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6화
단련
최근에는 그녀와 키스를 할 때 안아 올리고 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시간이 촉박한 아침 식사 시간은 가볍게 닿는 정도지만, 저녁의 키스는 시간을 들인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레이트가 올라간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불만을 표하지 않는 것을 변명 삼아서.
안색이나 행동으로 건강이나 기분을 파악하고 있을 생각이기는 하다. 하지만, 안아 올려보면 그 이상으로 그녀에 대한 것을 알 수 있는 느낌이 든다. 내면이 아니라 피부 위의 일이지만, 체온이 평소보다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으면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거기까지는 아니라도, 다소 체온이 높을 때는 체육이 있었던 날이다.
그녀는 인도어파로 쉬는 시간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으며 지내는 모양이다. 등 하교할 때 뛰는 일도 없기 때문에 체육 시간이 유일한 운동이 된다. 낮에 한 시간 정도 움직인 것만으로 집에 돌아와서까지 따뜻한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체중이다. 잘 먹은 날은 무거워지고, 그렇지 않은 날은 그만큼 가벼워진다. 약간의 차이밖에 없겠지만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매일 반복하다보면 알 수 있게 된다. 우유나 채소를 먹이고 있는 탓인지 변비는 없다. 그래도 잘 나오지 않는 날이 있는 듯해서 그것도 무게로 알 수 있다. 운동 부족이라고는 생각한다. 꽤 옛날에 누나가 배를 쓰다듬으면 좋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서 허벅지에 앉히고 쓰다듬으며 TV를 보기도 한다.
안아 올리면 자연스레 그녀는 나보다 시선이 높아지게 된다. 그녀도 익숙한 모양이라 다리를 내 몸에 두른다. 무방비하고 순진하게 안기는 것도 어리기 때문일까. 어머니의 배에 달라붙는 아기 원숭이 같기도 하다. 돈으로 산 관계임을 생각하면, 거친 파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통나무를 끌어안고 있다는 표현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 손을 놓으면 홀로 살아가야만 하므로, 집에서 쫓겨나고 싶지 않다면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입술을 맞추고 혀를 얽히는 동안 나는 눈을 감는다. 위를 향하기 때문에 눈이 부시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심해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거리를 생각하면 나 말고는 보이지 않겠지만,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감고 싶지 않은 것일까.
마더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난 그녀에게 모성을 느낀다. 한심하지만 그랬다. 모성이라고는 해도 무언가 해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응석을 부리고 싶은 것이라면 평소에도 충분히 그러고 있다. 말을 하는 것도, 전하지도 않겠지만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 전신을 그녀에게 맡기며, 바친다.
그러는 동안에도 내 팔은 그녀의 등이나 겨드랑이, 목 같은 부분을 쓸고 있다. 매달린다고 표현해도 좋다. 끌어안는 것만으로도 체온은 전해지지만, 더욱 이곳에 그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닿는 것만이 아닌, 손안에서 미끄러지는 감촉을 느끼고서야 겨우, 지금 이 순간 한 명의 인간이 내 팔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이나 왕복한다.
그만두는 타이밍은 언제나 그녀로부터다. 이제 됐지, 하는 느낌으로 내 머리나 어깨를 두드린다. 손으로 할 때도 그녀의 타이밍으로 사정을 컨트롤당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로는 난 언제나 그녀에게 주도권을 잡히고 있다. 원하는 것은 나였고, 정하는 것은 그녀였다.
가끔, 키스를 할 때까지 가만히 내 목 언저리에 안겨 가만히 있을 때가 있다. 오른쪽 어깨에 그녀가 머리를 얹고 가만히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녀가 그럴 마음이 드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도 나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그녀 또한 스스로를 다 알지는 못 하겠지.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조금은 몸이 단련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십 킬로 정도 밖에 되지 않겠지만 이십 분에서 삼십 분이나 안아 올리고 있다. 약간이지만 근육도 붙기 마련이다. 건강을 유지할 정도의 조깅이나 근 트레이닝은 하고 있었지만 그런 것보다 훨씬 운동이 되고 있다. 앞으로 그녀는 급격하게 성장을 할 것이니까, 이것을 계속하려면 더욱 단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