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60화 (60/450)

2년 30화

타누베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보니 식탁을 둘러싼 의자 위에 인형이 놓여있었다. 앉아있었다고 표현해야 할까. 멋대로 걸어 다닐 리가 없으니 그녀가 한 짓이겠지. 본인도 인형 옆에 앉아서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인분인지 삼 인분인지 조금 망설였다. 재치를 부리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가족으로서 받아들인다면 식사 정도는 차려주어야 할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인형은 음식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다. 마음도 없다. 그런 이성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망설이기 때문에 나는 조금 이상한 것이리라. 이상하다는 것을 자각하는 동안은 아직 괜찮다.

결국, 식사는 이 인분을, 아침의 우유를 삼 인분 준비했다. 그녀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 아이의 몫이라며 키스도 두 번을 했다. 때때로 생각난 것처럼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배를 만져주며 식사하고 있다. 마치, 눈을 떼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믿는 것처럼.

식사를 마치자 인형을 안고 방으로 들어가 란도셀을 메고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학교까지 가져가려고는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시험 삼아 혼자 집 보기를 시켜도 괜찮은지 물어보았지만, 혼자서도 착하게 얌전히 있으라고 말했으니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런 말을 하기는 그렇지만, 선물 받은 다음 날까지는 조금 이상하더라도 웃으며 흘려넘길 수 있다. 하지만 일주일이나 한 달이 넘어도 이런 상태라면 걱정이 될지도 모른다.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동안은 괜찮다. 그때는 이미 나도 익숙해져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을 끝마치고 퇴근하자 그녀는 인형과 나란히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숙제가 끝나서 한가하다고 한다. 배 위에 앉히고 털을 쓰다듬는 모습이 마치 어미 고양이 같아서 귀엽다. 가끔 내가 그녀를 안고 쓰다듬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결국, 그 행동도 나의 행복했던 시절의 재현이었던 것일까.

이 아이나 저 아이라고 부르기에 이름은 붙이지 않는가, 하고 물어보았다.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애초에 자기만의 물건이 없었고, 가지고 있는 것은 옷이나 식료품, 찻잔, 젓가락 같은 실용품뿐이다. 이름을 붙인다는 발상이 떠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꽤 고민하는 것 같아서 시험 삼아 타누베라고 불러보았다. 그러자 이 아이는 여자아이니까 그런 이름이 아니다, 라고 말해왔다. 무슨 말을 하건 계속 불러보자 끈기에 밀렸는지 타누베라고 부르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신기하게도, 무엇이든 지나고 나서야 반성을 하게 된다. 이름 정도는 붙이게 해줄 것을, 하고.

타누베는 어디에서 왔는지, 또는 아무도 없을 때는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곧 그녀 나름의 스토리를 알려주었다. 그렇게 몇 번이고 타누베라고 말하는 동안 그녀도 익숙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집에는 대량의 책이 있었기에 그녀는 학교에 올라가기 전부터 책만 읽으면서 지냈다. 이야기를 지어내는 재능이 그녀에게도 있었다. 이렇게 주제를 건네면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수긍하고, 들어주고, 더 말해달라고 재촉했다. 마치 눈이 굴러가는 것처럼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정말로 살아있는 존재를 대하는 것처럼 상냥한 손길로 타누베를 쓰다듬는 그녀가 무척 어른스러워 보였다. 비싼 옷을 입거나, 화려한 속옷을 걸치는 것보다도 훨씬 성숙한 여성으로 보였다. 내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고, 객관적으로 보면 그저 인형과 장난치는 아이처럼 보이겠지만.

나도 타누베를 쓰다듬어도 되는가, 하고 물어보자 어쩔 수 없으니 허락해주겠다, 라고 한다. 대신 등만 만져야 하고, 머리나 꼬리는 민감하니까 안 된다고 한다. 타누베에게도 괴로운 과거가 있는 모양이다. 어쩔 수 없으니 타누베의 등을 쓰다듬고는 대신 그녀의 머리나 뺨을 쓰다듬었다.

내가 그녀를 쓰다듬고, 그녀는 타누베를 쓰다듬는다. 누가 보면 뭐가 뭔지,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것은 이것대로, 그러나, 완결은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손길에는 무상의 사랑이 담겨있지만, 내가 그녀를 만지면 나중에 청구가 기다리고 있는, 그런 차이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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