대해진 마기를 다룰 방법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권능 성장에 저 집착했다. 휘하 언데드가 성장할 때마다 그 성장의 일부인 재능의 편린이라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성장한 언데드가 죽어버리면 티끌에 불과했던 편린조차 날아가지만, 그렇게라도 리치 군주는 재능을 갖고 싶었다.

그가 차원 침공에 전력을 다하는 원동력이자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그의 계획은 잘 이뤄져 왔다. 그린스킨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차원에 침공해서 시체를 수급하고, 언데드를 투입해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런데 왜 아직도 마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느냐고?

그거야 재능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카르마 포인트로 마기를 늘렸으니까. 늘어난 재능이 1이라면 마기는 100이 늘어난다.

멍청하다고?

애초에 미친놈에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무언가를 바라면 안 된다.

아무튼, 이렇게 장화하고 긴 서론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리치 군주가 멍청하다는 게 아니다. 그가 마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것도 아니고, 재능이 없다는 것 역시도 아니다.

아크 리치 데이몬.

이 특별한 언데드가 그에게는 엄청난 의미가 있는 언데드라는 점이다. 최초로 제작한 최하급 스켈레톤 메이지가 정점인 아크 리치까지 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리치 군주에게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런 수치적인 가치만으로는 데이몬에 향한 리치 군주의 집착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언제나 리치 군주는 데이몬에게 직접 보고를 받았고, 데이몬에게만 직접 대면해서 명령을 내리곤 했다.

이번에 계획하는 생강시, 그러니까 리치 군주의 표현으로는 리빙 헬 나이트의 제작을 전담하고, 리치 군주의 카르마 포인트 사용을 허락한 것 역시도 데이몬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리치 군주는 데이몬을 믿었다.

아니, 이건 믿는다는 것보다는 리치 군주는 데이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거다.

그렇기 때문에,

“?”

데이몬이 행성의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

“!!!”

리치 군주는 그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왜냐하면,

“데이몬?”

경계라는 것의 정의는 그의 부족한 마기 컨트롤 능력이 미치는 최대한의 범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데이……?!!”

그 범위를 넘어가서 데이몬이 소멸하면 그를 되살릴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리치 군주는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 탑의 천장을 부수고 경계를 향해 나아갔다.

아니,

“윽?!”

나아가려고 했다.

콰아아앙―! 콰콰쾅!! 콰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행성의 곳곳에서 신성력과 순수한 마력 그리고 광포한 힘을 가진 소멸력이 발현되지 않았다면.

누더기 행성 내부에서 터진 폭발은 언데드를 수십만, 수백만을 소멸시켰다. 그렇게 소멸한 언데드 중에는 작든 크든 진화한 개체도 있었다. 진화 개체의 소멸은 리치 군주가 지니고 있던 허상과 같은 재능의 소멸로 이어졌고,

“아, 안 돼!”

그것은 그의 마력 컨트롤 능력의 급격한 하락을 의미한다. 그의 힘이 닿는 경계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뜻이다.

“데이모오오오오온―!!”

가장 처음 제작한 언데드이며, 그의 행정 전반을 관리한 비서이며, 온갖 마법에 능숙한 아크 리치가 소멸할 때까지 리치 군주는 손을 쓰지 못했다.

리치 군주가 최초로 제작한 언데드.

처음부터 지금까지 성장시킨 아크 리치의 ‘성장치’가 증발한다.

지금까지 당연하다는 듯이 다뤘던 사령술이나 마기 컨트롤을 할 수가 없다. 지금의 리치 군주는 그저 마기만 잔뜩 가진 어린아이나 다를 것 없다.

“아, 으, 아아, 으으아!!”

리치 군주를 더 환장하게 만드는 것은 데이몬의 마지막 순간에 확실하게 전해진 의념이다. 소멸 직전에 느낀 강렬한 감정이었기에 경계를 뚫고 리치 군주에게 전해졌다.

“행복…하다고?”

