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3화 (3/450)

1년 3화

키스

소녀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견뎌내고 있었다. 시설의 교육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원장이 잘 선택해 보낸 것이겠지.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내 속내를 이해하고, 참작하고 있었다. 소녀는 3일이나 식사를 참았다. 단순히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입술을 바치는 것에 저항이 있었겠지. 하지만, 사흘이나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소녀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부터 나는 그녀에게 방을 넘겨주었다. 처음의 1개월만,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을 그녀에게 주었다. 철이 든 이후 처음, 그녀는 무엇을 해도 되는 장소를 손에 넣었다. 손발을 쭉 펴고 잠들 수 있다. 주변의 소리에 방해받을 일이 없다. 소란을 피워도, 달려도, 뜀박질을 해도 아무도 불만을 표하지 않는다. 그것을 눈치챘을 때는 분명 꿈만 같았을 것이다.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그녀는 절대로 방을 손 놓을 수 없다. 언제 어느 때 누가 들어올지 모르는 불안한 장소에서 잠드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책상 아래에서 자거나, 이불도 없이 딱딱한 바닥 위에서 잠드는 것 따위는, 단 이틀 전만 해도 당연했었다. 하지만 한 번 알아버린다면, 사라져버린다. 인내나 자제라는 것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식사를 거절했다. 한 번 키스를 해서 이런 간단한 일로 식사가 손에 들어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마음속에서 얼마나 혐오가 일어난다 해도 멈출 수 없다. 빵 한 장을 위해 순결까지 바칠 수 있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두려운 것이 아닐까.

나는 그녀를 관찰하면서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앞으로 이틀 정도 고집을 부린다면 식사만이라도 지급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눈을 뜨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자 그녀도 방에서 나왔다. 기어 나왔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하복부를 끌어안고, 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나처럼 빵을 두 장 굽고, 샐러드나 우유를 식탁에 늘어놓는다. 그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반드시 이인분을 준비해두었다. 압박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미도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릴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인분을 만든다면 한 번에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분이 내켰을 뿐이다. 상냥하게 들리도록 조심해서 말했다. 역 앞에 있는 빵집에서 샀으며, 손님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버터의 향기가 강하고 굽는 것만으로도 달콤하다. 양배추나 당근은 농가에서 직접 구매해서, 영양이 가득 차 있다. 우유를 가볍게 덥혀, 향이 방안에 퍼져나갔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려, 갈아입을 것이 없는 옷을 흠뻑 적셔간다. 어디에 그만큼의 수분이 있었는지 놀랄 정도로, 흘러내린다.

직접 키스를 유도하는듯한 말은 쓰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게임이 아니라, 협박이 되고 만다. 난 상황을 만들어낼 뿐, 결단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했으면 한다. 죽을 것인지, 키스를 할 것인지 라는, 여지가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선택은 선택이다.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향해 자신은 죽는 것보다 정조를 버리기를 선택하는 여자라고 말하는,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것은 그 갈등이다.

눈꺼풀을 닫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씩 거친 숨결이 다가온다. 닿을까 말까 한 거리에서 멈출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확실하게 입술이 겹쳐졌다. 눈물이나 콧물로 더러워져 있겠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보자, 그녀가 양손으로 내 어깨를 붙잡았다. 꼭 하고 강하게, 옷을 입지 않았다면 피부에 상처가 날 정도로.

어느 정도 그렇게 있었는지, 입술이 슬쩍 떨어져 갔다. 눈을 떠보자, 세면대에서 얼굴을 씻고 있었다. 더럽혀진 입술을 씻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과연 만화를 너무 많이 읽은 것이겠지. 눈물이나 콧물을 닦아내고자 찰박찰박하고 얼굴을 씻을 뿐이었다.

그 날로부터, 예상했던 대로 그녀는 키스를 거르는 일이 없어졌다. 망설임은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한다는 것은, 식사의 맛을 기억해버렸기 때문이겠지. 단지, 그 이후로 키스를 할 때는 내 눈을 손으로 덮어 숨기듯이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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