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67화 (67/450)

3년 7화

면 팬티

옷가게를 몇 장소 둘러보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옷이 갖고 싶어서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지금 옷은 이제 입을 수 없다는 대의명분도 있다. 실제로는 원피스의 치마가 다소 짧아지거나, 청바지의 옷자락이 조금 올라갔을 뿐 아주 입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괜찮은 변명거리일 뿐이다.

간편한 행위라고 할까, 이전에 했던 것을 이번에도 하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화장실에서 방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나도 세 번째라고는 해도 이 년동안에 아직 세 번째였기에 아직 신선함이 남아있다. 그녀의 제안에 이론은 없었다. 실행을 하기 위해 우선은 화장실을 찾기로 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그녀가 방뇨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뇨의가 느껴져야했다. 소변을 보기 위해 차를 마시기로 했다. 페트병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고는 다 마시면 자판기에서 다시 새것을 산다. 감이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곧 정말로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모양이다. 화장실에서 보여주기도 전에 정말로 지릴뻔 했다.

그렇게 걸어다니는 동안 나는 나대로 생각난 것이 있었다. 이전의 두 번은 앞에서, 그리고 뒤에서 속옷을 벗은 다음 용무를 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것대로 훌륭한 체험이었지만, 한가지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속옷을 입은 채로 용무를 보는 것이다. 그녀가 직면하고 있는 지린다, 라고 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진 것이다.

속옷 판매장을 지나면서 척 봐도 여아용으로 보이는 면 팬티를 구매했다. 잡화점 앞에서는 타월을 손에 들고, 페트병 차를 사는 겸 생수도 같이 사두었다. 어느 하나라도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다음 기회로 미룰 생각이었다. 하지만 적당한 화장실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던 덕분에 전부 모이고 말았다.

걷는 것도 겨우라는 모습이 되었을 때 쯤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만한 화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와서 수치심이고 뭐고 없기는 하겠지만, 소변을 볼 수 있는 것이 기뻐서 보여지는 것 정도는 전혀 상관없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내 제안을 듣고는 단숨에 반전됐다.

지금 입고 있는 속옷은 꽤나 고가이기에 소변으로 얼룩을 묻힐 수는 없다. 나는 딱히 상관없었지만 그녀가 허락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끝난 뒤에 갈아입히려고 샀던 면 팬티로 갈아입고 나서 다시 볼일을 보기로 했다. 다행히 오늘은 원피스였기에 치마를 올리는 것 만으로 끝낼 수 있었다.

간단하고 단순한 이야기로 들리고, 실제로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상보다 더 한계가 다가온 모양이라 속옷을 벗고 다시 입는다는 작업부터 난관이었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나올 것만 같았다. 속옷을 벗고 입기 위해 몸을 굽히는 순간 나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천천히 해도 된다는 말을 하자마자 칸에서 쫓겨났다. 욕실에도 같이 들어가고, 방뇨하는 순간조차 본 적이 있는데도 갈아입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아한다. 무척 이상한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하다고 표현한다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갈아입고 나면 쌀 것 아닌가.

거의 삼 분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문이 열렸기에 곧장 들어갔다. 이쪽도 다른 칸은 비어있는데 유일하게 닫혀있는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불안했다. 누가 들어왔다면 분명히 의심받았을 것이다.

안에 들어가자 그녀가 변기 위에 앉아있었다. 원피스는 가슴 아래까지 접혀서 내려가지 않게 되어있다. 이제 언제 해도 상관없도록 했다고 한다. 완벽해 보였지만 잘 생각해보니 속옷을 따라 다리를 타고 방울져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만약을 위해 구두와 양말까지 벗도록 말해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 갈아입은 것으로 벌써 한계인 모양이라, 이제 일어날 수도 없고, 다리에도 손이 닿지 않는다. 그래서 벗겨줬으면 한다고 말하기에, 정중하게 고개를 내려 구두와 양말을 벗겨주었다. 아래를 바라보는 사이에 시작되면 어떻게 할지, 하고 조금 초조했다.

준비는 만전이었다. 재차 바라보자 허리에 옷을 말고 팬티를 그대로 입고있는 소녀가 화장실에 앉아있다는 광경은 그것만으로도 무척 음미롭다. 하얀 속옷과 맨 다리가 일상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지금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내가 하자고 말을 꺼냈기 때문에 더욱 확실하게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색기라고는 없는 새하얀 면 팬티가 선정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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