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21화 (21/450)

1년 21화

남자

내가 몸을 씻기 시작하자 그녀가 슬쩍슬쩍 훔쳐보기 시작했다. 내 고간에 달린 것이 신경 쓰이는 듯하다. 성적인 시선이라기보다는 자기에게는 없는 것이 궁금할 뿐이겠지. 처음으로 가위를 사용해 물건을 잘라본 느낌 같은, 놀라움이 섞여 있는 눈길이다. 신기한 일로, 그녀의 몸에 닿고 있을 때보다 보여지고 있다는 지금의 상황이 더 흥분되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모양이 변하면서 위를 향하게 된다. 그런 변화가 또 신선하다고 한다.

조금 생각난 것이 있어 시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물어보았다. 원장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할 때가 있었다고 한다. 말인즉, 어른 중에서는 아이의 알몸을 보고 기뻐하거나 고간을 만지며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 물건을 주며 꾀어내려 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극히 올바른 가르침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녀관계라는 가정을 배제하고 말했다고 하니 말세였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은 정확히 그런 일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어른의 장난감이 되어 생활을 위해 몸을 바치는 생활이다. 그에 관해 직접 물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지금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물어봐도 어쩔 수 없다. 다섯 살 아이의 어휘로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비참하다는 말조차 모르는 연령이니까.

장래에, 그녀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자기 스스로 길러질 상대를 선택할 정도의 나이이다. 예를 들어, 잠깐 역 앞까지 나가서 원조교제의 대상을 찾는 것이다. 나보다 씀씀이가 좋은 사람은 좀처럼 없겠지만 나보다 외견이 좋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안전하다는 의미로는 점수표가 낫겠지만, 모르는 사람 쪽이 뒤탈은 없을지도 모른다. 한 명에게 길러지건 여러 명에게 돈을 받건 별반 차이는 없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재차 물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지금 기분이 어떠냐. 지금까지의 생활을 뒤돌아보고,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기라도 적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시간과 함께 사람은 변해간다. 지금 싫어하는 일이 내일은 괜찮아지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왔던 일상이 십 년 뒤에는 지옥이라고 생각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다행히 그녀에게는 글자를 가르쳐두었고, 대량의 책밖에 친구가 없는 환경이다. 일기를 적는 정도라면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어려운 단어나 표현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생각한 일을 그대로 적어주었으면 한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감시하는가이다. 내용은 십 년 뒤 까지 보지 않고 싶다. 즐거움은 남겨두는 편이 좋다. 하지만 완전히 내버려 두면 매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기다린 끝에 남은 것이 새하얀 노트라고 한다면 웃을 수가 없다.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믿어볼 수밖에 없을까.

신경 쓰이면 만져보겠느냐고 말해보자 조심조심 손을 뻗어왔다. 시설에는 남자아이도 있었으니 그들의 맨몸을 본 적도 있겠지. 내 물건은 특별히 크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아이들과는 사이즈가 다르다. 지금의 그녀에게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지.

한 번은 목 안쪽까지 찔려져 토하기 직전까지 간 것이다. 말하자면 흉기였다. 그런데도 잊어버린 것처럼 순진하게 손을 뻗고 있으니 아이답다고 할까. 크기가 커짐에 따라 가죽이 내려가며 저절로 벗겨진다. 실제로 여성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인지 그녀의 피부와 닮았을 정도로 분홍색을 띠고 있다. 자극에 굶주려있기 때문에 작은 손이 닿은 것만으로도 움찔해버린다.

가만히 있어도 천장을 향하고 있으니 아래로 세게 눌러지면 꽤 버겁다. 그녀도 느꼈겠지. 손을 놓자 붕 하고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것이 재미있었는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상하운동을 반복시킨다. 상황적으로는 도착적인 느낌도 들고, 쾌감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것만 반복해져도 곤란하다. 그만하게 말하자 그녀가 슥 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왜 그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맘대로 머리를 만지고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몸을 만졌다. 그래도 자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요컨대, 욕실에서 일어난 일은 대부분 노카운트이다. 그런데도 나만 무언가 요구하는 것은 이상하다, 라는 듯하다. 코웃음이나 혀를 차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것도 했을지도 모르겠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동안 그녀는 몇 번이고 계속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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