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75화 (75/450)

3년 15화

작업

수영복 차림의 그녀를 바라보자 어째서인지 성적인 기분보다도 보호자같은 기분이 든다. 어째서, 라고 할까 그게 당연하겠지만. 수영복만은 그녀도 남들처럼 학교 지정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시립 수영장에 수영 연습을 하러 가는 정도였기에 귀여운 수영복을 살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이겠지.

작년에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던 그녀지만, 올해는 꽤나 기합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공부를 잘 하고 똑똑하다. 하지만 운동은 조금 서투르다. 그런 식으로 주변에 인식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니 수영을 하지 못 하는 정도는 그녀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기하게도 달리기가 느린 인간은 딱히 책망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특히 그녀처럼 사랑스럽거나 머리가 좋은 아이는 다리가 느려도 상관없다는 풍조가 있다. 한편으로 수영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특별한 존재였다. 반에서 한꺼번에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그룹에 포함시켜버린다.

작년 초에는 오십보 백보였던 아이들이 여름이 지나며 성장해 올해 여름정도가 되자 확실한 차이가 생겨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능숙하게 친구들을 거느리며 마음 편한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수영을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거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아이와 접해야만 했다. 그것이 그녀는 싫었다고 한다.

졸라대기에 대신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물어보았다. 수영복 차림을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하라는 듯한 말을 하기에 다시 한 번 레이트를 올렸다. 그 정도라면 겨우 인솔 정도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해도 좋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그녀가 점수표를 노려보는 모습도 오랜만에 본다.

하룻밤이 지나자 그녀의 생각도 정해져 있었다. 오늘 밤은 같이 욕실에 들어가자는 말을 했다. 자못 특별하다는 것처럼 말하기에 물어보니, 평소에는 내가 그녀의 몸을 씻어주고 있다. 오늘은 그녀가 내 몸을 씻어준다고 한다. 내가 만들었을 때는 매트 플레이 같은 것을 이미지했었다. 아마도 그녀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의 말을 들으니 일의 피로가 다소 날아간 것 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어디까지 해주는 것인지 기대로 마음을 부풀이며 귀로에 들었다. 재빨리 저녁 식사를 끝마치고 욕실에 들어가는 일만을 남겼다. 내심 흥분하기 시작했지만 태연하게 거실에 앉아보았다.

나로서는 그녀가 부끄러워하며 불러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서둘러 방으로 돌아간 그녀가 갈아입을 옷을 손에 들고 욕실로 걸어갔다. 내가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을 보고는 기르는 개라도 부르는 것처럼 불렀다. 현저한 차이가 있다.

실제로 욕실에 들어간 이후로도 애완견 같은 취급이었다. 머리를 쓱싹쓱싹 씻겨지고, 몸도 브러싱을 하듯 타올로 문질러댔다. 평소에 내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해주는지를 몸으로 알고 있을 터인데 대단히 난잡한 취급이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태도로 하기에 한 마디도 불평을 할 수가 없었다. 갈팡질팡 하는 동안 온 몸을 다 씻겨지고 말았기에 최소한의 저항으로 고간도 씻으라는 말을 했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오른손을 슬쩍 내 물건에 올렸다.

이 년이상 같이 지내다보니 내가 느끼는 장소도 거의 완벽하게 알고있는 모양이다.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뿌리에서 구슬까지를 부드럽게 문지르고, 장대를 붙잡아 첨단을 자극하며 위아래로 훑어진 것 만으로 간단하게 달해버리고 말았다. 양돈장에서 정액만을 뽑아내는 것 같은 깔끔한 솜씨였다.

확실히 주문한 그대로의 일이었고,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석연치않은 기분은 닦을 수가 없었다. 평소라면 그녀가 나올때까지 욕조에 잠기지 않았지만, 욕조 안에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 스스로도 느끼는 것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내게 몸을 씻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몸을 다 씻은 그녀가 욕조에 들어와 내 다리 사이에 허리를 내렸다. 평소에 TV를 보면서도 같은 자세를 하기도 한다. 오늘은 방해되는 천이 한 장도 없다. 그 뿐이다. 그러나 그 사실이 두려워 지금까지는 자중을 해왔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기분도 들지 않아서, 오히려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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