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5화
바닥
사람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바라보자 어쩐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기도에 들어간 것을 뱉어내려는 그녀에게 바닥에 떨어진 것을 핥으라고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는 표정을 짓고 있다. 저번에는 분명 마시는 것까지가 펠라티오인 것이라고 말했던가.
마시는 것까지가 펠라티오라면 바닥에 떨어진 것도 핥아야만 한다. 입을 뗀 것이 잘못이다, 라고 덧붙인다. 진심으로 싫어하는 것 같았지만 판단할 만한 지식이 없다. 바닥에 얼굴을 가져가 혀를 뻗어 하얀 것을 핥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당장 두세 번은 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래를 향하고 있는 동안에 좀 더 뿌려서 양을 늘려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공평하지가 않다. 공평한가 아닌가를 신경 쓰지 않게 된다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한순간은 즐거울지도 모르겠지만 금방 질려버리고 말 것이다. 그녀와는 10년 이상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벌써 질리는 것은 아쉽겠지.
굴욕 탓에 울상이 된 그녀를 데려와 머리와 몸을 씻겨주기로 한다. 더욱 정성스럽게, 그야말로 공주나 천사라도 대하듯 상냥하게 대접한다. 말하자면 비위를 맞추는 것이지만 뻔해 보여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의미가 있다. 힘든 일이 있었다면 더욱 의미가 있겠지. 아무리 나라도 미안하다는 마음 정도는 생긴다. 거기에 집착도 있다.
그녀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되면, 그건 몸을 써서 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온 정을 쏟으면서까지는 아니지만 신경 써서 대하고는 있다. 십 년이 지나면 내 반쪽이라고 생각할 정도는 될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분했다.
사랑해달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미운 숙부 정도로는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언젠가 그녀가 아이를 낳게 되었을 때 금전적인 원조 정도는 해주고 싶다. 내게는 손자나 마찬가지인 존재니까. 그 아이에게 그녀에게 하는 것을 할 생각도 없고.
머리를 거르고 귀를 비비며 목덜미를 쓸고 몸을 주무른다. 이러고 있자니 정말로 성욕 따위가 생기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순수하고 청결한 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욕조에 잠길 때 즈음에는 기분도 다소 침착한 모양이다. 몸을 씻고 있는 내 물건을 질리지도 않고 건드리고 있었다.
보호자 같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일까. 지금은 건드려도 딱히 커지지 않아 평소처럼 장난을 칠 수가 없다.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없기 때문인지 조금 언짢아 보였다. 바닥을 기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고 사정하던 감촉을 되살려 어떻게든 세워보자 기뻐하며 만지고 있다.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온 세상에 우리 집뿐이겠지.
사죄의 뜻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몸을 닦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핸드 타올을 머리에 감아 수분을 털어내고 목욕수건으로 몸의 수분을 닦아낸다. 몸을 씻겨줄 때와 같이 손가락 하나하나를 마사지하듯 주무른다. 등이나 엉덩이까지 닦아가자 다리 사이에 습기가 생겨 있었다. 여성의 방위 기능인지 단순히 느낀 것인지. 아이라도 나오는 것은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옷까지 입혀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자 문득 눈치챈 것이 있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것은 이 집에 발을 들였을 때 입고 있었던 원피스였다. 가장 단출하고 오래 입은 엉망인 물건이다. 지금까지 거의 잊고 있었지만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잠옷을 사주었던 적이 없었다. 시설에서도 잠옷 정도는 있었을 테지만 그녀도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었다.
죄악감은 있었기 때문에 주말에 백화점에 가서 파자마를 사주기로 했다. 오랜만의 외출 때문인지 옷이 늘어나서인지. 폴짝폴짝하고 기쁜 듯이 뛰어다니며 방으로 돌아갔다. 아이는 기쁠 때 정말로 날아다닌다. 이것도 아이와 생활하게 되어 알게 된 것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