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23화 (23/450)

1년 23화

지퍼

그녀가 내 물건을 물고 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배덕감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는 광경이다. 그로부터 몇 번 정도 그녀와 욕실에 함께 들어갔었다. 따로 보수를 지불하지 않고 목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푸딩을 찔 때에 사용하는 컵이나 손잡이가 달린 채를 사주는 약속을 했다. 일석이조, 일거양득인 느낌이다. 아무리 시설에서 가르쳤다고 해도 다섯 살 아이의 윤리관이고, 방뇨하는 모습까지도 보여준 적이 있으니 목욕 정도라면 저항감도 옅을 것이다.

저번에서 몇 개월이 지나 슬슬 방의 기한이 끝나간다고 말해주려던 차에 그녀 스스로 말을 꺼내왔다. 캘린더에 표시라도 해두었던 것일까. 그녀의 윤리관은 욕실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행위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진 듯했다. 욕실의 포인트를 따로 모아두면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될 테지만, 생각이 모자라는지 눈앞의 이득에 눈이 먼 것인지.

함께 욕실에 들어갈 때면 내 물건으로 노는 습관이 생기고 말았다. 무언가 바라는 것처럼 올려다보기 때문에 머리나 몸을 씻어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그녀가 날 가지고 노는 것을 거절할 구실이 사라진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항상 그냥 당하고 만다. 점점 커지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런 곳은 여성에게 없기 때문일까.

손가락으로 찌르는 정도만으로도 몇 개월이나 하지 않은 남자에게는 큰 자극이 된다. 몇 번 정도 사정하고 말았다. 어린아이가 장난치는 대로 사정해버리는 것은 굴욕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즐겁기도 했다. 사정하는 것 자체가 기쁘기도 하고, 이를 부러워할 남자가 얼마나 많을까. 그런 취미에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겠다고 선언한 뒤 내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좀 더 제안을 해보기로 했다. AV 같은 것에서 본 꼭 해보고 싶었던 시츄에이션이다. 손을 쓰지 않고 입술과 이만을 사용해서 봉사하는 것이다. 그것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기 시작했기 때문에 서둘러 달랬다. 눈을 가늘게 뜰 때는 대체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다.

섣불리 포인트를 늘리면 다음 행위까지의 기간이 길어진다. 3개월에 한 번이 4개월이나 5개월까지 늘어나면 곤란하다. 핸드 믹서나 요리용 가위 같은 기구라면 기뻐할 것 같지만 아이가 사용하기엔 위험하다. 아이가 기뻐할 만한 것, 이라고 생각해서 전용 젓가락과 찻잔 그리고 머그컵을 사러 가기로 했다. 지금까지 그녀는 어머니의 물건을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나쁘지는 않지만 수수하기도하고 오래 사용해서 낡은 것들이 많았다.

그럼 좋다, 라는 대답과 함께 교섭이 성립됐다. 내가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고 있는 것이지만 본인이 눈치채지 못하는 동안은 괜찮겠지. 그녀가 싫다고 한다면 그 이상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 공평할 것이다.

재차 주저앉아 얼굴을 가져대고는 입술을 붙였다. 지퍼를 찾는 데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생각보다 깊게 얼굴을 묻지 않으면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잠시 주저하더니 몸이 확 가까워졌다. 그녀의 몸이 들어오도록 나도 꽤 다리를 벌려야만 했다. 여성도 그렇겠지만 남자 또한, 다리를 크게 벌리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입을 열어 숨을 쉬고 있는지 후우, 후우 하고 숨이 가파르다. 옷감은 나름대로 두꺼웠지만, 기분 탓인지 그녀의 체온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지퍼를 찾아내자 입으로 물어서 내리기 시작한다. 한 번에 열리지는 않았지만 두 번, 세 번 이어가자 금방 끝까지 내릴 수 있었다.

그 이후가 큰일이었다. 트렁크스에는 단추가 붙어 있어서 푸는 것에 시간이 걸린다.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입으로 체리의 줄기를 묶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난이도가 높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입은 작기 때문에 단추까지의 옷감을 입에 무는 것에도 필사적이다. 거기다 지퍼를 내리는 것만으로는 바지가 충분히 벗겨지지 않아 입구가 좁다.

옷 속에 얼굴을 들이밀며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호흡을 하기도 힘들다. 입술도 풀린다. 트렁크스의 단추 부분을 중심으로 큰 얼룩이 생겨간다. 내 물건이 아니라 그녀의 타액으로. 고간에 미지근한 습기가 생겨 열을 잃고 식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솔직히 말해서, 별로 기분 좋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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