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25화
대화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는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평소에는 그녀가 앉는 자리에 담임이 앉아있고,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아있다. 일할 때는 손님 앞에 나가 히어링을 하거나 프레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단지, 상대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승낙이나 보고를 받는다는 일은 우선 없다.
담임은 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젊은 정도일까. 단카이 세대가 한꺼번에 은퇴하고, 요 몇 년 사이에 교원을 대거 채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눈앞의 남성도 그렇게 교원이 된 경우가 아닐까. 지식이나 경험을 커버할 정도로 젊음과 정열을 가지고 있었다.
차와 다과를 내놓고 학교에서의 그녀를 물어보았다. 예상대로였지만, 현명하고 어른스러우며, 솔직하고 착한 아이라는 것이다. 모친이 없는 불쌍한 가정에서 자라 부친을 도우며 기특하게 살아가고 있다. 말하는 모습을 보니, 담임의 머릿속에는 그런 스토리가 만들어져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딱히 문제는 없다. 사실과는 전혀 달랐지만 알기 쉬운 스토리다. 돈으로 산 소녀에게 손을 대고, 키스를 하거나 펠라를 시키고 있다는 말보다도 신빙성이 있다. 오히려, 사실을 밝혀도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단지, 담임으로서는 그녀가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통지표에도 쓰여있었지만, 반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일 학년에서 빠르게도 여자 몇 명이 그룹을 만들어 다른 아이들과 교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결코 내성적인 성격은 아니므로 스스로 학급위원장에 나서서 활약해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그녀는 내 딸은 아니지만, 나 자신이 교사에게 들었던 것들과는 대조적이었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는 싸움을 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전형적인 개구쟁이로 가정방문이 있을 때마다 부모에게 혼이 났었다. 그렇지 않아도 항상 전화가 걸려와서 고자질을 당하고는 했었다.
그녀를 보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쑥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칭찬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조금 전까지 오셀로를 계속 져 짜증을 내던 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녀는 학교에서 항상 이렇게 가장하며 지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학교에서 친구나 소풍에서 있었던 일들을 듣다 보니 한 시간 정도가 지났다. 흥미가 있다고 한다면 있고, 없다고 한다면 없다. 객관적인 평가를 들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정말 신경 쓰인다면 그녀에게 물어보면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객관성은 듣는 쪽에서 판단하면 된다. 귀중한 유급까지 사용해서 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타이밍을 가늠해서 그녀에게 불필요한 조언을 그만하도록 본래의 용건을 전했다. 담임은 당황했다고 할까,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자기가 한 일이 폐가 되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잘 이해하지 못한 듯해서 다시 한번 천천히 이야기했다.
그녀가 한 일은 나쁜 일은 아니고,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둘이서 같이 협력하는 편이 좋다. 무엇이든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 분담을 해야 한다. 여름 방학으로 그녀가 집에 있는 지금은 그것을 준비하기 딱 좋은 시기다, 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귀찮다고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한 생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가족도 많이 있겠지. 하지만, 그것을 시작하는 시기는 집마다 제각각이다. 여섯 살에게는 이르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 점에 대해서 담임과 대화를 나눌 생각은 없다. 무슨 말을 듣더라도 바꿀 생각도 없고, 들어줄 이유도 없다. 열심히 생각해주고 있기에 나오는 제안이므로 그저 무시하기는 어렵다. 이해해주도록 말하는 것에는 끈기가 필요했다. 결국, 대화에 한 시간 정도가 더 소비됐다.
현관까지 배웅하고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자 단숨에 지친 기분이 들었다. 거실로 돌아오는 도중 옆에서 말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들으라기보다는, 생각난 것을 중얼거리는 느낌이었지만. 귀를 기울이자, 더 빨리 돌아갔을 텐데, 라는 말이 들렸다. 그 마음은 이해가 되었고, 어른은 다들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렴, 난 그녀 이상으로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