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1화
수족관
외출할 장소를 선정하는데 조금 헤맸지만, 수족관으로 결정했다. 나 혼자라면 미술관이나 박물관, 고서점이 좋다. 그녀에게 물어봤다면 우라야스에 있는 유원지에 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어느 쪽이든 한쪽이 참아야만 한다. 결국 동물원이나 수족관 근처가 무난하겠다 싶었다.
주말의 수족관은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과 커플들로 넘치고 있었다. 시부야의 역 앞 등을 볼 때마다 생각하지만 이 정도로 많은 인간이 어디에 숨어있었던 것인지 신기하게 느껴진다. 역에서 조금 걸으면 도착하는 백화점의 고층에 설비되어 있는 장소였는데, 그것이 그녀에게는 놀라웠다고 한다. 원래라면 바다에 있어야 하는 것을 높은 곳에 가져오는 기술이 마치 마법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듣고 보니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확실히 수고가 드는 일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거닐으니 새로운 발견이 있다.
처음 나온 외출에서 미아가 되어도 곤란하기 때문에 게임이라고 칭하며 손을 잡도록 했다. 떨어지면 그대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 시설에서의 부자유한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라고 말해도 상관없었지만 그건 너무 뻔뻔했다. 그녀가 이곳에 있는 것은 내 사정이며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니까. 미끼를 슬쩍 보이고 있을 뿐, 감사를 받을만한 일이 아니다.
룰은 가점식과 감점식 중에서 고민했지만 같은 이유에서 전자로 하였다. 멋대로 데려와서 감점을 당해도 곤란하겠지. 무엇이건 다섯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약속을 하고 한 번 손을 뗄 때마다 하나씩 권리가 사라지게 했다. 다섯 가지나 있으면 충분할 테고, 그 이상 미아가 된다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타당했는지, 결국 그녀는 세 번 정도 손을 떼어놓았다. 두 번은 관내에서 전시를 보고 있는 도중이었다. 돌고래나 펭귄 등의 인기 있는 전시물을 보자 넋이 나갔다고 한다. 탓 하고 달려나가서 몸을 내밀고 있었다. 한 번은 선물 코너에 다가갔을 때다. 몇 초 눈을 떼어놓은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많은 수의 아이들이 북적거리고 있어 찾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코너 곁에 매점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 곧 그녀가 나타났다. 평범을 가장하고는 있었지만 조금은 초조했겠지. 내 모습을 확인하자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뛰는 자세가 자못 아이라고 주장하는 것만 같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내 손을 꼭 쥐는 모습은 나이 차가 있는 남매나 가까운 나이의 부녀처럼 보였겠지. 비어있는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고는 크레이프를 사주었다. 잔소리할 생각은 없다. 말해서 들을 정도라면 미아가 되지 않는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너그러운 어른이라는 것에 대한 동경도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돌고래 쇼나 펭귄의 이동 따위를 보고 있으니 낮 시간이 지나갔다. 푸드 코트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으니, 그녀가 부탁을 해왔다. 옷이 갖고 싶다, 고 한다.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착각한 것 같다. 오늘 하루 동안 손을 뗀 횟수에 따라 권리가 전부 사라질 수도 있으니 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그렇게 설명하니 이해는 한 모양이다. 단지, 납득은 하지 못했다. 사기를 당한 것 같은 느낌이겠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낸 이유를 들어보니 단순한 일이었다. 수족관에도 푸드 코트에도 많은 아이가 있다. 그녀보다 큰 아이가 있으면 작은 아이도 있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도 있고, 귀여운 아이가 있다면 귀엽지 않은 아이도 있다. 많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초라한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나였다면 그런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테니 여자는 몇 살이어도 여자라는 것이겠지.
피해망상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사실일 것이다. 애초에 그녀는 갈아입을 옷이 한 벌도 없었으며, 욕실조차도 3일에 한 번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타고난 얼굴은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외견은 자연스레 추레하게 변한다. 이런 방향으로 욕구를 자극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꼭 옷이 갖고 싶다면 지금부터 무언가를 하면 된다. 자택이 아닌 바깥에서 하겠다면 레이트를 조금 올려주어도 좋다. 얼마든지 사줄 수 있을 만큼의 돈도 있으니,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보다 질 좋은 옷을 사줄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이야기 중간부터 고개를 내리고는 식사에 전념한 그녀는 별로 내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릇에 담긴 음식을 모두 먹고 나자 그녀는 자세한 레이트에 대해 물어왔다. 어두운 눈빛과 일그러진 뺨은 마치 옅은 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자포자기처럼 보이지만, 기력이 느껴진다. 그녀의 매력을 잘 나타내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