그것은 사흘 만에 퇴근하는 직장인이 떠올릴 법한 행복이었다.

* * *

시간을 돌려서 예술처럼 폭발이 일어나기 30여 분 전.

생강시를 제작하던 곳에서 데이몬의 입을 쉬지 않고 움직였고, 녹투오스는 귀에서 피가 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확연하게 체감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이때가 리치 군주가 막 데이몬에게 카르마 포인트를 쏟아부어 생강시를 최대한 빨리 제작하라고 명령하는 순간이었다.

“고작 일이 많은 것 가지고 언데드인 내가, 그것도 마법 계열 언데드의 최상위인 아크 리치인 내가 소멸을 원하는 게 아니네. 자네 혹시 그런 경험이 있나. 내기를 하거나 어떤 이유에서건 얼굴에 주먹을 한 대 맞아야 하는 순간이 온 거지. 그래서 때리기 기다리고 있는데, 때리려 하는 놈이 때릴 듯 말 듯 계속 약을 올리는 거야. 때리진 않고. 그것도 위협적인 무기를 들고.”

“…없다.”

녹투오스는 이미 지쳐버렸다. 이제 그는 복수와 함께, 저 주둥이를 다물게 하기 위해서 저 뼈다귀를 소멸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상상을 해보게. 이렇게. 이렇게. 계속 약을 올리는 것처럼 이러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나?”

데이몬은 마비된 것처럼 가만히 앉아 있는 녹투오스의 눈앞에 뼈만 남은 주먹을 위협적으로 휘두르면서 물었다.

“…짜증 나겠지. 빨리 때려. 라고 하거나?”

“내가 그 상태라네.”

“??”

“하루에도 몇 번. 군주께 보고를 할 때마다 72.175%의 확률로 군주께서는 감정이 격해지신다네. 그렇게 되면? 군주께서 지니고 계시는 막대한 마기가 감정에 따라 흘러나와 주변을 초토화시키지. 그 주변에 누가 있을까? 그래. 보고를 하고 있던 내가 있지. 어떻게 될 것 같나?”

“아프다?”

“아프지. 아프기도 하지만 소멸 직전까지는 가는 게 9할이 넘네. 차라리 소멸을 하면 괜찮아. 그럼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런데 앞서 말했다시피 군주께서는 성장한 언데드가 소멸하는 걸 엄청 싫어하시거든. 나는 어떻겠나? 당연히 절대 소멸하지 않고 다시 복구된다네.”

“…….”

“그리고 몇 시간 뒤에 다른 보고를 하러 갔다가 소멸 직전까지 가고.”

“그게 하루에도 몇 번씩, 8,379년 5개월 11일. 15시간 22분 51초인 지금 순간까지도 계속 이어지는 거네. 자네라면 버티겠나?”

녹투오스는 거기서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단위의 시간이 다시 나왔기에.

“자, 이제 시간이 되었네.”

“음?”

“자네가 준비한 폭탄은 건물보다 이 장치에 설치하는 게 더 좋아. 왜냐하면, 내가 지금부터 군주님의 명령대로 이 두 그린스킨 황족에게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주입할 거니까.”

“…뭐?”

“여기 설정한 시간은 건드리지 않았네. 그럼 여기 생강시 두 구는 이 시간보다 약 1분 뒤에 완성되게 설정하면 되겠군. 으차. 다 되었네. 가세.”

“어라?”

녹투오스는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 자신의 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데이몬은 마치 집결지가 어디인지 알고 있는 것처럼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녹투오스는 서둘러 어보미네이션 위장 슈트를 입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누더기 행성에 들어올 때, 헤임달이 내렸던 장소에서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차원 용병] 99명 전원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 리, 리치?!!”

누군가 데이몬을 발견하고 마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아직 아니네.”

데이몬은 앞서 녹투오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더기 행성에 넘치는 마기로 그들의 경솔한 행동을 멈추게 했다.

“설명을 부탁하네. 녹투오스.”

