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0화
엉덩이
그날은 나 스스로도 잘 해냈다고 생각했다. 정성스럽게 머릿결을 문지르고, 부드럽게 두피를 마사지했다. 집착하는 성격 탓에 당시의 나는 미용에 대한 책을 연구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머리를 감을 때는 절대 손톱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한다. 거품을 내서 기름을 띄우고, 두피를 문질러서 떨어트린다. 머리카락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부드럽게 쓸어올리는 정도가 좋다.
샤워를 사용할 때도 세심하게 거품을 떨어트린다. 샴푸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머릿결에 좋지 않다. 다 씻고 난 뒤 트리트먼트를 바르고 마른 수건을 감는다. 마치 작은 마하라자 같아서 웃음을 참는데도 고생을 했다.
몸 또한 합성유지의 타올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조금씩 몸을 문지른다. 귀 위에서부터 목덜미, 쇄골에서 늑간, 등에서 가슴으로 차례차례 씻어간다. 너무 진지하게 한 탓에 성적인 흥분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발가락 하나하나도 정성을 담아 문질러 때를 벗겨낸다. 이것도 타올이나 스펀지가 아니라 손으로 씻는 것이 가장 좋다고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회심의 성과였다. 그녀도 만족한 것 같은 모습이다. 굳이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욕실의 의자에 앉자 엉덩이에 끈적이는 것이 느껴졌다. 흘러서 적실 정도로 느낌이 좋았다는 뜻이다. 조금 전까지의 냉정함은 어디로 갔는지 배꼽에 닿을 정도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나 자신은 머리도 몸도 재빨리 끝마치고 욕조로 들어갔다. 이 시기에는 그녀가 상을 주게 되어서 기대도 있었다. 손으로 구슬을 상냥하게 굴려주거나, 끝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천천히 문지르는 등 다채로운 바리에이션이 있다. 내용은 그녀의 기분에 따라 다르기에 게임을 하는 느낌이기도 했다.
정면을 향한 그녀가 숨을 들이켜고는 욕조로 뛰어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라는 의문은 금방 사라졌다. 그녀의 입술을 느꼈기 때문이다. 머리끝부터 잠긴 그녀는 물속에서 내 물건을 물고 있었다. 미지근한 물속에서 미지근한 입속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그녀인지, 신기한 감촉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혀끝으로 자극하는 것을 잘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다. 핥아주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지만, 약하다. 하지만 물속에서 숨을 쉬기 어려운 탓인지 빨아올리는 힘은 평소보다 강했다. 마치 청소기라도 달린 것 같은 강력한 흡인력이었다.
수십 초 정도 지나 고개를 든 그녀는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괴로운 듯 숨을 두세 번 내쉬고는 살며시 양손으로 내 물건을 쥐었다.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다음은 손으로 끝내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말투와 표정을 주의하며 다시 한번만 해주지 않겠느냐고 부탁했다.
몇 번이고 계속 칭찬을 하자 한 번이라면, 이라고 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기분은 물 밖에서 하는 편이 더 좋았다. 물속에서는 피스톤 운동도 제대로 하기 어려워서, 아무리 해도 사정에 달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물속에 잠겨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것을 보충하고도 남는다. 새하얀 엉덩이가 둥둥 떠올라, 자세를 바로 하면 오므라든 구멍까지도 보인다. 조금만 더 몸을 나설 수 있다면 균열 부분까지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각도 상으로는 어렵겠지만 기대를 품게 된다.
화장실에서는 몇 번인가 보았고, 욕실에서도 만질 기회가 있었다. 단, 뒤집어진 자세에서 그녀를 보는 일은 좀처럼 없고, 자각 없이 하는 것이기에 느껴지는 무방비함이 참을 수가 없다. 그녀가 다시 물속에 잠수하는 것과 동시에 목을 뻗고 말았다.
아쉽지만 아무리 힘을 써도 앞의 구멍까지는 볼 수가 없다. 하지만 털이 전혀 나지 않은 그녀이므로, 엉덩이의 구멍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조금도 더럽지 않은 그녀의 엉덩이가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혀로 찔러보고 싶어진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평소보다 더 커진 내 물건을 물게된 그녀는 보답이라는 듯 이를 대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시켜놓고 끝내지 않는 것도 미안해서 나도 필사적으로 사정을 했다. 일어난 그녀를 호들갑스럽게 칭찬하면서도 그녀의 엉덩이 구멍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