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2화
혀
그녀가 까치발을 들고 내 어깨를 눌렀다.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내리자 그녀의 뺨이 가까워진다. 한 번 쪼아먹듯 입을 맞추자 혀가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목덜미가 당겨지며 허리가 접힌다. 그녀도 발끝으로 서 있다. 둘 다 힘든 자세였지만 신기하게도 괴롭지는 않았다. 가만히 있자 내 쪽에서 그녀에게로 타액이 흘러들어왔다. 보통은 내가 의자에 앉은 채로 하지만 지금은 서 있기 때문에 신장 차가 생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
평소엔 그녀도 대담하게 잇몸이나 어금니의 감촉을 즐기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혀 뒤편에 들어와 가만히 있었다. 아래턱과 혀를 잇는 줄기가 자극되고 있는 탓인지 타액의 분비가 촉진되는 느낌이 든다. 마치 장아찌나 레몬이라도 베어먹은 것처럼 계속해서 액체가 흘러나온다. 그녀의 몸이 떨리는 것으로 보아서, 아마 삼키고 있는 것이겠지.
오분 정도 지나자 과연 몸이 힘들어진다. 살짝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그녀를 들어 올린다. 그녀의 몸이 나보다 높아지자 이번엔 그녀 쪽에서 타액이 흘러온다. 실제로는 대부분 내 타액이 되돌아오는 것일 텐데도 맛이 느껴진다. 자기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묘한 달콤함이다. 그녀가 했던 것처럼 혀의 뒤편을 자극해보자 흐르는 양이 늘어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얼굴을 붙인 채로 이동하자 지금까지 없었을 정도로 몸이 붙어있었다. 욕실에서도 이 정도까지 가깝지는 않다. 목욕은 목욕이라고 구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행위도 기재되어있는 이상 분별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손이 심심했는지 그녀의 손이 내 어깨를 감싼다. 몸 전체를 들려져 있으니 불안감도 있었겠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그녀의 몸을 밀착시켜보았다. 가슴이나 배, 아랫배까지 내 몸에 닿는다. 중력 탓도 있어 밀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높은 위치에 있으니까 모르겠지만 평범한 여성이었다면 하복부의 물건이 단단해졌다는 것을 눈치챘겠지. 그녀도 몸이 닿아 안정감이 생겼는지 조금 침착해 보였다.
그러자 곧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를 뒤지며 바지에 올라서듯이 멈추었다. 바지의 앞쪽이 끌어 내려지는 느낌이 퍽 불쾌했다. 하지만 자세가 안정되기는 했다. 한쪽 손을 겨드랑이에서 떼고 그녀의 다리를 잡아 내 등 뒤로 돌렸다. 바둥거리고 있었지만 몇 번 하다 보니 그녀도 이해한 모양이었다. 양 다리를 가슴에 둘러 몸을 견딘다. 홀드라는 것이다. 양 다리가 공중에 뜨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허벅지로 붙잡는 것으로 일체감은 늘어났겠지.
할 만큼 해놓고는 그렇게까지 해서 키스를 계속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과정이 마치 제스쳐 게임 같아서 재미있었다. 자세도 바꾸었으니 멈출 이유도 없다. 팔이 지쳐왔기 때문에 그녀의 허리 주변을 두르자 끌어안는 모양이 되었다. 드라마 같은 곳에서 자주 보았지만, 이 자세는 로망보다도 실익이 클지도 모르겠다.
몸을 견디는 것만이라면 한 손으로도 충분했다. 남은 손으로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다. 목덜미에서 등에 걸쳐서 느껴지는 어깨뼈와 움푹한 허리뼈를 만지며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쇄골을 꼬집고 움푹한 곳을 누른다.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체력이 이어졌다. 내일은 근육통에 걸릴 것 같았지만 멈추고 싶지 않았다. 이 정도로 만지고 있었으니 다음에 그녀가 불평을 하겠지. 하지만 갑자기 시작한 것은 그녀다. 조금 탈선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조금씩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타액이 진하게 느껴졌다. 물보다 따뜻했던 것이 더 뜨겁게, 끈적이며 흘러나온다. 쓰다듬으면 쓰다듬을수록 넘쳐 흐르는 것이 재미있다. 고양이의 털을 고르는 것처럼 하던 것을 도자기의 선을 덧쓰는 것처럼 느긋하게 바꾸어간다. 특히 반응이 좋은 부분은 목과 등의 경계다. 그곳을 쓰다듬을 때는 그녀의 혀가 조금 흔들렸다.
혀에서 점점 힘이 빠져 축 늘어지고 긴장이 빠져간다. 살아있는 것이 내 혀 위에서 고기가 되어간다. 축 늘어진 것을 무심코 물어버릴 것 같았지만 내 혀가 누르고 있기 때문에 앞니까지는 오지 않았다. 그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