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4화
요리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긴 시간은 요리를 할 때였다. 애초에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욕실에 들어가서는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선다. 이런 사이클 안에서 그녀와 접하는 시간은 세 시간도 되지 않는다. 먹을 때는 자연스레 말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요리를 할 때가 대화의 시간이 된다.
요리하는 순서나 만드는 방식에 대해 그녀에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가죽을 벗겨라, 깍둑 썰기를 해라, 옷감을 묻혀라와 같은 지시는 하지만 무엇이 어떻다고 알려주지는 않는다.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나 자신이 옛날에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요리 방송에서는 자세하게 요점을 가르치며 설명하지만, 저것은 TV의 연출에 불과하다. 그저 요리할 뿐이라면 이유같은 것은 몰라도 된다.
솔직히 말해서 별로 능숙하지는 않다. 예전의 나와 비교해도 손재주가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라쿠고의 세계에서는 자기보다 아래라는 정도가 실제로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한다. 욕실에서 내 물건을 만지는 손길은 숙련되어 있으니 기본적으로 손재주가 나쁜 것은 아닌 모양이지만.
예를 들어, 처음에는 달걀 하나를 깨는 것조차 고생하고 있었다. 시범을 위해 한 개를 깨보였다. 그대로 따라 하려고 하지만 달걀에 금이 가지 않는다. 조심스러운 느낌으로 하기에 힘이 모자라는 것이다. 몇 번 정도 시험하고 나서야 힘을 주더니 이번에는 달걀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한 달이나 지나고 나서야 겨우 금을 넣는 요령을 익혔다. 하지만, 그래도 잘 되지 않았다. 금을 넓히고 둘로 나누는 것을 하지 못했다. 작게 난 금에 무리하게 손가락을 넣어서 껍질을 부수거나, 금을 세게 내버려 속이 나와버린다. 매일 달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잘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단순 작업은 싫어하지 않았다. 튀김이나 코로케를 만들 때도 밀가루나 달걀, 빵가루를 녹이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나 같은 경우 같은 작업을 두 번, 세 번 반복하면 무척 질리고 만다. 하지만 그녀는 묵묵히 작업하는 것이 싫지 않다고 한다. 질리거나 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
그녀 덕분에 손이 가는 요리도 만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튀김이나 코로케는 대명사다. 혼자 먹기 위해 튀김을 만들어도 허무하다. 만드는 데 한 시간이나 걸리면서 먹는 것은 수 십분이다. 또, 어묵이나 냄비 요리도 혼자서는 먹지 않는다. 가족이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 년이나 동거하고 있으니 과연 그녀가 놀라는 일도 적어졌다. 처음에는 먹어본 적이 없는 요리가 꽤 많았다. TV 같은 곳에서 들어보기만 했던 요리들. 그것이 식탁에 줄 서는 것만으로도 감격하고 있었다. 내게 있어서 예티나 추파카브라처럼 존재 자체를 의심하고 있지 않았을까.
내 아버지는 전전 태생의 고학생으로 사회에 나와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우유를 마셔보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우유를 즐겨 마시게 되어 취할 때마다 그 얘기를 하고 있었다. 현대에 태어난 그녀이지만 생활 레벨은 아버지와 거의 비슷하겠지. 생색을 내는 것 같지만, 내게 팔리지 않았다면 스스로 벌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제대로 된 음식을 입에 댈 수 없었을 것이다.
같은 요리가 계속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는 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나 만들기 쉬운 것은 자주 상에 오르게 된다. 몇 번 만들다 보면 그녀도 조리법을 기억하게 된다. 점차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먼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햄버그라면 다진 고기를 먼저 냉장고에서 꺼낸다. 섞는 것은 그녀의 역할이기 때문에 고기가 매우 차가워 손가락이 심지까지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요리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겠지. 손을 움직이면서도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조용한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온종일 집 안에 갇혀있으면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을 때도 있다. 막 데려왔을 때는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듣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초등학교에 올라가고부터는 학교에 대한 일을 말하는 것이 많아졌다. 공부에 대해, 교사에 대해, 반 친구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인상적이었던 일은 말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모양이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만 입에서 튀어나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