“…이 해골이 내가 찾던 해골이고.”

“……!!!”

“자살 아니, 소멸희망자야.”

“??”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한 [차원 용병]들이지만, 어느새 차원 이동 수단인 헤임달이 도착했다.

“타지. 아! 그 전에 나를 소멸시킬 장치를 여기에 넣어주겠나?”

녹투오스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몸소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데이몬은 자신의 두개골을 뚝 떼어서 뒤집어 보였다. 그 안에는 농밀하게 농축된 마기가 모여 빛을 흡수하는 보석처럼 자리하고 있었는데,

“…라이프 베슬?”

그건 숙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차원 용병]인 녹투오스의 눈에 리치의 라이프 베슬처럼 보였다. 녹투오스는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 없지.’

그런 그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맞네.”

데이몬이 인정했고,

“미친!”

녹투오스는 기겁했다. 그리고 몸을 움직일 수 없지만, 마찬가지로 놀라 눈을 크게 뜬 이들과 달리,

“시간이 없는 것 아닌가? 저들이 안심하기 위해서는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오히려 피해자가 될 데이몬 본인이 서두르라고 재촉했고, 녹투오스는 준비한 신성력 농축 폭탄을 라이프 베슬 옆에 힘껏 박아넣었다.

“흐음. 약해지는 기분이군. 충분히 소멸할 수 있겠어. 혹시 자네들은? 추가로 준비한 사람이 있다면 눈을 깜빡이게.”

거기서 한술을 더 떠서 그런 말을 꺼낸 데이몬에게 기괴한 말과 행동에 질려 버린 [차원 용병]은 마비에 풀려 헤임달에 탑승한 상태에서도 쉽사리 입을 열거나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녹투오스.”

“왜.”

“내게 연민을 느끼는가?”

“…아니.”

“연민을 느낄 필요가 없다. 나와 그대는 만남은 인과응보의 과정 중 하나였고, 내가 내 이야기를 그대에게 한 이유는 나의 행동에 다른 의도가 없음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으니. 무엇보다 난 자네의 손자에게 최상위 저주 [카다웨르]를 건 장본인이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반성하지 않는 악독한 아크 리치라네. 준비하시게. 정확한 신호를 주겠네. 오차 범위는 최대 1초가 넘지 말아야 하네.”

마치 다른 사람의 죽음을 말하는 것처럼 담담하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데이몬의 말은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차원 용병]의 입장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였다.

죽음과 소멸을 바라는 언데드라니.

이게 뭔 달달한 청양고추 같은 소리냐고.

“5초 남았네. 4. 3. 2. 1 지…금.”

파앗―!

데이몬이 ‘지금’이라는 단어에서 ‘지’를 언급한 순간 녹투오스는 마력을 발현했고, 그의 마력이 트리거가 되어 라이프 베슬 옆에 붙여 놓은 소피아의 신성력이 폭발했다.

우주의 항성이 소멸하는 과정을 신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할까? 데이몬이라는 아크 리치의 머리에서부터 선명하고 성스러우며 깨끗한 마력이 폭발하면서 그것에 닿은 데이몬의 뼈가 먼지가 되어 흩어진다.

[잘했네.]

소멸의 순간 그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소멸을 시켜줘서 고맙다거나,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존재였기에.

그저 자신이 정한 오차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게 트리거를 잘 작동시켜서 잘했다는 평가를 남기고 소멸했다.

“미친놈.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으면서. 제 놈이 건 저주까지 기억하는 주제에. 무슨 언데드가……. 이렇게 인간적이란 말인가.”

녹투오스는 여러 감정이 담긴 회한을 푸념으로 흘려보냈으나,

“…이게 뭔.”

누군가의 푸념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 이 결말에 황당해하는 모두의 마음을 대변했다. 고요한 헤임달 내부와 달리 누더기 행성에서는 폭음과 폭발이 쉬지 않고 들려온 것도 그때였다.

사보타주의 성공을 알리는 축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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