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9화 (9/450)

1년 9화

그리고

변했다고도 할 수 있고, 변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이후의 그녀다. 예를 들어, 그녀는 식사를 지정하게 되었다. 지정이라고 해도 딱히 대단한 것은 아니다. 오늘 저녁은 햄버그가 좋다거나, 내일은 스튜가 먹고 싶다는 아이다운 요구였다. 그녀의 경우, 키스의 보수로서 받는 대가이기 때문에 주문은 권리이기도 하다. 가능한 한 따라주기로 했다.

단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갑작스럽게 부탁을 해도 들어주기는 어렵다. 냉장고에 식재료가 꼭 있을 수는 없고, 전부 들어주는 것도 경제적이지 않다. 그래서 몇 가지 메뉴를 미리 정하여 제공할 수 있는 타이밍에 준비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의 요리에 대한 지식이 빈곤해 금방 루프 해버리는 탓도 있다. 내버려 두면 매일 오므라이스만 먹게 될지도 모른다.

당연하긴 하지만, 그녀는 시설에서 먹었던 요리밖에 모르는 것이다. 사람은 아는 것밖에 대답할 수 없다. 나 자신은 양친의 식도락에 끌려다녔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해서는 집착이 있다. 그녀의 요구에 따르기만 해서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사정도 있었다.

거기서, 때를 보아 그녀에게 요리를 돕도록 했다. 식칼의 사용법도 가르쳤고, 프라이팬도 쥐여주었다. 어릴 때는 상처가 생기지 않기 위해 피하게 한다는 생각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보호자의 감독하에서라면 다소의 위험은 필요하다고 보았고, 나 자신도 그렇게 배웠다. 잘 감독한다면 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케나 튀김 같은 것조차 먹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함께 나란히 서서 감자를 불리고, 으깨며, 밀가루를 입히고, 달걀을 묻혀 다시 빵가루를 입혔다. 생전의 어머니도, 나 또한, 이런 식으로 요리를 배워왔다. 그녀는 내 아이가 아니며, 그렇게 취급할 생각도 없다. 말하자면 나는 외도스런 인간이다. 하지만 요리 정도는 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주었으면 한다고 바란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최소한, 그 정도는 필요하겠지.

또한, 그렇게 생활을 쌓아 올린다는 것은 커다란 변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왜냐면, 메뉴를 정한다는 것은 미래의 일까지 계산에 넣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그녀라면 다음 식사까지는 생각해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머리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것을 계산에 넣는다는 것은 1주일 후에도 내게 키스를 한다는 것을 확약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와의 생활을 계속해 나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기 때문에야말로 변한 것이 아닐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집을 부리는 것을 그만두고, 애완동물로서 길러지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에 관계하는지, 표정다운 표정을 보여주게 되었다. 집에 찾아왔을 때와 같은 눌러 참은 듯한 얼굴을 하지 않게 되어,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는 결코 표정이 풍부한 아이는 아니다. 시설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무언가가 일어나도 딱히 표정이 변하지는 않는다. TV에서 예능인이 바보스러운 모습을 보여도, 기름이 튀어 손이 데도 목소리나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 단지, 입가를 일그러트리거나 눈을 가늘게 뜨기는 한다. 그것이 그녀 나름의 감정표현인 듯하다.

단순히, 나 자신이 그녀에게 익숙해졌다는 것도 크겠지. 그뿐만이 아니라 그녀 또한,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도 크다고 생각한다. 좋게도 나쁘게도, 우리는 게임을 전제로 생활하고 있다. 그에 따른 범위가 있다면 나는 공주라도 접하듯이 대하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아이를 아이처럼 취급하는 정도는 한다. 그건 과연, 그렇게 하는 편이 재미있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일 뿐이다.

그녀가 귀여움을 어필하거나, 기특한 태도로 내 마음에 들으려 행동한다고 해서 특별하게 대하지는 않는다. 시종일관 찌푸린 얼굴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어떤 태도를 보여도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에, 꾸며도 소용없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지난 1개월을 통해 그녀도 이해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녀는 감정을 표현하게 되었다.

어쩌면. 어쩌면, 모든 것이 나의 공상일지도 모른다. 벌벌 떨면서 지냈다고 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며 같은 장소에서 먹으며 배설하면 자연스레 거리 또한, 줄어간다. 거기에 성적인 요인은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렇겠지. 단지, 키스를 할 때, 눈과 눈이 맞닿는 순간, 눈동자만이 어둡게 비친다. 만났던 당시의 그녀 또한, 그곳에 있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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